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2-02-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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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만 존재하는 신세계 MMORPG '퀸스 블레이드' 리뷰

강민우(Roootz@inven.co.kr)


"고객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라"

섹슈얼 마케팅의 저자 '한스우베 퀼러'의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원초적인 본능이란 바로 섹스(SEX). 요컨대, 상품을 팔 때 '성(性)'과 관련지어 소개하면 더 잘 팔린다는 논리다. 지난 2일 1차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한 라이브플렉스의 '퀸스블레이드'도 섹스를 팔았다.

'벗을수록 방어력이 증가한다'고 게이머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할 정도로 요새 출시되는 게임들의 노출도가 빈번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퀸스블레이드'는 달랐다. 남들이 벗길까 말까라는 1차원적인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퀸즈블레이드'는 벗기는 것 자체를 콘텐츠로 승화시켰다. 선구자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 존경심을 이끌어냈다면, 라이브플렉스는 남들이 가지 말라는 길을 기어이 걸어 트러블메이커의 존재감을 증명한다. 이쯤 되면 존경심을 표해야 할 정도다.


■ 에반게리온 사도 탄생 버금가는 '스토리'

아주 먼 미래, '나락'이라 불리는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한다. 이유 따윈 없는거다. 그냥 외계인이 가는 길에 지구가 거기에 있었을 뿐. 결국 인류는 멸망했고 '엘카 시스템'이라 명명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인류를 복원하기 위해 지하에 숨어서 딱 100년만에 신인류를 창조한다. 애초 신인류의 탄생은 불가능했지만 XX(여성) 염색체의 돌연변이로 인해 초능력을 가진 여성(!!!)만 탄생했다는 설정이다. 여성캐릭터만 존재하는 세계관을 만들기위해 어떻게 스토리를 짜야 하는 지 시나리오 작가의 번뇌가 연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스토리 설명 끝. 뭔가 이상하지만 이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벗는다. 두 번 벗는다...신박한 '콘텐츠 설정'

게임에서 섹슈얼 코드는 단순히 벗기고 까발려서 노출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미끼는 낚시꾼 입맛에 맞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말처럼 유저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 벗어야 할 때와 입어야 할 때를 아는 '블레이드앤소울'은 섹슈얼 코드의 장점을 잘 살린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퀸스블레이드'는 벗기는 것에만 집중한다. 두 번 집중한다. 한꺼풀 남은 속옷마저 기어이 벗겨 내려는 '라이브플렉스'의 날것 그대로의 집념은 '속옷 해제 시스템'이라는 게임 사상 전무후무한 신박한 콘텐츠를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설명 또한 근사하다. 그냥 벗는 것이 아니다. 무려 '봉인 해제'다. 아쉽게도 이번 1차 CBT에서 속옷 봉인해제 시스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레벨이라는 조건을 설정함으로써 남자들의 목표의식만큼은 확실하게 충족시킨 것은 분명하다. 역시 온라인게임 강국 대한민국. 이 정도 기획력이라면 리차드게리엇이 와도 별수 없다.

▲역시, 이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에헴 으흠(...)



■ 라이브플렉스의 개발 노하우가 엿보이는 '완성도'

이제부턴 진심이다. 원래는 텐트 제조 업체였지만 스페셜포스 필리핀 서비스의 성공으로 게임업계 발을 들여놓은 라이브플렉스는 짧은 기간 동안 그 어떤 업체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준 게임업체임은 분명하다. '드라고나'의 아오이 소라 AV 모델 기용 등 남들 안하는 것(혹은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 하는 까닭에 욕을 먹곤 있지만, 이슈를 만들어내는 힘이나 개발력의 진척속도 면에서는 탁월한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퀸스 블레이드의 완성도는 라이브플렉스의 개발력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좋은 예다. 어쩌다 벗기는 것을 좋아하는 회사가 되긴 했지만, MMORPG 개념의 끈은 놓지 않았다는 것은 라이브플렉스의 또 다른 면모다. 당초 모집규모보다 1만 명을 늘린 2만 명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서버다운이나 랙, 버그 등 치명적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무선 통신 형태로 진행되는 퀘스트 시스템은 아직도 뺑뺑이 퀘스트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한 일부 회사들이 본받아야 할 정도로 영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전체적인 게임성 자체도 무난한 편. 속옷 벗기기 외에 참신한 시스템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게임 자체가 때리고 렙업하고 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근래 등장한 양산형 MMORPG 중 그나마 할만한 수준의 게임성을 보여준다. 요컨대 생각없이 즐기기에는 충분한 게임이다.

▲타격감도 이만하면 훌륭하다


▲난 누군가 여긴 또 어딘가



■ 퀸스블레이드, 벗기는 것 말고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할 때

라이브플렉스의 섹슈얼 마케팅 핵심은 호기심과 흥미다. '여자 캐릭터만 키울 수 있다', '속옷을 벗길 수 있다' 낯부끄러울 정도로 천박하지만 기가 막힐 정도로 탁월하게 수컷을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1만명 모집한 1차 비공개테스트에 5만 7천명이 모였다는 것이 그 증거다.

문제는 딱 그거뿐이라는 점이다. 둔부를 훌렁 드러낸 캐릭터가 필드를 누비고, 반쯤 벗은 NPC가 눈요깃거리를 제공하지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전투나 여타 시스템에서는 퀸스블레이드만의 특징을 보여주지 않는다. 근래 테스트했던 MMORPG 중 그저 만듦새만 높은 수준이다.

나름 차별화 콘텐츠인 '속옷 봉인 해제 시스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직접 체험해보진 못했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식상할 정도로 뻔한 결말이다. 그저 속옷 판매 개념이라면 이미 마비노기 영웅전이 보여줬으니 마지막 남은 장점마저 사라진다.

퀸스블레이드의 홍보 컨셉이 섹스 어필 뿐이라면 정점은 포르노가 될 것이다. '야겜'을 만들겠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벗기는 것을 강조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라이브플렉스가 '퀸스 블레이드'를 통해 MMORPG 최초 야겜에 도전하는 게 목표였다면 절반은 성공한 듯 보인다. 그게 목적이 아니라면 다음 테스트라도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줄 때다. 호기심 자극만으로 서비스를 이끌어가기엔 MMORPG는 너무 깊은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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