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온에서 가장 중요한 3요소를 뽑으라면 단연코 스킬, 룬특성, 마나각성을 들 수 있다. 어떤 캐릭터가 똑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이 3가지의 조합이 어떠냐에 따라 마치 다른 캐릭터처럼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스킬과 룬특성은 그나마 가지 수가 많지 않기에 종류만 잘 맞추면 그럭저럭 쓸만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나 각성인데, 이는 포인트 투자를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 어떤 루트로 갈 것인지, 어떤 핵심 스킬을 노릴 것인지에 따라 너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기화하는데 따로 주문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스킬처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마나 각성 루트 중간중간에 박혀있는 핵심 스킬을 위주로 찍곤한다. 예를 들어 투포 트리에서 '예민함'을 찍으려 한다면, 11포인트가 있으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위해 왼쪽의 '명사수'를 거칠 것인가, 아니면 오른쪽의 '정밀'을 거칠 것인가?

단순히 명사수와 정밀의 툴팁만 보고 나의 스킬 구성이 논타겟팅이 많은지, 추적형 발사체가 많은지 고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왼쪽 루트는 무기 최대 공격력을 높여주고, 오른쪽 루트는 무기 최소 공격력을 주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스킬 구성은 매번 자주 바뀐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때는 오히려 자신의 선호에 맞게 한방의 강력함을 노리려면 왼쪽으로, 지속적인 평균 딜을 높이려면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 낫다.

이처럼 마나 각성을 익힐 땐 단순히 핵심 스킬 말고도 루트 중간 중간에 박혀있는 추가 효과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반엔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지 몰라도, 나중엔 이런 조그만 효과들이 쌓여 큰 차이를 보인다. 마치 장비의 무작위 효과가 하나 둘 쌓여서 큰 효과를 내는 것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누군가는 상대방보다 회피를 먼저 사용할 수 있게 되거나, 같은 스킬을 썼는데도 자원이 남아 있고 없고의 차이가 난다.

아래 사진은 각 루트마다 어떤 보너스 수치를 주는지를 기록한 것이다. 다소 어지러울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투포는 공격력과 치명타 적중도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정신은 스킬 포인트와 자원이 중심이다. 약 한달 전 최대의 인기를 끌었던 기민은 회피와 기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한 색깔에서 다른 색으로 넘어갈 땐 모두 주 스탯을 준다는 점, 특정 방향에 같은 효과가 주로 몰려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루트를 확인하면 단순히 스킬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마나 각성 루트를 짤 수 있게 된다. 일부러 정신으로 시작해서 스킬 포인트를 최대한 받는 루트를 짠다던지, 기민에서 최대 기력 및 기력 회복 루트를 타서 남들보다 빠르게 기력을 회복하는 등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효과에만 주목해 자신이 원하는 핵심 스킬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지만 말이다.


▲ 마나각성 루트별 보너스 능력치 종류

그럼 이제 직업별 마나각성을 살펴보자. 자료는 똑같이 인벤의 마나 각성 시뮬레이터에서 유저들의 공략을 따왔다. 사실 마나 각성은 루트가 워낙 다양하고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는 부분이라 딱 무엇이 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래서 여기서는 각 마나 각성의 특징을 분석하고 효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는 '투포' 워로드가 눈에 띄었다. 이는 사냥형 워로드로 방어가 취약해 탱커로서의 역할은 힘들 듯하다. 이 워로드는 발사체에 특화된 워로드로 가만히보면 재능과 같은 공격 속도 스킬은 모두 피하고 발사체에만 확실하게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시작은 최대공격력 루트로 타주고, 중간 중간 주스탯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다는 점이 특징이다.


▲ 사냥용 지면가르기 워로드 (인벤, Z3r0x님)

엘리멘탈리스트의 경우 정신-궁극 전환 트리를 가져왔다. '궁극 전환'은 궁극기가 자원 소모 스킬로 변화하면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대신 그만큼 많은 자원량을 필요로 하는 특성이다. 때문에 최초 세가지 갈림길에서 스킬 포인트가 아닌 자원 회복량을 증가시키는 오른쪽 루트를 선택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는 엘리멘탈리스트 특성상 피격되는 일보다 공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해탈보다 '명상'을 찍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 이후에도 이 마나 각성 루트는 자원 회복량 스탯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최대 자원량을 증가시키는 다다익선을 선택해준 뒤, 무관심으로 올라가면서 초월자로 내려갔었다면 스킬 특성 포인트를 얻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다다익선에서 바로 초월자로 가주고, 무관심에서 절약으로 올라간 이유는 초월트리에 맞게 최대한 자원량을 챙기기 위함일 것이다.


▲ 엘리멘탈리스트 정신 트리 (인벤, '멋쟁이슨상님'님)

미스틱은 정신으로 시작해 투포로 살짝 넘어간 '회수or양손' 트리를 가져왔다. 이는 가장 위쪽에 있는 초월 특성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루트임을 말한다. 일단 이 루트는 위 엘리멘탈리스트 루트와 다르게 초반에 '해탈'을 선택했다. 궁극전환처럼 극 자원 루트가 아니기 때문에 스킬 특성 포인트를 얻고,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전반적으로 스킬 포인트, 주 스탯, 자원, 피해량 감소까지 두루 챙긴 안정적인 루트다. 마지막에 취향에 맞게 초월 특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장점이다.


▲ 회수or양손 48 미스틱 트리 (인벤, '방황하는악마'님)

어쌔신은 일장일단 및 절약까지 찍은 정신 트리를 가져왔다. 기민이 너프된 후로 어떤 클래스를 막론하고 정신 루트가 상당히 인기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 루트는 어쌔신 유저라면 상당히 친숙한 루트일 것이다. '해탈-절제된 힘-학자'로 이어지는 루트는 무난하게 스킬 포인트와 피해량을 가져간다. 증폭으로 살짝 빠진 것이 특이한데, 이는 자원을 희생해 최대한 피해량을 높이려고한 듯하다.

이후엔 이를 재정리, 마지막 절약 특성까지 가져가며 보완하는 모양새다. 여기서 초월까지는 찍혀있지 않지만 만약 PvP나 회피를 생각한다면 기민쪽으로 넘어가 초월-발놀림을 찍어주는 것도 괜찮다. 만약 포인트가 부족하다면 중간에 살짝 거쳤던 증폭을 없애고 다른 것을 찍어주는 것도 좋아 보인다. 일단은 마지막 초월까지 갈 수 있는 루트가 많다는 점에서 잠재력있는 루트다.


▲ 정신 일장일단 어쌔신 (인벤, 'Dnchdid')

거너는 일부러 특이한 마나 각성 루트를 가져왔다. 기민 특성이 너프되었지만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유저가 있다면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루트다. 다만 PvP 전용 루트인만큼 사냥에서는 그다지 효율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선 전형적인 노련함-책략가 기민 트리에 정신으로 넘어가면서 주스탯을 챙기고, 인기 있는 스킬인 학자와 정신을 가져갔다. 이로써 스킬 포인트를 최대한 챙기며 자원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인내를 준 이유는 PvP 상황에서 받는 피해를 감소시키고 라인에서 주 스탯까지 챙길 수 있는 선택으로 보인다.

대신 이 트리의 단점은 다른 특성으로 과도하게 넘어갔기에 최종 초월 특성을 배우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에 썼던 기민을 활용하면서 특정 전투 상황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 PVP 몰빵 기민 거너 트리 (인벤, '헬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