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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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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들의 귀환! 스포티비 간판 중계진, 김철민-한승엽을 만나다

김화경 기자 (desk@inven.co.kr)

너무도 기다렸던, 그 얼굴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MBC게임의 채널 전환 이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았던 그 조합, '철-승(김철민-한승엽)'이 다시 e스포츠 팬 여러분들을 찾아왔습니다. 온게임넷에 이은 제 2의 방송국으로 떠오른 '스포티비'의 SK플래닛 프로리그 중계, 바로 그 간판 중계진으로 발탁된 김철민 캐스터와 한승엽 해설의 첫 방송이 바로 지난 17일 진행됐습니다.

두 분이 한 자리에서 방송을 하게 된 지는 거의 만 2년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그간 한승엽 해설의 군 복무 기간을 고려해본다면 고개가 끄떡여지게 됩니다. 그만큼 두 분의 모습을 브라운관에서 본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이제는 그 조합을 추억으로만 기억해야하나 하고 아쉬워하셨던 분들이 많으셨을거에요.

MBC게임 폐지 후에도, 김철민 캐스터의 모습은 온게임넷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왠지 그를 빛나게해주는 가장 중요한 장식품이 빠진 듯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MBC게임 시절 유명했던 '강철승(강민-김철민-한승엽)' 조합은 '엠겜중창단'이라는 영예로운 별칭까지 얻으며, 탁월한 호흡으로 팬 분들에게 사랑받아 왔었기 때문입니다.

인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 출발을 앞둔 두 분을 찾아, 이번 시즌을 다짐하는 두 분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역시 인터뷰 내내 터지는 입담과 호흡으로 웃음꽃이 꺼지질 않았습니다. 글 안에 모두 녹여내 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 흐르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득 장비하고 나타나신 두 분의 이야기!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철-승'조합이 돌아왔다! 스포티비의 새로운 간판, 김철민-한승엽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한승엽 : 안녕하세요, 이제 소집해제된 지 딱 한 달 째인 민간인 한승엽입니다(웃음). 11월 12일에 소집해제가 됐으니까요. 아, 공익 신분일 때는 시간 정말 안 가던데 사회에 나오니 정말 시간이 빠르게 가네요. 전체적으로 아직까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김철민 : 그 동안 잘 지냈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고, 잘 못 지냈어요(웃음).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제서야 좀 새로운 출발을 하는 느낌이 드네요.


스포티비 중계진에 한승엽 해설이 합류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김철민 : 제가 추천하게 됐어요. 처음에 제가 캐스터로 확정되고나서, 스포티비에서 함께 할 중계진을 찾고 있었거든요. 이미 중계형태는 2인 중계로 확정되어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더욱 손발이 잘 맞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그 때 마침 승엽이의 소집해제가 맞아 떨어지기도 했고요.

(한)승엽이랑은 정말 원래부터 호흡이 잘 맞았어요. 오히려 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김)동준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뭔가 서로 충족되는 느낌이랄까요?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굉장히 편해요. '과'가 비슷하다고 봐야 할까요(웃음)?

한승엽 : 비슷한 '과'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웃음) 편하고 잘 맞는건 확실한 것 같아요. (김)철민이 형껜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어요. 제가 해설로 처음 시작하던 햇병아리 시절, MBC게임 메인 캐스터로 이미 자리잡고 계신 철민이 형께서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 메인 캐스터와 한다고 하면 부담이 되기 마련인데 처음부터 굉장히 편하게 대해주시고 도와주셨어요. 그런 점들이 중계에서도 묻어나고 했던 것 같아요. 말을 중계하면서 섞다보면, '이 타이밍에 이런 말이 나와줬으면 좋겠다'라든가,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게 막 나와요. 그것도 정확한 타이밍에요. 너무 신기했어요.

또, 다른 분들과 중계할 때와 달리 저랑 일할 때는 '노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씀해주세요. 일을 하는 게 아니라요. 그래서 정말 고마웠어요. 이번에도 철민이 형이 불러주셨을 때 한달음에 달려왔죠. 고민같은 거 할 틈이 없었어요(웃음).

[ ▲ 바로 어제(17일)! 첫 방송을 무사히 마친 철-승 조합의 반가운 모습 ]


한승엽 해설은 오랜 기간동안 방송을 쉬었는데,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한승엽 : 사실 저, 다신 방송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정말 '끝났구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왜냐하면 해설 같은 건 정말 한정적인 직업이잖아요. 현재 자리잡고 계신 분들이 다들 계셔서 TO가 나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다른 일을 많이 알아보고 있었어요. 축구를 잘 하고 좋아하니 축구 지도자 자격증을 따려고 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찰나에 철민이 형이 인도해주신거죠.

그 때부터 제대로 목적의식을 갖고 본격적인 준비를 했다고 봐야돼요. 해설은 많이 듣고 보는 게 준비하는 데 있어서 유일한 길이에요. GSL부터 해서 경기 방송은 다 찾아봤고, 관계자들이나 선수들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어요.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도 다 챙겨보고요. 그 전에도 꾸준히 방송은 지켜봐왔기 때문에 경기를 보는 시각은 다행히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문제는 방송에서의 감이랄까요. 확실히 만 2년을 쉬다보니 긴장이 많이 되네요.

김철민 : 확실히 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경기를 보는 시각은 금방 감을 잡더라고요. 트렌드 감각이 확실히 있어요. 독특한 게 나왔을 때 짚어줄 줄도 알고, 핵심을 놓치지 않을 줄도 알고요.


그렇다면, 두 분의 '스타크래프트2' 실력은? 살짝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승엽 :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스터-별마스터(마스터 리그에서 순위로 나뉩니다)를 왔다갔다 합니다. 다른 해설들은 무작위로 별마스터에 가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과연 사실일지 루머일지는 잘 모르겠지만(웃음), 정말이라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그런데 마스터라면 몰라도 별마스터를 무작위로 가는게 정말 가능한가요? (김)정민이 형은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요. 주종족은 프로토스입니다. 다른 종족도 물론 다 플레이하곤 해요.

김철민 : 저는 플레이 실력은 별로에요. 대신에 경기를 많이 보고 큰 판을 읽는 법을 연습하지요. 그리고 다른 문화 생활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표현을 맛있게 하는 방법을 얻기 위해서요. 게임을 정말 잘 하더라도, 그것을 좋은 언어로 잘 풀어내지 못하면 안 될 일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것들을 많이 보고, 또 많이 보고, 또 많이 보는 것(웃음). 책도 많이 읽고요.


새로운 방송국, 스포티비에서의 두 사람은?


2인 중계 체제로 가게 됐는데요. 사실 '스타크래프트' 공식 중계에서는 처음이나 다름 없잖아요.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김철민 : 그렇네요. 다른 종목들은 좀 해볼 기회가 있었어요. 프리스타일 풋볼이나 뭐 이벤트 리그 같은 것들. 그런데 메인 리그 같은 경우는 솔직히 처음이네요. 완전 처음이에요. 2인 중계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니 이 참에 잘 됐다 싶기도 했어요.

사실 편하기는 3인 중계가 훨씬 편해요. 스포티비에서는 월, 화요일 총 네 경기를 두 타임씩 연달아 뛰어야하잖아요. 그러다보니 체력적인 측면이 가장 걱정이 되죠. 세 명이서 말하는 것하고, 두 명이서 중계하는 것하고 체력 소비에 있어 정말 많은 차이가 나요.

하지만 스포티비에서의 모든 중계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다보니 정말 '우리 리그'라는 생각이 들어요. 뭘 예로 들 수 있을지… MSL을 맡았을 때의 기분이랄까? 스토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꿸 수 있고, 책임감도 더욱 생기고요. 물론 이전 리그들에 책임감 없이 중계에 임했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전부 꾸려나가다보면 더욱 책임감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개인적으로도 말이에요.

한승엽 : 저 말에 완전히 공감해요. 이런 기분을 처음 느껴봐요. MBC게임에서의 저는 사실 메인 해설자가 아니었잖아요. 책임감과 소속감 자체가 정말 엄청나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도 계속 먹게 되고요.

예전에는 메인이라는 생각을 좀 덜 가졌달까, 아 물론 제가 간판이 아니기도 했지만요(웃음). 제 역할이 다른 분들이 잘해주시는 데에 빈 자리를 메워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아니에요. 그만큼 부담이 느껴지는 자리지만, 이 자리를 수행해 나갈 때 보람도 두 배 이상일 것 같아요.


두 분만 중계를 하시다보니 더욱 호흡이 중요할 것 같아요. 미리 좀 맞춰보신 적 있나요?

김철민 : 미리 맞춰보거나 그런 일은 앞으로도 물론 없을 거에요(웃음). 미리 해본다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한승엽 : 미리 안 읽어봐요. 힘든 부분은 확실히 있을 거에요. 내용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을 때, 다른 해설자가 보완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3인 중계에서는 분명히 있어요. 해설자가 두 명일 때는 서로의 다른 시각을 비교하면서 그것을 맞춰 나가는 재미도 있었어요.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놓았을 때 누가 맞을 지를 두고 중계하다가 대립한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2인 중계는 아니에요. 제 의견과 해석이 온전히 들어가니까, 시청자 분들께서 보시다가 '저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3인 중계를 할 때, '강철승(강민-김철민-한승엽)' 조합을 했을 때를 예로 들어볼께요. (강)민이 형이 프로토스, 저는 테란 프로게이머였잖아요. 철민이 형이 그림을 만들어줬어요. 테프전(테란 : 프로토스) 중에 테란과 프로토스의 설명을 부탁하기도 하고, 해설로 맞붙는 그림을 끄집어내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2인 해설을 하면 그런 것은 볼 수 없게 되겠죠.

김철민 : 하지만 2인 중계는 또 다른 장점이 있어요. 세 명이서 하면 정말 안 맞을 수가 있어요. 중계가 산으로 갈 수도 있죠. 둘이서는 잘 맞기만 하면 오히려 세 명이 할 때보다 더 일맥상통하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거에요. 셋이서 말을 하다보면 오히려 더 머리에 안 들어올 때가 있어요. 판의 그림이 안 그려지는거죠. 이게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가 싶을 때가 있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손발이 잘 맞는 승엽이와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미 호흡적인 측면에서는 걱정이 없으니까요. 다만 걱정이라면, 이제 노 젓는 뱃사공이 한 명이라는 것. 경기를 풀어내는 것은 이제 온전히 승엽이 몫이에요. 승엽이가 잘못 해석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해결해 줄 사람이 없죠. 뭐, 그런데 '핵펠레'는 틀려야 오히려 더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저는 이 친구의 캐릭터가 너무 다행스럽네요(웃음).

*핵펠레 : 한승엽 해설의 별명. 해설 중 상황을 전달하면 정반대로 경기 양상이 전개되는 것을 본 팬들이 '펠레의 저주'에 빗대어, 한승엽 해설의 프로게이머 시절 별명인 '핵승엽'과 합쳐 '핵펠레'라는 별명을 붙였다.

[ ▲ '핵펠레' 한승엽 이야기를 하자 ]

[ ▲ 이 이미지 덕을 볼 것 같다며 웃는 김철민 캐스터 ]

두 방송국에서 제작되다보니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2인 중계 외에,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를 둘 생각이신가요?

김철민 : 차별화를 하려고 애쓰는 것은 솔직히 잘못된 것 같아요. 저도 아직 복귀한 지 얼마 안 됐고, 승엽이도 어떻게 보면 메인 급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얼마 안 됐어요. 처음에 MBC게임에서 프로리그를 셋이서 할 때도, 뭘 차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내린 결론은 항상 같았어요. 억지스럽게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고, 어려운 일이에요.

그냥 지금은 예전처럼 재미있게 놀자고 생각해요. 저희가 차별화를 한답시고 뭔가 확 변화된 모습으로 시청자 분들께 다가간다면? 글쎄요, 그럼 이상하게 받아들이시지 않을까요? 지금 저희가 해야할 일은 얼마나 시청자분들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가고, 그렇기에 저희가 기존에 가졌던 이미지 틀에서 그렇게 크게 벗어난다면 생소함을 느끼실 것 같아요. 기존의 저희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런 이미지적인 매력은 살리면서 그 안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정말 어렵겠죠(웃음)?


그렇군요. 그렇다면 현재 가장 목표로 하시는 점이 있다면요?

김철민 : 가장 중요한 건 둘이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지에요. 그걸 연습하고 갈고 닦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예전에 '강철승' 조합 할 때는 '엠겜중창단'이라는 별명도 있었어요. 그만큼 척척 호흡이 맞았기 때문에 팬 분들께서 붙여주신 별명이었지요. 그런 소리를 다시금 들을 수 있도록, 그런 모습 보여드릴거에요. 서로 단계를 맞춰서, 시청자들과 같이 호흡하고 올라갈 수 있게요.

한승엽 : 저는 시청자 분들게서 듣기에 불편함이 없는 해설을 하고 싶어요. 그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요. 저도 물론 즐겁게 할 생각은 있는데요, 공백도 있고, 많은 압박이 있어요. 그간 해오던 분야인 '브루드워(BroodWar)'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보니까요. 게다가 또 새로운 환경에서 하다보니 더 긴장되고요.

단기간에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여튼 현재의 목표는 그거에요. 보시기에, 듣기에 불편함 없는 해설요. 해설은 달변일 필요가 없거든요. 그건 철민이 형께서 다 도와주실 거에요. 제가 해야할 것은 내용이 정확한가, 분석은 어느 정도인가. 중계진이 두 명이기 때문에, 제가 노를 젓는대로 방향이 가게 되니까요. 정말 열심히 해야죠.

[ ▲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이 두 분의 호흡이라면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

김철민 캐스터님은 프로리그 중계 외에 스포티비의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한승엽 해설님 역시 그렇게 되나요?

김철민 : 사실 그런 부분을 윗선에 어필하기도 했어요. 승엽이가 축구를 정말 잘 하니까요. 축구 해설을 할 정도의 실력자다, 프로리그 외에 다른 스포츠 방면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뭐 그런 식으로요.

한승엽 : 축구 해설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진짜 해보고 싶어요. 주변에 축구를 하고 있는 실제 현역 선수들도 많고 하니까요. 축구 해설 하면, 그만큼 재미도 느끼고 전달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일단은 프로리그에 집중해야죠.

김철민 : 언젠가 스포츠 채널 쪽에서도 저한테 물어본 적 있어요. 한승엽 해설 축구 해설할 정도로 축구를 잘 하느냐, 어떠냐는 질문이 들어왔었어요. 그만큼 실력적인 면은 충분하니까 아마 다른 방송에서도 볼 기회가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승엽이 말대로, 일단은 프로리그에 집중해야겠죠.



MBC게임에서 스포티비에 이르기까지... '좋아하는 일이기에 떠날 수 없다'

[ ▲ MBC게임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강철승' 조합 ] 출처 : 방송화면

두 분 다 잠시 공백기가 있으셨는데요. 물론 다시 뵙게되어 기쁘지만, 혹시 다른 일을 할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김철민 캐스터님 같은 경우는 많은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도 활동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철민 :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떠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스포츠 팬 분들과 게임 팬 분들은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느껴지는 열정이 좀 달라요. 특수한 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표현하기 어렵지만, 전 그런 게 정말 좋아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많이 사양길로 들어서고 있잖아요. 과연 종목이 잘못된 것인지, 이 e스포츠 판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되어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 모두 할 말이 많겠지요. 하지만 그런 거대한 부분에 있어서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잖아요 사실. 저는 그냥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작은 간판 걸어놓고, 한 번 맛있게 상을 차려보는 일을 하려고 하는 거에요. 제가 맡은 자리에서 최대한 열심히. 그래서 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실 분들이 오실 수 있게 기다리는 거지요.

한승엽 : 저도 열 일곱살 때부터 전문적으로 게임을 했고, 더 지나서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설명해주고 말해주는 게 제 일이었잖아요. 할 수 있는 게 이 것 밖에 없어요. 다른 것을 하고 싶지도 않고요. 축구 지도자요? 프로게이머, 게임 해설자 출신 축구 지도자라… 경력에 어울릴까요(웃음)? 별로 내키진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생각해봤던 것 뿐이죠. 전 게임 해설이 훨씬 좋아요. 당연히요.


이전 MBC게임 중계진 분들과는 자주 교류하시는 편인가요?

김철민 : 뭐, (김)동준이랑도 종종 연락하는 편이고. 이번에 스포티비 되고 나서도 문자가 왔어요. 소식 들었다고. 그래서 대답해줬죠. '주책맞은 중계를 할 거야'라고(웃음). 나머지는 다 군대를 갔거나, 뭐 곰TV에도 가 있고 여기저기 다 흩어져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되도록 잘 안 만나려고 해요. 비유해보자면 '망한 집 자식들'이기 때문에(웃음). 안 그래도 힘 빠지는데 만나서 우울해할 필요 없잖아요. 다들 힘든데요. 잘 됐으면 좋겠네요.

한승엽 : 형들과 문자나 카카오톡 연락은 자주 해요. (강)민이 형이랑도 자주 얘기해요. 우리 그때, MBC게임 때 '강철승'할 때 너무 편하게 했다고. 요새는 정말 힘들다고 이야기해요. 민이 형은 종목까지 달라졌잖아요. 솔직히 프로게이머로써 한 종목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다른 종목을 하려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민이 형이 태어나서 그렇게 욕 먹은 적 처음이라고 말해요.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 보면 정말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철민이 형이 하신 말 저도 공감하는게, 형들을 만나면 즐겁게 이야기하다가도 꼭 MBC게임 채널 이야기가 나와요. 그립다고. 어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추억 얘기 하면서 숙연해지고. 그래도 곳곳에 함께 일했던 형들이 퍼져서 서로서로 힘이 되어줘요. 다들 잘 돼서, 고개 빳빳이 세우고 들어가자고 응원해주고 말이에요. 정말 힘이 돼요.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항상 고마워요.

[ ▲ 왠지 정겨운 신도림 인텔e스타디움 현장의 모습 ]

사실 그러고보니, 지금의 스포티비가 어쩐지 MBC게임 개국 때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김철민 : 맞는 말씀이세요. 그래서 사명감을 정말 많이 느껴요. 이제 승엽이까지 있으니까, 신나게 한 번 놀아볼까 싶어요. 정말 질펀하게 놀아보자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너무 오랜만에 메인을 맡아 부담도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기도 해요.

여기 스포티비의 많은 스탭 분들이 오셨는데, 사실 메인을 다들 못 잡아봤어요. PD님이하 거의 모든 스탭 분들이 메인을 하시던 분들이 온 것은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직 카메라맨 분들을 다 잘 모르지만, 어디서 오셨든 간에 아직 게임에 대해선 잘 모르실 거에요. MBC게임 시절, 제가 게이머 이름을 언급하면 대기석에 앉아있는 그 게이머를 잡아준다든가 하는 그런 아귀가 맞는 모습은 아직 보기 어려우시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점들을 어떻게 제가 잘 버무려 내느냐가 숙제라고 생각해요. 방송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말이에요. 많이 미흡할 거에요. 하지만 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측면에 있어서 저는 이미 마음은 완성됐어요. 지금 제가 선장인 거나 마찬가지라, 더 열심히 해야할 거에요. 너무 충족됐고요. 보람을 많이 느껴요.


정말 다들 잘 됐으면 좋겠네요. 말씀하신대로, 시장이 좀 좁아지다보니 새로운 방송국의 진입이 반가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김철민 :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을 가지고 일하려고요. 키워나가야죠. 다들 한 치 앞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작은 판에서 자기 몫만 보려고 하는 느낌이 있어요. 눈 앞의 이득에 팔려 있으면 될 일도 안 돼요. 한 두명을 짚는 건 물론 아닙니다.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팬 분들도 더 많이 와 줘야 판이 살아납니다. 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대세라고 친다면 발상 전환을 통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라도 만들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요. '스타크래프트'만 할 필요 없이요. 안 먹는 메뉴가 있는데, 서빙하는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요리를 먹게 되는 것 아니거든요. 프로게이머들의 생존 문제도 달려 있고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고요. '스타크래프트'를 버리자는 것도 아닌 그냥 하나의 예시예요.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지요. 서로 양보해가면서 공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판이 살아나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다른 문제는 그 다음 이야기지요.


좋은 말씀입니다. 슬슬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요. 이번 시즌, 스포티비 중계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김철민 : 겹치는 말이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저희는 대선 토론회를 중계하는 것도 아니고, 유쾌한 게임을 중계하는 사람들입니다. 유쾌하게 놀 생각입니다! 같이 놀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다보니 사회부적응자 해설 한 명, 오랫만에 간판이 된 부적응캐스터 한 명, 부적응방송국까지 삼박자가 다 맞아 떨어지게 됐는데요(웃음). 미흡한 점이 많을 거에요. 사고도 많을 거고요. 여러분들게서 따뜻하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물론 잠시 동안입니다. 일단은 시작 단계니까, 계속해도 더 나아지는 점이 없다 싶으면 질타해주시면 됩니다. 지켜봐주세요.

한승엽 : 즐겁게 일할 테니까, 즐거운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드릴 말은 그것 뿐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분들께 작별 인사 부탁드릴게요!

김철민 : 인벤 독자님들, 저번에 기사로 한 번 찾아뵙긴 했는데 인터뷰론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인벤과 김화경 기자님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한승엽 : 저 인벤 자주 갔어요. 이스포츠 인벤 자주 가봤어요. 최근 집중적으로 준비하면서, 기사들 보러 자주 들렀는데 좋은 사이트 같더라고요. 인벤 독자님들, 이제 한 울타리에 있는 식구가 됐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려요. 그리고, 앞으로도 인벤을 통해서 스포티비의 소식을 자주 전해드릴테니 많이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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