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IP'라고 평가받는 게임들의 조건은, 어떻게 보면 '명작 게임이다'라는 평가와는 조금 다릅니다. 새롭게 내세운 캐릭터와 세계관, 그리고 내러티브가 기억되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를 '좋아해 주면' 더 완벽하고, 이를 뒷받침할 게임 플레이가 탄탄하다면 '명작'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겠지만 게임으로서 IP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혹은, 회사의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죠. 처음에는 큰 반향이 없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시리즈가 진행되고 꾸준히 개선하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은 대단히 큰 IP 이자 훌륭한 성공작으로 평가될 '엘더스크롤'도, 2편인 '대거풀'은 처참하게 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밀어붙인 IP라고 할 수 있죠.

물론 그렇지만 이렇게 밀어붙여도 살아남지 못하는 IP들이 있고, 반대로 이런 신작을 통해 정립된 시스템이, 기존 게임에 영입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대한 이름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조력자로 남는 IP라고 할까요.

오늘 소개할 게임, '쯔바이'는 어떻게 보면 완성도 높은 시스템과 좋은 게임 플레이에 비해서 IP로서는 영향력을 주지 못한 케이스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 차기작이나 이후 게임들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케이스죠. 그런 의미에서, 포크루와 피피로, 타마가 펼치는 유쾌한 모험 '쯔바이'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한번 짚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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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바이!!'가 뭔가요??
액션 만큼은 팔콤 으뜸을 다투는 고전 명작 '액션 RPG'

▲ ※ 표지 일러스트레이터만 달라서 이 일러스트에 속으면 안됩니다.

'쯔바이!!'는 팔콤에서 제작한 액션 게임으로, 2001년작 '쯔바이!!'와 2008년작 '쯔바이2'가 팔콤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한국도 '쯔바이!!'가 정식으로 발매되었고, 2012년에는 이를 모티브로 한 온라인 게임 '쯔바이 온라인'이 개발되기도 했죠. 아마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신 게이머들이시라면, '쯔바이'에 대해서 분명 들어보셨거나 플레이해보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에서도 독특하게 인기 있었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쯔바이(Zwei)는 독일어로 숫자 2를 뜻합니다. 그런 의미대로 게임의 주인공도 두 명이죠. '쯔바이!!'의 경우 플레이어가 이름을 지정해 줄 수 있었지만, 기본 디폴트 네임인 '포크루'와 '피피로', 그리고 애완동물인 '타마'가 주인공 일행입니다. 즉, 두 명의 사람과 한 마리가 떠나는 유쾌한 모험을 다룹니다.

▲ 물론 게임도 귀엽습니다

평범하게 지내던 주인공들의 일상에서, 마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귀한 신상들이 도둑맞게 되죠. 사실 별로 값도 안 나가는 물건이어서 애매하게 된 차에, 마을 영주는 자칭하는 프슈케가 10만 펜네를 주겠다고 하면서 주인공 포크루와 피피로가 이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납니다. 그 이후는 사실상, 왕도 판타지물이자 유쾌하고 평범한 이야기가 흘러가죠.

사실 크게 튈 것 없는 스토리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의 특징이자 강점인 '캐릭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피피로는 이 게임 최고 독설가고,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정도로 솔직하죠. 천재적인 마법 재능의 보유자이면서도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마법같은 건 필요 없다고 투덜거리는 대사가 인상적이었죠.

이런 피피로와 포크루의 여행은 완곡점이 심하고 스펙타클한 여행은 아니지만, 소소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동화'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죠. 일단 목표가 결국 '나쁜 마왕을 물리쳐라'니까, 아무래도 동화 같은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피피로의 독설이 이러한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이와 함께 세월이 지나도 큰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귀여운 2D 그래픽이 압도적입니다.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봐도 "어우 이걸 어떻게 하냐"라고 할 정도가 아니라, "귀엽게 잘 만들었네"라는 감상을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이니까요.


이런 두 명의 주인공 외에도, 쯔바이의 핵심적인 매력이자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전투와 성장입니다. 조작은 매우 간소화하고, 피지컬인 요소를 통해서 '액션'을 만들었죠. 두 주인공은 근접/물리-마법/원거리로 나뉘어 있고, 보옥을 장비하면서 속성을 부여하거나 특별한 효과를 낼 수 있게 마련됐습니다. 또한 게임 특성상 근접이 상당히 불리한 편인데, 이를 '마법 흡수'를 도입하고 경직치와 대미지를 크게 주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물론 스코어링까지 가는 시점에서는 결국 안 맞아야 해서 피피로를 주력으로 운용해야 했지만요.

이렇게 두 주인공을 조작해서, 던전에서 적을 물리치면 됩니다. 던전도 단순히 적을 물리치고 끝나는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퍼즐이 가미되어 있어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아이템을 사용해 길을 개척하는 형태로 되어 잇었죠.

물론 '쯔바이!!'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바로 성장 시스템인데, 단순히 적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적을 물리치고 드롭되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HP와 EXP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를 채택했고, 이런 시스템이 크게 호평받았죠. 또한 같은 음식을 10개 가져가면 1.5배의 효율을 내는 음식으로 교환해 주는 구조를 채택하여 캐릭터 성장의 효율에서도 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늠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에 또 다른 매력을 부여하는 건, 일본 게임 특유의 파고들기 요소가 매우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던전 클리어 시, 클리어 시간과 부순 항아리의 수, 피격 횟수를 따져서 달성도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달성도가 진짜 별거 아닌데, 좀 더 완벽하게 해야겠다 하는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이에 기반한 보상도 상당히 좋은 편이기에, 무조건적으로 노리게 되면서 전투에 집중하게 됩니다. 조작은 매우 단순하고, 룰도 쉬운데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쯔바이!!'의 시스템은 후속작인 '쯔바이2'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다소 평이하다는 스토리를 보강하고 풀 3D 그래픽으로 일신한 '쯔바이2'는 2008년에 출시되었고, '쯔바이!!'의 사건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다뤘죠. 큰 호평을 받았던 '쯔바이!!'와는 달리 '쯔바이2'는 다소 평가가 엇갈리는 편입니다.

스토리의 스케일이 매우 커지고 반전 요소도 들어갔지만 여러 가지 요소들이 호불호로 남았다고 할까요. 우선 3D로 일신한 그래픽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전작보다도 '파고들기' 요소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바로 액션입니다. 전작과는 달리 '점프'와 고저차가 도입되면서 훨씬 생동감 있고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전달했고, 타격감도 수준급이기에 이런 액션성 만큼은 '쯔바이2'가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입니다.

또한 쯔바이2의 주인공인 라그나와 아르웬은 전작의 포크루-피피로의 포지션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라그나의 경우 근접에서 훨씬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포크루보다는 훨씬 더 활용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르웬의 마법 성능이 워낙에 좋아서 별로 빛을 보진 못했다는 게 흠이면 흠이겠죠. 그래도 플레이의 재미 자체는 1편보다 훨씬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 게임이 '쯔바이2'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화풍에서 급격히 바뀐 컨셉과 스토리에 대해서 말이 많은 편이죠. 다만 '쯔바이2'의 경우, 한국에는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기에 아마 플레이해보신 분들이 많이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스팀에서 '쯔바이2'를 플레이해볼 수는 있습니다(한국어 미지원).


이후로는 정식 '쯔바이'의 후속작이 패키지로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의 '쯔바이'가 등장했는데, 개발사가 한국입니다. 네온소프트에서 개발한 '쯔바이!! 온라인'이 한국에서 출시됩니다. 원작 '쯔바이'가 채용했던 음식을 통한 레벨업과 특유의 그래픽을 잘 구현하여 향수를 제대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게임이었죠. 그렇게 등장한 '쯔바이!! 온라인'은 2009년 12월 첫 CBT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개발을 이어왔습니다.

이후 네 차례에 테스트를 걸쳐 게임을 보완하고 2012년 5월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 '쯔바이!! 온라인'은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환경에 맞춰 원작의 시스템을 보강하고, 풍성한 이벤트 신을 도입하면서 기존 온라인 게임들과는 다른, 신선한 캐주얼 RPG의 노선을 탔죠. 원작의 2인 플레이는 '쯔바이 시스템'으로 구현되어 플레이어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캐릭터를 맡기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음식 시스템도 자동 루팅과 교환 등 그대로 구현된 부분이 많았죠.

▲ 한국에서 '쯔바이!! 온라인'이 등장했었죠.


그러나 아쉽게도 '쯔바이!! 온라인'도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쯔바이!!가 출시된 지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만큼 PC 환경도 변화한데다가 유저층도 달라졌습니다. 쯔바이!!의 개성과 감성을 가진 유저층은 이미 성인이 되어버렸으나, 여전히 '쯔바이!! 온라인'은 저연령층을 노린 듯한 캐주얼한 RPG의 모습이라는 기묘한 현상이 나왔죠. 결과적으로 쯔바이!! 온라인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게임 역사 속에서 '쯔바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팔콤의 액션에 흔적을 남긴 거인
부활하진 못했지만, 잘 만든 액션과 시스템은 어디 가지 않는다


패키지 게임으로 두 차례,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시도 한차례까지 있었던 '쯔바이'라는 IP는 한때 팔콤을 대표하는 RPG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었습니다. 재너두(X), 이스(Y), 그리고 쯔바이(Z)라는 XYZ가 성립하던 시절이었죠. 아마 팔콤의 팬들은 이때를 '구팔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쯔바이!!'는 팔콤의 고전 대표 게임의 하나로 불리고 있죠.

현재 팔콤은 '궤적' 시리즈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설립 40주년을 맞이한 지난 3월 방송에서 최신작인 '여의 궤적'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공개된 바 있고, 섬의 궤적 시리즈의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발표도 있었죠. 물론 팬들의 요청에 따라서 새로운 신작을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은 궤적 시리즈의 최신작인 '여의 궤적'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40년이라는 긴 팔콤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게임들이 있었고 명작들도 많았죠. 팬들도 그런 게임들을 다시 현세대에 맞춰 디자인한 모습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이 없을리가 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팬 중에 하나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XYZ, 이 중에 재너두와 이스는 어떻게든 '부활'을 하긴 했습니다. 물론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 및 본편과 연관이 하나도 없이, 이름만 차용하긴 했어도 결국 '도쿄재너두'라는 타이틀이 새롭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이스'는 여전히 팔콤을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죠. 팔콤 고전 명작 RPG XYZ 중, '쯔바이'만 아직 현세대로 돌아오지 못한 셈입니다.


많은 이들이 명작으로 기억하는 '쯔바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럼 이쯤에서 우리가 '쯔바이!!'를 좋은 게임으로 기억하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액션입니다. 특유의 타이밍을 맞춰 공격하고, 적을 기절시키고 공중에 띄우는 쯔바이의 액션 시스템은 기본이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정말 재미있었으니까요.

물론 이런 단순한 액션 자체는 현대적인 '액션 게임'의 디자인에서는 채용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쯔바이2'에서 개선된 액션 시스템이 현대적으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형태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액션'의 재미를 보태고 살리는 건, 쯔바이가 갖고 있는 던전의 스코어링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도전 과제와 보상이 어우러지면서, 양쪽이 시너지를 발휘해 '파고드는 재미'를 극대화합니다. 이런 시스템의 특징을 또 다른 방향으로 풀어낸 '쯔바이!! 온라인'의 콤보 스톡과 캐릭터-쯔바이-보옥 필살기도 괜찮은 사례라고 봅니다. 또한 두 명의 캐릭터를 번갈아가면서 조작하거나, 자유롭게 세팅하여 조작할 수 있는 자유도는 현대에서도 크게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 1편보다 한층 더 개선된 쯔바이2의 액션은 정말 재밌습니다.

물론 대단히 독특하고 신선했던 '음식'을 통한 레벨업 시스템은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분명 음식을 통해 경험치와 체력을 회복하는 시스템 자체는 신선하기는 하나, 10개를 모아 효율이 좋은 음식으로 바꾸는 등의 시스템은 다소 번거롭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자동으로 획득되는 경험치에 비해서 조작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번거로운 데다가, 액션을 중시하는 게임에서는 이런 과정 자체를 간소화하거나 편의적으로 제공하고 액션에 집중하기 때문에 트렌드와도 잘 맞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동화풍의 분위기는 게임의 스토리, 평가에 따라서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최근 '스토리'에 대한 기준은 예전보다는 훨씬 높아졌습니다. 흔히 '왕도 판타지물'이라고 하는, 다소 뻔한 내용은 이제 유저들에게 잘 먹히지 않죠. 이러한 왕도 판타지적인 내용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반전 요소나 확실한 연출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인상을 줄 수 있는 내러티브가 요구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상쾌한 액션과 이를 보조할 파고들기 요소, 그리고 동화풍의 분위기와 독특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쯔바이'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기 좋은 게임입니다. 하나 더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생동감 있는 NPC들의 행동도 개인적으로는 높게 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을에서 시간마다 NPC들이 자리를 옮기는 게 아니라, 정말 생업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죠. 당시 RPG에서는 보기 힘든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게이머들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해 주었고, 이를 통해 쯔바이가 좋게 평가를 받는 거겠죠.

결과적으로 '쯔바이'는 새로운 IP로 자리를 잡았다기보다는, 훌륭한 시스템과 액션성 및 플레이 경험이 고평가를 받았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한 분석이겠죠. 캐릭터나 스토리, 혹은 세계관을 기억해서 "어떤 장면에서 눈물나게 감동했다"라는 평보다, "진짜 재미있었다"라는 후기가 더 어울리는 게임이랄까요.

한 걸음 물러놓고 현시대에서 분석해도, 이러한 '쯔바이!!'의 시스템의 기반은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확실한 컨셉으로 '의도한 경험'을 제대로 전달했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으니까요. 이렇게 잘 만들어진 시스템은 향후 세월이 지나 개선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더욱 좋은 시스템으로 다시 한번 찾아올 수도 있죠. 보통 이렇게 시스템 혹은 컨셉을 계승한 새로운 시리즈를 '정신적 계승작'이라는 평가를 많이 하곤 합니다.

▲ PS4로 돌아오는 '나유타의 궤적 Kai', 여기서도 쯔바이의 흔적을 볼 수 있죠.

비록 '쯔바이!!'가 공식적으로 재개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2012년 PSP로 출시된 팔콤의 신작 '나유타의 궤적'이나 '도쿄재너두'를 해보면 쯔바이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나유타의 궤적은 2인 플레이와 다른 궤적 시리즈와 다르게 '액션'을 채용한 부분 등 게임의 시스템상으로 쯔바이의 그림자, 향수가 진하게 느껴졌으니 어떤 팬들은 '쯔바이3이다'라고 우스갯소리로 평가를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나유타의 궤적'은 리마스터를 통해 '나유타의 궤적 Kai'로 출시될 예정이니, 다시 '쯔바이'의 향수를 느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쯔바이!!'와 '쯔바이2'는 스팀에서 판매 중이고, 평이 많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유저 평가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팔콤이 이런 '쯔바이!!'의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대적인 시리즈에서도 이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형태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IP 자체의 큰 매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카메오로 출현하거나 시스템이나 컨셉을 이어받은 계승자들을 통해서 여전히 과거의 명작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도 명작으로 평가받는 구작을 새로운 시리즈 속에 새로운 방식으로 편입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요. '궤적'이라는 시리즈 속에서 '쯔바이'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향수가 느껴진다면 팬들은 신작이 아니라도 "이거 쯔바이 생각나네"하면서 소소하게 즐거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쯔바이!!'는 누구의 소유인가요?
꾸준히 IP를 관리하고 있는 '팔콤'의 소유


'쯔바이!! 온라인'이 제작될 당시, 팔콤은 쯔바이 뿐 아니라 이스도 PC온라인 게임으로 제작하려는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회사를 이끌어갈 IP로 점찍어 확장을 해보려는 팔콤의 도전이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의미있는 시도' 정도로 남게 되었지만, 그렇게 '쯔바이!!'의 역사가 이어지지는 않았죠.

물론 이후로도 팔콤이 건재하게 신작을 개발해왔고, 팔콤에서도 고전으로 분류되는 IP자체가 하나의 자산이자 회사의 포트폴리오이므로 소중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다른 회사의 경우 고전 IP가 사라져 볼 수 없는 경우가 흔한 편인데도 팔콤은 따로 페이지를 유지하고 관련 미디어를 여전히 배포하는 있는 정도니까요.

▲ 공식 홈페이지에서 게임 정보, 스크린샷 등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코너로 언급했던 '밴티지 마스터'의 경우는 무료로 배포하는 위엄도 보여줬고요. 또한 스팀을 통해서 2018년부터 '쯔바이!!'와 '쯔바이2'가 정식 출시되면서, 지금은 꽤 많은 고전 팔콤의 고전 명작들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편입니다.

이는 어느정도 팔콤이 글로벌 진출에도 많은 의지를 드러낸 결과물 중 하나라고 봅니다. 팔콤의 글로벌 진출은 옛날 일이 아니고, 한국에도 많은 타이틀을 선보인 게임사죠. 한국에서 신작 게임들을 유통하는 과정과 환경에서 다소 미흡했던 시기가 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팔콤 타이틀이 한국어화되어 출시되고 있으니까요. 과거 우리가 '팔콤'의 게임을 많이 기억하는 이유도, 예전부터 꾸준히 한국어화를 진행하여 유저들에게 선보인 팔콤의 노력이었습니다.

지난 3월 진행된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니혼 팔콤의 콘도 대표는 "오래된 시대의 게임도 현세대기에 맞춰 재발매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질문에, "구작도 '어떤 형태'로든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재발매) 해보고 싶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꾸준히 구작에 대해 관리하고 있으며 재발매에 대한 생각도 없지는 않다는 셈이죠. 리마스터나 리메이크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도 구작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본다는 점을 이후 출시된 타이틀에서 느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팔콤이 상당히 IP를 잘 관리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오랜 팬들은 '신작'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겁니다. 부활이 아니라 신작 속에서라도, '쯔바이'의 향수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