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전 감독이 폭행 혐의에 대해 2월 중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판결로 e스포츠 공정위원회가 김 전 감독에게 내린 5개월 자격 정지 처분이 변하지는 않는다.

지난 28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김대호 전 감독이 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검찰은 김 전 감독에게 벌금 100만 원을 구형했다. 김 전 감독은 무죄를 주장했다.

먼저 신문에 나선 변호인 측은 피드백의 의도와 효과, 김 전 감독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대해 질문했다. 폭행 사건 당일인 2019년 2월 9일부터 최성원의 인터뷰가 진행되기 전인 10월 15일까지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해 묻자 김 전 감독은 "최성원과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였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고, 본 사건이 조규남 대표가 피고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검찰 측의 주요 신문 내용은 김 전 감독의 신체적 유형력 행사 여부 확인이었다. 사건의 주요 쟁점인 최성원의 어깨를 잡아 흔든 것에 대한 확인을 시작으로 피드백 전후로 선수가 앉은 의자를 끌거나 밀어서 부딪히게 한 적이 있는지, 의자나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친 적 있는지 등에 관해 물었다.

이에 김 전 감독은 정확한 날짜와 행위는 기억나지 않지만 최성원을 비롯한 지도한 선수들의 어깨를 잡아 흔든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어진 변호인 신문을 통해 뺨을 때린다거나 체벌을 한 경우는 절대 없었다고 밝혔고, 의자를 밀어서 부딪히게 한 사실도 없으며 본인 자리로 의자를 끌고 온 것은 선수를 긴장시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재판부는 김 전 감독의 피드백 방식에 대해 신문했다. 지금까지 어떻게 피드백했는지, 최성원이 왜 피드백 방식 변경을 요구했는지, 이후로 어떤 변화를 줬는지를 물었다. 또한 다른 팀 감독들의 피드백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피드백 중 선수 어깨를 흔들거나 의자 팔걸이를 내려치는 행위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며 신문을 마쳤다.

김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 요지에서 "이 사건 공소는 실체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피해자는 2월 9일 이후에도 피고인과 친밀한 관계였고, 피해자는 코치나 다른 선수들에게 해당 피드백이 부당하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공소 제기 2달 전 9월 5일 통화에서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매우 친밀한 관계였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고소에 이른 것은 피고인이 해임되는 과정에서 조규남 대표의 이간질로 오해가 생겼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개인방송과 인터뷰 등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사정, 이후 카나비 폭로 사건으로 조규남 대표가 위기에 처하자 선수들을 거짓으로 회유 종용하여 피고인과의 갈등을 부추긴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피드백은 합리적인 감독 지도 범위를 넘지 않았다"며 "이는 피해자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보더라도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정을 두루 살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감독은 최후 변론에서 "선수들과 2년간 서로를 위하며 잘 지냈다. 11월에 있던 사건으로 인해 조규남 대표가 뭐라도 저를 걸기 위해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조작해 고소한 것이 폭행이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 역시 목적이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신중하게 검토하며 살아왔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안타깝다"며 토로했다.

이어 "난 사람과 교류하고, 소통하고, 교감하는 걸 잘하고, 그 능력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와 증명했다. 그런데 내가 자부심을 느끼는 피드백을 폭력이라고 고소한 것에 대해 매우 자존심이 상한다"고 밝힌 김 전 감독은 "그렇다 하더라도 내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테니, 앞으론 더 검토해서 피드백을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주요 신문 내용이다.

※ 관련기사
'폭행 혐의' 김대호 감독, 첫 공판 종료... 8월 중 증인신문 예정
'폭행 혐의' 김대호 감독, 롤드컵 이유로 공판 연기 요청
같은 법정에 선 김대호와 최성원, 2시간에 걸친 공판
김대호 공판에 선 증인들 "고통을 주기 위한 피드백 아니야"
김대호 공판, 마지막 증인 신문 마쳐




김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신문에 앞서 녹음 증거를 재생하도록 재판부에 신청했다. 내용은 김 전 감독과 최성원이 2019년 9월 5일 통화한 것이다. 명확하게 들린 부분은 다음과 같다.

김대호 - 어, 성원아. 뭐해?
최성원 - 네? 왜요?
김대호 - 뭐 하는 거야~ 뭐 하고 있어.
최성원 - 진짜 놀고 있는데.
김대호 - 알았어. 쉴 땐 팍 쉬어야지.
최성원 - 피씨방.
김대호 - 친구들이랑 게임 중이야?
최성원 - 게임할 게 없어요. 롤이 정말 갓겜인 거 같기도 하고
김대호 - 성원아, 다른 건 아니고, 그냥 그거다. 너 되게 고생했다.
최성원 - 네? 저는 뭐 딱히.
김대호 - 싹 다, 전부 다 고생했고.
최성원 - 형, 멘탈 괜찮죠?
김대호 - 사적으로 말하는 건데, 넌 충분해. 뭘 해도 진짜 충분해.
최성원 - 형 근데 무서워요. 갑자기 그 말 하니까. 무슨 일이에요? (녹음 재생 끝)

이후 변호인이 김 전 감독에게 질문했다.

- 2019년 9월 5일 피고인이 최성원에게 전화를 건 이유가 있나?
= 당시 내가 조규남 대표에게서 해고를 당했다. 선수들만 모르는 상태였다. 해고를 당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내가 떠나도 너희들 충분히 노력했고 멋있고 자랑스러우니 앞으로 잘할 거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레 통보받아 선수들이 놀랄 거 같았다. 최성원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통화했다. '내가 잘려도 너희들은 롤드컵 잘 준비해라'라는 취지였다.

- 최성원에게 두 번째로 전화를 걸었다던데. 피고인이 최성원에게 두 번째로 전화한 이유는 친밀한 선수나 후배여서 그랬나?
= 인간적으로 내가 그 당시 최성원과 사이가 좋았다고 생각했었다. 최성원이 게임적으론 많이 부진했지만, 그만큼 내가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었던 선수였다. 그래서 두 번째로 건 거 같다.

- 통화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는 이야기에 최성원이 당황하고 피고인을 안타까워하는 거 같은데. 또 피고인이 없어도 앞으로 잘하겠다는 등 격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

- 2019년 9월까지만 해도 피고인과 최성원은 좋은 관계이고, 서로 대할 때 서먹하거나 거리를 둘만 한 사정을 느끼지 않았나?
= 그렇다

- 피고인으로서는 2019년 2월 9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스크림에서, 최성원 경기력과 멘탈 관리를 위해 강한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외 폭행죄로 처벌받을만한 행동은 한 기억이 없지 않나?
= 그렇다

- (증거로 2018년 9월 3일 인벤 인터뷰(링크)를 제시하며) 검투사 정신을 선수들에게 가르친다. 100번 이겨도 한 번 지면 목이 날아가는 등, 프로게이머가 사이버 검투사 정신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나?
= 개인적인 생각으로 프로게이머는 하는 노력에 비해 보상이 큰, 운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사랑도 받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혹독하게 연습했을 때 실전에서 편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난 선수들을 최상위권에 올려 팬들의 사랑과 다양한 보상을 누리길 바랐다.

- 검투사라는 게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승부근성 등을 나타내는 거 같은데.
=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히 여기라는 취지로 인터뷰에서 말한 거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LCK라는 무대가 0.1%의 사람들 100명을 모아 그중에서 0.1%만 성공하는 곳이다. 다른 선수들 모두 특별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들 사이에서 톱을 찍으려면 한 경기 한 경기 목숨 걸다시피 소중히 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놀 때는 더 재밌게 놀고. 그래서 검투사 정신을 내세운 것으로 기억한다.

- 기사에서도 독한 피드백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 특별해지고, 톱 중의 톱이 되려면 과정이 중요하다. 선수 개개인 모두 사람이다 보니,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작심삼일도 많이 쳐주는 거다. 작심을 어떻게 3일이나 하나. 계속해서 각성 상태,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고 파이팅하는 느낌으로 강한 어조를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잘한 것은 확실하게 칭찬한다. 당근과 채찍을 극대화해 선수가 잘 뛰게 한다. 이런 내용의 피드백을 말한 거 같다.

- 강한 피드백이라는 게 선수들이 혼자서는 긴장 상태나 승부근성을 유지할 수가 없어서, 감독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극을 준다는 건가?
= 그렇다. 하지만, 의미 없이 소모적으로 갉아먹는 자극적인 말은 즉발적으로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불리하다. 근거 있고 합리적일 때만 강한 어조로 지도했다.

- 필요하다 생각되고 효과가 확실할 때만 강한 피드백을 했나?
= 그렇다.

- 인터뷰에서 '콜 없는 게임'을 강조했다. 어떤 것인가?
= 이상할 수 있지만 선수들끼리 텔레파시,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롤은 판단 0.1초 차이로 승부가 결정 난다. 그러니 서로 말하지 않고 신뢰를 중요시했다. 신뢰하면 서로 생각이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 서로 콜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게 조용히 훈련하는 걸 의미한다. 동료들끼리 신뢰를 올리고, 그 과정에서 경기력이 향상된다 생각해 특수한 지도를 했다.

- 롤은 5vs5 게임이어서 다섯 명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다섯 명이 특정 상황에서 가장 최적의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말하면서 대응하는 게 아니라, 말없이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훈련이란 건가?
= 그렇다.

- 피고인은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수직 관계가 아니라, 수평 관계를 유지하며 선수들이 의문을 갖고 반문하길 바란다고 했나?
= 그렇다

- 피고인은 선수들에게 "이해가 안 되는 데 따르지 마. 내 말에 의심이 없어? 수동적으로 살지 마"라고 했나?
= 난 선수들이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이게 맞나?'라던가 '감독이 하는 말이 맞나?'라거나 '김대호가 내게 하는 행동이 옳은가?' 등 의구심을 품으라고 했다. 그래야 토론할 때 얻어가는 게 많다. 나 스스로도 증명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 내 직업은 성적을 높게 내는 게 중요하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게 성적 향상에 도움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런 구조를 만들었다. 또 감독 중에 내가 제일 어려서 수평 구조가 낫다고도 봤다.

- 다른 스포츠와 같이 롤 프로게이머도 특정 선수가 연습 부족을 보이거나 실력이 저조하면, 감독이 강도 높은 피드백으로 집중시키게 만들 필요가 있나?
= 선수마다 다르다. 가끔 케어해줘야 할 때도 있고, 케어를 식상하거나 유치하다고 여기면 다르게 승부욕을 자극해줘야 한다. 케어 방식은 그때그때 달랐다.

- 피고인은 강한 피드백을 위해 연출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출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왜 필요한 건가?
= 항상 해왔던 말이 감독은 결국 서포터라는 것이다. 선수가 기량을 낼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내가 화를 내는 게 필요하면 화를 내고, 칭찬이 필요하면 칭찬을 한다. 최고의 상황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어쩔 수 없이 화를 내야 하면 화낸다는 취지로 기억한다.

- 자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선수들이 연출을 연출로 알면 의미가 없다. 내 감정을 소모해 최고의 상황으로 만든다. 나름대로는 진심을 담아 선수 승부욕을 끌어낼 수 있는 피드백 연출을 했다. 이렇게 했을 때 성적이 나오고, 선수와 감독 모두 윈윈하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를테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선수가 지도받는 이유를 모르고, 적당히 수긍하고, 이러다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 같을 때 강한 피드백이 필요한 것 아닌가?
= 선수 입장에서 감독이 왜 저러는지 모르는 건 이미 많이 끝난 상태다. 그런 상태까지 된 적은 거의 없다. 강한 피드백이든, 칭찬이나 채찍에서 중요한 건 선수와 감독 사이 신뢰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무슨 피드백을 하든 소용이 없다. 군대 경험에서 내가 싫어하는 선임이 내게 뭐라고 하던 무섭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신뢰하던 선임이 "대호야" 한마디만 해도 무서웠다. 그럴 땐 정말 큰일이 일어난 거니까.

- 강한 피드백에 선수가 따라온다는 건 어떻게 확인하나?
= 이상하게 들리 수 있겠지만, 눈을 보면 안다. 스스로 눈치가 좋다고 생각한다. 1~2년 같이 지내면 그 정도는 보면 안다고 생각한다. 선수가 형식적으로 듣는지, 교감하는지, 깨닫는지 정도는 알아챌 수 있다. 그래서 성적도 잘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 다른 선수들도 강한 피드백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들은 피고인을 은사로 생각하고 감사하다 여겼나?
= 그 선수들과 부모님들이 그렇게 말한 것은 기억난다.

- 일부 선수는 다른 팀에서 제시한 고액 연봉을 거절하고, 피고인이 새로 부임했던 팀으로 따라갔나?
= 그렇다.

- 2019년 2월 무렵 최성원 솔로 랭크 점수와 훈련에서 보여준 실력을 일반 롤 프로게이머와 비교하면 어떤가?
= 객관적인 수치만 얘기하면 가장 낮았다. 저조한 편이었지만, 당시 내 기억으론 팀의 맏형이었다. 그래서 게임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외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데 구심점으로서 좋은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고 기억한다. 게임적으론 많이 부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당시 최성원이 게임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연습을 덜 하거나 승부 근성이 부족했나?
= 어제의 최성원보다 오늘의 최성원이 항상 더 낫기는 했다. 다른 4명보다 못 했다는 거지, 최성원도 평범하게 잘했다. 그런데 항상 말한 것이지만 LCK는 평범하게 잘하면 톱을 못 찍는다. 내 역할이 평범하게 잘하는 선수를 최고로 만드는 것이지만,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 했다.

- 탑 라이너 교체 대신 최성원을 피드백하며 성장시키려 노력한 이유는 무엇인가?
= 실제로 한 말이기도 한데, 내 입장에서 선수가 부진해 교체하면 문제도 없고, 나도 에너지 소모가 없어서 간단하다. 그런데 내가 사적으로 최성원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성원에게도 직접 말했지만 "너랑 롤드컵을 가야 의미가 있다. 너랑 롤드컵 우승하고 싶어서 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계속 피드백했다.

-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피드백을 했나?
= 최성원보다 잘하는 사람으로 탑 라이너를 교체하면, 피드백은 필요 없고 롤드컵 우승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함께했던 선수들과 우승하고 싶었다. 또 교체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와 함께한 사람들과 같이 마지막에 웃고 싶어서 피드백했었다.

- 2019년 2월 9일 피드백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나?
=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 최성원은 피고인이 의자 손잡이를 내려치고, 목과 어깨 사이를 잡고 밀었다고 주장한다.
= 의자를 친 것은 기억한다. 선수를 호소하듯 잡은 기억은 있다. 그러나 그게 2019년 2월 9일인지는 모르겠다.

- 피고인은 피드백에 연출이 수반된다고 했다. 그 피드백도 연출된 것인가?
= 연출이라고 해서 그럴 감정이 전혀 없는데 사이코패스처럼 '여기서 화내야 해'라며 화내는 게 아니다. 감정을 끌어올려 최고의 효과를 낸다. 연출의 의미에 따라 다른 거 같다.

- 당시 피드백은 그게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이라 생각해서 그런 건가?
= 그때는 내가 그렇게 생각해 행동한 거 같다.

-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어서는 아니었나?
= 악감정이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화를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선수와 감독은 서로 발전해야 윈윈하는 구조다. 선수가 성적을 내야 나도 돈을 받는다. 선수가 잘되길 바라며 에너지를 쏟았다.

- 피고인은 피드백 뒤에 선수를 달래주기도 하나?
= "네가 한 패배로 이끄는 행동, 습관 때문에 화가 나는 거다. 너라는 사람에게 화내는 건 아니다. 이걸 분리해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은 있다. 이게 달래주는 행동이면 달래준 적이 있다. 이런 적은 꽤 있다.

- 고소 사건 이후 해고 통보를 받은 9월 25일 전까지 최성원이 그 피드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거나 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나?
= 단 한 번도 없다.

- 다른 사람들에게 그 피드백으로 인해 최성원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을 사실이 있나?
= 단 한 번도 듣지 못 했다.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좋은 관계로 생각했다.

- 피고인은 9월 25일 해고 통보 이전에도, 조규남 대표가 해고를 언급한 바 있나?
= 그렇다.

- 조규남 대표는 롤드컵 직전 피고인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 통보했나?
=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다. 사실, 저와 충돌이 많았다.

- 조규남 대표는 해고 통보 당시 '그리핀 선수에게 물어보니, 모두가 김대호는 롤드컵 감독에 맞지 않다고 했고, 선수들과 해고 협의는 됐다'고 했나?
= 미묘하지만 선수들과 협의로 해고는 아니다. "선수들이 너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 나가야 하지 않겠냐" 이런 압박이 있었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 당시 피고인은 믿을 수 없었고, 선수들에게 직접 확인하니 막상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인은 실망하고 서운했나?
= 선수들은 별말이 없었다.

- 피고인은 선수들과 신뢰 없이 롤드컵에 나가는 건 무리라 생각하였고, 조규남 대표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 했다. 이후 한국에서 롤드컵을 중계하는 개인 방송을 했나?
= 그렇다.

- 피고인은 그리핀 선수를 아껴서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칭찬했나?
= 그렇다.

- 이후 최성원이 인터뷰에서 피고인에게 팀에 대한 이야기를 자중하라고 했나?
= 그렇다.

- 피고인은 최성원의 공개 비난이 오해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나?
= 그렇다.

- 최성원의 인터뷰가 나간 이후 피고인은 실제 해고 이유, 조규남 대표와의 갈등, 최성원에 대한 서운함 등을 개인방송에서 토로했나?
= 그렇다.

- 알고 보니, 선수들은 조규남 대표로부터 감독이 스스로 나갔다는 설명을 들었던 거고, 선수들은 피고인이 무책임하게 롤드컵을 떠나는 것에 배신감과 상실감을 느낀 것으로 밝혀졌나?
= 그렇다.

- 여기에 피고인 개인방송으로 사정을 알게 된 팬들이 '감독을 지키지 못한 선수단'이라 비난하자, 선수들이 반감을 가졌나?
= 그와 함께 조규남 대표가 선수들에게 '김대호가 개인방송에서 전략을 노출해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했다. 선수들은 해외에서 일방적으로 그 말을 들었다.

- 이후 사정을 알게 된 팬들이 최성원을 엄청나게 비난했나?
= 그렇다.

- 최성원은 이때부터 악감정을 품은 것으로 보이나?
= 그렇다.

- 2019년 10월 16일 카나비 선수가 찾아와 조규남이 징동게이밍 이적을 강요한 비리를 알리고, 이후 폭로했나?
= 그렇다.

- 이후 LCK 운영위원회에서 조사하니 피고인 폭로가 사실로 밝혀졌나?
= 그렇다.

- 다른 선수의 어머니가 "폭력 건 아무래도 '우리 아이'인 거 같네요. 언어폭력으로 걸자고 했는데, 싫다고 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조규남이 제안한 것으로 보이나?
= 그렇다.

- 당시 조규남은 피고인의 카나비 폭로로 위급해지자 선수들에게 위기라며 종용하고, 피고인을 역으로 공격할 사건을 만들려 한 것으로 보이나?
= 그렇다.

- 피고인은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받기 전까지 최성원과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 뒤늦게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나?
= 그렇다.

- 피고인 피드백이 정상 범주를 벗어났다면, 다른 선수 어머니가 감사할 일도 없었을 거 같은데.
= 난 그 사람들이 아니어서 모르겠다. 다만, 선수 어머니들이 날 도와준다고 했을 때도 "어머니들 마음 가는 데로 해달라. 그게 저한테 불리하더라도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 피고인은 피드백이 너무 강하거나 효과가 없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최성원이 왜 당시 말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나?
= 그렇다.

- 최성원이 의문을 제기했으면 피드백을 중지했을 것인가?
= 그럴 확률이 높다.

- 최성원이 고소한 것에 어떤 심정인가.
= 처음에는 조규남 대표에 대해 화가 많이 났다. 최성원에 대해서는... 감정 표현하는 게 어려운 거 같다. 스스로 이런 상황을 잘 통제하지 못한 것에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이후 검사가 김대호 전 감독을 신문했다.

- 피고인은 정확히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최성원의 어깨를 잡아 흔든 적이 있나?
= 그렇다.

- 몇 번 정도인가?
= 어깨를 잡아 흔드는 건 임팩트 있는 피드백이다. 최성원과 다른 선수들을 구별해 기억하지는 못한다. 모든 선수를 다 합치면, 시즌 중 한 달에 한 번 정도인 거 같다.

- 의자를 끌고 간 것은 기억하나?
= 피드백을 위해 내 모니터 앞까지 의자를 끌고 간 적은 있다.

- 어깨를 잡거나 의자를 민 것 외에 신체에 다른 유형력을 행사한 적이 있나?
= 남자들 사이에선 어깨 위로 손 올리는 걸 칭찬으로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거 때문에 대표랑 충돌한 적도 있다. 내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귀엽다고 볼 꼬집는 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말로 하라고 했다.

- 사전에 강한 피드백을 할 거라도 진술한 게 맞나?
= 조회 시간이 있다. 조회 때 혹시라도 내가 하는 피드백이 불편하거나 위화감이 들면 꼭 말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느꼈다면 피드백 효과가 없는 것이니, 거칠 거나 고통스러우면 말해달라고 했다.

- 강한 피드백에 '너희 몸에 손도 댈 거다'라고 했나?
= 한 번도 없다.

- 대회 주전 선발은 감독이 전권을 가지고 있나?
= 실력이 1순위다. 실력 외에 나와 합을 맞춰본 선수가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 나와의 합도 본다.

- 선수 입장에서 경기 출전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선수 입장에서 피고인의 강한 피드백에 대해 쉽게 뭐라 말하기 어려울 거 같은데.
=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변호인이 재차 질문을 이어갔다.

- 어깨를 잡아 흔든다는 것이 고개를 휘청거리도록 한 게 아니라,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보통 감독이 선수들에게 파이팅하는 정도인가?
= 그런 경우도 있다. 보통은 '너 정말 이러면 안 돼'라 호소할 때 상황의 심각성이 느껴지도록 했다.

- 의자를 잡아 민 것도 피드백을 위해 모니터 앞으로 데려간 것인가?
= 내가 안 밀고 그냥 끌고 오라고 해도 된다. 그런데 민다는 게 연출이라 할 수 있다. '나 너의 플레이에 화가 났어'라며 긴장시키려고 내가 의자를 끌고 가기도 했다. 그래야 선수가 긴장하고 집중할 거로 생각했다.

-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했는데, 뺨을 때리거나 선수 몸에 체벌을 가하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 절대 하지 않았다.

- 감독이 선수 선발 전권을 가졌다고 해서, 마음에 안 든다고 주전 선수를 빼면 그 경기를 망치는 거 아닌가?
= 주전 교체는 선수 커리어에 직격타라 상의를 한다. 교체될 선수와 상의한다. 최성원이 대상이면 최현준이 더 좋을 거 같다고 말한다. 때때로 선수가 내가 먼저 와서 교체를 제안하기도 한다. 상대 팀 선수와는 힘들 거 같다는 이유에서. 내가 일방적으로 사적인 감정을 담아 교체할 수 없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 실제로 피드백 방식이 맞지 않다고 바꿔달라 요구한 사례가 있나?
= 내 기억에 두 번 있다. 두 번 다 최성원이다. 최성원이 2019년 5월 섬머시즌 중 피드백에 대해 "감독님이 요구하는 거 나도 아는데, 따라가기 벅차다. 힘에 부친다"고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후 어떻게 바뀌었나?
= 정보만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렇다고 너무 피드백을 안 하면 팀에서 배제하는 느낌이 들까 봐 조절했다. 그러다 성적과 실력이 부진해 최현준과 교체됐다. 교체된 이후로 피드백은 더 안 하게 됐다.


재판부가 직접 김 전 감독을 신문했다.

- 피해자가 2019년 5월 피드백 변경을 요구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방식을 바꿔 달라고 한 것인가?
=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더듬어 보면, "형이 말하는 연출이라는 거, 연출인 걸 알아버리기도 했고, 그렇게 큰 효과가 없는 거 같으니 줄여주면 안 될까?"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가 멋쩍게 웃으며 "그렇긴한가?"라며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피해자가 말한 연출이 의자를 내려친다거나, 몸을 잡고 흔드는 피드백을 지칭하는 건가?
= 그렇게 알고 있다. 언어로 자극적인 피드백을 했던 것에 힘들다고 이야기했었다.

- 2019년 5월 경기면 피해자와 1년 이상 생활했을 때인가?
= 그렇다.

- 같이 지낸 1년 동안은 강한 언어 표현으로 피해자에게 피드백을 했나?
= 시즌 중에는 게임 내용에 대해 교류를 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못한 것은 못 했다고 한다. 최성원은 부진해서 못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많았다.

- 5월 변경 요구가 두 번째라 했다. 첫 번째는 언제인가?
= 실수해 내가 강한 피드백을 하면, 최성원이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화를 내 네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렇게 피드백을 강하게 안 하는 기간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 2월 9일 사건 당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게 있나?
= 2월 9일이라는 것도 고소가 들어와 알게 됐다. 젠지와 스크림했다는 것도 나중에 정보를 받아 인지했다. 그때 리플레이를 다시 보니 최성원이 탑에서 많이 죽은 것으로 기억한다.

- 피해자를 포함해 다른 선수들을 싱크대 주변에서 피드백한 적이 있나?
= 장소를 생각하며 피드백을 하지 않았다. 장소가 모두 이어져 있다. 보통 모니터 앞이다.

- 구분된 공간에서 피드백은 어떤 상황일 때인가?
= 그때는 달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거 같다. 구분된 방에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이야기한다. 그때는 토론하며 달래듯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 선수들이 다 같이 있을 때 강한 터치를 했다. 단둘이 있으면 상담하듯 흘러갔다.

- 이 사건 외에 어깨를 잡고 흔드는 경우가 생각나는 게 있나?
= 호소했던 건 기억난다. 내가 "이러면 진짜 안 된단 말이야...'하며 호소하듯이 어깨를 잡은 거로 기억한다.

- 두 손인가 한 손인가?
= 두 손일 거 같다. 한 손은 뭔가 좀 이상하다. 시비 거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한 손은 의도를 모르겠다.

- 책상이나 의자는 강하게 쳤나?
= 사실, 2월 9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은 안 난다. 그래도 일관성 있게 행동했다 생각해서 세게 쳤을 거 같다.

- 피해자 책상을 먼저치고 의자를 쳤나? 아니면 의자를 먼저치고 책상을 쳤나?
=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책상을 먼저 친 거 같다.

- 피해자가 앉은 상태였던 건 맞는 거 같나?
= 맞는 거 같다.

- 다른 팀 감독들 지도 방식은 어떤가?
=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거나 책상을 치는 건 빈도가 흔한 것으로 안다.

- 다른 감독도 어깨를 잡고 흔들거나 책상을 치나?
= 어깨를 잡고 흔드는 건 내가 듣지 못 했다.


재판부 신문 이후 변호인이 질문으로 보충했다.

- 재판장 질문에서 '강한 터치'라고 했는데,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강한 터치라는 게 손으로 건든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의미인가?
= 선수들이 실수하면 강하게 개입해서 수정하려 했다는 의미다.

- 최성원이 두 번 정도 피드백에 대해 의견을 냈다고 했는데.
= 내 기억으론 그렇다.

- 그렇다면 오히려 피고인이 게임 내에서 강도 높은 피드백을 하는 것과 게임 밖에서 선수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완전히 구분됐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 사적으론 나와 최성원이 좋은 형 동생으로 지냈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들어가면 무섭고, 사생활에선 서로 장난을 거리낌 없이 칠 수 있는 사이라 생각했다.

- 최성원이 강한 피드백 대신 스스로 고칠 시간을 달라고 했나?
= 그 생각을 존중했다.

- 결국 최성원을 포함해 선수들과 감독이 어떻게 해야 피드백이 효과적일지 같이 고민한 거 같은데.
= 그렇다.

- 해왔던 피드백은 그냥 감독과 선수 사이 일이고, 선수들도 감독의 피드백이 효과적인지 평가한 거 같은데.
= 그런 것을 잘 체크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옳다고 과정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이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지켜왔다고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