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e스포츠가 25일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1경기서 담원게이밍에게 패하며 롤드컵 여정을 마쳤다. 한 세트 반격을 가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치고 G2 e스포츠는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답변 중간중간 아쉬움이 묻어나긴 했으나,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음은 G2 e스포츠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그랩즈' 감독에게) 2020 롤드컵을 마친 소감은?

좀 더 경쟁적인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전반적으로 보면 메타 해석이나 팀들의 플레이스타일 등이 자국 리그와 달랐고, 스크림도 오늘과 같은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런 상황에서 4강전까지 온 점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팬분들에게 조금 더 기억에 남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운 감정을 안고 돌아갈 것 같다.


Q. ('캡스'에게) 3세트 아칼리로 탑 쪽 부쉬에서 거의 1분 동안 잠복하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면?

돌거북이 있어서 그쪽으로 누군가 올 것 같았다. 그래서 잠복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전령 다음에 그쪽으로 왔다. 하지만, 내가 스킬 실수를 많이 해서 킬을 만들지 못했다. 그레이브즈가 점멸이 없어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자 했다.


Q. ('미키'에게) G2 e스포츠 CEO가 3세트 종료 후 SNS를 통해 '또다시 이렇게 심하게 게임을 던지면 터키 리그로 트레이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터키 리그로 가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원더'에게) '만능의 돌' 룬을 자주 선택했는데, 이유는?

내년 롤드컵을 위해 전략을 노출할 수 없어서 많이 알려줄 수는 없지만, 다들 솔로 랭크에서 꼭 해보셨으면 좋겠다.


Q. ('퍽즈'에게) 이즈리얼로 포탑 다이브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잡히는 장면이 나왔다.

상대 애쉬가 체력이 낮은 상태로 포탑 안에 있길래 다이브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웃음). 그래서 대신 내가 죽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


Q. ('그랩즈' 감독에게) 오능 경기의 가장 큰 패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두드러진 패인이 있다기 보다는 담원게이밍이 더 잘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졌다. 밴픽에 맞게 스타일도 잘 변형시키고, 기존의 한국 팀이 보여준 전통적인 스타일을 고수하기 보다는 좀 더 유동적인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래도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담원게이밍은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고, 잘하는 팀이다. 결승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도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겼으면 좋겠다.


Q. ('캡스'에게) 쟁쟁한 미드라이너가 다수 포진한 2020 롤드컵이었다. 여정을 마친 소감은?

LEC는 이번 롤드컵에 강한 지역이 아닌 상태로 들어왔고, 실제로 결과에도 많이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롤드컵을 치르면서 다른 팀들을 많이 따라잡을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다만, 오늘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았고, 우리는 담원게이밍을 꺾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특히, '쇼메이커' 허수 선수가 오늘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실수도 굉장히 적었다. 담원게이밍과 함께 '쇼메이커' 선수가 결승에서 어떻게 활약할지 기대가 된다. 쑤닝과 TES 모두 '엔젤'과 '나이트'라는 걸출한 미드라이너가 있어서 더 기대된다.


Q. ('퍽즈'에게) 상대해본 입장에서 2019의 담원게이밍과 2020의 담원게이밍은 어떤 점이 달랐나.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메타가 정말 담원게이밍과 잘 맞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아시아권 팀들은 섬머 스플릿부터 성장형 정글러 메타를 겪어왔고, 정글과 오브젝트를 위주로 플레이하는 걸 몇 달째 실제 경기에서 해왔다. 하지만, 서양 팀들은 아니었다. 롤드컵에 와서 세달 가량 메타에 뒤쳐진 느낌을 받았고, 따라잡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전반적으로 담원게이밍이 메타를 앞서고 있었고, 그 메타가 결국 롤드컵 메타가 되었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있어서도 유리함을 갖고 있었다. 조금 더 연습할 시간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이 메타를 일찍 연습했더라면 이겼을지도 모를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얘기는 지금와서 하기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담원게이밍이 전반적으로 준비를 더 많이 한 팀이었다.


Q. ('캡스'에게) 올해 G2 e스포츠가 많은 역경에도 LEC 스프링과 섬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4강에도 올랐다. '캡스'에게 2020년은 어땠고,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나.

올해는 정말로 이상한 한 해였다. 무엇보다 LEC 대부분의 경기를 온라인으로 치렀다. 그래서 4강에서 탈락한 게 굉장히 슬프다. 결승에서 오랜만에 관중들 앞에 서게 되는 걸 기대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스프링에서 우승했을 때다. 원딜을 플레이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원딜로 우승한 것도 재미있었다. 운도 좋으면서 엄청났던 대회였다. 롤드컵과 비슷한 양상이었는데, 우리가 메타에 조금 뒤쳐져 있었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패자조가 있었기 때문에 이후에 따라잡으면서 모두를 잡고 우승했다. 내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더 많은 트로피를 추가하고 싶다.


Q. ('퍽즈'에게) LEC가 3년째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있는데, 우승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패자조가 꼭 필요할 것 같다. LEC에서 패자조를 통해서 우승하는 걸 두 번이나 이뤄냈고, 롤드컵에도 패자조가 있었다면 결승에 올라가 우승했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Q. ('얀코스'에게) 정글 캐리 메타에서 정글러로서 플레이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파밍에 집중하면서 플레이하는 스타일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팀원들이 내 위주로 플레이하는 것도 굉장히 새로웠다. 연습 과정에서 좀 더 많이 노력했고, 피드백을 할 때도 나의 입장과 관점을 설명하는데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Q. ('그랩즈' 감독에게) LEC는 롤드컵에서 4장의 시드권을 받은 만큼 2부 리그로 불렸는데, 4강을 끝으로 모두 탈락했다. LPL-LCK와 비교해 LEC의 수준을 평가해보자면?

2년 째 비슷한 말을 해오고 있는데, G2 e스포츠나 프나틱이 LEC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LEC가 2부 리그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2부 리그가 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고, 단지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노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