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수) 군단장 레이드 발탄 헬 난이도의 첫 클리어 소식이 전해졌다. 발탄 헬 난이도가 등장한 지 정확히 1주일 만이다. 기본적인 기믹은 하드 난이도에서 알려졌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발탄 헬 난이도의 완성도는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펙이 보정되기 때문에 모든 패턴을 정확하게 공략해야 했음은 물론,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보스의 강력함, 기존 공략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추가 패턴 등 발탄을 처음 만났을 때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이런 높은 난이도는 직간접적으로 헬 난이도의 접근성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물론 난이도 부분은 애초에 그렇게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난이도를 유지한 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분명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 역대급 난이도와 완성도를 갖춘 발탄 헬 난이도


▣ 고난이도 보정 콘텐츠의 영원한 숙제, 직업간 격차

굳이 고난이도 보정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직업간 유불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략 시간 정도만 달라질 뿐 클리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너무 버겁다면 적정 이상의 스펙을 갖추는 방법으로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고난이도 보정 콘텐츠는 공대원의 직업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공대원의 직업에 따라 클리어 시간 차이가 아닌, 클리어 여부 자체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정이 걸리기 때문에 스펙 업그레이드에도 한계가 있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나쁘다고 평가받는 직업으로도 클리어가 가능할 수야 있겠지만, 그만큼 개인 혹은 공대 단위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데다가 공대장 입장에서는 해당 유저의 실력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나쁜 직업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해당 직업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로써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 어떤 직업은 인기가 많은 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출처: Discord)


물론 모든 RPG가 그렇듯이, 직업간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황금 밸런스는 불가능하다. 그렇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을 바라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호크아이도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해당 유저가 다른 직업으로 진행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순수한 딜링 능력은 물론, 파티 시너지와 유틸성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밸런싱을 손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서브 캐릭터를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이를테면 시즌1 때의 가디언 토벌 시련 난이도는 엘버하스틱을 제외하면 입장 레벨 허들이 그리 높지 않았다. 따라서 서브 캐릭터를 이용하여 도전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단순히 좋은 캐릭터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공대원과의 조합을 더 쉽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발탄 헬 난이도의 입장 제한 레벨은 1,445다. 서브 캐릭터로 해당 레벨을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업 선택지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군단장 레이드의 입지를 생각하면 입장 제한 레벨을 단순히 낮추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헬 난이도의 입장 제한을 원정대 단위로 지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를테면 원정대 내 최고 레벨 캐릭터가 1,445라면 1,325레벨인 서브 캐릭터로도 발탄 헬 난이도를 도전할 수 있는 식이다. 혹은 헬 난이도는 레벨 제한을 두지 않고 발탄 하드 난이도 클리어 업적이 있을 경우 도전 가능하도록 설정해두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 업적을 달성했다면 서브 캐릭터로 진행 가능한 방법은 어떨까?


▣ 1,445레벨을 달성했어도 끝이 아니다? 헬 난이도의 보정 방식

발탄 헬 난이도에서는 캐릭터의 스펙이 모두 일정 수준으로 보정된다. 공격력과 방어력은 모두 동일하게 설정되며, 전투 특성은 현재 수치에 비례하여 조정되는 식이다. 트라이포드 레벨이나 카드 효과, 장비 효과, 스킬 룬, 음식, 펫 등은 모두 적용되지 않지만 유일하게 각인 효과만큼은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정은 가디언 토벌 도전 난이도와 동일한 방식이다. 다만 가디언 토벌 도전 난이도는 패턴에 대한 이해만 충분하다면 난이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적의 세팅이 필요한 발탄 헬 난이도에서는 접근성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먼저 유일하게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각인 부분이다. 이론상 최대 수치인 333331각인까지는 아니더라도 헬 난이도 공대에 지원하려면 사실상 33333각인이 커트라인이라 할 수 있다. 전설 각인서 하나로는 달성이 어려운 편이며 사실상 전설 각인서 2개가 필요한 수준이다.


▲ 무난하고 좋은 각인 세팅이지만, 헬 난이도 기준으로는 다소 아쉽다


헬 난이도에 도전하려면 그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의 세팅에 따라서는 기존에 33333각인을 맞춰놨어도 헬 난이도 전용으로 또다시 각인을 세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각인 외의 모든 스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아르카나는 수호 룬을 이용하여 바리케이드 각인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헬 난이도에서는 스킬 룬이 사용되지 않아 불가능하다. 배신의 본능 세트 효과를 보고 에테르 강화 각인을 맞췄을 경우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서머너의 슈르디 트라이포드 5레벨, 사랑꾼 카드 등으로 이동 속도를 보정했을 경우 돌격대장의 힘이 떨어지며, 예정된 결단 세트와 트라이포드 레벨, 남겨진 바람의 절벽 카드 등이 적용되지 않아 전체적인 치명 확률이 낮아져 예리한 둔기도 힘을 잃는다.

이처럼 다른 모든 스펙과 연관하여 각인을 맞춘 유저들이라면 설령 33333각인이라 할지라도 실질적 효과는 3333각인 이하가 될 수 있다. 사실상 헬 난이도 전용 각인을 다시 맞추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어빌리티 스톤을 다시 깎고, 장신구를 다시 사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전설 각인서를 배워야할 수도 있다. 헬 난이도 하나만을 위한 투자 금액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 기존에 33333을 만들어놨더라도 발탄 헬 난이도에선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할 수도 있다


헬 난이도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보정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각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스펙을 허사로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카드와 트라이포드 레벨, 스킬 룬도 보정된 수준으로 적용되었다면 지금보다 상황은 나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룬을 사용하더라도 희귀 정도의 효과만 적용된다면 수호 룬을 이용한 바리케이드 각인 자체를 버리지는 않아도 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조율의 서의 적용이다. 현재는 입장이 막혀있지만, 가디언 토벌 시련 난이도에서는 조율의 서를 이용해 본인이 원하는 각인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특성도 마음대로 조율 가능하다. 지금처럼 내실을 잘 쌓아 올린 것이 오히려 유효 특성 합에서 방해가 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운명의 날 세트를 착용하는 등의 행위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스킬도 마찬가지다. 물론 조율의 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스킬 세팅이나 변경은 자유로운 편이지만, 조율의 서를 사용한다면 굳이 12레벨 스킬을 위해 60레벨을 찍어야 할 필요도 사라진다. 스킬 포인트 물약이 부족하여 내실을 더 챙길 필요도 없다.


▲ 헬 난이도에 조율의 서만 적용 되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 트라이는 정령의 회복약, 이후는 '빛나는'이 기본? 부담이 큰 배틀 아이템 소모량

발탄 헬 난이도는 트라이부터 정령의 회복약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게 되었다. 보스의 강한 공격력 때문에 고급 회복약을 이용할 경우 트라이 자체를 오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라이 하다가 어느 정도 진전이 보이면 빛나는 정령의 회복약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령 본인이 패턴 파훼에 자신이 있더라도 보험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정령의 회복약을 7개 이상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효과는 같기 때문에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뿐만 아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다른 배틀 아이템도 빛나는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기도 한다. 빛나는 화염 수류탄과 빛나는 암흑 수류탄, 빛나는 파괴 폭탄과 같은 배틀 아이템을 사용한다면 순식간에 골드를 소모하게 된다.

특히 기약 없이 배틀 아이템이 꾸준히 소모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느 정도 클리어할 것 같다면 투자해볼 수 있겠지만, 며칠을 진행해도 클리어는 요원하고 배틀 아이템만 소모된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첫 클리어 공대의 경우 1인당 배틀 아이템 소모 골드가 10만 내외라고 밝혔는데, 일반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몇 번은 괜찮아도... 계속 쓰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배틀 아이템 문제는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시즌1 당시에도 정령의 가호와 아드로핀 물약, 강화 특화 물약, 화염병과 같은 배틀 아이템들은 고난이도 콘텐츠를 진행할 때 필수로 사용되었다. 비록 빛나는 배틀 아이템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시세를 감안하면 당시에도 부담되는 가격임은 틀림없다.

물론 다른 방향으로 보면 이와 같은 배틀 아이템들은 발탄 헬 난이도와 같은 고난이도 전투가 아니라면 그다지 사용할 곳이 없는 것은 맞다. 생활 콘텐츠나 원정대 영지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을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 것이 골드 순환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다. 시즌1에서도 현재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추후에도 변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다 접근성을 늘리려 한다면 배틀 아이템 문제는 보완책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본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어도, 주변 사람과 함께 헬 모드를 도전하고 싶어도 골드 소모량을 감안하면 공대원을 모으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각인 세팅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여유가 없으면 도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트라이 시 사용한 배틀 아이템의 일정 수준을 페이백해준다거나 배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고도 패턴 정도는 확인할 수 있는 연습 모드의 추가, 배틀 아이템의 강제력 완화 등 골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생활 콘텐츠로 빛나는 배틀 아이템을 더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어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무조건 부담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생활 콘텐츠와의 조율이 중요할 것이다


▣ 중지했다면 1네임드부터 다시! 긴 트라이 시간

가디언 토벌 시련 난이도와 달리 발탄 헬 난이도는 어비스 던전 처럼 각 관문에 특정 보스가 배치되어있는 방식이다. 따라서 1네임드인 검은 산의 포식자와 2네임드인 발탄까지 모두 처치해야만 최종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며, 던전 진행 시간 자체도 상당히 긴 편이다.

문제는 헬 난이도에 걸맞게 1네임드부터 높은 난이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트라이 파티가 1네임드의 벽조차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1네임드를 처치했다면 이후 발탄에서 전멸하더라도 발탄부터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그건 그때뿐이다. 던전을 중단한 후 다음날 다시 도전하거나 다른 공대로 옮겨간다면 다시 1네임드부터 진행해야 한다.

완벽히 숙련된 공대가 아니라면 하루에 긴 시간을 발탄 헬 난이도에 묶여있어야만 발탄의 패턴을 연습할 수 있다. 만약 고정 공대가 없거나 하루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 트라이 시간의 대부분을 1네임드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완벽하게 숙련되었더라도 공대에 따라 택틱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 기간이 필요한 데다가 출혈 등의 문제로 본인의 배틀 아이템이 꾸준히 소비된다는 문제도 있다.


▲ 힘들게 1네임드를 잡았는데... 이제 시작이다


물론 이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구조로 볼 수도 있으며 발탄 헬 난이도까지는 아직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후 군단장 레이드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클리어 시간만 1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공언한 아브렐슈드나 최고 난이도로 등장할 카멘 등 추후 군단장 레이드가 등장할수록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대안 중 하나로 네임드별로 던전을 구분해둔 후 1네임드를 클리어했다면 이후 던전을 도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1네임드 1회 클리어 후 2네임드만 도전하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1네임드 처치 후 특정한 입장권이 드랍되고 이를 이용해 2네임드에 도전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최소한 이 방법을 이용하면 "오늘 1네임드를 클리어했으니 내일 2네임드를 도전해보자"가 가능해진다. 다만 이와 같은 방법은 네임드에 따라 공대원을 변경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고정 공대가 없는 유저를 위해 헬 난이도만의 업적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테면 1네임드 생존 클리어 시 업적을 준다면 업적을 보유한 유저들을 모아 발탄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시간 상의 문제로 던전을 중단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금강선 총괄 디렉터가 언급한 대로 발탄 헬 난이도는 매우 어렵게 등장했다. 클리어 보상도 사실상 명예 정도기 때문에 굳이 발탄 헬 난이도에 도전할 필요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탄 헬 난이도는 하드 난이도 이상으로 재미있고 완성도도 높다. 그럼에도 현재 헬 난이도에 도전하는 공대는 많지 않다. 명예 보상에 관심이 없거나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실력에 자신이 있고 명예 보상에도 관심이 있는 유저도 많다.

조율의 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면, 설령 클리어하지는 못하더라도 비교적 부담 없이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고 이후 추가되는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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