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방송은 보는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청자가 많은 편이 아닙니다. 다른 게임에 비해 와우로 방송이 흥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벽 시간에도 많은 시청자 수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와우 방송을 하는 독특한 스트리머가 있습니다.

그는 세계 최초 킬을 노리는 최상위 공격대에 속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PvP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실력 방송과는 오히려 거리가 먼 편에 속하죠. 신화 쐐기돌 던전을 레이드처럼 플레이해서 '쐐이드'라는 이름까지 만들어낸 사람, 근성 하나로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와린이들의 쐐기 주차를 도와주는 사람, 시청자 공격대를 꾸려 헤딩하면서 레이드를 클리어하는 사람. 바로 스트리머 '무굴' 입니다.

약 2년 전 와우 인벤에서는 그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도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인간미 넘치는 그의 모습이 화제였습니다. 어둠땅 출시 후 그를 다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스트리머 '무굴'의 매력과 그가 생각하는 어둠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실바나스의 배신과 압제에서 벗어나 아제로스의 평화를 깨뜨리려고 하는 저 장막 아래의 교활하고 치명적인 죽음의 세력들을 정화하고자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통합을 이루어 ‘’For Azeroth"를 외치며 트위치에서 열심히 방송하고 있는 스트리머 무굴입니다. 뿌뿌뿡 뿌뿌뿡~


Q. 올해로 방송을 하신 지 6년 차인데요. 지금까지 방송을 계속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알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 한 명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외롭게 지내왔었던 저였는데 와우로 방송을 시작하고부터 저란 사람을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는 팬분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평생 이런 소중한 경험을 제가 어디서 겪을 수 있을까요. 제가 끊임없이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게 도움이 되었던 원동력들은 와우와 저의 팬분들입니다


Q. 방송 초기에 와우 스트리머로서 어떤 콘텐츠를 선보였나요?

초기에는 트위치 와우 카테고리에 한국인 방송이 하나도 없길래 시작을 했던터라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잡다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주로 희귀 탈것을 구한다거나 형상 변환 장비 또는 업적을 하러 다니고 남은 시간은 흑마법사로 전장 위주의 방송을 했습니다. 그땐 제가 PVP를 잘하는 줄 알았거든요. 지금도 사람들이 제 PvP 실력을 믿질 않습니다. 예전엔 정말 게임 잘했거든요! 원래 실력 방송이었어요.


Q. 처음부터 방송이 잘 되지는 않으셨을 텐데요. 초기에는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무굴님의 와우 방송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시나요?

안좋은 일들을 많이 겪고 난 후에 시작한 방송이라 저에겐 탈출구 같았던 장소가 와우였고 방송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방송하는 시간들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포기라는 단어조차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방송이 어느 정도 알려진 건 열심히 하다 보니 재미있는 시청자 분들과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되어서 보는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얼굴, 입담, 게임 실력이 좋아서는 아닌 걸 저도 잘 알아요. 시청자 여러분들 완전 사랑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이에요!

▲ 시청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재밌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Q. 매일 10시간 이상씩 스트리밍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방송과 개인의 삶 사이에서 무굴님의 삶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도 체력은 정말 지칠 줄 모르는 야생마 같다는 생각도 했고 방송에 활활 불태우곤 했었는데 요즘엔 힘이 조금 들 때가 있어요. 늙었나 봐요. 작동을 안 해요. 방송을 하지 않는 시간 동안은 방송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잠을 자고 그 외에는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가끔 행복한 삶인가 하고 고민해 보는데 방송 켜면 그렇지 않습니다. 네! 행복한 게 맞았어요. 맛집을 가보거나 여행은 나중에 더 나이 들면 해보고 싶긴 합니다.


Q. 늦은 새벽 시간에도 시청자가 많을 정도로 방송 규모가 커진 것 같습니다. 비결을 살짝만 알려주실 수 있나요?

새로운 확장팩 초기라 약간의 거품이 있다고 생각해요. 새벽 시간대에 예전보다 시청자 수가 많아진 건 얼마 전 장시간 동안 쐐기를 한 게 해외에 알려진 뒤로 국내외 시청자분들이 약간 늘어난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 깨달은 게 있는데 외국인 시청자들이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어도 자주 와서 고단 쐐기 가달라고 요청하곤 합니다.


Q. 게임 스트리머를 꿈꾸는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저는 내성적이고 사교적이지 못했지만 개인 방송이란 게 누구도 대면하지 않고 혼자 진행한다는 특이점 때문일까요. 그래서 더 용기 낼 수 있었고 그동안 겉으로 표출하지 못했던 내면의 끼들을 거침없이 눈치 보지 않고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제 자신을 전부 보여주고 던졌습니다. 스트리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저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꾸준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화이팅!

▲ 방송에서는 겉으로 표출하지 못했던 내면의 끼를 드러낼 수 있었죠


Q. 기회가 된다면 와우에서 꼭 해보고 싶은 방송이 있나요?

예전부터 꼭 이것만큼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1:1 PVP 대회 방송이었는데 몇 년째 생각만 하고 있지 실행에 못 옮기고 있습니다. 하나 더 있는데 나중에 노인정을 하나 지어서 시청자 한 공대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꾸며놓고 동년배들끼리 모여서 레이드하는 모습을 스트리밍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휘관은 저!!


Q. 어둠땅에서는 몇 가지 캐릭터를 키우고 있나요? 개인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나요?

현재는 전사, 성기사, 흑마법사를 하고 있습니다. 흑마법사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미션 벌칙으로 불페라로 종족을 바꾼 뒤에 재미가 급감했습니다. 일단 최근에는 성기사를 가장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시원시원한 징벌 성기사 너무 재밌습니다. 판다렌 만세!! 불페라는 너무 싫어요.

▲ 최근에는 성기사를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확장팩에서는 부캐 육성이 훨씬 쉬워진 편입니다. 혹시 새로 키워보고 싶은 다른 직업이 있나요? 그 이유도 알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사격 냥꾼을 항상 키우고 싶었는데 성능이 안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둠땅에선 데미지 미터기에 사격 냥꾼들의 딜량이 어마어마 하더라고요. 덤으로 스킬 이펙트도 취향 저격이고 조만간 몇 년 동안 꺼내지 않았던 트롤 사냥꾼을 꺼내 볼 생각입니다. 딜이 좋아서는 절대 아님을 강조합니다.


Q. 무굴님이 생각하는 어둠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혹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을까요?

성약별로 맵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고 특히 벤티르와 몽환숲은 아직도 비행해서 도착할 때마다 황홀경을 느낍니다. 특히 역대 확장팩 중에 첫 번째 레이드를 이 만큼이나 공들여 내놓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이라면 역시나 아이템 드랍률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콘텐츠들은 재밌게 만들었지만 보상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더 서버가 항상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아이템 드랍률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어둠땅에 뉴비나 복귀자가 많아진 것 같은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격전의 아제로스가 별로였기 때문에 어둠땅이 더 돋보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어둠땅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군단에 버금가거나 시즌1만 놓고 보면 군단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제 와생 최고의 확장팩은 군단입니다. PVP를 완전히 망가뜨린 확장팩이긴 하지만요.


Q. 토르가스트는 호불호가 갈리는 콘텐츠입니다. 무굴님은 토르가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토르가스트가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등장한 군도 탐험, 격전지, 환영보단 훨씬 더 매력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것들은 아무리 와우를 사랑하는 저라지만 한번 경험하고 두 번 이상 반복해서 가보고 싶진 않았거든요. 근데 이번에 나온 이 녀석(토르가스트)은 달랐습니다. 극한의 스킬 세팅을 해서 전혀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스킬들을 쓸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아쉬운 건 보상적인 측면에서 영혼 재 외에도 령을 기본적으로 드랍하고 추가로 탈것, 애완동물, 칭호, 탈것, 형변템 등의 수집 요소와 관련된 보상을 더 줬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 토르가스트는 보상적인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이번 확장팩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굴님의 어둠땅 평가가 듣고 싶습니다.

실망스런 부분이 많았던 격전의 아제로스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을 정도로 정말 잘 만든 확장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려스러운 건 역대급으로 잘 뽑아준만큼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처럼 용두사미가 아닌 군단 그 이상의 확장팩으로 앞으로 이끌어나가길 바라고 기대가 큽니다. 저는 군단과 함께 꼭 해봐야 할 확장팩으로 어둠땅을 추천합니다. 토르가스트만 조금 수정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Q. 승천의 첨탑 17단을 도전했을 때 시청자가 1만 명을 돌파하고 리미트 공대가 직접 방송에 구경을 오기도 했습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화제였는데요.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평소와 다름 없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날 유독 승천의 첨탑 17단에서 시간이 늘어진 것 뿐이었는데 해외 와우 커뮤니티와 Limit, 외국 스트리머들에게 이 소식이 알려졌나 봅니다.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방송을 봐주셨는데 다시 한번 그 분들에게 소중한 추억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물론 참여해 주셨던 네 분과 모든 시청자 분들에게도요. 앞으로도 도전적인 쐐이드는 시청자분들과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 쭈욱~


Q. 어둠땅에는 현재 8개의 던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던전과 그렇지 않은 던전을 하나씩 골라 주세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5인 던전을 재밌게 했던게 드레노어의 전쟁 군주와 군단이었는데 다시 한번 어둠땅에서 정말 재밌게 만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선호하는 던전은 역병 몰락지이고 마지막 네임드 후작의 패턴이 정말 재밌습니다. 촉수에 맞아 죽을 때마다 내가 피지컬이 이거 밖에 안되나 자괴감도 들기도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미니 레이드 느낌이 나서 즐거웠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확장팩 5인 던전은 평균으로 따지면 모든 확장팩 중 가장 재미있었고, 굳이 선호하지 않는 던전을 뽑으라면 승천의 첨탑이겠네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뿔, 점액, 촉수, 빨판 등이 등장하지 않고 너무 밝은 맵에 기괴함도 느껴지지 않아서 선호하지 않습니다. 다음 레이드도 기대 하고 있지만 새로운 5인 던전이 더 추가되길 기대 중입니다.

▲ 역병 몰락지의 막넴 촉수 패턴이 재밌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합니다


Q. 장시간 쐐기나 레이드를 하다 보면 피곤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 마련일 텐데요. 끝까지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말도 안되는 조합이나 스펙으로 5명이 엄청나게 강력한 우두머리를 앞에 두고 레이드 하듯이 잡힐 때까지 부딪히면서 소통하고 서로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습니다. 트라이의 즐거움이 스트레스나 피로도를 극복해 버릴 정도니까요. 마지막 우두머리를 잡고 나서의 그 기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짜릿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빨리 끝내고 짜장면도 먹고 싶고 꿀잠도 잘 수 있거든요.


Q. 어둠땅 확장팩에서 가장 재미있거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승천의 첨탑 17단 클리어 과정이 항상 기억에 남고 그 외 모든 시청자분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모두 저에겐 소중한 추억입니다. 저는 자주 스크린샷을 찍어두곤 하는데 먼 훗날 방송 초창기부터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추억 보따리 꺼내서 같이 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

▲ 승천의 첨탑 17단 클리어 당시의 순간이 항상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Q. 올해 방송 목표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시청자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인 만큼 최정예나 기타 도전적인 과제들 함께 이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즐겁게 해냈으면 합니다.


Q. 시청자들에게 어떤 스트리머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재미있는 사람으로 기었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광대라고 해도 좋아요. 여러분들이 즐거우셨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를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 모두 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저도 더 텐션 끌어 올려서 여러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부엉하세요~ 피뿌엉~!!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