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약 5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해고했음이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이번에 해고당한 직원들은 대부분 퍼블리셔, 라이브 이벤트 및 e스포츠 비즈니스와 관계된 부서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e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사장 'Tony Petitti'는 이번 해고 건에 대해 콜오브듀티 및 오버워치 리그의 라이브 이벤트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거라 답했다. 다만, 해외 게이머들과 여론은 조금 다른 부분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주목하고 있다.

2018년 말, 마이크 모하임 前 대표가 사임하고 J.알랜 브랙 체제의 블리자드가 꾸려진 이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꾸준히 크고 작은 인사 변동을 일으켰다. 마이크 모하임 前 대표의 계약이 완전히 끝나기 두 달 전, 775명(전체 직원의 약 8%)의 직원이 무더기 해고당한게 시작이었다. 당시 해고 인원은 비개발직군에 한정되었으며, 각 권역별 지사 직원들도 다수를 차지했다.

2020년 10월에는 프랑스 베르사유 지사가 폐쇄되었다. 베르사유 지사는 유럽 지역의 현지화 및 CS,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사무실이었으며, 이전 2019년의 대량 해고 당시 약 400여명의 직원 중 134명이 해고된 바 있었다. 이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지사도 연달아 폐쇄했다. 이 소식은 베르사유 지사 폐쇄 결정 직후 SNS를 통해 알려졌다.

한 달 후인 11월에는,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에서 대량 해고 소식이 전해졌다. 별도의 사무실 폐쇄와 관련된 소식은 없었으나 30여 명의 직원이 정리 해고 절차에 들어갔으며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지사로 APAC 권역과 관련된 업무에 대해 중앙 집적화를 계획 중이라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행보가 해고 일변도로 이어진 건 아니다. APAC 지사의 대량 해고 소식이 들리기 한 달 전인 10월 말,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Bobby Kotick'은 향후 2,0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 액티비전 블리자드, '바비 코틱(Bobby Kotick)' CEO

게이머들과 해외 여론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행보가 부작용을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게이머 중심' 개발사로 이름을 높였던 블리자드가 최근 몇 년간 이전과 묘하게 다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이와 같은 급격한 체질 개선의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우려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한 해 최고의 실적을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의 대흥행을 등에 업고 전년동기대비 270%라는 기록적인 매출 상승률을 달성했으며, 영업 이익 또한 45%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호조는 4분기에도 이어져 4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 영업 이익은 20%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한편,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블리자드 출신의 베테랑들은 꾸준히 새로운 개발사를 세워 자신들만의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2016년, 이미 게이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베테랑들인 '롭 팔도'와 '조시 모스키에라', '닉 카펜터'가 설립한 '본파이어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엔 블리자드의 前 대표인 '마이크 모하임'이 '드림헤이븐'을 설립했다.

또한, 한 달 후인 10월 말에는 스타크래프트2 개발자 출신인 '팀 모튼'과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 리드 디자이너인 '팀 캠벨'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RTS 전문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