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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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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3]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 이것을 고려하세요"

이종훈 기자 (JeeK@inven.co.kr)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라는 말은 이제 게임업계에서도 낯설지 않은 말이다. '어떤 인디 프로젝트가 짧은 시간 안에 얼마의 후원금을 모았다더라'는 뉴스는 게임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충분한 화젯거리가 된다.

'아미 앤 스트레테지'(Army and Strategy, 이하 AnS)를 개발한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Pied Pipers Entertainment)는 그 뉴스의 주인공들 중 하나다. 목표액 500만 원을 24시간 만에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90일의 기간 동안 1,900만 원 가량의 금액을 모은 프로젝트이기 때문.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는 2011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상업적 목적의 인디 개발 그룹이다. 팀에서 게임 디자인을 맡고 있는 임현호 디자이너는 "국내에도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이 잘 알려져있는 편이지만, 아직 완전하게 정착하지는 못했다는 느낌이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과 구조, 그리고 자신들이 진행 중인 AnS의 사례를 통해 깨달은 내용을 토대로 강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 인디 개발팀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임현호 디자이너



■ '크라우드 펀딩'은 무엇인가

크라우드 펀딩이란, 불특정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특정 테마에 대한 펀딩이나 특정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자금을 조달받는 시스템이다. 소셜 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불리며, 킥스타터, 인디고고, 굿펀딩, 텀블벅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다.

"크라우드 펀딩의 종류는 크게 기부 보상형, 지분 투자형, 대출형 펀딩의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이 중에서 저는 가장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기부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크라우드 펀딩 : 불특정 다수의 돈을 모아 게임을 개발하는 시스템


▲ 크라우드 펀딩의 세 가지 형태는 대략 '기부', '증권', '은행'의 방식에 비유해볼 수 있다


기부 보상형 펀딩은 글자 그대로 '프로젝트를 후원해주면 특정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구조다. 대개 후원액이 얼마인가에 따라 차등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 기부 보상형 펀딩 역시 세부적으로 2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먼저 'All or Nothing'은 기간을 정해두고 그 안에 목표액을 달성하면 모금액을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방식이다. 만약 기간 내 목표한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실패로 처리되어 모았던 금액은 돌려주게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결제가 진행되지 않으니 후원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Keep in all 방식은 기간만 설정하고 그 안에 모인 금액 전체를 프로젝트 진행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목표액수를 따로 설정하지 않거나, 설정하더라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두 가지 중 All or Nothing 방식을 채택한 곳이 더 많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두 가지 모두를 지원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 크라우드 펀딩 전성시대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사례를 이야기할 때, 킥스타터를 통해 진행됐던 Double Fine Adventure를 빼놓을 수 없다. 킥스타터 게임 프로젝트가 성공한 시초 사례이기 때문.

이 프로젝트의 성공 이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게임 프로젝트들의 성공 사례가 이어졌다. 잊혀진 명작의 후속작이라든가, 주류가 아닌 성향의 게임을 만든다는 프로젝트도 여럿 나섰고 꽤 많은 성공담을 남겼다. 이에 리차드 게리엇을 비롯한 게임계 굵직한 인사들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가 프로젝트의 대상인 경우도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콘솔 기기로 알려진 오우야(Ouya)가 대표적인 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이제 하나의 확고한 게임 개발 경로가 된 셈이다.

▲ 해외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 킥스타터를 통한 게임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Double Fine Adventure'를 빼놓을 수 없다


▲ 제법 유명하신 분들도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을 갖기 시작



■ 보이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개발 사례가 많아지면서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진정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면 힘을 모아주세요'라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 정말 간단해보이는 구조니까.

하지만 임현호 디자이너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진행했던 AnS의 실제 사례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의 실제 진행방식과 생각해야할 부분을 설명했다.


- 언제, 어디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AnS 프로젝트는 2012년 11월 22일에 시작해 지난 2월 20일까지 총 90일에 걸쳐 진행됐다. All or Nothing 방식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는 팀 창설 초창기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심도 있게 고려했었다. 개발비용을 확충한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당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성공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에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 좀 더 크게 보자면, 자신들이 국내 크라우드 펀딩의 긍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프로젝트를 위한 펀딩은 어느 시점에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프로젝트 초기에는 무리다. 어느 정도 팀의 인지도가 쌓였을 때 진행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임현호 디자이너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공식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으며, 진행 상황이나 개발에 관련된 포스팅을 꾸준히 올려왔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함으로써 팀의 이름과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2012 IGF China에 참가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AnS는 2012 IGF에서 Finalist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으며, 그에 힘입어 행사 종료 직후에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여러 군데가 있다. AnS 팀은 인지도가 좀 더 높았던 굿펀딩과 인디 개발 후원 분위기가 강했던 텀블벅을 물망에 올렸으며, 최종적으로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 블로그, SNS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 먼저 프로젝트를 알리는 것이 중요


▲ IGF China 2012에서 Finalist로 뽑은 것은 그들에게 호재 중의 호재였다



- 금액과 기간, 그리고 보상 어떻게 정할 것인가?

언제 어느 사이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지를 정했다면 다음은 금액과 기간이다. AnS 프로젝트가 목표로 한 금액은 500만 원, 기간은 90일이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이라는 측면에서 500만 원은 큰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즈음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300만 원 이상 모금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예측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셈이지만요."

마땅한 선례가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캠페인 기간도 최대치인 90일로 잡았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도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또한, 후원금액에 따른 보상 내역을 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 모금액이 적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특전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디자인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고 한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제공하는 보상은 '기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후원금을 낸 사람들은 그에 합당한 결과물을 얻을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

"초기에는 이메일에 리딤 코드만 넣어서 발송하는 것을 고려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패키지판은 보내드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패키지판 제작에 착수하게 됐죠."

▲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를 기획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





■ 물론, 잘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결과가 나온 시점에서 보면 AnS 프로젝트는 대성공이다. 캠페인 시작 24시간 만에 목표액을 달성했고, 2주 만에 2배를 넘어섰다.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이어지다보니, 그에 따른 돌발상황도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었다.

임현호 디자이너는 빠른 목표 달성 이후의 대처와 그 뒤에 어떤 종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 출발선을 떠난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었나

AnS 프로젝트가 등록되고난 뒤 초기 후원자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마지막 최종 홍보와 함께 후반부 후원자도 평균치 이상을 기록하긴 했지만, 캠페인 극초반의 참여자에 비하면 훨씬 적은 비율. 90일짜리였던 AnS 프로젝트는 등록된지 만 24시간만에 500만 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임현호 디자이너는 펀딩을 시작한 후로 공식 블로그에 좀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펀딩 규모나 진척 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포스팅하면서 새로운 방문자가 나오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에서였다.

불과 하루 정도 만에 프로젝트가 성사되면서 전문 매체들에서도 뉴스화하기 시작했다. 2주 가량 후에는 목표액의 2배인 1,000만 원을 넘어섰고, 이때부터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스팀 그린라이트 등록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프로젝트를 홍보해나갔다.


- 문제 발생, 보상이 매진됐다?

90일의 긴 프로젝트인데다가 홍보가 이루어지자 후원자와 모금액은 점점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고액 후원자를 위해 마련한 특별 보상이 매진되어버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실제 고액을 후원하고도 특전 수량이 부족해 더 적은 금액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아가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보다 높은 후원액 단계를 새로 설정하고 추가된 보상을 마련해 추가하게 됐다. 목표액의 달성과 초과가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지다보니 피로가 누적되고 의욕이 꺾이는 일도 발생했으며, 그러다보니 고액의 후원자가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크라우드 펀딩 자체가 프로젝트 종료 후에 일시 결제되는 방식으로, 언제든 후원을 취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 특전 매진으로 마련한 추가 보상도 금새 동이 났다


▲ '밥상 엎기'를 시전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 크라우드 펀딩 성공을 위한 조건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AnS 프로젝트는 90일이라는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2월 20일 23시 59분 종료됐다. 임현호 디자이너는 프로젝트를 위한 펀딩을 진행하면서 잘됐던 것은 무엇인가를 분석했으며, 그로부터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먼저, 펀딩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봐야 한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얼마나 구미가 당기는 프로젝트인가를 감안하면 목표액이나 보상을 설정할 때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프로젝트와 팀에 대한 홍보를 꾸준히 지속해야한다.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IGF 행사에 참여해 성과를 거둠으로써 또 하나의 홍보 효과를 얻었으며, 펀딩을 시작하기 전부터 블로그와 SNS를 이용한 홍보를 이어왔다. 단, 전통적인 대규모 홍보 방식보다는 바이럴 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 임현호 디자이너의 의견이다.

또한, 초반에 많은 인원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홍보로 초반에 많은 인원이 몰리도록 하면, 바이럴 마케팅에 의해 확산도 빨라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목표액을 빨리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교적 초반에 목표액을 달성하게 되면 추가 이슈가 발생하면서 다시 홍보가 되고, 결과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더 크게 키우는 양분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겁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내 돈 가져가'라는 말이 나올만큼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겠죠."

임현호 디자이너는 "머지 않은 미래에 억대 크라우드 펀딩 성공 사례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 그들의 도전은 매우 훌륭한 성과와 좋은 선례를 남겼다


▲ "입 다물고 내 돈 가져가"라고 외치게 만들 정도로 좋은 프로젝트가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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