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2-11-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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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획자에서 프로그래머로, 마흔살 게임 개발자의 가치있는 도전

우영재(Renner@inven.co.kr)
우연히 앱스토어를 통해 '마흔살 기획자, 프로그래머 되다'는 책을 봤다.

학창시절 공부는 젊을 때 하는 거라며 훈계하던 담임 선생님이 떠올랐다.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 책에서 만난 김웅남 개발자도 이 말을 기억하듯, 젊은 시절 프로그래밍 공부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그 결과에는 매번 포기와 좌절만이 남았다.

항상 실패로 끝났던 공부, 그는 마흔이 넘어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위해 다시 프로그래밍 책을 폈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과거와 달리, 꿈을 위해 공부했고 14년이 지나서야 기획자가 아닌 프로그래머로 다시 태어났다. 책을 다 읽고 그를 만나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졌다. 마흔이 넘어 일상생활을 병행하면서 공부에 성공한 비법이 궁금했고 독특한 삶의 여정이 알고 싶었다.

게임 개발에 관심은 많지만, 섣불리 도전 못하는 이들이 있다. 공부 방식을 알 수 없어 매번 뒤돌아서야 했던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번 인터뷰는 마흔살이 넘는 나이임에도 프로그래머로 전향에 성공한 김웅남 프로그래머를 통해 무엇인가 배워보자는 취지로 작성했다. 초보자들을 위한 공부 방식을 비롯해 그의 삶을 공유하며 개발자로서 마음가짐, 도전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 기획자에서 프로그래머로 전향한 김웅남 개발자


안녕하세요. '마흔살 프로그래머 되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획자와 프로젝트 매니저로 게임 개발에 참여하신 걸로 아는데,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미리내소프트웨어라는 게임 개발 회사에서 처음 기획자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화문의부터 시작해 다양한 업무를 맡았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라이브로 실행된 건 몇 개 없다는 게 흠입니다. 온라인 게임에 관여해 출시한 건 2000년도 싸이오넥스의 '아케인온라인' 메인 기획을 맡았습니다. 그다음 오즈인터미디어에서 업무를 맡아 일을 하고 다른 업체에서도 작업을 했는데 엎어지는 게 많았습니다.

2007년에도 지속적으로 개발에 참여했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허무함을 느끼고 후배와 단둘이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정말 신 나더군요(웃음). 이제 머릿속에 있던 게임을 직접 말들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패키지 게임에 도전했습니다. 그때 만들었던 게임이 교육용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마법고양이 미야오의 한자대전'입니다.

야심 찬 도전이었는데 완전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 당시 온라인 게임이 주류였던 국내 시장에 패키지 게임으로 도전장을 던졌으니, 답이 안 나왔던 것 같습니다. 실패도 실패지만 앞으로 어떤 것을 만들지 고민이었습니다. 회사에 프로그래머가 없다는 것도 흠이었고요. 저는 기획자였고 함께했던 후배는 그래픽 전담이었습니다.

이후,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서 참여한 로젝트가 '아케인하츠' 였습니다. 이때, 처음 프로그래머로 참여했고 회사에서도 프로그래머로 인정해주더라고요.(웃음)

초기 기획은 제가 했지만, 본격적으로 기획하는 분에게 일을 넘기고 1년 내내 코딩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예상했던 것 보다 길어져서, 나이도 마흔 넘었는데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심하고 현재 1인 개발자로 인디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2007년 후배와 둘이 만든 '마법고양이 미야오의 한자대전'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다소 늦은 나이에 기획자로 업계에 뛰어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공을 바꿔가면서 뒤늦은 시기에 새로운 방향으로 전향하는 게 힘든 일이었을 텐데요.

학부 때 역사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원을 지망할 때 학교에 남을 생각은 없었고 뭔가 구체적이지 않지만, 창의적인 일을 원했습니다. 그 당시, 제 나이면 뭘 해야 될지 확실한 목표가 정해져 있는게 당연했는데 저는 좀 달랐습니다. 만화 시나리오 작가 등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확실한 해답을 찾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은 딱 2년만 공부하고 향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만 키우자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공부는 재밌었는데 논문을 위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약간의 회의를 느끼고 게임과 농구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개발자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게임을 만났는데, '대항해시대2'와 '에어매니지먼트'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에어매니지먼트'라는 게임에는 국가별로 다양한 공항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플레이어가 선택한 국가의 공항에 따라
특정 이점이 있었습니다. 그 중 일본 나리타 공항이 최고였던 걸로 기억해요.(웃음) 매일 게임을 하다가 지도책을 꺼냈는데, 예전 같으면 한반도가 눈에 먼저 들어와야 정상인데 일본부터 들어오더라고요. 이런 상황과 마주하고 나니 '아 이게 정말 강력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쇼크가 정말 컸습니다. 사람의 습관까지 바꾸는 영향력이 있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막연히 창의적인 것을 하고 싶다는 꿈보다 크게 들어왔습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매체라고 생각했고 이것을 좋은 명분에 잘 활용하면 엄청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교수님께 가서 게임회사에 취직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게임 시나리오 공부만 했습니다. 지금처럼 학원이나 배울 곳이 부족해서 PC통신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아다녔고 책을 사서 공부했습니다.

▲ 개발자의 꿈을 안겨준 '에어 매니지먼트'


앞서 말한 것처럼 그 당시, 개발에 관련된 자료가 충분치 않았을 텐데,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 게임 개발 관련된 책이 얼마 없었습니다. 찾아보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할 수 없이 개발과 관련된 서적을 찾아 다니면서 구입했습니다. 윈도우 95가 출시되고 해외 사이트를 보면서 공부했는데, 괜찮은 자료를 발견하면 너무 좋아서 미친 듯이 파고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존에도 게임 개발과 관련된 책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스토리와 관련된 책만 있었지, '아트 오브 게임 디자인' 이런 책 정도뿐이었으니까요. 특히, 기획 부분은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어서 독학하던 시절이었습니다.


20~30대 시절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책에서 보면 간절함이 부족했다고 하셨는데, 공부는 늦을수록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그때가 더 좋은 시기 아니었을
까요?


의욕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점점 어려워 지면서 '이걸 극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습니다.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난 기획자고 이 시간이 이걸 하는게 맞을까? 하나를 파고 도는 게 좋지 않을까란 안이한 생각이 계속 들어 고민하게 되더군요. 결국,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기획이라는 퇴로가 있어서 절실함이 부족했습니다. 지금은 기획자에게 코딩을 많이 요구하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여섯 번 정도 도전을 했지만, 책 하나를 다 읽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기획자가 코딩을 전혀 모르는 게 어색하지 않았던 시절인데,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는 발언에 주변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합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프로그래머 분들은 기획자가 이런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를 대견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과가 없어서 창피했던 젊은 시절입니다.(웃음)

기획자로서 개발에 참여하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음... 지금은 LUA가 나와서 하나를 배우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과거에는 스크립트도 프로그래머가 직접 만들어서 줘야 했고 자신만의 언어가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전문화, 분업화도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코딩과 관련된 부분은 전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의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기획자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잘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죠.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으니까.

가장 이상적인 개발은 프로그래머가 도구를 다 만들어 주고 이것을 활용해 기획자가 개발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전했던거고요.

후배와 함께 소규모 회사를 창업하고 패키지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위해 시작했는데, 실패했을 때 기분은 어떠셨는지.

창업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게임을 마음껏 만들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거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지 않을 수 없는데, 투자를 받으면 이익을 안겨줘야 하므로 '만들고 싶은걸 만든다'는게 불가능했습니다. 월급쟁이보다 책임은 많아지고 하고 싶은 일은 못하고... 기왕 하고 싶은걸 하려면 더 늦기 전에 해보자는 생각에 모두가 말렸지만, 개발자의 고집이 발동돼 패키지 게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외국에서 다운로드를 이용해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자신감이 넘쳤고 뭔가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힘이 넘쳤습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그때 경험을 통해 인생관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기획도 하고 코딩도 하면서 말리는 사람이 없다보니 일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물론, 만들고 싶은걸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부재로 게임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걱정되지 않았나요?

자유라는 금단의 열매를 먹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회사로 취직은 가능했지만, 내키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프로그래머가 없는 우리 회사에서 게임을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요. 그때, 과거와 달리 생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나이에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해서 언제 끝내나'는 생각이 강했을 텐데 퇴로가 없다 보니까 '아! 내가 이걸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더군요.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같이 일하던 후배분 입장에서 많이 걱정했을 텐데 말입니다.

같이 일하는 후배가 많이 불안해했습니다.(웃음) 안그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이제 와서 프로그래밍 공부를 한다고 책을 펼치고 있으니 답이 안 나오고 속이 탔을 겁니다. 시간을 버리는 행위로 보였을 테니까요. 눈치 보여서 도저히 사무실에서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웃음) 그래서 출 퇴근 시간이 합쳐서 3시간 걸렸는데 이 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새벽에 일어나 직접 코드를 작성해보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고 나니 후배에게 결과물을 보여줬습니다. 나 이정도 할 수 있어!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때, 고마운게 그럼 우리 같이 해보자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습니다.

▲ 후배가 걱정해서 몰래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다...


여섯 번의 실패 끝에 결국, 마흔을 넘기고 프로그래밍 공부에 성공했습니다. 책에서 공부 방식의 차이가 컸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잘 모르는 입장에서 공부를 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는 막막하고 앞이 안보여서입니다. 얼마나 더해야 이걸 끝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처음부터 꼼꼼히 보지만, 알다시피 쉽게 외울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배운 것을 잊어버리게 되고 책을 다 읽지 못해 힘들어서 포기합니다.

마흔이 넘어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할 때, 과거 여섯 번의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던 찰나, 같이 일하던 프로그래머가 방식에 대한 힌트를 줬습니다. 일단 책을 끝까지 읽어보고 코드를 작성해 보는 거였습니다. 기초가 없었기 때문에 책을 끝까지 3번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읽기가 어려웠지만, 두 번째는 읽는게 더욱 쉬웠습니다. 아! 모르는 말들은 과감히 넘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다 막히고 좌절하게 됩니다. 앞에서 몰랐지만 뒤쪽을 읽다 보면 이해가 될 때가 많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고 다시 읽다 보면 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읽을 때 몸이 근질거리고 직접 해보고 싶어 안달 납니다. 그리고 당장 컴퓨터에 앉게 됩니다. 하지만 간단한걸 작성하려 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아 답답합니다. 희미하게 기억나서 정확한 작성이 어렵거든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책을 많이 봤기 때문에 막히는 부분의 답변을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말입니다.

제 공부 방식의 핵심은 이 부분입니다. 책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서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습니다. 막히는 부분은 책을 찾아보면서 쉽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간단한 코드를 정한 뒤, 책을 뒤져가며 작성하는 겁니다.

코드를 짜면서 책을 읽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반복해서 책을 읽었을 때 그냥 지나쳤던 문구들이 하나 둘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렇게 해서 입문단계를 잘 넘겼습니다. 그다음 도약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공부의 시작을 액션 스크립트 3.0으로 했습니다. 책에서 페이스북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액션 스크립트의 위상이 높아져 선택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런 이유로 선택한 것인지?

패키지를 팔 방법이 없었습니다. 다운로드 판매 방식을 채택하기에 가격이 엄청났고요.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답을 찾았는데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는 것' 이거 하나더라고요. 저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말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소셜게임이 잘되는 걸 보고 어떤걸 사용하나 들춰봤더니 대부분 액션 스크립트를 이용하고 있어서 선택했습니다.

▲ 액션 스크립트 3.0으로 시작한 프로그래밍 공부


앞에서 설명한 상황을 떠나, 지금도 프로그래밍 첫 공부에 액션 스크립트 3.0을 추천하시나요?

그 당시와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죽긴 했지만 배우면 좋을 게 많습니다. 웹 브라우저 게임을 만드는데 활용도가 높고 제일 중요한건 최근 나온 언어이기 때문에 다른 언어보다 쉽다는 점과 자바 스크립트, c# 등 비슷한게 많습니다. 자바 스크립트는 문법 체계가 거의 비슷하고 c#도 약간의 규칙만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무료로 배울 수 있고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개발 환경도 공개된 프로그램으로 바로 배울 수 있고요. 입문은 액션 스크립트 3.0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액션 스크립트 3.0을 마스터 하고 코로나 SDK 공부를 시작하셨는데, 굳이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앱스토어가 나오고 개발자로서 이걸 안 쓰면 손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웃음) 하지만 '오브젝트 C'라는 관문이 문제였습니다.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쉽게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코로나 SDK를 발견했습니다.

액션 스크립트 개발팀이 별도로 나와서 만든게 코로나 SDK여서 기본적인 문법이 비슷했습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달랐지만요. 그래서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SDK 코로나의 장점은 아이폰, 안드로이드에 동시에 완성품을 업로드 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세팅하는 단계에서 설정만 바꿔주면 편하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 액션 스크립트 덕택에 코로나 SDK를 손쉽게 마스터 했다


뒤늦게 크런치 모드(제 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오랜시간 연속해서 업무를 담당하는 것)를 경험하고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했는데 어떤 게 도움이 됐나요.

정해진 기간 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교육용 게임을 플래시로 만드는 용역을 하나 맡았는데, 어쩌다 보니 납품 5일 전이 돼서야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부분이 신기하게 해결되더군요. 5일 동안 100% 집중력을 발휘해 하루 3시간 자면서 코딩만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다시는 못할 것 같습니다. 버그를 잡고 기능을 구현하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내야 하는 이 절박한 경험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완벽히 끄집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네요.(웃음)

▲ 크런치 모드라니! 너무한거 아니야?


크런치 모드를 거치고 고수의 코드를 들여다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셨는데, 입문단계를 지나 성장하는 동안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통해 배우는 단계는 기본단계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을 배우는 건 어렵다고 봐야 됩니다. 저 같은 경우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와 함께 일을 하면서 고수의 코드를 들여다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내 상식으로 이해가 안갔는데 너무 잘 돌아가더라고요. 책을 찾아봐도 이런 방법은 나오지 않고, 정석만 배워온 제가 알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코드를 분석하기 위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함수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뿌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코드를 거꾸로 찾아가 밑바닥까지 가본 거였죠. 하지만 끝까지 가본다 해서 알 수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다른 차원으로 짜여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무튼, 1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물어보고 구글 검색을 통해 알아가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책도 다시 찾아보고요.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이해가 가더군요. 처음 몇 달 동안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코드들이 1년간 노력과 역추적 덕분에 알 수 있었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한 입장에서 스승을 만나기 어려웠지만, 이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배움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능동적으로 스승을 찾길 바랍니다. 인터넷에 고수분들이 많으니, 노력 여하에 따라서 간접적으로 스승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유니티 3D까지 공부하셨는데, 프로그래밍 공부와 달리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나만의 공부 방법이 있었는지

동영상 강의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유니티는 일반 프로그램 언어와 달리, 3D 그래픽 툴처럼 마우스로 조작하는 게 많습니다. 코드 공부는 딱히 영상이 필요 없지만, 인터페이스 메뉴를 불러와 마우스를 이용하는 등 머리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배워야 할게 많습니다. 이 부분의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책을 봐도 감이 안오고요.

영상을 통해 따라 하기 보다, 눈으로 반복해서 봤습니다. 조작 방식에 대해서 대충 감을 잡고 책을 보니 처음과 다르게 이해가 빨리 되더라고요. 메뉴 구성, 화면 회전 등 이 부분은 책을 보면서 실습을 병행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제는 게임을 만들 때 다른 프로그래머가 필요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꿈꾸던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제 혼자서 기술적인 부분도 만들 수 있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개발을 떠나서 1인 개발자의 가장 큰 문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버티는 능력입니다.(웃음) 제가 아는 분들은 1인 개발자로 뛰어들었다가 3개월을 버티지 못하더라고요. 뭔가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기술은 기본 조건이고 버티는 능력이 있어야 돌파구가 마련될 것 같습니다. 지금 1년을 버텨왔으니 앞으로 1년만 더 버티면 제가 생각했던 것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 절실함 앞에 불가능은 없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포기를 권유하던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다들 놀라실 것 같은데

다들 늦은 나이에 대단하다고 합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게임을 판매할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합니다. 무엇인가 자기가 원했던 걸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프로그래밍 장벽을 돌파한 걸 보고 다들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 물어봅니다. 술자리에서 만나면 조언을 자주 해드리는데, 아무래도 짧은 시간이어서 충분히 전달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글로 써 공개를 하게 됐습니다.

젊을 적 여섯 번의 실패를 맛보고 뒤늦은 나이에 프로그래밍을 정복하셨습니다. 게임 개발을 꿈꾸면서 프로그래밍 공부에 뛰어든 분들께 조언 부탁합니다.

제가 볼 때 만들고 싶은게 분명하고 욕구가 강하면 다른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좋은걸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뭔가 만들고 싶다는 부분이 모호한 것 같습니다. 정말 이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면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글에서도 프로그래밍을 익힐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가 절실함이었습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만들고 싶은게 있을 겁니다.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확신을 갖길 바랍니다. 이게 분명하면 나머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6번의 실패를 맛본건 이 부분이 부족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막히는 부분에서 앞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시는 분들, 끝까지 읽어보고 포기하길 권장합니다. 이해가 되든 안되든 한번 끝까지 읽어보세요. 포기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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