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검은사막 메인 스토리의 마지막 편이네요. 2019년 11월 첫 연재를 시작한 이후로, 무려 1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검은사막을 사랑하시는 모험가 분들이 댓글과 개인 메일을 통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검은사막의 메인 스토리 라인은 이렇게 끝이 나지만,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 추가될 신규 캐릭터와 지역이 있을 테니까요. 당장 내일 업데이트 될 세이지 각성 스토리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도 넘쳐나는군요. 그래서인지 이번 편의 마지막 부분도 떡밥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일단 지금은 그동안 연재된 기사를 다 읽기 힘들어하는 모험가분들을 위해, 한 편에 모아 간단히 정리하는 기사를 준비중입니다. 참고로 긴 연재 기간 동안 발레노스 메인 스토리가 리뉴얼되는 일도 있었는데, 설정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만약 추후에 다시 플레이해보고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오딜리타 Part 2 - 불균형의 보석

툰크타, 가시나무 성
모습을 드러낸 세페르

투로족 족장, 울루투카가 쓰러졌다. 툰크타의 노래를 얻은 모험가가 그를 불러내고 쓰러뜨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울루투카가 쓰러지자 툰타의 요람이 생명의 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안에서 오딜리타를 보호하는 쪽빛 불꽃을 만들어냈다는 툰타의 씨앗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지의 신 툰타의 희생이 담겨있는 씨앗이자, 불균형의 보석을 이루는 세번째 재료가.

갑자기 밖에서 투로족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족장이 쓰러지자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화들짝 놀란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모험가가 있는 울루투카의 거처로 뛰어들었다. 분노로 타오르는 새빨간 눈빛. 그들의 선두엔 오펜실라가 있었다.

"결국... 우리가 내민 마지막 손을 뿌리쳤구나."

오펜실라는 애초에 모험가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했다며 이를 갈았다.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며, 가시나무 성이 열리면 세페르님이 어떠한 자비도 베풀지 않을 것이라 소리쳤다. 하지만 모험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벼락을 훌쩍 뛰어넘어 부족장 카르틸탄크타의 거점으로 도망쳤다. 마지막 내민 손이라니. 가짜 옥과를 주어 죽이려고 할 때는 언제고.

카르틸탄크타는 툰크타의 노래를 가지고 혼란스러워하는 투로족들에게 울루투카가 받은 것이 거짓 계시였음을 일깨웠다. 그리고 낙망의 불꽃으로 기존의 부패한 툰크타를 활활 태운 뒤 울창한 숲을 재건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투로족들에겐 새 족장이 필요했다. 또한 천년의 시간을 모독한 세페르의 아히브를 반드시 엄벌해야만 했다.

한편 카르틸탄크타는 울루투카가 쓰러졌을 때 가시나무 성에 몸을 숨긴 세페르가 분노에 찬 비명을 지르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카르틸탄크타는 모험가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하며 그녀가 모험가를 직접 찾고 싶어할 것이라 했다. 물론 세페르는 환영 마법의 대가로 불리는 아히브였다. 설령 모험가를 찾아온다해도, 공격받을 수 있는 본 모습을 쉽사리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었다.


▲ 툰크타의 노래를 듣고 모습을 드러낸 울루투카

▲ 가시나무 성이 곧 열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하둠의 날개' 세페르 오도어가 모험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마 카르틸탄크타의 말대로 본체가 아닌 환영이었겠지만, 모험가는 그 환영에게서 최초의 타락자 라즈날과 같은 엄청난 어두운 기운을 느꼈다. 하둠 본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세페르 오도어는 모험가를 크게 꾸짖었다. 지금의 선택을 언젠가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부정의 신과 인간들의 죗값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곧 모험가 역시 그들과 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세페르의 이상향
검은 신단수의 진실한 수호자. 세상을 구원할 불멸의 심판자. 이 세상의 가장 적법한 통치자. 세페르 오도어 여왕.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그녀를 일컫는 호칭이다. 세페르 오도어는 모험가가 카마실브의 빛을 되찾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를 죽이려했다. 하지만 모험가는 오펜실라의 위서와 아리엔의 함정에서도 살아남았다.

"인간들은 저들이 섬겼던 부정의 신이 어머니의 세상을 파괴한 죄값을 치루는 것이다. 빛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불태웠던 신의 죄를 함께 받는 것. 어머니는 엘비아를 망쳐버린 부정의 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둠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셨다. 나 세페르 오도어는 배반자가 되어버린 루트라곤, 카프라스와 안타깝게 죽어버린 아멜리아 오네트님의 사명을 이어 태양과 달리 어우러진 검은 태양을 떠올릴 것이다. 복수로 부활하신 어머니의 심판 아래 부정의 신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말로를 알고 있느냐? 결국 그는 패배해 죽은 신이 되었으며 영혼마저 검은별에 갇혀 그가 그토록 사무치게 사랑하던 세상으로 돌려보내졌지. 머지 않아 가시나무 성에서 다시 보지. 지금의 네 선택을 매우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다."

- 세페르 오도어

모험가는 세페르가 했던 말을 듣고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정의 신의 정체가 조금은 밝혀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었다. 이 세상의 빛이 저세상에서는 멸망을 가져왔다는 것일까?

그때, 모험가는 자신을 멀리서 응시하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도박꾼 헬론이었다. 그녀는 멀찌감치 팔짱을 끼고 서서 모험가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세페르가 직접 성 밖에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숨을 푹 쉬고는 알려줄 것이 있어 찾아왔다며 브롤리나의 메마른 땅의 지도를 꺼냈다. 칠흑의 잿더미 수장 아레델이 다시 모험가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그 지도는 사실 아타락시아의 것이 아니였으며, 브롤리나가 모험가를 인도하기 위한 지도였다.

도박꾼 헬론과 오딜리타의 변화
도박꾼 헬론은 방랑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수도 오드락시아로 돌아갔다. 그녀가 다크나이트들의 은신처인 칠흑의 잿더미를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오렌치아의 아히브들과 다크나이트들은 모험가의 활약 덕분에 오해를 풀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동맹을 맺고 세페르에 대항하기로 합의했다.


▲ 세페르 오도어

▲ 도박꾼 헬론은 수도로 돌아가 칠흑의 잿더미를 맡게 되었다.


낙시온 동굴
두 여왕의 믿음과 불균형의 보석

모험가는 헬론이 건넨 메마른 땅의 지도를 다시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작은 표식이 하나 있었다. 라 오델과 낙시온 사이를 구분 짓는 계곡과 해협 사이, 일반적인 지도로는 찾아갈 수 없는 낙시온 동굴. 그곳에 오딜리타의 여왕, 비오렌치아 오도어가 모험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브롤리나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지도를 따라왔는데 제가 있어서 놀랐나요?"

비오렌치아의 옅은 미소가 촛불에 비춰 아른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인 진실의 계율을 가리켰다. 오딜리타 전역에 놓인 11개의 계율 중 첫번째 계율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브롤리나의 관계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과거 그녀들의 진실을 담은 일기를 나눴던 바로 이곳에서.

진실의 계율과 두 여왕
오르제카는 소원을 이뤄주는 신, 크자카를 섬겼다. 오르제카에서 소원을 빈다는 것은 큰 권력으로, 부패한 관리는 그 권력을 돈을 받고 팔기에 이르렀다. 자비로운 크자카는 소원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고, 결국 남발되는 소원으로 왕국은 자멸했다.

그들은 권력에 취해 처음의 목적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하둠을 피하기 위해, 악신 크자카를 섬기게 됐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빛을 이용하지만, 깊고 깊은 어둠은 작은 빛으론 어찌할 수 없었다. 더 짙은 어둠은 빛을 집어삼키는 법이었다.

비오렌치아는 그 사실을 카마실비아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캐더린이 공격 받은 이아나로스의 들에서, 비오렌치아와 브롤리나는 거짓된 삶을 맹세했다. 모두를 살리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남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줄을 타고 춤추는 광대가 되기로. 그리고 오르제카인들이 후회의 눈물을 훔치며 진실의 계율을 써내려간 이곳 낙시온 동굴에서, 진실만을 담은 일지를 나눴다.

브롤리나와 비오렌치아의 교환일기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밤하늘을 올려보라. 칠흑같은 어둠 속 당신의 별이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리는 모두 밤하늘의 등대지기다. 당신의 등대에는 몇 개의 별이 있는가?

(수수께끼를 풀자, 봉인이 풀린다.)

태양의 기운을 머금고 태어난 나, 브롤리나 오네트는 달의 땅에 자리한 고대 정령 나크의 낙원에서 맹세하노니, 어머니의 빛을 삼켜 그 어둠을 세상에 드리우고자 하는 간악한 하둠의 뱀, 이베도르와 결탁하여 그 뱀의 독으로 이 숲의 숭고한 두 지도자들 잔인하고 독살하고, 그 죄를 무고한 폴리 정령들에게 뒤집어씌움으로써 태초부터 이 땅을 지켜온 정령들을 떠나게 하며 결국 한 배에서 달의 자매들을 우리로부터 등 돌리게 한...

카마실브 수호의 맹약을 잃어버린 미친 여왕, 아멜리아 오네트를 끌어내리고 그 보위에 오르리라.

(잠깐의 공백이 흐른다.)

달의 기운을 머금고 태어난 나, 비오렌치아 오도어는 이곳, 고대 정령 나크의 낙원에서 맹세하노니, 나를 따르는 수많은 자매들의 눈에 씌인 덮개를 걷어 눈 앞의 작은 원한보다 더 깊은 어둠을 바라보게 지도하며, 여명이 세페르의 독니로부터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그리고 카마실브가 하루 빨리 그 빛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직 폭군의 손아귀에 있는 태양의 자매들을 깨우치기 위해 공포의 군주로 군림하여 세간의 삿대질도 기꺼이 받아내리라.

비오렌치아의 사정
폭군 아멜리아는 그녀의 정예군 아이넬을 아히브로 위장시켜 아름다운 이아나로스의 들을 캐더린의 피로 얼룩지게 했다. 모든 가넬들은 그녀의 계략에 속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아히브들은 분노가 치솟았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몰린 아히브들은 결국 그라나에서 쫓겨났다. 쫓겨난 아히브들은 분풀이의 대상으로 함께 살아돌아온 가넬, 브롤리나를 괴롭혔다.

맨 처음 비오렌치아는 그녀를 변호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아히브들을 모두 진정시키기엔 어려웠다. 심지어 몇몇 아히브들은 브롤리나를 죽이려 들었고 여기에 비오렌치아까지 휘말리게 되자, 브롤리나는 비오렌치아에게 변호를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 뒤로 비오렌치아는 다른 자매들 앞에서 브롤리나를 함께 괴롭혔고, 모두가 잠든 뒤에야 몰래 그녀를 눈물로 안아주었다.

한편 아멜리아는 브롤리나를 입막음하기 위해 오딜리타로 꾸준히 자객을 보냈다. 그러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몇몇 아히브들이 비오렌치아의 말을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현재 비오렌치아의 지지세력이 된 베르티와 오드라교, 가시나무 감시자들이다.

하지만 어느날 가시나무 감시자의 일원이었던 오펜실라는 비오렌치아를 배신했다. 그녀는 아리엔과 자매들에게 브롤리나와 비오렌치아의 관계를 왜곡하며 공격해왔고, 그러던 중 오드락시아에 투라실의 씨앗이 터져 수많은 타락자가 생겨났다. 비오렌치아는 그 혼란을 틈타 브롤리나를 오딜리타에서 탈출시켰다.


▲ 다시 만나게 된 비오렌치아 오도어와 브롤리나 오네트

비오렌치아의 말이 끝나자 어딘선가 실바람이 불어왔다. 브롤리나였다. 우아한 자태로 모험가 앞에 선 브롤리나는 그동안 모험가를 속여온 것에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다. 그리고 불균형의 보석을 만드는 재료인 투라실의 가지를 꺼냈다. 그것은 이전에 비오렌치아와 처음 메마른 땅으로 들어갔을 때 교환했던 우정의 증표였다.

모험가는 비오렌치아의 지시에 따라 그 투라실의 가지를 들고 오드락시아 가시꽃 왕실 뒤편, 투라실의 심연으로 향했다. 그곳을 지키는 가시나무 감시자, 캐롤리아는 모험가가 지닌 투라실의 가지를 보고 길을 비켜주었다. 그렇게 입장을 허락받은 모험가는 조심스레 투라실에 뿌리내린 카마실브 가지를 하나 꺾었다.

모험가는 그동안 모아온 5가지의 재료를 한데 모았다. 올룬의 심장, 무념의 잔, 툰타의 씨앗, 카마실브의 가지, 투라실의 가지가 서로를 끌어당길 듯 요동쳤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과 그림자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보석, 하둠의 영역을 실체화 시킬 수 있는 보물인, 불균형의 보석이 만들어졌다.

브롤리나의 사정
폭군 아멜리아는 오랜 세월 카마실비아의 자매들을 세뇌시켜왔다. 그런 상황에서 오딜리타에서 탈출한 브롤리나는 원로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행여나 어떤 말 실수라도 하면, 아히브들과 오래 지내서 그렇다는 등의 공격을 받을까하여 브롤리나는 항상 언행을 주의해야 했다.

한편 브롤리나는 오딜리타에서 지내던 시절 비오렌치아와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의 믿음을 확인해 줄 '증표'를 교환한 적이 있었다. 브롤리나가 카마실비아에서 가져온 카마실브의 가지가 비오렌치아의 손에 의해 투라실이 된 것처럼, 반대로 첫 투라실의 가지는 브롤리나가 지니게 된 것이다.

브롤리나는 아멜리아를 끌어내릴 준비를 하며 반왕 세력인 '여명의 뿌리'를 창설했는데, 브롤리나는 광명의 형제회와 칼페온 신전에서 접촉하여 자신이 가져온 투라실 가지의 힘으로 트롤과 사우닐이 칼페온을 공격하게끔 했다. 얼마 후 예상대로 칼페온은 카마실비아에 지원군을 요청했고, 광명의 형제회는 아히브의 신임을 얻어 어둠의 마법을 교류하고자 했다.

이와 동시에 브롤리나는 어머니의 땅은 늘 평화로워야 한다는 '어머니의 낙원론'을 주장했다. 낙원을 이룩하기 위해 신단수 주변에 군사가 머무를 수 없다는 낡고 케케묵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아히브 척살에 몰두하느라 재정적으로 추가 병력을 동원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맞물려 아멜리아는 자신의 친위부대인 아이넬을 칼페온으로 파병시켰다. 그렇게 아이넬이 칼페온으로 파병되자 수도 그라나는 텅 빈 성이 되었고, 브롤리나는 그 틈을 노려 아멜리아를 처단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움은 남아있었다. 아이넬과 세페르의 공작 때문이었다. 본래 별무덤에 파견된 아히브들은 검은별 안에 갇혀있는 죽은 신을 연구하기 위해 비오렌치아가 선발한 자들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곳에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스며들더니, 비오렌치아의 이름을 걸고 파두스족을 홀렸다. 덕분에 카마실비아는 곤경에 빠졌지만, 브롤리나는 속으로 비오렌치아를 끝까지 믿어주었다.

또한 타락자들이 차지해버린 살룬의 경계에서, 그들이 어둠의 불꽃으로 레모리아의 절반을 날려버릴 때에도 브롤리나는 비오렌치아를 믿었다. 그녀와 교환한 증표, 투라실의 가지가 항상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사건은 한참 후에야 여왕을 참칭한 세페르의 짓임이 밝혀졌다.

한편 브롤리나는 위와 같은 공작 속에서 비오렌치아를 믿는 한편, 아히브들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일부러 크게 키웠다. 그렇게 장로들을 설득해 굳게 닫힌 쇄국의 문을 열어 젖혔고, 자신을 도울 모험가를 맞아 들일 수 있었다. 그녀는 오직 카마실브의 빛을 되찾기 위해 정령들에게 거짓으로 맹세하고 가증스러운 잔당들을 더 신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루트라곤 장로를 보내 모험가가 원활한 여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모험가가 카마실비아에 다녀간 이후, 고목 안벨리프 성인은 오필리아 아이넬을 심문함으로써 아이넬 잔당과 세페르가 내통하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 두 세력은 카마실비아와 오딜리타의 여왕을 끌어내리고 인간 정복 전쟁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 투라실에 뿌리내린 카마실브 가지

비오렌치아는 그림자의 의무를 다한 모험가를 보고 '이 세계의 그림자가 검은 태양을 떠올리는 날,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소멸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이제 그들은 머지않아 다가올 하둠의 영역에 이 보석을 이용해 맞서게 될 것이다. 또한, 가시나무 성에서 하둠을 복수의 어머니라 부르며 모습을 드러낼 세페르를 언젠가 처단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전쟁의 때가 언제 닥치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기에, 모험가는 한층 무거워진 마음으로 가시꽃 왕실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그 순간, 멀리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고 그 바람을 느끼던 모험가는 문득 올룬의 계곡 옆에 바히트 성소를 떠올렸다. 이상한 문양들을 몸에 그리고, 신도 태워죽일 수 있다는 신성한 불꽃을 섬기는 그들. 그 불꽃의 힘이라면, 다가오는 어둠을 상대하기 훨씬 쉽지 않을까. 그런데, 그 불꽃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 다섯 개의 보물을 합쳤다.

▲ 드디어 불균형의 보석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저는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믿음이란, 그리고 믿음에서 얻는 위안이란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 비오렌치아 오도어


▣ 검은사막 스토리 시리즈
▶검은사막 스토리 #1 - 연대기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2 - 연대기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3 - 발레노스 지역 여정
▶검은사막 스토리 #4 - 세렌디아 지역 여정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5 - 세렌디아 지역 여정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6 - 칼페온 지역 여정 상편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7 - 오제 아가씨의 안타까운 사랑 (칼페온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8 -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권력의 도시 (칼페온 분기3)
▶검은사막 스토리 #9 - 드러난 고대신과 엘리언교의 비밀 (칼페온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0 - 시라레의 불길한 예언과 의심 (메디아 프롤로그)
▶검은사막 스토리 #11 - 일레즈라의 어두운 흔적을 쫓아서 (메디아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12 - 말할 수 없던 네루다 셴의 속사정(메디아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13 - 모험가의 정체는 어둠의 힘이 담기는 그릇? (메디아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4 - 나방은 결국 불빛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이끌림 (발렌시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5 - 발렌시아 건국의 비밀, 그 안엔 모험가가 있었다 (발렌시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6 - 피와 복수의 카마실비아, 아름다운 얼굴의 이면 (카마실비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7 - 캐더린 오네트,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공주였습니다 (카마실비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8 - 드벤크룬에 드리운 붉은 그림자, 가모스의 등장 (드리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9 - 사그라든 불씨, 그러나 위협은 존재한다 (드리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20 - 사실, 인간이야말로 가장 지독한 생물이다 (별무덤)
▶검은사막 스토리 #21 - 빛나는 카마실브, 다가오는 어둠 (오딜리타 1편)
▶검은사막 스토리 #22 - 그란디하 신탁의 결정 (오딜리타 2편)
▶검은사막 스토리 #23 - 모든 것은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다 (오딜리타 3편)
▶검은사막 스토리 #24 - 마지막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오딜리타 4편)
▶검은사막 스토리 #25 - 베디르의 과거와 브롤리나의 행적 (오딜리타 5편)
▶검은사막 스토리 #26 - 하둠에 대항하는 첫번째 준비, 올룬의 심장 (오딜리타 6편)
▶검은사막 스토리 #27 - 어머니께서 검은 태양을 떠오르게 하실 것입니다 (오딜리타 7편)
▶검은사막 스토리 #28 - 하둠=복수의 실비아? 드러나는 신들의 비밀 (오딜리타 8편)
▶검은사막 스토리 #29 - 불균형의 보석과 두 여왕의 믿음 (오딜리타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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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2 - 매화가 지던 날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3 - 워리어, 고옌 용병단의 형제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4 - 레인저, 정령검의 계승자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5 - 위대한 소서러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6 - 이 세상에 피로 물들지 않은 왕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