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8일부터 10일까지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여 게임 개발부터 디자인, 기획까지 다양한 강연을 펼치는 '한국게임컨퍼런스(KGC2012)'가 개최됐다.

8일 오후 2시 40분에는 에픽게임스의 CEO이자 테크니컬 디렉터인 '팀 스위니'가 에픽게임스와 언리얼엔진4, 그리고 향후 게임산업의 발전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선보였다. 게임 엔진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팀 스위니'가 들려주는 언리얼엔진과 게임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아래 본문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 ▲ 8일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에픽게임스 CEO 겸 테크니컬 디렉터 '팀 스위니'의 기조강연]




■ 새로운 툴, 향상된 그래픽! 언리얼 엔진4

새로운 엔진기능을 만들때 개발자의 생산성에 초점을 두고 제작한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의 퍼포먼스와 퀄리티를 낮춰야만 했다. 게임제작 역시 사업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4에는 많은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각종 연구를 통해서 적용하였으며, 섀도우 파티클 적용기능, 실시간 간접광 등을 소개했다. 이어서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제작한 '엘리멘탈 데모'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언리얼 엔진4에서는 이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라이팅 구현이 향상되었다. 라이팅이란 3D게임에서 빛을 비출때 어디가 반사되고 어디가 그늘지고 유광재질에 비추면 어디가 반짝이는지를 구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그래픽카드가 성능이 좋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일반적인 솔루션을 개발함에 따라 커스텀 트랙킹(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일일히 손봐주는 것)없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고사양의 그래픽카드 없이도 메인 프로세스로 80%를 구현하게 만들었다.

또한, 언리얼 엔진4를 통해 게임을 만들고, 만든 결과물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도록 툴을 만들었다. 요즘 게임 시장 추세에 따라 개발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툴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 게임 동향

게임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보급, 프리 투 플레이 비즈니스 모델 발달 등이 있다. 예전에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디스크를 구매해야 했지만, 이제는 무료로 다운 받아 그 안에서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프리 투 플레이(FREE-TO-PLAY) 모델이 활성화됐다.

모바일 역시 기능적인 측면에서 PC를 따라잡고 있다. 발전 속도는 오히려 PC보다 빠르다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다이렉트X11과 쉐이딩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엔드 기술이 모바일에서도 구현되는 것이다.

게임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플랫폼서 초기에는 '앵그리버드'와 같은 캐주얼 게임들이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하이엔드 급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고 있으며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12명이서 실험적으로 개발했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에픽게임스의 핵심 게임이 되었다. 개발비용에 비하면 수익성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현재 모바일 팀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나아가 인피니티 블레이드 내 던전도 개발하고 있다. 경쟁업체들도 증가하고 발전하고 있기에 우리도 이에 발맞춰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하이엔드 기기에서 로우엔드 기기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하이엔드 게임 유저들의 입맛에도 맞출 수 있다. 현재 게임산업이 세 가지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다.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그리고 웹게임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볼 수 있는 추세는 3가지 플랫폼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게임을 개발해서 멀티플 플랫폼에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컨트롤 방식은 다르겠지만 같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게임산업 미래 가능성

게임이 실제 현실과 연동될 수 있는 많은 기술들이 등장할 것이다. GPS 기능을 이용해서 실제 세계와 게임 세계가 융합될 것이다. 현재 유사한 기술로 '키넥트'가 있다. 물론 키넥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 기술을 통해 신체 움직임을 실제 현실에서 가상 모션으로 변환해준다. 모바일의 경우, 작은 화면에서 제한적인 플레이만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그러나 몇 년 후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몸 동작과 얼굴 표정을 감지할 수 있어, 플레이어와 게임 간의 상호연동이 가능한 게임이 선보일 것이다. 또한, 음성 인식도 30년 전부터 연구되어 온 흥미로운 주제인데, 이제는 아이폰의 '시리' 등 실용적인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실제 음성이 게임에 적용될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등장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자료를 가상 공간 속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실제 얼굴을 스캔하여 3D 캐릭터로 구현하는 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로컬 컴퓨터는 게임에 치중되어 있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기존 한계선을 넘어 다른 여러가지 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다.

증강현실 역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문자나 문장을 카메라로 찍으면 이를 인식하고 바로 번역해주는 'WORD LENS' 서비스나 이미지 하드웨어와 데이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제세계와 가상세계를 함께 볼 수 있는 '삼성 윈도우' 등이 등장했다. 이를 통해 보다 고차원적인 세련된 인터랙션이 가능하다. 증강현실 기술은 이동형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를 연구하고 있으며 근시일 내에 흥미로운 제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선글라스를 착용함으로써 TV도 볼 수 있고 컴퓨터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글래시스 등이 등장하고 있으며 세분화 되어 있던 다양한 플랫폼이 융합되어 가고 있다. 게임 시장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여러 플랫폼이 융합된 형식으로 게임이 출시될 것이다.






■ 결론

현재 게임산업은 흥미로운 일이 많이 전개되고 있으며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발달함에 따라 게임 시장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근시일 내에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스마트폰을 소지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가 쫓아갈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지금이 게임 산업의 가능성을 파악해보는 시기이며 경쟁업체보다 한발 나아갈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언리얼엔진4 및 에픽게임스에 대한 여러 질답이 오고 갔다. 아래는 8일 진행된 팀스위니 기자간담회 전문이다.

[ ▲ 에픽게임스 CEO이자 테크니컬 디렉터인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가 20년째 PC와 더불어 콘솔, 모바일 시장을 아우르는 최고의 게임개발사로 자리잡고 있는데 그 성공 비결은?

성공을 위한 특별한 전략은 없었다. 다만 세가지 말하자면 업계 최고 개발자만 채용한다는 것과, 멋진 게임 만들기, 멋진 엔진 만들기만 생각해왔다. 단순하지만 확고한 이 생각을 가지고 최고의 게임을 위해 달려오다보니 자연스레 지금의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다.


업계 최고 인재라고 하면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우리는 두 가지 기준으로 최고의 인재를 판단한다. 첫째로는 열정이다. 게임 제작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것도 좋으나, 그보다는 작은 게임이라도 직접 제작해보고 열정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을 선호한다. 두 번째로는 기술적으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항상 업계에서 보다 실력있는 사람들을 선발하기 위해 눈여겨 보고 있다.


언리얼 엔진4가 어떻게 모바일 게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언리얼 엔진4는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만든 엔진이다. 차세대에서는 이런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하이엔드 PC에 맞춰 선보였다. 그러나 하이엔드와 모바일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내에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지원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경쟁 엔진업체들이 모바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이것이 얼마만큼의 중요도를 가지고 있는지?

모바일 게임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심도 있게 모바일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비즈니스 상으로도 중요도가 높다. 여러 경쟁자가 있는게 오히려 우리에게는 힘이 된다. 예를 들어 유니티 엔진의 경우 사용하기 쉽고 작은 규모 게임을 제작하는데 적합하다. 반면에 언리얼 엔진은 큰 규모의 게임 제작에 적합하다. 유니티 측은 대작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우리는 반대로 작은 규모의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 이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뛰는 것 보다는 실력있는 경쟁사들과 함께 달려나갈 때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리얼3에 비해 언리얼엔진4로 얼마나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가?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툴 자체가 변화되었다. 툴이 다듬어졌고 새로 설계되었으며, 어떤 엔진보다도 빠른 결과물이 나오도록 디자인했다. 아티스트나 애니메이터들이 프로그래머들한테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간이 늦어졌는데, 프로그래머 아닌 사람들이 기획하는 것을 바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에픽게임스 뿐만 아니라 파트너사, 라이센싱사들도 이 엔진을 이용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언리얼 엔진4를 이용한 게임이 현재 개발중인지? 언제쯤 스케일 큰 게임을 볼 수 있는지?

'포트나이트'이라는 게임이 제작중이며 2013년에 선보일 수 있을듯 하다. 언리얼 엔진4를 이용한 첫 PC게임이다. 현재로는 다른 부분은 말하기 어렵다. 트리플A급의 대전게임을 계속 만들어왔고 이를 이어갈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게임 산업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프리 투 플레이가 현재 많이 활성화되었고, 에픽게임스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레퍼런스 게임이라고 하면 성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고퀄리티 게임을 선보이는데 이번에는 왜 캐주얼 게임을 출시했는가?

두 가지 측면을 생각했다. 우선 첫 번째는 하이엔드급에서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를 생각했고, 그 다음으로 언리얼 엔진으로 하이엔드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에도 이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게임 개발사라기 보다는 게임엔진 개발사라는 인상이 강한데, 앞으로의 에픽게임스 운영의 전망은?

엔진 개발과 게임 개발을 분리해서 볼 수는 없다. 최첨단 엔진을 만들어야 최첨단의 게임이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동일선상으로 생각한다. 게임과 엔진을 모두 개발한다는 점에서 타 게임사와 에픽게임스 간의 극명한 차이가 생기며, 그렇기에 우리는 두 가지 모두 개발하는데 힘쓸 것이다.


최근 시애틀에도 에픽게임스 스튜디오가 생겼던데?

그렇다. 시애틀에 에픽게임스 스튜디오가 새로 자리잡았다. 독립적 개발사라기 보다는 시애틀에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힘있는 회사가 밀집된 곳이기 때문에 실력 있는 인재가 많은 곳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많은 인력을 모으는데 최적화된 곳이라 생각했다.


전 세계 개발자로부터 '코딩갓'이라고 불리우는데 지금도 실제 개발에 참여하시는지?

프로그램 코딩하는것이 가장 즐거운 일에는 변함없다. 에픽게임스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여러 사업분야에 관여하고는 있으나, 11살 때부터 게임을 개발했고 지금 역시 게임을 제작하여 그 결과물을 보는 것만큼 기쁜 일도 없다.


기조강연에서 게임산업 미래 가능성 파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에픽게임스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염두하고 준비하는 부분이 있는지?

클라우드 게이밍이 잘된다라고 하는 것은 다시 말해 개발자와 유저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가 잘되냐 안되냐 하는 것은 클라우드 서버 제공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비디오 콘솔의 다음 세대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앞으로는 콘솔이 PC와 유사해질 것이다. 콘텐츠는 온라인으로 배급되고 부분 유료화를 도입하는 등 PC에서의 비지니스 모델이 도입될 것이다. 유저 입장에서 콘솔과 PC 게임 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다만 책상에서 마우스로 게임할지 TV앞에서 패드로 게임할 지의 차이일 뿐일 것이다.


최근 클리프 블래진스키가 퇴사했는데 앞으로의 에픽게임스 운영의 전망은?

에픽게임스에서 20년 이상을 함께 했던 사람이라 퇴사소식에 매우 아쉽다. 그러나 최근 그는 결혼도 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휴식이 필요해서 나갔기 때문에 아쉽지만 보냈다. 그 사람을 대체할 만한 사람을 따로 선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슈퍼스타를 영입하기 보다는 에픽게임즈 내의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기어즈오브워' 시리즈를 이어나갈 것이다. 결국 팀워크로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에 지금 있는 구성원들과 함께 화합하여 제작하고자 한다.

[ ▲ 에픽게임스를 떠난 수석 게임 디자이너 '클리프 블레진스키']



에픽게임스는 대작만 내놓는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에픽게임스 게임 개발 정책은 변화되어 오고 있다. 이전에는 대작 위주로 출시하는 것이 사실 전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이 변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도 12명의 개발자가 제작한 게임이며, 포트나이트 역시 30명 정도의 개발자가 개발하고 있다. 포트나이트의 총 개발 기간은 12~18개월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스케일의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고 밝은 전망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렇기에 현재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한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시기가 굉장히 재미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서양 FPS를 수입해서 즐기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에서는 만드는 게임 및 게임 비즈니스 모델이 전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프리 투 플레이가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기준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이 게임을 만드는데 재미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