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원거리딜러 챔피언 3인방이 있다. 바로 카이사-사미라-아펠리오스다. 이제 막 2주 차가 시작된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12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카이사-사미라-아펠리오스는 원거리딜러 포지션에서 압도적인 밴픽률을 자랑하고 있다.

밴픽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93%의 카이사다. 카이사는 다른 두 챔피언에 비해 픽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23번 선택을 받았고, 5번 금지당했다. 그 뒤로는 사미라가 17번의 픽, 10번의 밴으로 밴픽률 90%를 기록하고 있다. 아펠리오스는 그보다 약간 선호도가 낮은 대신 밴률이 높다. 1.5티어라고 볼 수 있다. 9번 픽됐고, 16번 밴 카드로 활용됐다.

승률면에서 보면 카이사가 57%(13승 10패)로 가장 높고, 아펠리오스가 56%(5승 4패)로 그 뒤를 잇는다. 사미라는 유일하게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8승 9패 47%다. 이러한 수치가 나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카이사는 팔방미인 챔피언, 사미라는 리스크를 동반한 캐리 챔피언, 아펠리오스는 조건부 챔피언이라는 평가다.

일단, 카이사는 픽률에서도 드러나다시피 굉장한 고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안정감과 독립성이다. 사미라에 비해 따로 판을 깔아줄 필요가 적고,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딜을 할 수 있는 챔피언이라는 평가다. 덕분에 후반으로 갔을 때 역전이 나오는 경우도 드물다. 궁극기로 상대방을 잘라내는 슈퍼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 그래도 사미라는 못 참지

반대로 사미라는 손이 많이 가는 챔피언이다. 사미라는 결국 궁극기를 써야만 캐리가 되는 챔피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조건이 붙는다. 스킬에 붙은 조건 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이 한타에서 판을 깔아줘야만 한다. 또한, 돌진을 해야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카이사에 비해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아펠리오스는 쓰레쉬와 묶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9경기 중 쓰레쉬와 세트로 나온 판이 무려 7경기다. 부족한 유틸성을 늘려주기 위해 쓰레쉬와 함께 쓰이는 추세고, 라인전에서는 카이사-사미라보다 강점을 보인다. 다만, 조합을 탄다는 점에서 약간 덜 선호되는 느낌이다. 일례로 LCK CL에서 아펠리오스를 풀어주고 거리조절이 용이한 조합을 꾸려 아펠리오스의 존재감을 지웠던 경기가 있었다.

아펠리오스의 밴률이 높은 이유는 따로 있다. 일단, 앞서 말한대로 라인전이 강하다보니 상대 봇이 좀 세다 싶으면 일단 아펠리오스를 밴하는 경우가 있다. DWG KIA처럼 상체에 주로 힘을 주는 팀은 아예 아펠리오스를 잘라 하체의 부담감을 덜어주곤 한다. 또, 든든한 탱커 조합을 꾸리고 싶어 카운터가 되는 아펠리오스를 밴할 수도 있다.

보통 한정된 챔피언이 계속해 등장하면 실증이 날 법도 한데, 세 챔피언 모두 '보는 맛'이 있는 화려한 챔피언이다 보니 당분간 이 구도가 계속되어도 지루함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다음에는 또 어떤 선수가 어떤 챔피언으로 화려한 명장면을 만들어낼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