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에서 좋은 성적 거둬서 국제 대회까지 가는 게 목표예요. - '너구리' 장하권

저는 그걸 꼭 해보고 싶어요. 끝나고 무대에서 서로 악수하는 거요. - '쇼메이커' 허수


2년 전 이맘때 인터뷰에 나섰던 두 소년의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이제 갓 LoL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LCK 승격에 성공한 팀의 미드-탑 라이너에겐 꽤 큰 포부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들이 그때까지 선보인 경기력과 풍문으로 들리는 스크림에서의 괴력을 고려하면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머지않아 첫 목표를 달성했다. 2019 리프트 라이벌즈에 진출하며 대회에서 다른 지역의 팀들을 상대하고, 경기를 마치고 악수도 했다. 머지않아 첫 번째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무대까지 밟은 두 소년은 지난 인터뷰 당시 차마 밝히지 못했던 진짜 꿈인 '롤드컵 우승'의 실현 가능성을 보았으리라. 그리고, 그 꿈은 지금 바로 그들의 눈앞에 있다.

지난 시절의 '너구리-쇼메이커'에게 항상 웃을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무적이라는 소문과 달리 본경기에서의 경기력 기복이 워낙 컸기에 '스크림도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붙은 적도 있다. 캐리에 대한 부담감이 커 보였던 '너구리' 장하권은 종종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무리수를 던졌고, '쇼메이커' 허수는 경기를 지배하기는커녕 올바른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했다. 열정과 노력, 집념과 인내, 경험과 변화를 통해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갔다. 개인 기량이 상승한 것은 물론 종종 교체됐던 로스터가 완전히 고정되며 팀 호흡이 안정화됐고, 덕분에 다양한 승리 플랜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완전체에 가까워진 '너구리-쇼메이커'와 담원게이밍은 선을 아득히 넘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2020 LCK 섬머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고, 이젠 롤드컵 결승만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기 전부터 가슴속 깊이 염원했을 롤드컵 우승까지 단 한 발자국이다. 물론 마지막 상대의 저력도 만만치 않지만 최고의 팀원들, 코치진과 함께 눈부시게 발전한 두 선수의 앞길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과연 '너구리'와 '쇼메이커'는 본인들의 자서전에 들어갈 첫 번째 문장에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 일정

담원게이밍 vs 쑤닝 - 31일(토) 오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