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금), 디아블로2 레저렉션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의 문이 열렸습니다. 과거 디아블로2를 즐겼던 분들이라면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실 텐데요. 저 또한 한때 디아블로2에 푹 빠져 살았던 기억이 있기에 테스트를 오매불망 기다려 왔습니다.

사실, 레저렉션 소식이 들려왔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의 미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래픽과 일부 편의성 개선 소식은 무척 반가웠지만, 출시 20년이 지난 게임이기에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지 걱정되더라고요. 미리 공개된 익숙하지 않은 아마존의 모습도 절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액트1의 문이 열리자 모든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제 손은 소서리스의 파이어볼과 차지드 볼트를 날리기에 바빴고 정신을 차려보니 듀리엘까지 사냥해버렸네요. 자, 그렇다면 새 옷을 입은 디아블로2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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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서리스로 시원하게 달려봤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역시 그래픽이었습니다. 액트1 로그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체감되는 수준이었죠. 캐릭터는 물론, 마을의 NPC나 지나가는 동물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키보드 G키를 통해 원작의 그래픽으로 바꿔보니 정말 엄청난 변화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아, 그리고 몬스터의 정확한 외형도 이제야 알게 되었는데 지금 보니 참 무섭게 생긴 친구들이었습니다.

전반적인 색감은 어둡게 느껴졌고 던전에서는 더 심했습니다. 정말 바로 앞만 보이는 수준이라 툭 하고 튀어나오는 몬스터에 놀라기도 했어요. 원작보다 더 디아블로2 같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기도 했는데 이내 적응한 것 같습니다.

스킬 이펙트는 밝고 화려합니다. 어두운 던전에서 길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죠. 저는 테스트 전 공개된 정보를 확인할 때 이 스킬 이펙트가 눈에 피로감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 이랬던 로그 캠프가


▲ 멋지게 다시 태어났습니다


▲ 키보드 F키를 통해 줌을 해보니 NPC 얼굴도 잘 보입니다


▲ 던전 안은 정말 어둡습니다


원작을 플레이할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은 창고의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창고가 좁다 보니 많은 분들이 캐릭터를 더 생성해두고 아이템을 넣어 두곤 했죠. 혼자 아이템을 옮겨 보려다가 방이 날아간 아픈 기억을 가진 유저는 분명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레저렉션에서는 창고가 넓어졌고 계정 간 공유도 가능합니다.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창고의 크기는 원작의 48칸에서 100칸으로 넓어졌고 'SHARED'라는 항목을 통해 공유 창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싱글로 진행되다 보니, 별도로 생성한 캐릭터와 창고가 공유되더라고요.

실제 사용해보니, 창고는 꽤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보석이나 룬, 아뮬렛, 링 등을 수집해 꽉 채워보려고 했는데 액트2를 마무리할 때까지 공간이 남았습니다. 물론, 공유 창고는 텅텅 비워둔 상태였죠. 개인적으로는 같은 아이템은 겹칠 수 있게 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이 정도의 넓이면 불편함이 많이 해소될 것 같습니다.

이 외 눈에 들어온 편의성 개선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AUTO COLLECT GOLD' 기능입니다. 옵션에서 키면 골드 근처에 다가갔을 때 자동으로 주워주더라고요. 지갑이 얇은 초반 구간에는 골드를 줍는 것도 일인데, 손가락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캐릭터창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창에는 'ADVANCED STATS'라는 항목이 추가되었는데요. 이를 열어보면 현재 캐릭터에 적용되고 있는 아이템 효과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나씩 아이템을 보면서 '패캐', '패힛', '매찬'을 계산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 무려 100칸으로 늘어난 창고, 감격스럽습니다


▲ 공유 창고가 있어 캐릭터간 아이템 이동도 편리해졌습니다


▲ 더 이상 아이템을 보며 패캐를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알려진 것처럼 원작의 모습을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그래픽이나 편의성 개선을 제외하면 원작과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메뉴의 위치 조정 등이 이루어진 인터페이스도 큰 변화는 없어 기존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템의 디자인도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세련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을 뿐이죠. '별모양', '해모양', '물병모양' 이라고 불렀던 아뮬렛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도깨비', '꽈배기', '눈알', 'M자', '곰발바닥', '조리퐁' 등으로 불리는 참의 디자인도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템에서 가장 크게 디자인 변화가 느껴지는 것은 포션 정도가 있겠네요.

레저렉션이 원작의 가장 최신 버전인 1.14를 기준으로 하기에 룬워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액트2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스텔스'를 만들었는데 제작 공식도, 완성품의 옵션도 원작과 같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원작에서는 룬워드를 만들면 옵션에 가려 사용한 룬의 모습이 잘 안 보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룬의 모양이 정확히 보였습니다.

이쯤 되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퀘스트나 게임 플레이 방식도 변화가 없습니다. 액트1과 액트2의 진행 루트는 원작과 같았죠. 덴 오브 이블에서 시작해 케인을 구하고 안다리엘을 처치하는 것도, 그리고 막강한 듀리엘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용병을 희생시키면서 열심히 딜을 넣어야 한다는 점도 과거 그대로입니다. 어떻게 보면, 편의성과 그래픽을 개선하고 플레이는 원작을 따라가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지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듀리엘 처치를 마지막으로, 이렇게 디아블로2 레저렉션과의 첫 만남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의 불안함은 금새 잊고 캐릭터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파밍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떴네요. 액트3를 보내주지 않는 메쉬프를 뒤로 한 채, 저는 이제 아마존과 바바리안을 체험해보러 가보겠습니다.


▲ 화려하다고 놀라지 마세요. 기억 그대로 기둥을 막 눌러서 트리스트럼으로 가면 됩니다


▲ 룬워드의 공식도, 결과물도 원작과 같습니다


▲ 과거나 지금이나 까다로운 듀리엘은 용병의 희생을 바탕으로 처치했습니다


▲ 메인 메뉴 말고 메피스토 있는 액트3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