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통을 잘 살린 힐링 목장, 최적화만 조금 더 잘됐어도...


귀농, 귀촌이라는 말은 과거 편견이 섞여 나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고정관념이 있었으나, 이제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꽤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친절한 주민들과 현명하고 지혜를 갖고 있는 어르신들이 도와주는 평화로운 농경/목장의 일상을 꿈꾸는 것이리라. 수십 년을 목장에서 살아본 입장에서, 그런 꿈 같은 귀농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게임은 현실과 다르니까 꿈 같은 일상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리뷰해볼 게임, '목장이야기~올리브 타운과 희망의 대지~'는 이렇게 '꿈 같은 귀농'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플레이어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명: 목장이야기
장르: 힐링 라이프
출시일 : 2021년 2월 25일
개발 / 배급: 마벨러스/세가
플랫폼: Switch
태그: #목장 #힐링 #경영 #연애



황폐한 목장을 '재건'하는 개척-경영 생활


사람의 손길이 닿았던 시설은 인류의 손길과 관리가 끊기는 순간 급격하게 자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특히나 목장은 사람의 손길이 단 며칠만 없어도 심각할 정도로 훼손되고 자연화되므로, 폐업한 목장은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다. 뒤로 미룰수록 더욱 일만 늘어나니까.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개척시대에 새로운 마을을 개척하고,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던 대단한 인물이었다. 즐거운 듯이 이야기한 목장이야기에 매료된 주인공은 하루를 넘기고 오토바이가 망가질 때까지 달려 할아버지의 목장에 도달했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주인공을 반긴 건 숲이 되어버린, 황폐해진 목장이었다. 단 며칠만 내버려 둬도 거미와 잡초, 벌레와 야생동물의 터전이 되는 건 폐업한 목장의 당연한 운명. 다행히 할아버지께서는 덕망 높으신 인물이었는지, 주민들과 촌장도 주인공의 정착생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촌장 빅터는 올리브 타운을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인물이었고, 주인공같은 귀농인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텃세도 부리지 않는 좋은 마을이었다. 모든 시골이 이랬으면 아마 지금쯤 도시의 인구 밀도는 20% 이상 내려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스프링클러는 농사를 참 편하게 만들어준다.

아무튼 이렇게 도움을 받아 도착한 당신의 목장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촌장과 주민들이 준 도구를 이용해 자라난 나무들과 바위들을 치워내면서 자원을 얻고, 밭을 일구어 농작물을 기르면서 사육장도 수리해 가축을 기르고 돌보면서 마을 주민과 교류를 이어가면 된다.

본래 농사일, 목장일은 "맘 먹고 하려면 끝도 없이 일을 만들 수 있다"라고 할 정도로 할 일이 많고 손도 많이 간다. 그러나 현실과 게임은 다르듯이, 목장이야기의 콘텐츠들도 현실의 '큰 틀'을 반영하기만 하고 간소화되어있다. 농업(과수, 농사, 재배)의 대부분은 씨앗을 뿌리고, 매일 물을 주면 관리 OK. 스프링클러, 살수기를 사용한다면 심기만 해도 끝나고 특정 작물들은 거의 관리가 필요 없다. 대신 '수확'에 시간이 필요하다.

▲ 계속 동물을 기르고, 늘리면서 축산업을 할 수 있다.

축산업은 이와 달리 은근히 잔손이 간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사육장을 체크해 가축들의 생산물(우유, 계란 등)을 체크하고, 동물들과 교감하면서 행복도와 만족도를 올려주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악천후가 아니라면 방목을 해서 관리하면 건초 관리도 안 해도 되는 정도다. 이후 숙련도가 오르면 교배 등을 통해서 세대를 늘릴 수 있다.

본래 현실의 축산업, 그중 착유를 위한 소 관리도 섬세하고 복잡하다. 인공 수정을 통해 착유를 확정하고, 임신 기간 중 건유(착유를 하지 않음)를 통해 분만과 이후 소의 건강과 착유량을 늘린다. 임신 기간 중에는 유방염을 예방/치료하는 등 관리와 함께 원유의 품질을 상승을 준비해야 한다. 착유중 제공하는 사료와 건유, 분만 시기에 제공하는 사료도 다르다. 대충 요약해도 이정도고 실제로는 더 손이 많이 간다.

▲ 실제로 이렇게 착유하다간 헥토파스칼킥급 뒷발돌려차기를 맞고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게임에서는 생략되고, 간소화 되어 있으므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그래도 농사에 비하면 물론 잔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축산업은 매일 수확을 할 수 있으므로 수익률이 높다. 다만 그만큼 선행 투자도 필요한 편이라고 해야 할까.

할아버지의 농장은 생각보다 거대해서, 플레이어는 농업과 축산업 뿐 아니라 어업도 가능하다. 낚시를 통해 숙련도를 올리면 통발을 설치하여 매일매일 물고기도 수확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재료들을 매일 납품해도 되지만, 직접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 나름 현실 반영한 물품들도 보인다. 저 목초롤은 실제로...

▲ 소들이 정말 좋아한다. 나름 현실반영이다.



바쁜 일상, 수확의 보람, 성장의 기쁨과 교류

▲ 비오면 웅덩이가 생기고...퍼내고...관리는 끝이 없다.

이렇게 목장을 관리하고 성장하면서,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새로운 대지를 '개척'해야 한다. 사실상 목장이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행동 대부분은 '개척' 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나무를 끝없이 베고, 바위를 부수고 광산에 들어가 광석을 얻고, 풀을 캐면서 실과 천을 만든다. 웅덩이를 퍼내 얻은 진흙으로 벽돌을 구우며 목장의 규모를 늘리고 관리해 줘야 한다.

이렇게 얻은 재료들은 계속해서 가공을 해야 하고, 이러한 가공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여러 가지 활동을 계속해야 하기에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과정이다. 또한 바위와 나무, 풀은 개간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상 계속 자라나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목장이야기는 여기서, 플레이어들이 지치지 않도록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띈다. 당연히 개간, 개척을 하는 동안 심어둔 작물이나 기르고 있는 가축이 꾸준히 납품할 수 있는 결과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재화를 벌고, 플레이어가 성장하여 개간의 속도가 빨라지는 순환구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개간을 하면서도 내 목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자리 잡아가는 보람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 출하하는 상품의 가격을 보면, 수확의 기쁨과 보람이 느껴진다.

▲ 도구가 업그레이드 되면 활동이 훨씬 쉬워진다.

또한 계속해서 타운과 농장을 오가면서 주민들의 간단한 의뢰를 수행하고, 업적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서 성장은 가속화된다. 추가로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고, 마을에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올리브 타운'의 성장 주역이 바로 플레이어임을 인식시킨다.

물론 이런 과정은 결국 게임의 끝까지 이어지고, 짧은 시간 내로 끝나지 않는다. 그만큼 긴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고, 천천히 꾸준하게 성장하는 목장을 목표로 한다. 본래 농사일은 만들면 끝없이 늘어나고, 할 일도 많아진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어떤 분야를 특화시켜서 성장할지는 선택이다. 플레이하는 도중 목장 운영과 농사만으로도 버거운 시점이 있었으나 특정 시점 이후로는 낚시, 통발을 설치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또한 중간 과정에서

이렇게 성장한 목장은 다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한층 더 바빠진다. 물론 이 영역 자체는 한정적이지만, 점차 플레이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농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스스로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지, 강약을 조절하면서 플레이하는 게 핵심이라고 느껴진다.

▲ 주민들과 교감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 주민들은 영업시간, 휴일을 정확하게 지키니까 꼭 기억해두는게 좋다.



괜찮은 '힐링' 게임, 최적화와 밸런스 수정이 필요하다


목장이야기는 간소화된 목장의 작업들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도 다양한 보상과 주민, 동물들과의 교류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힐링' 게임에 가깝다. 바쁘게 경쟁할 이유도, 필요도 없고 느긋하게 자신의 목장을 천천히 가꾸면 된다. 계절에 따라서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할 수 있고 가끔씩 등장하는 타운 이벤트를 통해서 따스한 분위기의 이야기들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천천히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게임 자체는 쉴 새 없이 자신의 일정을 관리해야 할 정도로 바쁘다.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게임 내 밸런스가 비정상적으로 잡혀있는 부분이다. 원자재를 재료로 가공해 주는 '메이커'는 가공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만들어진 자재들도 정말 많이 쓰이기에 계속해서 채집 활동을 하고 메이커를 늘릴 수밖에 없다.

▲ 아직 1년차 봄인데도 메이커가 이렇게 많고 공간도 너무 쓰니...

이러한 메이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게임 양상에서, 많은 메이커를 작동하면 급격하게 프레임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일어난다. 그렇다고 메이커의 작동을 쉴 수도 없으니, 결과적으로는 반복적으로 채집-메이커 작동의 반복적인 경험만 남는다.

개간을 하여 새로운 영역에 도달해도 이제는 쓰지 않게 된 재료들도 자꾸 캐게되는데, 인벤토리의 관리도 불편하다. 거기에 아이템 박스도 따로 만들어서 관리해주지 않으면 인벤토리가 매우 부족하다. 또한 재료 사용 시에는 저장고에서 빼어 인벤토리에 들고 있어야 하고, 아이템 박스의 정렬 기능도 없는 상황이므로 재료의 관리가 몹시 불편하다. 나중에는 이러한 메이커들과 인벤토리를 정리하다 하루를 날려버리는 일 적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매우 잦은 잔로딩, 긴 로딩, 오류, 버그들이 겹치면서 이러한 '여유로운 목장'의 이야기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야기로 변질되는 편이다. 특히나 타운 이동시의 긴 로딩은 플레이어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의상샵은 프레임 저하와 로딩을 견뎌내고 감상해야 할 정도다. 아쉬운 밸런스와 좋지 못한 최적화들이 여유롭고 즐거운 힐링 목장을 피곤한 목장으로 만드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개발사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사과와 함께 3월 중순경부터 로딩 시간 단축과 오류를 수정하는 패치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 텍스트 수정 및 메이커 개선, 밸런스와 연출 조절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확실히 플레이어들이 나쁜 경험을 얻게 되는 부분들을 적절히 파악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으니 향후를 기대해봐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목장이야기'는 시리즈는 1996년부터 이어오며 노동과 경영, 어드벤처를 잘 결합한 '목장류' 게임의 원조격인 시리즈 게임이다. 주민들과의 연애, 커뮤니케이션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여유롭게 목장을 가꾸고, 경영하고, 개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즐기는 '꿈같은 전원생활'을 즐기는 힐링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아쉬운 밸런스와 오류, 잔로딩등이 매력을 갉아먹고 있긴 하지만 '목장이야기~올리브 타운과 희망의 대지~'는 이러한 '목장이야기' 시리즈의 매력을 잘 담아낸 게임이다. 핵심을 잘 잡아내어 간소화시킨 농장, 목장의 일과 개간 작업들은 플레이어가 '노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잘 전달하고, 이로 인한 보상은 수확의 기쁨을 제공한다. 타운의 주민들은 제각각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사연을 갖고 있어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다양한 동물과의 교감도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개발사의 한차례 공지와 패치 예고를 보면 향후에는 정말 '힐링 게임'으로서 충분히 매력을 뽐낼 수 있을 것 같은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로 플레이해볼 만한 힐링 게임을 찾는 유저들에게는 추천해 주고 싶다. '힐링'을 목적으로 하면 쉬운 난이도를, 경영과 수확의 기쁨을 두 배로 느끼고 싶다면 보통 난이도로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플레이어들은, '목장이야기~올리브 타운과 희망의 대지'를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