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 펼쳐진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 4강전의 현장에 LOL의 미녀 성우 '서유리'님이 방문해 화제가 됐다. LOL 인벤의 자유게시판은 이내 그녀에 대한 이야기로 뜨거워졌고, 이 폭발적인 반응은 인벤팀이 빠른 시일 내에 인터뷰를 성사시키기로 마음먹은데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오랜 수소문 끝에 서유리씨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고, 강남의 한 까페에서 그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수많은 게임의 여성 캐릭터 성우를 맡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그녀. 뛰어난 미모와 목소리로 수많은 게임 팬들의 멘탈을 치료해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공개한다.


[ 위 소개 외에도 극장 개봉작부터 CM까지 그녀의 모든 경력을 담기에 기사 지면이 부족할 정도. ]


- 직접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난 2일 경기장에 방문해 이슈가 되었는데, 평소 LOL 대회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평소 챔피언 공략을 보기 위해 LOL 인벤에 자주 찾는 편이었어요. 물론 고랭커 분들의 경기도 동영상으로 보면서 많이 참고하려고 했고요. 매번 고랭커분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번쯤 직접 가서 보고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던 중에 아주부 챔피언스 리그를 찾게 되었는데 마침 경기하는 곳이 회사 근처더군요.(웃음)

그래서 부랴부랴 경기를 보러가려면 표는 어디서 구해야할까부터 해서 혹시 표가 매진되진 않았을까? 라는 걱정을 하면서 온게임넷에 담당자인 지인에게 물어봤는데 경기장 관림표는 따로 없고, 선착순 입장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렵사리 찾아들어가 친구들과 함께 관전해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친구들과 경기를 관전하던 중에 대회 담당자분께서 찾아오셔서 인터뷰를 해보는 게 어떻나는 제의가 와서 갑작스럽게 진행하게 됐네요."(웃음)



그날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고 있으리라는 인벤팀의 예상과는 다른 그녀의 답변. 또한, 그녀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현장 상황 속에서 전용준 캐스터의 요구에 흔쾌히 챔피언 목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주기도 하는 등 뛰어난 팬 서비스의 소유자임을 증명했다.


[ ▲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잃지 않으셨던 서유리님 ]



- 최근 LOL 대회에 대한 관심이 갖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직접 경기를 관전해 본 소감이 어떤가요?

"홍진호 감독님이 참 잘생기셨다? (웃음) TV로만 매번 감탄하며 지켜봤던 동영상 속 주인공들이 눈 앞에서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승패가 결정되고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그날 제닉스스톰의 패배에 마음이 아팠는데요, 특정 팀을 응원한다는 이유보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그날 경기 내용에 대한 자책감에 고개를 숙인 김승민 선수를 보았을 때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스타리그와는 달리 팀전이 주를 이루는 LOL 경기에서 나때문에 졌다라는 느낌을 받았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그리고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많잖아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 그런 결과들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 ▲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담감.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


"게다가 경기가 끝난 후, 커뮤니티 게시판 같은 곳을 보면 패배의 원인을 특정 선수 탓으로 돌리는 등의 비난글이 많이 올라오잖아요. 저도 잔나를 하면서 스킬을 잘 못쓰는 바람에 경기에 진적이 있는데요. 그날 태어나서 가장 심한 욕을 들어 본거 같아요.(웃음) 그때부터 한동안 잔나를 못할 것 같았어요.

일반인인 저도 그런데, 프로들의 경기에서 패한 뒤 개인이 느끼는 자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자리를 빌어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좀 더 나은 경기를 보기 위한 관전자의 욕심이 있다면, 경기 결과에 따른 비방의 목소리 보다는 승패를 떠나 그냘 경기를 보여준 선수 모두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경기가 끝난 후 김승민 선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그녀. 팀으로 구성된 롤 대회에서 선수들 각자가 느끼는 개인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얼마나 클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상 깊었던 경기 장면에 대한 답변을 예상했으나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모습에 대해 말한 그녀의 의외의 답변에 잠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를 위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기. 그녀가 앞서 말한 잔나에 대해 물어보았다. 잔나는 그녀가 더빙한 챔피언 중 하나다.


- 잔나를 비롯해, LOL의 많은 여성 캐릭터를 직접 더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게임을 하는 건 어떤 기분인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손발이 정말 오글거렸어요! (웃음) 그래도 잔나의 소셜 액션을 해보면서, '음 이부분에선 좀 아쉬웠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요즘은 챔피언 컨트롤하기도 바빠지면서 음성을 들어도 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무감각해졌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합니다. 간혹 상대로 봇에서 잔나 애쉬 듀오를 만나면 '오 유리누나가 두명!' 이라면서 재미있어해요.(웃음)

[ ▲ 잔나 이야기가 나오자 한가득 웃음짓던 서유리님 ]


게임 속 캐릭터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와 같을 때의 기분이라, 이건 마치 자신이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게 아닌 캐릭터에게 조종당하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일반 플레이어가 경험하기 힘든 색다른 경험이라는 것.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유리님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LOL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소환사 전적 검색을 통해 그녀의 플레이 기록을 알고 있을 정도라고.


- LOL을 처음 시작하게 된 시기가 언제 쯤인지 알고 싶습니다.

"LOL이 한국에 서비스되기 전, 북미서버부터 플레이하던 고랭커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아이온때부터 함께 지내왔고, 지금까지 함께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친구들의 아이온 접속이 뜸해서 이유를 물어보니 LOL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나도 같이 하자고 했더니 '멘탈이 망가지니까 절대 해선 안돼!'라면서 극구 반대하더군요.

그렇다고 안할리 없잖아요? 혼자 설치해서 LOL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승률이 70%가 넘을 정도로 게임이 너무 잘 풀렸습니다. 제가 아이온을 오래하면서 스스로 느끼기에 컨트롤이 나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웃음)
하지만 LOL에 점점 빠져들면서 제가 한참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 ▲ 예상보다 LOL을 일찍 접한 그녀 ]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 할 당시 그녀의 초반 승률을 듣고서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LOL의 진정한 묘미는 승리의 쾌감이 아니라, 점점 무너져내리는 자신의 멘탈을 지켜보는 것에서 오는 것임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컨트롤이 나쁜 수준이 아니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멘탈을 지켜보는 것은 그녀 역시 피해가기 힘들었을 것.


- 이야기를 들어보니 잔나를 주로 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주 포지션이 서포터입니까?

"네. 블리츠랑 레오나를 제외한 모든 서포트 챔피언을 가지고 있고, 같이 하는 원거리 딜러에 따라 바꿔가면서 해요. 그 중 잔나는 초반에 너무 어려웠는데, 계속 연습하다보니 잔나만한 챔피언이 없더라고요.(웃음)

다른 챔피언으로는 알리스타도 자주 하는 편이고 타릭도 좀 했었어요. 제가 타릭을 고르니까 지인들이 다들 '누나! 핑크핑크핑크!' 하더군요. 일러스트를 보고나서 선택할 때 조금 고민했었는데,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재미있었어요. 제가 전에 한번 타릭을 고르니 그레이브즈를 고르셨던 분이 애쉬로 바꾸더라구요.(웃음)"



[ ▲ 타릭은 그녀에게 잊지못할 기억을 안겨주었다고 ]


그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게임에 대한 애착이 많아 보인다는 점이었다. 보통 게임 관련 홍보 모델이나 여성 VJ들을 보면 단순히 일적인 부분을 위한 플레이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은 자신의 에피소드를 신명나게 이야기하는 서유리님에게 실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게임 이야기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던파걸로 활동할 때도 그렇고, 일 때문에 억지로 게임 플레이를 하냐는 질문이나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어려서부터 재믹스, 겜보이, 세가새턴,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즐겼고, 지금까지도 집에 콘솔 게임기는 거의 다 보유하고 있어요. 플레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인데, '일부러 이미지 쌓으려고 그런다'라는 오해에 많이 속상했죠. LOL에서도 제가 초반에 승률이 좋다는 것이 버스(승률 조작)로 인한 것이라는 오해가 있어서 억울했었어요. 여러분! 전부다 제 실력이에요! 제발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다만 고랭커 분들이랑 게임을 해보니, 제 몫을 못해 경기를 지게 된 것 뿐입니다. 저도 정말 나름 게임에 대한 열성 유저인데, 왜 다들 안믿는 눈치인지 모르겠어요. 아이온에서도 나름 잘나가는 치유사랍니다.(웃음)"


[ ▲ 게임의 발전 역사와 함께 성장기를 보낸 그녀. 이제 믿어주실거죠? ]


아무래도 게임 내 여성 유저가 워낙 귀하다보니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아닐까. 그녀는 지금 이시간에도 게임 내에서 멘탈이 무너지고 있을지도 모르니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맞아주는 것이 예의다.

참고로 그녀의 LOL 소환사 명은 '카카링'이다.


"요즘 소환사 검색 페이지도 그렇고 친구 관전 시스템때문에 게임할 때 항상 걱정되요. 전에 한번 친구 추가된 분들이 제 경기를 관전하러 오셨는데 펜타킬 당한 것을 들켜버렸어요. 그것도 마스터 이에게 당하는 모습을. 바로 귓말이 오더라고요. '마이한테 펜타킬 ㅋㅋ'라고요. 귓말을 받는 순간 저의 멘탈은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답니다."


맙소사! 마이에게 펜타 킬이라니. 그 상황에선 그 누구라도 멘탈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펜타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서 그때를 회상했는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며, 정말 영락없는 열성 게임 유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게임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 나누다보니 이건 밤을 새도 모자를 지경. 하지만, 이미 시간은 너무 늦어버렸고, 아쉽지만 그녀와의 인터뷰를 마쳐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 성우 서유리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성우 활동 외에 게이머들이 좋아할만한 소식이 있을까요?

우선, 성우도 방송인인지라 관심 가져주시는 것에 항상 감사드려요.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하나 있다면 성우 서유리로 기억해주시는 것과 동시에 열성 게임 유저 서유리의 모습도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LOL과 관련해서는 지인 중에 코스프레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LOL 챔피언 성우였냐고 물어오길래 애쉬, 잔나, 시비르를 했다고 했죠. 그랬더니 애쉬는 옷이 너무 답답하고 잔나는 너무 헐벗었으니 시비르 코스프레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조만간 제 코스프레가 공개 될거 같으니 많이 응원해주세요. (웃음)"

인터뷰 마지막으로 그녀의 인사 동영상을 첨부한다. 물론 챔피언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추가 요소다. 미모의 성우 서유리. 그리고 열성 게임 유저 서유리. 앞으로도 유저들의 많은 응원을 바란다.



To. 인벤 가족 여러분들께




Special. 직접 보고 듣는 잔나와 시비르. 그리고 애쉬!




Special. 그녀의 화보같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