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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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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쌍, 프리퀄, 독립 세 가지 시선으로 본 '젤다무쌍 대재앙의 시대'

윤홍만 기자 (Nowl@inven.co.kr)

2004년 처음 등장한 무쌍은 어느덧 코에이를 대표하는 장르로 성장했다. 진삼국무쌍, 전국무쌍이라는 양대무쌍 시리즈를 통해 그 영역을 착실히 넓혀갔으며, 이러한 인기에 건담무쌍, 원피스 해적무쌍, 아르슬란 전기X무쌍 등 수많은 게임과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콜라보 영향력과는 별개로 무쌍 시리즈의 인기는 나날이 떨어졌다. 무쌍이라는 장르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일기당천으로 대표되는 액션은 호쾌함을 안겨줬으나 너무나도 가벼웠다. 여기에 콘솔,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묵직하고 정교한 액션 게임들이 나오며, 가벼운 액션만을 추구하는 무쌍에 대한 실망감이 겹쳤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한 건 그래픽과 일부 시스템 정도. 액션의 깊이가 얕기에 무쌍의 열기는 빠르게 식어갔다.

무쌍이 여느 게임보다 콜라보에 집중한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무쌍이 가진 한계를 인기 IP와의 콜라보로 극복하려고 한 거였으나 결국 큰 변화는 없었다. 무쌍이라는 틀에 인기 IP의 껍데기를 입힌 꼴이었으니, 딱 팬들을 위한 이벤트 콜라보에 불과했다.

그런 가운데 정체한 무쌍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게임이 등장했으니,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페르소나5 스크램블 더 팬텀 스트라이커즈(이하 P5S)'가 그 주인공이다. 무쌍이 붙지는 않았으나 무쌍 시리즈의 개발 스튜디오인 오메가 포스와 협업한 게임으로 처음에는 무쌍이라기에 걱정도 들었으나, 단순히 껍데기만 입히는 게 아닌, 페르소나5라는 타이틀에 무쌍을 적절히 녹여냄으로써 무쌍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뒤를 이은 게 바로 '젤다무쌍 대재앙의 시대(이하 야숨무쌍)'다. 무쌍이지만,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사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무쌍에 젤다를 입힌 게 아닌, 'P5S'처럼 젤다에 무쌍을 입혔다는 점부터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시퀄, 프리퀄이란 점, 아트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쌍과 야숨을 즐긴 게이머들이라면 여러모로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야숨무쌍'을 그저 무쌍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이라는 워낙 잘난 형을 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연 '야숨무쌍'은 여타 무쌍 콜라보 게임들처럼 IP의 인기에 편승하기만 한 게임일까? 무쌍, 야숨의 프리퀄, 그리고 독립적인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각각의 시선으로 '야숨무쌍'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본 리뷰에는 일부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야숨'무쌍', 무쌍으로서의 완성도는 어떨까?
각양각색의 캐릭터들, 무쌍 같지 않은 전투


사람들이 무쌍에 실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인 사례를 들자면 몰개성한 캐릭터들과 고루한 전투 시스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쌍 시리즈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아쉽게도 캐릭터마다 큰 차이는 없었다. 다른 게 있다면 외형 정도. 강하고 약하고의 차이는 있었지만, 어떤 캐릭터를 쓰든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야숨무쌍'은 쓸데없이 캐릭터 가짓수를 늘리는 게 아닌 캐릭터들을 개성적으로 다듬음으로써 해결했다. 링크는 유일하게 다양한 무기를 쓸 수 있으며, 임파는 인을 흡수하고 분신을 소환해 공격과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미파, 다르케르, 리발, 우르보사 4인의 영걸과 젤다 역시 마찬가지다. 저마다 개성적인 전투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리발은 유일하게 공중 모드로 전환할 수 있고 심지어 젤다마저 시커 스톤을 이용해 독창적인 전투법을 보여준다.



이처럼 캐릭터별로 개성을 극대화한 데 이어 '야숨무쌍'은 전투 그 자체에도 변화를 줬다. 흔히 무쌍이라고 하면 허수아비 같은 적들을 해치우고 적장을 쓰러뜨리는 방식의 전투를 떠올린다. '야숨무쌍' 역시 큰 줄기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 화면을 메우는 적들은 단순한 점수용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적들은 다르다. 체력이 많고 공격력도 강해서 마구잡이로 공격해선 쉽게 잡을 수 없다. 이런 강적들을 처치하기 위해선 야숨과 마찬가지로 록온이 필수다. 적을 예의주시하고 때로는 회피 저스트로 피한 후 러시로, 때로는 시커 스톤을 이용해 약점을 공략해 약점 포인트 게이지를 깎는 식의 플레이가 요구된다.



강적을 상대할 땐 약점 포인트 게이지를 깎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회피 저스트를 강제한 건 아니다. 시커 스톤 덕분이다. 시커 스톤은 캐릭터들의 개성만큼이나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강력한 스킬을 쓰거나 방어를 하는 적에게는 리모컨 폭탄을, 회전 공격을 하는 적에게는 타임 록을, 적이 무기를 던지면 마그넷 캐치를 이용해 되돌리면 된다. 이렇게 약점 포인트를 깎으면 스매시로 한 방에 체력을 크게 깎을 수 있다.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역시 '야숨무쌍'의 특징이다. 체력이 간당간당하면 음식을 먹어서 회복하면 되고 강적을 빨리 잡으려면 각종 로드를 이용하면 된다.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무쌍 액션에 야숨의 테이스트를 적절히 녹여낸 모습으로 전략성과 편의성 모두를 잡아낸 모습이다.




이처럼 무쌍의 호쾌함은 유지하면서 부족한 액션성, 전략성을 더한 '야숨무쌍'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플레이에 변화를 주는 데 성공했다. 무쌍에 잘 녹아들면서도 복잡하지 않다. 비단 전투 시스템만의 얘기가 아니다. 함께 출진한 다른 캐릭터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건 물론이고 지시를 내려서 다른 목표 거점에 가게 할 수도 있다. 사소하지만, 혼자서 맵 사방팔방을 누벼야 했던 그런 단점을 해결한 모습이다. 젤다 IP와는 별개로 무쌍 장르로서도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다.


야숨의 프리퀄로 본 '야숨'무쌍
프리퀄인 동시에 외전으로서의 양면성과 괴리

출시 전 많은 게이머가 걱정한 부분이 있다. 서사에 대한 부분이다. 야숨을 한 게이머들은 대부분 '야숨무쌍'의 결과를 알고 있다.


100년 전 4인의 영걸을 비롯해 퇴마의 기사 링크, 그리고 젤다는 끝내 재앙 가논을 막는 데 실패한다. 4인의 영걸은 재앙 가논의 원념으로 생겨난 커스 가논과의 싸움에 패배해 신수를 빼앗기고 젤다 역시 봉인의 힘을 각성하지 못한다. 링크가 분전했지만, 결국 패하고 그 순간 힘을 각성한 젤다가 간신히 재앙 가논을 봉인, 100년 후 눈을 뜬 링크가 재앙 가논을 쓰러뜨림으로써 평화를 되찾는다.

요는 100년 전, 그러니까 '야숨무쌍'의 시간대에선 결국 패배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그저 무쌍에 충실한, 스토리가 부실한 게임이 될까 걱정했다.

그러나 '야숨무쌍'은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걸 거부하고 프리퀄인 동시에 외전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그렇기에 게임은 큰 줄기에서는 프리퀄로서의 스토리를 따르지만, 본래와는 전혀 다른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미 알고 있는 서사가 아닌,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실제로 '야숨무쌍'은 야숨과 이어지지 않는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온 수수께끼의 소형 가디언과 메인 빌런인 아스톨은 본래 대재앙의 시대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들이며, 이들로 인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거슬렀기 때문일까

▲ 재앙 가논에 의한 멸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그렇기에 생기는 아쉬움도 있다. 프리퀄과 외전 사이의 괴리다. 외전으로서 새로운 서사를 구축했다는 건 반대로 원작의 서사를 잇는 데는 실패했다는 걸 뜻한다. 앞서 이미 알고 있는 서사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지만, '야숨무쌍'의 주 타겟은 야숨을 즐긴 게이머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결말이 정해진, 이미 알고 있는 서사라는 건 사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알고 있는 건 결말과 일부 에피소드 정도. 그 중간,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만족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멸을 막기 위한 영걸들의 노력, 그 비장함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프리퀄로 알고 있던 게 사실은 외전이었다는 건 썩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야숨무쌍' 그 자체로 본다면 모르겠지만, 야숨의 프리퀄이라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야숨무쌍', 야숨을 빼고 봐도 재미있을까?
메인 스토리, 전투는 GOOD / 단순 서브 퀘스트는 BAD


지금까지 무쌍으로서, 그리고 야숨의 프리퀄로서 '야숨무쌍'에 대해 알아봤다. 무쌍의 관점에서 본다면 변화에 성공한 모습이고 야숨의 프리퀄 관점에서 봐도 설정으로만 존재한 대재앙의 시대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이는 외전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리퀄이 아니란 점에서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야숨이 가진 요소들을 무쌍이라는 기준에 맞춰 완벽히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야숨을 빼고 본다면 어떨까. 야숨 시리즈를 잇는 게임이 아닌, 독립적인 게임으로 봐도 '야숨무쌍'은 꽤 재미있는 편이다. 풍부한 컷씬과 탄탄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 메인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은 야숨을 즐겼다면 바로 게임에 빠져들 게 만들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한다.

신수 전투 시스템은 단순한 편이지만, 분위기를 환기하는 요소로는 나쁘지 않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분량을 적절히 분배해 딱 필요한 만큼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해야 할까. '야숨무쌍'은 메인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에 집중했다. 그렇기에 그 외에는 딱히 할 게 없다. 야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였던 광대한 오픈월드를 자유롭게 누빈다는 탐험 요소도 없고 서브 퀘스트 역시 단조롭기 짝이 없다.


'야숨무쌍'의 서브 퀘스트는 단순 납품 퀘스트와 적 처치 퀘스트 두 가지로 구분된다. 퀘스트를 달성하면 보수로 체력을 늘려주거나 각 캐릭터의 콤보가 추가되는데 80~90%의 소재는 메인 스토리를 하다 보면 알아서 소재가 모이기에 딱히 신경 쓸 필요 없다. 굳이 모으겠다면 처치 퀘스트를 하면 된다. 그렇게 소재가 모이면 퀘스트를 수락하고 납품하면 끝이다. 야숨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 시련의 사당이 탐험, 퍼즐, 전투 등 다양하게 갖춰져 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신수의 레벨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요소로는 나쁘지 않다고 했지만, 무쌍의 호쾌함에 집중한 나머지 너무 단조롭게 디자인됐다. 극단적으로 말해 미니 게임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아쉬움이 '야숨무쌍'의 근본적인 재미를 해치는 건 아니다. '야숨무쌍'의 근간은 결국 무쌍, 전투다. 탐험과 퍼즐 등 어드벤처가 주가 아니기에 근본적인 문제는 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좀 더 콘텐츠가 풍부했으면 좋겠다는 측면에서의 아쉬움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말해 '야숨무쌍'은 독립적인 하나의 게임으로 봐도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무쌍이라고 하면 스토리가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임에도 탄탄한 메인 스토리를 자랑한다.

'야숨무쌍'은 이른바 마스터피스라고 불리며, 거의 모든 게이머를 만족하게 할 그런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무쌍을 즐긴 게이머든 야숨을 즐긴 게이머든 아니면 둘 다 해보지 않은 게이머든 모두를 즐겁게 할 게임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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