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CES는 최초로 온라인에서 개최됐다. 올해의 IT 트렌드를 이끌어갈 신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쉽게 느껴지지만,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일상처럼 느껴지는 이 시국에 맞춰 이번 CES의 핵심은 '홈코노미'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문화와 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뀐다는 말이다. 이렇듯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올해의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




AMD vs 인텔, 엔비디아
노트북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

▲ 멀티 성능은 확실하다

이제는 라이벌로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AMD와 인텔은 CES에 맞춰 자사의 2021년 신제품을 공개했다.

AMD가 공개한 제품은 라이젠7 5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다. 젠3을 기반으로 하며, 7나노 공정으로 빠른 속도와 향상된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제품은 고성능 노트북 전용 H 시리즈와 울트라씬 노트북 전용 U 시리즈 프로세서 2종으로 출시됐다.

고성능 노트북 전용 H 시리즈는 HX와 HS 시리즈로 나뉘는데, HX 시리즈가 게이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최상위 성능을 제공한다면 HS 시리즈는 얇고 가벼운 폼팩터 노트북에서 고성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준다. 최상위 제품인 AMD 라이젠 9 5980HX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3% 향상된 싱글 스레드 성능 및 최대 17% 빠른 멀티 스레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HX 시리즈는 AMD 노트북 프로세서 중 최초로 오버클록을 지원해 더욱더 높은 성능을 노려볼 수 있다.

아직까진 인텔이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점유율이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막강한 멀티코어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갖춘 AMD가 슬금슬금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번 신제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성능으로 등장했으니 올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이젠7 5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2021년 1분기에 정식 출시 예정이다.

한편, AMD는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에픽 3세대 '밀란' 제품의 성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성능 테스트는 복잡한 기상 예측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경쟁사 인텔의 칩보다 68% 더 나은 성능을 선보이면서 신형 제품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인텔이 95%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곳이기에 이번 AMD의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지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중요한 열쇠가 됐다.

▲ 보안 성능을 높여 안전성을 챙겼다

인텔 역시 각종 신제품을 선보이며 선두 자리의 입지를 다졌다. 첫 번째로 발표한 11세대 인텔 코어 v프로 프로세서는 기업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다. 랜섬웨어 등의 각종 바이러스에 대비하는 보안 능력이 우수하며, 인텔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 실드를 통해 인공지능 위협 감지 기능을 지원한다.

게이머를 위한 제품도 공개됐다. 고성능 모바일용 프로세서 H-35 프로세서는 16mm 두께의 노트북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얇게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외장 그래픽을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4세대 PCIe 아키텍처와 인텔 킬러 와이파이 6E 등으로 무장했다. 해당 제품은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 사용자라면 손꼽아 기다렸을 소식도 전해졌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프로세서 '엘더 레이크'의 정보다. 현재 인텔의 성적이 예전보다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나노 공정 기술이 꼽히고 있다. 이미 7나노 공정으로 접어든 AMD에 비해 인텔은 여전히 14나노 공정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그간 14나노 공정을 고수했던 인텔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10나노 제품이 바로 '엘더 레이크'다. 이 제품은 10나노 슈퍼핀 기술을 탑재하고 있으며, 14나노보다 발전된 성능을 보여줄 예정이다. 과연 차세대 프로세서가 오랜 시간 정체돼 있던 인텔의 나노 기술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인지는 정확한 출시가 돼야 알 수 있을 듯하다.

한편,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총괄 수석 부사장은 AMD가 강조하는 코어 수와 상관없이 인텔 칩이 지니는 우수한 정보 처리 능력과 보안성을 강조하며, 제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엘더 레이크'는 올해 하반기에 상세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 나날히 발전하는 게이밍 노트북, 언젠가 무게도 잡을 수 있을까?

세계적인 그래픽카드 제조사, 엔비디아도 CES를 맞이해 새로운 제품을 발표했다. RTX 성능의 향상으로 뛰어난 그래픽 퍼포먼스를 보여준 RTX 30 시리즈의 메인스트림 라인업, 'RTX 3060'이 주인공이다. 지포스 RTX 3060은 차세대 아키텍처 암페어를 기반으로 하며, 최신 게임에서 레이트레이싱을 활성화했을 때 16년에 출시한 GTX 1060 그래픽카드 대비 최대 2배의 성능을 보여준다.

제프 피셔 엔비디아 GPU 사업 부문 수석부사장은 "GTX 1060은 당시 FHD 해상도에서 초당 60 프레임을 유지하던 성능을 보여줬다"라며, "최근 게임들이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키면 성능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라고 설명했다. GTX 1060이 FHD 해상도에서 표준 규격으로 여겨진 것처럼 RTX 3060이 레이트레이싱 환경에서 표준 규격이 될 것을 의미한다.

RTX 3060은 GDDR6 12GB 메모리를 탑재하며, 올해 2월 말부터 32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차세대 노트북용 RTX 30 시리즈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이 역시 암페어 아키텍처에 기반하며, 지포스 RTX 3080, 3070, 3060 모바일 팁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트북용이라 성능이 낮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엔비디아의 발표에 따르면 가장 저렴한 제품인 RTX 3060이 RTX 2080 슈퍼와 동급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엔비디아의 행사 직후 각종 협력사에서 해당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레이저가 공개한 신제품 노트북 영상은 악랄한 성능을 요구하는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노트북에 조이스틱을 연결한 상태에서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게임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주거 공간을 넘어선 혁신 '홈코노미'
집돌이라 행복해요

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자연스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조금 더 편안한 주거 공간과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이 인기를 끌었다. 이번 CES는 이런 흐름 속에서 발전된 기술을 핵심 주제로 삼고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리서치 승현준 소장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전과 달라졌다. 이러할 때, 우리에게 ‘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가 있게 됐다”라며,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춰 스마트 경험 또한 맞춤화한 기술을 선보였다.

취향대로 색상과 보관 타입을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4도어 플렉스' 냉장고와 110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삼성 라이프스타일 TV 등은 주거공간에서 사용자의 편의를 향상해줄 제품들이다. 특히, TV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를 4분할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쿼드뷰를 제공해 여러 명이 함께 각각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게 가능하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새로운 집 안의 모습도 선보였다. 가히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끝판왕으로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패턴에 맞춰 최적의 생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가령 집에서 요리할 때 신규 서비스인 스마트싱스 쿠킹을 사용한다면 식자재 구매부터 식단 관리, 조리까지 개인의 성향에 맞춰 관리받을 수 있다. 단, 요리까지 직접 해주는 것은 아니니 요리를 모른다면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 요리까지 직접 해주길 바라면 너무 욕심인걸까

LG전자도 소중한 일상은 계속된다는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LG전자가 선보이는 '홈코노미'는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 앱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이 플랫폼은 단순히 가전을 제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용자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 씽큐 앱을 이용해 식품을 구매할 경우, 주문한 식품의 바코드를 촬영해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주는 인공지능쿡 기능과 가전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주는 프로액티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프로액티브 서비스는 기계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대 사회에 필수가 아닐까 싶은 기능이다. 인공지능이 제품의 작동상태를 분석하고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주는 건데 제품의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 기계치여도 간단하게 수리를 의뢰할 수 있다.

▲ 로봇 가정부의 시대가 도래했다

한편, 작년 CES에서 화젯거리였던 주제였던 인공지능 로봇이 더욱 발전된 형태로 등장했다. 로봇 역시 '홈코노미'에 맞춰 집안의 조력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삼성이 공개한 가정용 콘셉의 로봇 '삼성봇 핸디'는 길쭉한 기둥 모양의 디자인에 로봇팔이 달려있다. 내장된 카메라로 주변의 물체를 인식할 수 있으며, 집게 팔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잡았던 사물의 모양, 재질의 정보를 기억해 활용할 수 있으며, 와인을 잡아 잔에 따르거나 물컵을 주인에게 가져다주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로봇 가정부가 현실로 다가올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마스크도 최첨단 시대
필터 기능은 필수, 쾌적함은 덤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가 심할 때만 가끔 착용했던 마스크는 어느새 필수품이 됐다. 이젠 마스크가 없으면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 당연히 밖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면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야 하며, 이에 따른 불편함은 정말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기술의 발전이란 본디 좀 더 편하게, 쉽게 살기 위해 존재하는 법. CES에선 불편함을 해소해줄 다양한 기술을 탑재한 최첨단 마스크들이 등장했다.

▲ 캔형태와 스프레이 형태가 존재한다

'에어포켓'은 마스크에 산소를 담은 캔을 부착해 착용 상태에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제품이다. 가스 흡착 기술을 활용해 내부로 알맞게 산소를 공급해주니 착용 시에도 답답함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제품이 아니므로 별도의 충전이 필요치 않으며, 그만큼 가벼워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덜하다. 단, 산소캔이 한쪽에만 달려있고 피부 밀착을 방지하는 별도의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 숨을 헐떡거린다면 어떻게 분석할지 궁금하다

'액티브플러스 에어 마스크'는 스마트 센서를 부착해 착용자의 상태를 분석해주는 제품이다. 마스크에 달린 센서가 사용자의 호흡 동작과 주기, 마스크의 오염물질 방지 등을 분석해 보여준다는 특징을 갖췄다. 객관적인 수치로 나의 상태를 볼 수 있으니 필터 교체 주기도 알기 쉽고 호흡에 따른 문제점도 파악하기 좋다.


남들에게 주목받고 싶은 자라면 이 제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이밍 제조사 레이저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헤이즐'은 화려한 RGB 조명이 돋보이는 마스크다. 전면부는 투명한 소재로 되어 입을 보여줄 수 있으며, 내부 조명을 밝혀 어두운 곳에서 밝게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내장된 마이크와 앰프로 의사소통도 막힘없이 전달할 수 있으며, 필터에는 레이저의 RGB 기술이 적용되어있다. 착용한 모습을 보면 가히 대단하단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 이것이 사이버 펑크인 걸까


배터리 효율 UP, 전기차 시장 UP
한 번 충전에 720km 주행 가능

꾸준한 개발로 시장 영역을 넓혀가는 전기차. 친환경 방식으로 석유 연료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 효율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아 여전히 석유 연료 자동차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간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배터리 효율도 올해를 기점으로 달라질 조짐을 보인다. 제너럴모터스는 LG 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20km를 달릴 수 있는 '얼티엄 배터리'를 공개했다.

▲ 한 번 충전으로 서울 ↔ 부산 왕복이 가능하다

해당 배터리는 기존에 사용하던 배터리 셀보다 60%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셀 간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줄여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즉, 더 많은 에너지를 작은 크기에 담을 수 있다. 이 제품은 트럭, SUV 등의 대형 자동차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며,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한편, 제너럴모터스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차세대 배터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번 충전에 약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효율의 배터리로 이미 개발 중이다. 만약 차세대 배터리의 효율이 발표와 똑같은 스펙으로 등장한다면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기술 한가득
이것이 미래입니까?


LG전자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LG의 차세대 스마트폰, 'LG 롤러블'을 최초로 공개했다. 접었다 펴는 방식의 폴더블 폰과 달리 롤러블 폰은 마치 돌돌 말린 상소문을 쫙 펼치는 듯한 모습 때문에 상소문 폰이라 불리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두꺼운 두께와 디스플레이에 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던 폴더블 폰과 달리 롤러블 폰은 두께와 자국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돌돌 말린 디스플레이를 그저 사용 방식에 맞춰 펴고 말면 되기 때문이다.

앞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위해 공개한 에뮬레이터에 따르면 'LG 롤러블'은 기본 6.8인치, 최대 7.4인치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발표 중에 공개한 15초가량의 짧은 구동 영상이 전부인지라 세부적인 스펙과 작동 원리 등은 베일에 싸여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든 지금, 반려견을 키우는 애견인이라면 혹할 제품이 등장했다. 만약 반려견의 감정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펫펄스(Petpuls)’는 반려견의 음성을 분석해 감정을 알려주는 AI 기반의 목걸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반려건의 음성을 행복, 불안, 슬픔, 분노 4가지 감정으로 알려주며, 감정 외에도 수면 및 활동량 상태를 전용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연구소와 공동개발한 AI 딥러닝을 통해 음성인식 알고리즘은 무려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준다. 이런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강아지의 음성을 번역해서 들려주는 제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 특수부대 옷 같은 멋진 디자인을 갖췄다

보다 실감 나게 게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상상을 넘어 현실로 나타났다. 무선 햅틱 조끼 ‘Tactsuit X 시리즈’는 수십 개의 햅틱 모터를 기반으로 게임, 영화 및 음악 등의 콘텐츠에서 사용자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실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통증까지도 말이다.

현재 하프라이프 알릭스, 파스모포비아, 파블로프 VR 등 50개 이상의 VR 게임과 연동됐으며,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연동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만약 정식 연동되지 않은 콘텐츠라 해도 자체 개발한 '오디오 투 햅틱' 기능을 통해 오디오 신호를 실시간 촉각 반응으로 변환할 수 있다. FPS 게임을 하는데 등이 따끔하다면 적이 뒤에서 쐈다는 거니 순식간에 반응하기 좋을 듯싶다.

▲ 로봇 친구와 함께하는 재미난 놀이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로봇 개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임바디드는 어린이의 사회, 정서, 인지적 발달을 돕는 소셜로봇 '목시'를 선보였다. 2020년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발명품에 선정된 제품으로 5~10세 아동의 감정 발달에 도움을 준다. 작동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목시'는 아이들에게 매주 특정 주제와 미션을 제공하고 이를 함께 풀면서 학습을 시켜준다.

전체적인 모습은 월-E 영화에 등장하는 이브와 비슷하며,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위해 얼굴 디자인에 더 큰 공을 들였다고 한다.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고 대화한다던가 대상의 표정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반응하는 것이 가능해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어릴 적에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 친구가 요즘 아이들에겐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애완로봇도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뱅가드 인더스트리즈는 인공지능을 애완로봇에 접목한 '모프린'을 공개했다. 생김새는 귀가 없는 토끼처럼 생겼으며, 복슬복슬한 털 뭉치 같은 모습이 앙증맞게 느껴진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마치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는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로봇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와 같은 로봇 애완동물의 시장도 점차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기계인 로봇에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실제 교감 사례 등이 나오면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했다. 애완로봇 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경우, 애완로봇이 망가지면 장례식을 치러줄 정도다.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로봇 강아지와 산책을 나서는 문화가 대중적으로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 실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작년 CES에서 삼성은 인공적으로 만든 인간 '네온'을 선보인 바 있다. 실제 사람같은 표정 변화와 행동으로 당시 큰 주목을 받았었다. 올해 LG전자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가상인간인 '김래아'를 선보였다. 래아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AI 기술로 목소리를 넣은 가상의 캐릭터다.

LG는 이 가상의 캐릭터에 23살의 대한민국 여성과 작곡 활동을 펼치는 인플루언서라는 생동적인 프로필을 부여했다. 원활한 작곡 활동과 팬 관리를 위해 래아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존재하며, 팬들과 팔로우를 하고 본인의 사진을 올리는 등의 모습도 보여줬다.

LG전자의 컨퍼러스에선 '김래아'가 깜짝 등장해 마치 실제 사람처럼 유창한 목소리를 내면서 LG전자의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러한 가상인간 기술은 이제 막 시작 단계로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추후에는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 연예인처럼 활동하며, 광고도 찍고 영화도 찍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