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미래는 모바일이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e스포츠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e스포츠 통계 전문 사이트인 '이스포츠 차트'는 2020년 가장 인기 있었던 모바일 e스포츠 게임을 다섯 개 소개했다. 클래시 로얄, 왕자영요, 모바일 레전드:Bang Bang, 가레나 프리 파이어, PUBG 모바일. 가장 인기가 있었던 종목은 PUBG 모바일이었고, 최고 동시 시청자수는 무려 100만에 달했다. 2위인 가레나 프리 파이어는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250만에 육박해 지난해 동안 가장 많이 본 모바일 e스포츠 종목이 되었다.

2020년 가장 사람들이 많이 시청한 e스포츠 리그는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그다음이 LCK 스프링, LCK 섬머, LEC 섬머 순으로 이어지는데,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시청한 리그는 PUBG 모바일 리그인 'PUBG 모바일 월드 리그 2020 이스트'로 롤드컵에 비하면 1/4 수준의 시청 시간이지만, 2019년에 모바일 e스포츠가 상위 20등에도 들지 못했다는 점을 참고할 만 하다.

e스포츠 시장이 가장 큰 중국도 모바일 e스포츠 비중이 매우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e스포츠 종목의 시장 규모를 무려 1천406억 위안(23조 5천억 원)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모바일 e스포츠는 무려 4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점점 상승하는 추세라고.

보통 e스포츠 주류 세대라고 한다면 10대에서 30대 후반까지로 볼 수 있다. 가장 고점, 즉, 필자를 포함한 30대에 가까운 사람들은 모바일 e스포츠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는 것이 보통이거니와,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은 확실히 모바일 e스포츠를 거쳐 흐르거나, 아예 그쪽에서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PC 게임들과 비교해 모바일 게임들은 하루에도 몇 개씩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그 중엔 e스포츠의 가능성이 있는 원석들도 존재한다. 10대들의 모바일 게임 이용 비율은 무려 88%에 달한다. 그들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모바일 게임으로 e스포츠를 한다는 것에 비교적 거부감이 적다. 많이 본 현상이다. 현 3, 40대들이 OGN과 스타크래프트를 보며 자랐고, e스포츠에 애착이 생겼으며, 소비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많은 수치는 오히려 더 빠르게 닮을 것이고, 손쉬운 추월을 가리키고 있다.

e스포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이 흐름에 몸을 맡기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종목, 선수, 팀만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에 좋으니까. 그러나 e스포츠 공급자 또는 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길이 시작되는 상류를 계속 의식하는 것이 옳다. 지금은 내 몸이 쓸려나가지 않을 정도의 물살이지만, 내 몸은 물론, 하류의 생태계를 완전히 변화시킬만한 '큰 물살'은 필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