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하더라도 LPL의 중국인 탑 라이너는 한계가 있지 않냐는 말이 있었다. '더샤이-김군' 등 한국인 용병들이 최고의 자리를 채웠고, 올해 '칸' 김동하까지 LPL로 향하기도 했다. LPL 내에서도 한국인 탑 라이너 용병에 관한 수요가 여전히 있는 듯 보였다. 기존 LPL 탑 라이너들은 탱커 챔피언을 위주로 이니시에이팅에 능하지만, 딜러 메타를 비롯해 특정 메타가 왔을 때 한계를 드러내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올해 LPL의 탑 라이너들은 상위권 간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 JDG '줌'을 중심으로 탑 라인 양상이 형성 됐으나 이번 롤드컵에서 구도가 뒤집히며 또다른 양상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4강에서 이를 잘 보여줄 쑤닝의 '빈'과 탑 E스포츠(TES) '369'가 대결을 앞둔 상황이다.

두 선수는 LPL 내에서도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줌'의 단단한 방패와 '더샤이' 강승록의 극단적인 공격 스타일에 막히기도 했지만, 끝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갔다. '빈-369'는 모두 정규 시즌에서 탑 잭스 픽을 과감하게 선택해온 선수들이다. LPL에서도 잭스를 쓰는 선수들은 흔하지 않았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자신만의 픽으로 승리에 크게 기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빈'은 8강에서 갱플랭크로 활약을 펼쳤다. 탱커 챔피언이 기본적으로 자리를 잡은 시기에 딜러 갱플랭크로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가끔 허무하게 잘리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이를 모두 뒤집을 만한 화약통 한 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369' 역시 새로운 카드를 준비해왔다. 오른을 상대로 사이온을 꺼내 들어 라인전 솔로 킬과 합류전 구도에서 많은 변수를 만들어냈다. 사이온 역시 롤드컵 주류 픽이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에서 '369'가 잡았을 때 무언가 다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 TES 정글러 '카사'는 힘겹게 역스윕으로 승리한 프나틱 전에서 '369'의 활약을 칭찬할 정도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 선수가 해당 카드의 장점을 먼저 확실히 보여주면서 4강 1경기에서도 갱플랭크-사이온이 각각 담원 '너구리' 장하권과 G2 '원더'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두 픽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린 앞선 8강 경기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LPL 최고의 탑 라이너가 결정된다. 게다가, LPL 최고의 탑 라이너는 LCK 최고의 탑 라이너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과 세계 정상의 대결을 두고 대결하게 된다. LPL을 대표하게 될 탑 라이너는 '369-빈' 중 누가 될 것인가.

■ 2020 롤드컵 4강 2경기 일정

쑤닝 vs TES - 25일 오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