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빈 단장의 머니 볼로 잘 알려진 빅데이터를 통해 기적에 가까운 20연승을 기록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이번에는 VR을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미국프로야구리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채택한 VR 훈련 기술을 공개했다.

애슬레틱스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 기간 Win Reality가 개발한 VR 소프트웨어를 훈련에 도입했다. 선수들은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통해 투수의 구속뿐만 아니라 피칭 움직임, 공을 던지는 릴리즈 포인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맷 올슨은 VR 훈련의 덕을 톡톡히 본 타자로 꼽힌다. 2012년 드래프트로 애슬레틱스에 입단한 올슨은 2016년 메이저리그에 입성, 2018년과 2019년에는 특유의 장타력을 선보였고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선보이며 두 차례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부상 이후 단축 시즌이 된 2020년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데뷔 시즌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아직 13경기만 치러졌을 뿐이지만, 올슨은 2할 8푼 9리로 역대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며 여전한 장타력을 자랑하며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다.

특히 VR의 강점은 지난 1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올슨은 상대 선발 투수 호세 유리나를 처음 만났다. 통상 타자가 처음 투수를 상대하는 경우 투구 습관이나 구질 등이 낯설어 타격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날 올슨은 유리나를 상대로 3번의 타석에서 2번의 안타를 때려냈다.

올슨은 전에 상대한 적이 없는 투수를 대할 때 상대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VR 프로그램을 활용한다고 전했다. 이날 올슨은 유리나 상대 몇 시간 전 클럽하우스에서 VR 장비를 착용하고 타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VR 산업은 스포츠 관람을 넘어 훈련 도구로 사용된 지 오래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미식축구의 경우 프로 리그인 NFL과 대학 풋볼팀에서 VR을 훈련에 활용하고 있고 농구, 사이클 등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팬들이 그린에서 훈련할 수 있는 VR 골프 콘텐츠 개발도 이어지는 등 VR 기술은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선수들의 훈련에도 쓰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