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자회사가 블리자드 산하로 이전됐다. 디아블로2 리메이크 개발에 본격적으로 투입된다. 그 과정에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개발 부서 해체 경황도 드러났다.

지난 22일 블룸버그는 액티비전 산하에 있던 '비케리어스 비전스(Vicarious Visions)'가 블리자드로 둥지를 옮겼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액티비전과 함께 했던 개발사로, 토니 호크, 크래시 벤디쿳, 스카이랜더스 시리즈의 개발을 맡았다. 이외 데스티니, 기타히어로, 콜 오브 듀티 등 액티비전의 핵심 IP 게임 개발에 일부 참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비케리어스 비전스를 이끌어왔던 제니퍼 오닐(Jennifer Oneal) 대표는 블리자드 내 개발 관련 임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 제니퍼 오닐 비케리어스 비전스 대표와 회사 전경


현지 전문가들은 비케리어스 비전스의 정식 합류로 '디아블로2' 리메이크 버전 제작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 예측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케리어스 비전스는 2020년부터 디아블로2 리메이크를 비롯해 블리자드가 개발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협력해왔다.

당초 '디아블로2' 리메이크는 블리자드 사내 개발 1팀이 담당했다. 1팀은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개발 및 운영을 맡은 바 있고, 가장 최근작으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총괄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유저와 전문가 모두에게 혹평을 받았고, 1팀은 실패의 원인으로 잘못 수립된 계획, 커뮤니케이션 부재, 지나치게 성급한 출시를 꼽았다. 블룸버그는 "1팀이 디아블로2 리메이크에서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웠지만,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4 개발팀에 해당 프로젝트를 넘겼고, 작년부터 비케리어스 비전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신뢰를 얻지 못한 1팀은 2020년 10월 15일 조직 개편에 들어갔고, 같은 날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 협동전 모드의 사령관을 포함한 업데이트를 종료하고 추후 밸런스 패치에만 집중할 예정이라 전한 바 있다.

해당 개편으로 팀 머튼(Tim Morten), 케빈 동(Kevin Dong)을 포함한 스타크래프트2 핵심 개발 인원 상당수가 블리자드를 퇴사해 RTS 전문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외 몇몇 개발자는 마이크 모하임 전 대표가 창립한 '드림헤이븐'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디아블로2 리메이크 버전 출시 여부는 2020년 한해 블리자드 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실제로 블리자드 게임 관련 정보를 발표 전 공개했던 '악투게이밍'은 '디아블로2 리마스터' 버전이 2020년 중 출시된다'고 보도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디아블로1 수석 프로그래머인 '데이비드 브레빅(David Brevik)'은 "디아블로2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 믿고 있지만, 리마스터가 아닌, 리메이크에 가까울 것"이라며,"디아블로2의 원본 소스가 상당수 유실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에 출시된 '디아블로2'는 어두운 분위기와 박력있는 전투, 중독성 높은 전리품 시스템 등을 내세우며 당시 전세계 게임업계를 뒤흔든 최대 흥행작 중 하나였다. 국내에서 출시 1년 4개월 만에 200만 장 이상 판매를 기록,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국민 게임' 위치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디아블로2 리메이크 버전은 아직까지 출시되지 않았지만, 블리자드가 공식 포스트를 통해 '디아블로2'에 대한 관심을 여러 차례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도 높은 인지도와 골수팬을 보유한 작품인 만큼, 이번 비케리어스 비전스의 합류가 '디아블로2 리메이크'에 관련한 새로운 소식 발표로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