▲ 2020 롤드컵은 현재 그룹 스테이지 진행 중이다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 수년째 국내 PC방 점유율 1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명실상부 인기 게임이다. 모든 게이머들은 취향에 안 맞더라도 유명세에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며, 설사 안 해봤더라도 롤의 간판스타 '페이커' 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기 스포츠 내에서 정점을 찍은 선수의 영향력은 굉장하다.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축구가 뭔지는 알고 박지성 선수가 누군지 아는 것처럼.

현재 롤 2020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LCK 팀은 훌륭한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대회를 보고 있자니 솔로 랭크 기운이 솟아나다가도 "롤드컵 기간에는 솔랭 하는 거 아니다"라는 주위의 조언도 많다. 어쨌건 롤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보면 직접 플레이하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롤드컵 기간에 다시 게임으로 복귀하는 유저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가 롤에 입문할 당시, 신규 챔피언은 '렝가(103번째)'였다. 2012년, 직전까지 오래 즐겼던 '카오스'라는 게임의 약 3배 많은 챔피언 폭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오스는 양측 진형에 따라 챔피언이 달랐으니 약 5배라고 보는 것이 무방할지도.. 챔피언도 너무 많고 안티(마법 저항) 물약도 없는 이 게임이 재밌을까? 하며 친구를 따라 시작했고, 아직까지 즐기고 있다. 물론 공백기도 중간에 있었고 여전히 못하지만.

▲ 롤 입문 시점의 신챔을 묻는 것은 "입대 노래 뭐야"와 느낌이 비슷하다

롤은 등장했을 때부터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지금은 아예 저사양 게임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어느 정도냐면 지금 출시되는 사무용 PC로도 섭섭하지 않게 롤을 할 수 있는 정도. 옛날에 "이 PC로 지뢰 찾기 정도는 할 수 있어!"가 지금은 "롤 같은 건 돌아가지~"로 바뀌었다랄까? 국내에서는 롤, 피파, 메이플을 저사양 게임의 3대장이라고 부를 정도니까.

IT 제품에 대해 가성비만 따지던 시절, 지인의 PC를 APU 기반으로 구성해 줬다. 기자는 다양한 게임을 다뤄야 하지만 그 친구는 롤만 했으며 지금도 그렇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지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하는 PC 케이스가 미니 타워 규격이었던 것도 있고. 요즘 나오는 사무용 APU는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며, 올해 출시된 라이젠 르누아르 APU는 배틀그라운드까지 돌아가는 성능을 자랑한다.

▲ 기자는 이 영상을 보고 매료되어 지인의 컴퓨터를 2200G 기반으로 추천해줬었다

근데 결론은? 지난달에 CPU+VGA로 재구성해 줬다. 분명 프레임은 잘 나오고 게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출시되고 세월이 꽤 흘렀기 때문에 텍스트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랙과 버벅거림이 있었다. 기억나는 부분은 게임 시작 화면과 게임 내에서 상점을 열었을 때, 게임 끝나고 걸리는 랙과 동시에 롤 클라이언트 고유의 버벅거림까지 얹히니 정작 사용자는 괜찮다고 하는데 죄책감(?)이 쏟아졌다.

모름지기 게이머에겐 CPU+VGA 구성이 가장 적절하다. 물론 롤을 플레이하기 위해 현존하는 최고가의 제품으로 PC를 구성할 필요까지는 없다. 종종 즐겨보는 스트리머가 저사양 게임들을 주로 플레이하는데, "나 RTX 3080 나오면 바로 살 거야. 그럼 프레임이.."라며 10분 정도 썰을 푸는 걸 재미있게 봤던 기억도 있다. 롤 한다고 저사양 컴퓨터만 써야할 이유는 없으니 여유가 된다면 살 수 있는 거니까.

롤은 보급형 제품들로 구성해도 충분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전반적으로 검색해본 데이터들은 만족스럽지 않다. 첫 번째로는 PC 사양에 큰 영향을 주는 해상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두 번째로는 그래픽 옵션 '매우 높음'을 가지고 '풀옵'이라는 타이틀을 붙인다는 것이다. 최저가 아니라 원활한 플레이를 전제로 한다면 롤도 이제 사양이 꽤 된다.

물론 보급형 PC로도 4K 해상도 + 그래픽 '매우 높음' 설정이 켜지긴 한다. 하지만 거기에 따라오는 프레임 드랍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은 게이머의 플레이에 따라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롤 성능 벤치마크 결과가 뒤죽박죽인 이유는 테스트하는 사람마다 화면 전환하는 방식과 습관, 챔피언 컨트롤, 매판 달라지는 우리 팀과 상대팀, 그리고 한타 횟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롤 벤치마크에서 최저 1% 프레임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게이머의 습관과 전장에 포함되는 10명의 챔피언 구성마다 다를뿐더러, 최저 프레임만을 챙기자고 사양을 맞추면 가성비가 너무 맞기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평균 프레임으로 성능을 테스트하는 편이다.

설명이 다소 장황했는데, 사실 롤을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사양에 예민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롤을 피시방에서 할 때와 집에서 할 때 차이가 느껴지고 그 차이가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PC 사양과 설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롤에 적합한, 보급형 PC로는 어떤 사양까지 즐길 수 있을까?

▲ 롤드컵을 보고 있자니 손가락이 간질거리는 복귀 유저들을 위해 준비했다





■ APU, 과연 좋은가?

▲ 2200G(레이븐 릿지)가 쏘아 올렸고, 3400G(피카소)에서 꽃을 피운 라이젠 APU 시리즈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는 AMD의 내장 그래픽이 포함된 CPU다. 쉽게 말해 추가적인 그래픽카드가 필요 없는 CPU 제품이다. 예전에는 사무용으로 쓰였지만 요즘 나오는 APU는 저사양 게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성능을 데이터로만 보면 롤을 즐기기엔 APU 하나로도 충분한 것 같다. 가격과 성능 면으로 가장 호평받았던 '라이젠 3400G(피카소)'는 권장사양을 뛰어넘어 이게 사무용도가 맞나 싶을 정도의 가벼운 게임들은 전부 소화할 정도이니. 그리고 라이젠의 최신 르누아르 APU는 성능이 더 좋은데 소비자용으로 APU 단품만을 구매할 순 없어 체험해 본 사람이 적은 편이다.

흔히 최소 사양에 속하는 2200G로 경험해본 롤은 한타, 화면 전환 등에서 프레임 드랍이 종종 발생한다. 물론 옵션을 타협하면 50만 원 언저리라는 가격으로 PC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강력하다. "PC가 좋으면 PC방이지 그게 집이냐~"라는 마인드를 갖춘 게이머들이라면 APU 구성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그래도 아무리 롤이 요구하는 사양이 낮더라도 경쟁이 필요한 온라인 게임이다. PC방에서 느꼈던 시야각, 캐릭터의 부드러움과 색감, 스킬을 보고도 피할 수 있는 PC의 응답속도 등이 자꾸 생각난다면 제아무리 보급형이라도 결국 CPU+VGA로 PC를 구성해 줘야한다.




■ APU까진 취향이지만 메모리는 반드시 8GB + 8GB로..

▲ 롤의 공식 권장 사양을 살펴보면 RAM은 4GB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롤 게임을 위한 메모리가 4GB만큼 필요한 것은 맞다. 그래서 대부분 8GB 싱글램, 혹은 4GB x 2개의 듀얼램으로 구성하는 것을 추천받는다. 어쨌건 가격이 싸지니까. 언뜻 보면 맞는 얘기 같지만 평범한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고려하면 약간 문제가 다르다. 대부분의 롤 게이머들은 롤만 하는 게 아니다. "아닌데? 난 PC로 롤만 하는데?"라면 지금부터 뭘 하는지 살펴보자.

일단 윈도우를 위해 필요한 메모리 공간이 있다. 추가로 PC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도 이 공간을 활용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8GB의 메모리라면 충분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모르게 윈도우 및 보조 프로그램들이 가져가는 램 점유율이 꽤 크다.

▲ 다들 롤 이렇게 하잖아요

자, 이게 보통 롤 하는 사람들의 화면이다. 일단 롤을 접속했으니 롤 클라이언트가 중심일 것이고, 카운터 픽이나 스킬 공략, 롤 소식 등을 보기 위해 우리는 롤 인벤을 켠다. 또한 랭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우리팀과 상대팀 전적을 검색하기 위한 사이트를 여는데,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이용한다. 이것만 해도 창이 4갠데 대기 시간에 유튜브를 봐야 한다. 음악을 키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 8GB 메모리는 너무 적다. 이게 APU vs CPU+VGA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며, 생각보다 이 구성으로 구매하는 게이머가 많다. 간헐적이거나 불필요한 끊김 현상이 거슬린다면 메모리는 반드시 8GB + 8GB, 16GB 듀얼램으로 구성하자.




■ PC 사양에 영향을 많이 받는 옵션은 뭘까?

롤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만큼, 각종 커뮤니티에 '롤 최적화'라는 내용을 잘 다룬 정보들이 많다. 게임 외적으로 설정하는 내용들은 향후 다시 알아보도록 하고, 인게임에서 조절할 수 있는 옵션 중 PC 사양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항목들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해상도

해상도의 개념 자체를 설명한다면 서적이 되어버리므로,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해상도는 화면을 표현하는 점들의 개수를 수치화시킨 것이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해상도는 FHD(1920x1080)이며, QHD(2560x1440)가 그 윗단계, UHD(4K, 3840x2160)이 그보다 높은 해상도다.

해상도는 사양도 사양이지만 일단 내 모니터가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고성능의 PC가 있더라도 FHD 모니터라면 게임을 FHD로밖에 즐기지 못한다. 모니터 관련 내용은 추후 다루도록 하겠다.

해상도는 롤의 인게임 설정의 화면 탭에서 설정할 수 있다. 고해상도가 될수록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이 또렷해지며 당연히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PC 사양을 요구한다.

▲ 사진을 기사 크기에 맞춰 편집을 하더라도 해상도 차이가 느껴진다




그래픽 설정

▲ (좌 : 매우 높음 / 우 : 매우 낮음) 룰루를 보면 캐릭터 품질 차이가 느껴진다(클릭 시 확대됩니다)

▲ (좌 : 매우 높음 / 우 : 매우 낮음) 효과 품질은 이런 차이가 있다(클릭 시 확대됩니다)

▲ (좌 : 매우 높음 / 우 : 매우 낮음) 환경 품질은 주변의 디테일에 영향을 준다(클릭 시 확대됩니다)

해상도와 마찬가지로 화면 탭에서는 그래픽을 설정할 수 있다. 매우 높음부터 매우 낮음까지 존재하며, 전체적으로 조절이 가능하기도 하고 캐릭터, 환경, 효과 품질 및 그림자 표현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세세한 설정까지 가능하다.

여러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매우 높음과 높음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으며, 높음부터 보통까지는 차이가 미비하다. 하지만 낮음까지 내려가면 차이가 굉장히 심해지니 이 점을 참고하도록 하자.

그림자는 약간 항목이 다르다. 물론 '그림자 없음'을 설정하면 게임의 프레임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이걸 고의적으로 없애서 플레이하는 사람도 많다. 모두가 아는 'DRX'의 'Chovy(정지훈)' 선수가 대표적으로, 그림자를 없애고 채도를 좀 높게 설정한다.

그 밖에 배경 생물 및 장식 요소 숨김, 캐릭터 테두리 on/off 기능 등은 어쨌건 해당 옵션을 사용하지 않을수록 프레임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해당 기능들이 너무 좋은데 반드시 없애야 할 정도로 프레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니 기호에 맞게 설정하도록 하자.

▲ 높음과 다소 높음의 차이는 그림자 효과뿐이다

▲ 그림자를 없애고 게임하는 사람도 많다. "Like 쵸비.."

▲ 이게 배경 및 동물인데, 언제 여유 되면 인게임에서 없애보자. 생각보다 엄청 허전하다

▲ 은근 차이가 있다. 잘 모르겠으면 픽시를 자세히 보자




FPS 제한 / 안티 앨리어싱 / 수직 동기화 사용

마찬가지로 화면 설정 탭 아래에는 고급이라는 설정이 있으며 해당 내용은 각각 FPS 제한, 안티 앨리어싱 기능, 수직 동기화 사용 설정이다.

FPS 제한은 말 그대로 프레임에 제한을 두는 설정이다. 프레임을 '제한 없음' 설정으로 두는 것은 엄청 바람직하진 않다. 사실 현재 고급형 모니터가 240Hz를 제공하는 점을 생각하면 그 이상 걸 필요가 없을뿐더러, 필요 없이 주요 부품들의 연산량만 늘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랙 혹은 부품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티 앨리어싱 기능은 롤에서 유닛 등의 테두리 균열, 즉 굴곡을 줄여 그래픽 품질을 높여주는 기술로, 다른 그래픽 옵션에 비해 프레임을 꽤나 잡아먹는다. 해서 정말 마음에 드는 기능이 아니라면 끄는 것을 추천한다.

수직 동기화 설정은 테어링(화면 찢김)을 방지하는 기술로, 여러 가지 연산의 신호 주기를 맞춰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는 보급형 PC에서 수직 동기화 설정은 요즘 사용하지 않는 옵션이다. 입출력 간의 딜레이 때문에 랙의 주범이 될 수 있으며 억지로 동일한 프레임을 맞추기 때문에 약간의 성능 저하로 프레임이 반 토막이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FHD에서 부드럽게, 무리해서 QHD까지 가능하다 : 라이젠 3100 + 라데온 RX570

▲ 출시 직후와 비교 했을 때 위상이 올라온 '라이젠 3100'

지금 당장 롤을 위한 PC를 준비하고 싶다면 '라이젠 3 3100(이하 3100)' CPU와 '라데온 RX570(이하 RX570)'를 추천하고 싶다. 두 보급형 구성은 롤 FHD 사양 정도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가성비가 특징이다.

3100은 출시 당시, 신제품이라고 얘기하기엔 특징이 없었고 함께 나온 3300X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에 인기를 끌지 못한 제품이다. 성능 자체는 경쟁사의 9100F보다 뛰어났지만 9100F의 가성비는 성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5자리를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서 왔기 때문이다. 3100은 형제에게도 라이벌에게도 치여 이래저래 사랑받지 못했던 제품이다.

라이젠 4세대 CPU의 출시를 앞두고, 3100은 선택하기 좋은 제품이 되었다. 인텔의 10100과 비교했을 때 성능은 게임에 따라 근소하게 앞서거나 뒤처지지만, 라이젠 제품의 강점은 비교적 더 저렴한 가격과 3200MHz 메모리 클럭을 누릴 수 있다는 부분에 있다. 다만 곧 발표될 4세대가 신경 쓰인다면 4세대와 호환되는 메인보드로 구성하고 신제품으로 변경하기도 가격적으로 부담이 없다.

사실 롤을 즐기는 유저 같은 경우엔 신제품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종합 게이머 같은 경우엔 좀 더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가 필요하겠지만 롤 자체가 워낙 저사양 게임이라 출시 직후 공식 데이터보다 높은 가격, 재고 부족으로 국내에서 구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리스크 등을 감안하며 신제품을 기다리기보다는 당장 구할 수 있는 구성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RX570은 보급형 CPU에 항상 언급되는 그래픽카드다. 성능이 약간 더 좋거나 상위인 제품으로는 RX580, 1650S, 1660S 등이 있다. 종합 게이머들에게는 1650S를 추천하겠지만 롤을 위한 유저라면 RX570이 탁월하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저사양 게임을 돌리기엔 과분한 성능을 자랑한다.

3100+RX570의 FHD 성능 테스트 결과는 정보가 많아 좀 더 제품들을 혹사(?) 시켜 보았다. 해상도를 한 단계 올려보는 것. 애초에 보급형 조합으로 QHD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상대는 롤이다. 생각 이상으로 준수한 성능이 나왔으며, 다만 그래픽 옵션 '다소 높음'부터는 마우스 클릭이 밀리는 현상이 보였다. 곳곳에서 프레임 드랍이 나온다는 뜻이다.

▲ 3100 + RX570 조합은 보급형 중 가성비 좋기로 유명하다

▲ QHD 해상도에서도 평균 100FPS를 유지했다

▲ QHD에서는 그래픽 설정을 보통 정도까지 내려야 했다





■ QHD는 거뜬, 4K는 어떨까? : 라이젠 3300X + 라데온 RX570

▲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CPU를 뽑으라면 이 제품, '라이젠 3300X'

현재 '라이젠 3 3300X(이하 3300X)'의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다. 출시 직후부터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너무 많았으며, 상위 라인업인 형제의 기를 꺾어버린(?) 우월한 성능 때문이다. 출시 당시인 5월부터 지금(9월)까지 약 20%의 가격이 상승해 당장 구매하긴 어려운 CPU다.

하지만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다면, 롤의 어지간한 그래픽 설정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QHD에서도 거뜬했고, 마침 테스트 모니터가 4K 해상도를 지원해 4K로도 즐겨보았다.

4K로 즐겨본 롤은 색감, 캐릭터 구현을 떠나서 시야가 정말 쾌적했다. 물론 그래픽카드가 완전 보급형이기 때문에 화면 전환 시 프레임 드랍이 빈번했지만 그게 잊힐 만큼 습격에도 대응하기 편했고 라인전 단계에서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프레임 드랍으로 인해 마우스 클릭 미스 현상이 가끔 발생해, 그래픽 옵션을 '중간' 정도로 내려줘야 했다.

3300X도 RX570 그래픽카드와 함께 테스트를 했다. QHD 해상도의 높음 그래픽 설정까지 커버하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QHD 매우 높음 설정부터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매물이 귀해서 쉽게 구하기 힘든 3300X. 성능은 확실하다

▲ 이게 롤이라서 되는 거지, 보급형 구성으로 4K 해상도를 즐기고 있다고 하면 믿을까...?

▲ 급작스러운 화면 전환이 없으면 고해상도에서 깔끔한 평균 프레임이 나왔다





■ 마치며

▲ LCK팀의 성적이 좋아 기대되는 올해 롤드컵

앞서 추천 구성은 라이젠 3100 + RX570이라고 얘기했지만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종합했을 때의 이야기고, 다른 제품들이 가성비가 나쁘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 인텔 10100 + 엔비디아 GTX 1650S의 조합은 예시 구성에 비해 가격이 20%가량 더 높지만 그만큼 더 안정적으로 프레임을 지킬 수 있으니 PC 선택에 참고하기 바란다.

롤은 최대 듀얼코어를 지원하는 저사양 게임이다. 다만 게임 특성상 화면 전환이 빈번하고 급작스럽기 때문에 PC 사양에 대한 진입 장벽 자체는 낮지만 프레임 드랍 없이 깔끔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높은 단일 코어 성능을 자랑하는 CPU가 필요하다. 그래픽카드는 RX570, 1650S 선에서 충분한데도 말이다.

인터페이스가 RTS 기반, 즉 스타크래프트에서부터 뿌리가 있는 게임들의 특징이다. 중상급까지 즐기기엔 보급형 제품으로도 충분하지만 인게임에서 제공하는 최고 옵션들을 쾌적한 환경에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부품 간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오히려 가성비적으로 손해를 많이 보는 구성을 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해상도에서 끊김 없이 롤을 하고 싶다면, '라이젠 5 3600' 정도의 성능을 내는 CPU가 필요하다. 특히 라이젠 3600부터 체험할 수 있는 '1usmus'의 'CTR(ClockTuner for Ryzen, 자동 오버클럭 툴)'은 오버클럭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도 손쉽게 성능 향상을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해당 유틸리티에 대한 정보는 다른 기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롤 하는데 무슨 QHD야, 웬 4K?"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취향의 문제.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롤을 즐기는 느낌이 정말 많이 다르다. 특히 '역체감'이 압도적인데, QHD로 즐길 때는 약간 캐릭터가 뚜렷해진 느낌 정도만 느껴지다가 FHD로 복귀하면 과장 한 스푼 보태서 웬 픽셀 게임인가 싶기도 하다. 어쨌건 롤과 고해상도에 대해서는 캔커피와 드립 커피처럼, 선택할 수 있는 기호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