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분간의 혈전으로 펼쳐진 1세트의 승자는 젠지였다.

먼저 웃은 쪽은 젠지였다. '라스칼' 김광희의 퀸을 앞세운 초반 탑 다이브로 '칸' 김동하의 나르를 잡아냈다. 머지않아 드래곤 앞에서 벌어진 4:4 교전에서는 젠지가 위아래로 둘러싸이는 꼴이 됐으나, 완벽한 호흡의 받아치기로 일방적인 2킬을 추가했다. 이에 더해 '라스칼'의 퀸이 탑에서 솔로 킬을 내고 미드 로밍으로 '쇼메이커' 허수의 오리아나까지 잡아내며 젠지가 기분 좋게 앞서갔다.

DWG KIA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탑-봇에서 매복 플레이를 통해 동시에 2킬을 올리며 최악의 상황을 막아냈다. 곧이어 봇에서 무리한 움직임을 보인 '라스칼'의 퀸을 끊어내기도 했다. '칸'의 나르는 어느새 '라스칼'의 퀸을 압도할 정도로 성장했고, DWG KIA는 시간을 계속 끌며 약간의 글로벌 골드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조용하지만 치열한 대치 끝에 경기는 후반으로 돌입했다. 양 팀의 봇 라이너가 다수의 핵심 아이템을 갖추며 정면 한타로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이 왔다. 34분경 처음으로 벌어진 5:5 교전은 2킬 교환으로 끝난 가운데, 머지않아 양 팀의 탑 라이너가 끊기는 작은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후 스플릿 푸쉬로 봇 억제기를 밀어뒀던 DWG KIA가 젠지가 본진을 수비하는 틈을 타 가볍게 바론을 처치했지만 버프를 통해 별다른 재미를 보진 못했다.

두 번째 바론 등장을 앞두고 '고스트' 장용준의 카이사가 홀몸으로 '라스칼'의 퀸을 터뜨렸다. 이 한 번의 플레이는 DWG KIA의 바론 버프-바람의 영혼 동시 획득으로 이어졌다. 버프에 힘을 얻은 DWG KIA가 적진으로 달려가 성문을 강하게 두드렸지만, 젠지의 견고한 수성에 DWG KIA는 미드 억제기 파괴를 끝으로 물러나야 했다.

세 번째 바론은 먼저 유리한 위치를 잡고 있던 젠지가 순간 버스트를 통해 가져갔다. 이후 장로 드래곤 한타를 앞두고 모든 챔피언이 미드로 집결했다. '고스트'-'룰러'의 자존심 대결을 시작으로 갑작스럽게 벌어진 한타 속에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를 제외한 DWG KIA의 모든 챔피언이 쓸려나갔다. 결국, 젠지의 생존 인원이었던 릴리아-신드라가 DWG KIA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길고 길었던 1세트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