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이니만큼 이사를 하는 것도 오래 걸려 지난 주에야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다고 합니다. 마침 출조낚시왕의 2차 클로즈베타 발표 행사가 NHN의 신사옥에서 진행되어, 홍보팀 직원의 가이드를 받으며 새 집 구경을 했더랬습니다. 일종의 집들이를 한 셈이죠.
한게임의 서비스가 이뤄지는 곳이자 핵심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는 NHN 신사옥은 어떤 모습일까요.
원래 분당 정자역 근처에 있던 NHN은 살짝 옆동네로 이전했습니다. 여전히 정자역이 가깝습니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면 내려서 10분 가량 걸어가야 합니다. 3번 출구로 나와 국민은행을 끼고 돌면, 저 멀리서 녹색 광채를 뿜으며 웅장하게 서 있는 지하 8층, 지상 27층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래 사진들에서도 보시겠지만 전체적으로 네이버를 뜻하는 '녹색'이 건물 곳곳에 사용되었습니다. 자연과 친환경을 테마로 디자인 된 건물이라고 합니다.
정문으로 들어오면 오른편에는 안내데스크와 저 멀리 도서관이 보입니다. 도서관은 조금 있다가 살펴보도록 하고, 정문으로 들어와 앞의 벽을 보면 이런 게 큰 벽을 가득 채우고 있죠.
로비를 지나 왼쪽으로 가면 NHN 스토어가 있습니다. NHN 로고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진열해 팔고 있는 곳이었는데, 쉽게 보기 힘들었던 물건들도 살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한 다른 기자들의 발을 멈추게 한 아기자기한 물건들로 잠시 쇼핑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NHN은 신사옥의 1, 2층을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NHN 직원이 아니라도 이곳에서 NHN 브랜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넓은 1층을 지나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 커넥트 홀이라는 강당을 만나게 됩니다. 공연도 하고 영화도 상영하고 음악회도 열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300여 석 규모의 커넥트 홀은 역시나 '녹색' 친환경 소재 의자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또 규정보다 더 많은 장애인석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곳 또한 지역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악회를 연다거나 공연을 하면서 NHN 직원 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소통하고 연결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합니다.
2층의 반대편은 도서관입니다. 아직은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벌써 들여올 책은 다 들여온 듯 했습니다. 2층 도서관에는 주로 디자인과 IT기술에 관련된 책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해외 원서들을 어렵게 구비해놓았다고 합니다.
1층 로비의 입구와 연결되는 도서관 1층에는 일반적인 서적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마치 대형 서점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 곳은 도서관이니까 '열람'만 가능한데 이 또한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건물 최고층인 27층에 있는 직원들의 공간. NHN은 전통적으로 카페테리아 공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이사오기 전 건물에도 그랬고, 바다 건너 NHN재팬 사옥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카페테리아를 중심으로 한 직원들의 휴식공간에서 자유로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이 사람들, 일은 대체 언제하는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회사의 중요한 결정들이 이 곳에서 이뤄진다고 하더군요. 보통 사옥의 최상층은 임원진들의 공간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NHN은 그런 점에서 카페테리아를 그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27층의 카페는 커피 등의 간단한 음료를 7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판매한 수익금을 모두 모아서 사회공헌 활동에 쓴다고 합니다. 커피 싸게 마셔서 좋고, 그렇게 낸 돈이 사회에 환원되니 좋고.
카페테리아를 지나면 휴식공간인 녹색정원과 놀이터가 나옵니다. 카페에서 산 커피를 들고 이곳으로 와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회의를 하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름부터 놀이터라서 기분이 업되네요.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지만, 한 쪽에는 탐방이 방해가 되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회의가 오가기도 해서, 조용조용 살짝 구경만 했습니다.
아마 외부로 공개할 수 있는 부분만 볼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전반적으로 NHN의 새 집 구경을 통해 어떤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건 직원들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에 신경을 쓰면 회사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생각이었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직원 전체를 위한 공간에서, NHN 분들은 편하고 자유로워보였습니다. 맑은 공기와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이곳 분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탐방기자들의 왁자지껄함을 너그럽게 외면해주는 여유도 보여주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건물의 이름인 '그린 팩토리' 처럼, 자연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나무 느낌의 벽들과 자갈 느낌의 바닥, 건물 내에 심어질 커다란 화분의 나무들. 직원들이 건물 안에서도 편하게 숨 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곳곳에 숨어있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죠. 새 건물에서 새 출발을 하는 NHN이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더 좋은 게임과 훌륭한 서비스로 찾아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