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0-11-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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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유의 예언, "네트워크-휴대성-실시간"

이민규 기자 (desk@inven.co.kr)
"게임 개발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입니다. 뭔가를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게임을 개발할 때 차이가 커집니다. 그러니 여러 경험을 적극적으로 겪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 회사에서 거절을 당해도 몇 번이나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도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전 스페이스 해리어를 만들 때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월급을 받지 않아도 좋다고 하면서까지 밀어부쳤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제일입니다."




지스타 부대행사 중 하나로 개최된 ICON(국제 콘텐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세가(SEGA)의 강연 중 게임개발자 스즈키 유가 게임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세가에서 삼국지대전과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제작한 니시야마 야스히로 프로듀서와 함께 진행된 이번 키노트 강연회는 니시아먀 프로듀서가 질문하고 스즈키 유가 대답하는 대담 형태의 강연이었다. 특히 스즈키 유의 성공신화의 밑바탕이 된 행온을 시작으로, 버추어 파이터나 쉔무에 이르기까지 스즈키 유가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게임 기술 개발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스즈키 유가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게 된 이유는 바로 게임센터의 인식 변화를 위해서였다는 것. 당시 일본의 게임센터는 한국의 게임센터 초기와 마찬가지로 불량학생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라져 있었기 때문에, 게임센터를 누구나 찾아와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이유였다.



일본의 게임센터 초기에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같은 테이블 형태의 게임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체감형 게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게임을 만들어서 새로운 고객들을 게임센터로 끌어오기 위해 체감형 게임을 제작하였고, 그것이 바로 최초의 체감형 게임인 행온(Hang-on).



행온은 오토바이 레이스 게임으로, 실제 기계에 탑승하여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체감형 게임이다. 행온을 처음 만들 때 높은 비용을 들여서 제작한 게임이 과연 돈이 될까 하는 회사의 반대가 있었고, 체감 기기에 실제 오토바이의 부품을 썼기 때문에 고장이 잘 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행온은 사람이 직접 타고 움직이는 기기인 만큼 최대한 현실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오토바이의 진짜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서 오토바이의 엔진을 싣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매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웃음) 행온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이와 같은 현실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3D 슈팅 액션 게임 스페이스 해리어 ]



스즈키 유가 행온 다음으로 제작한 게임은 3D 슈팅게임 장르인 스페이스 해리어(Space Harrier). 행온과 마찬가지로 1985년에 출시된 액션 게임이다. 행온처럼 최초의 3D 슈팅게임은 아니지만, 높은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사실상 성공한 최초의 3D 슈팅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해에 행온과 스페이스 해리어가 동시에 출시된 것에 대한 질문에 게임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나를 실험해보고 싶어서 스페이스 해리어의 제작 기간은 6개월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여기에 이런저런 실험을 빼면 사실상 1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으로 2개월 만에 제작하였다고.



"스페이스 해리어를 만들 때 절대 망할 거라고 만들지 말라는 회사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설마 해서 조사를 해 봤더니 제작 당시까지 나왔던 3D 슈팅액션은 전부 망했더군요. 하지만 당시 젊음의 혈기였는지 모르겠지만 월급을 주지 않아도 좋다며 밀어부쳤습니다.


3D 슈팅액션 게임은 멀리 보이는 목표가 작아서 맞추기 힘들고 게임이 어려웠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했고, 작은 물체를 맞추면 게임이 될거라는 생각에 유도탄 시스템을 집어넣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3D 레이싱 게임의 시초이자 스즈키 유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작자로 알린 아웃런(Out Run) 역시 당시 레이싱 게임의 상식을 깨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스즈키 유가 학생시절 게임센터에서 친구와 레이싱 게임을 할 때마다 졌기 때문에 레이싱 게임이 싫었다고.





[ 3D 레이싱 게임 아웃 런 ]



그런데 생각해보니 당시의 레이싱 게임은 스치기만 해도 자동차가 폭발했는데 그것이 말이 되지 않았고, 친구에게 레이싱 게임을 할 때마다 패배한 이유는 내가 게임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충돌해도 폭발하지 않는 레이싱 게임을 만든 것이 아웃런이라는 비화도 밝혀졌다.



아웃런 이후 스즈키 유가 도전한 것은 실제 3D 그래픽을 구현하는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세가에서 최초로 제작한 3D 기판인 모델1이라는 이름의 아케이드 게임 기판 제작에 직접 참여하여 수 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하드웨어 칩 설계부터 다시 시작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모델1 기판을 만든 후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했고, 행온이나 아웃런의 경험을 살려 비교적 부담이 적은 레이싱 게임부터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제작한 것이 버추얼 레이싱으로, 3D 폴리곤을 도입하여 원근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을 줄 수 있었습니다."



체감형 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스즈키 유가 도전한 분야는 대전 격투 게임으로, 최초의 3D 대전 격투 액션인 버추어 파이터다. 제작 당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성공으로 대전 액션 게임의 붐이 일어나던 시기로, 대략 600여 가지의 대전 액션 게임이 시장에 출시된 상태라 또 다시 만들지 말라는 회사의 반대를 겪었다고. 그렇지만 적어도 개발비 정도는 회수할 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회사를 설득했고, 성공을 거두었다.



"생물을 3D로 표현하고 싶어서 학생시절부터 3D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일단 타이어와 배경만 움직일 수 있는 레이싱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3D로 축구 게임을 만들려고 보니 사람의 관절을 하나하나 계산해야 했기 때문에 기술 문제로 일단 2명만 나오면 되는 대전 액션부터 제작했습니다."




[ 최초의 3D 대전 액션 게임 버추어 파이터 ]



그렇지만 일본 게임 시장의 성공도 2000년을 전후로 서서히 쇠락세를 걷게 되었다. 또한 북미나 유럽의 개발 능력이 상승하여 전세계 게임 시장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도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그런 현상에 대해 스즈키 유는 일본의 게임 시장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외국에서는 PC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 개발 시스템이 보급되면서부터 개발자 입장에서는 게임을 만들기가 쉬워졌다. 그만큼 개발자가 게임의 개발에만 신경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성공작의 시리즈물을 제작하도록 회사에서 요구하고 판매량을 중시하는 게임만 만든 것이 현재 일본 게임의 영향력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



"외국은 게임을 쉽게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에 비해 일본은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했습니다. 그 결과 장인이라는 말은 들을 수 있지만 창의성 면에서는 외국에 떨어지게 되었고, 결국 일본의 게임시장 영향력이 감소한 것입니다.


즉 앞으로의 게임 시장은 개발자의 창의력을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의 재미가 좌우합니다. 게임은 어릴 적부터 접하기 때문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창의성이 가득한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경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돌파하는 것 역시 개발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 11월 15일 제작 발표회를 마친 모바일 SNS 게임 쉔무-거리- ]




최근 발달하는 모바일 시장과 PC의 기능이 앞으로의 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3가지의 단어로 압축했다. 앞으로의 게임은 네트워크(Network), 휴대성(Wearable), 실시간(Live)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게임기 등의 성공이 여기에 해당되며, 최근 개발중인 모바일 SNS 게임인 쉔무-거리-에는 3가지의 키워드를 대입했다고 한다.



올해 지스타의 소감에 대해서는 MMO 게임의 발달에 대해 놀랐다고. 특히 한국의 게임 퀄리티는 매우 높으며 창의력 있는 개발자도 많이 육성되었다며,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지금까지 한국의 게임은 일본이나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쌓은 노하우를 살려 한국만의 창의성을 살린 게임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는 다른 나라의 개발자들과 협력하면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새로운 문화의 게임도 제작할 수 있으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 관련기사 : 아케이드 시장의 미래를 말한다, 스즈키 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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