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C 게임즈 김학규 대표


'라그나로크',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학규 대표의 신작이 금일(21일)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이미지 8장만 공개되었을 뿐, 이 게임이 어떤 방식인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바로 IMC 게임즈로 달려가 김학규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오랜 기간 웅크려 있던 게임업계의 거인이 이제 다시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으니, 달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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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치면 거의 5년 가까이 개발했습니다. 개발하며 드는 생각이 있었죠. 대체 무슨게임 만들어야 되지? AOS가 유행이다. 모바일이 커진다. 주위에서 이런 이야기만 들리니, 우리가 만드는 게 시대 흐름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워크샵 가서 직원들에게 물어봤어요. 제일 재미있게 게임하던 때가 언제냐고 말이죠. 그랬더니 들리는 답변이 하나같이 온라인 게임 CBT 시절인 겁니다. 물론, 즐거웠던 추억이기에 미화된 부분도 없잖아 있겠지만, 그래도 현 시점에서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차이가 뭐냐면, 게임이 부담스럽지 않은, 그저 게임 자체로 즐거웠던 순간이었다는 거죠. 이렇게 키워보고 저렇게도 키워보고 하면서 즐기는 겁니다. 어차피 CBT는 며칠만 하고 서버 닫히니까요. 그 사이에 자기만의 재미 요소를 찾아 최대한 즐겁게 갖고 노는 겁니다. 당시에는 먹자, PK 이런 것들도 나름 재미요소로 부각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식 서비스가 되고 나면 없어집니다. 게임이 상대적으로 진지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거 안돼, 저거 안돼, 하다 보니까 게이머가 혼자 조용히 자습하는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이렇게 바뀌면서 부족해지는 재미를 콘텐츠나 시나리오로 메꾸려 하다보니, 당시 느낄 수 있던 원초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생기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 놔도, 본인이 즐길 수 없다면 그림의 떡 아닐까요? 그래서 '울프 나이츠'는 시즌제라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시즌 끝나면 그동안 키운 캐릭이 없어진다고? 그럼 그 허탈감 어쩔 거에요?' 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이게 부정적인 면보다 더 크기만 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울프 나이츠' 때문에 오늘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 개발 발표한 '프로젝트 R1'도 아닌 완전한 신작이니까요.

앞으로 조금씩 공개하려 합니다. 사실 '울프 나이츠'를 개발한지는 꽤 됐어요. '그라나도 에스파다' 서비스하면서 이런 저런 신작도 구상해보고, 새로운 엔진을 토대로 무협 게임도 만들어보고 했죠. 이 무협 게임을 2008년 때부터 만들었는데, 2010년인가 2011년 들어서 지금의 '울프 나이츠'로 개발 방향을 바꾼 겁니다. 한 3년 전부터 정식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공개된 스크린샷만 봐서는 쉽게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울프 나이츠'의 게임 콘셉트가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합니다.

일단 MMORPG입니다. 존 단위로 나뉜 적당한 크기의 월드에서 펼쳐지는 MMORPG를 표방합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콘셉트를 설명하기가... 조금 애매합니다. 굳이 특징을 딱 한가지로 압축해 말하자면, 리셋되는 게임입니다. 쉽게 말해 플레이어가 일정시간 플레이하면, 그것으로 한 시즌이 끝나는 겁니다. 그리고 또다른 시즌에 참가해 게임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인데요. 구체적인 설명 부탁합니다.

대전 중심의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최고 레벨은 일단 30으로 잡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한 시즌 당 5시간 정도 되는 방에 들어가 레벨을 올리고, 적진 유저와 대결하는 겁니다.

처음 게임에 들어가면 시즌이 시작되는 방이 여러개 있고, 거기 접속하면 게임이 시작되는 방식입니다. 게임 안에는 보스 몬스터도 있고, 이를 처지하면 보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PvE가 아닌 PvP가 중심인 게임이라는 거고, 몬스터는 말 그대로 플레이어끼리 대결하는 데 필요한 촉매 정도의 역할입니다. 뭐라 말로 설명드리기가 참 어려운데요. 저도 이거 콘셉트 표현하는 게 어려워서 내부 개발팀에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마 가장 비슷하게 비유하자면 MMORPG로 즐기는 AOS 게임이 맞을 듯 합니다. 저녁 7시부터 자정 12시까지 한 시즌, 그리고 자정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또 한시즌 식으로 진행되는 거죠. 아, 참고로 5시간이라고 딱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내부적으로 '이런 방식이다'라는 것만 정한 것이지, 딱 몇시간까지다, 이렇게 잡힌 것은 없습니다.

어쨌든, 시즌이 끝나면 플레이어를 죽인 수와 같은 수치를 토대로 순위를 매깁니다. 이 순위대로 보상을 지급하고, 플레이어는 이 보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조금 강화하는 룬이라던가 스킬을 구매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게임이 시작되면 장비는 기본 장비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장비는 기본 재료를 모아서 조합해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좋은 재료는 더 강한 몬스터에서 나오고요. 하지만 공략 루트는 여러가지가 있으니, 머리싸움을 잘 해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신선한 방식인데요. 이러한 콘셉트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내부 개발팀과 회의한 끝에 나오게 된 겁니다. MMORPG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가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울프 나이츠' 프로젝트는 MMORPG의 육성이나 성장보다는 대전에 초점을 맞췄죠. 하지만 대전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게임들이 보여준 렐름전, 길드전 등을 유도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막상 이게 시행되면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생깁니다. 그리고 한창 싸울 때는 재미있는데, 이게 딱 끝나면 뭔가 템포가 루즈해진 기분도 들곤 하죠.

이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또 완전히 새로운 전쟁을 즐길 수 잇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서버가 열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네. '울프 나이츠'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개념이라 보면 됩니다. 일반적인 MMORPG는 시간이 지나면 구도가 잡히고, 시세 등이 생기기에 초보 유저들에게는 점점 진입 장벽이 높아 질 수밖에 없어요. 맘 제대로 먹고 한 번 해보려면, 일단 지갑부터 열어야 되는 게임도 있고, 또 시간도 많이 투재해야 합니다.

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지금까지 MMORPG를 열심히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봤는데, 의외로 별로 없었습니다. CBT, OBT 때는 재미있게 하던 사람들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슬슬 떠났습니다. 부담스럽다고.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떠나서 일단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르 게임이 시간도 많이 먹으니 보통 직장인들은 제대로 즐기기 힘들죠. 한 마디로 게임과 생활을 유연하게 병행할 수가 없는 겁니다.

한 시즌의 처음과 끝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서도 고민 많이 했습니다. 처음엔 2주 정도로 잡았는데, 너무 긴 감이 들었습니다. 한 번 끝나면, 다시 붙잡기가 쉽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20시간, 10시간 정도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니, 플레이어들의 밥 먹고 잠 자는 시간까지 뺏을 것 같은 겁니다. 그래서 일단 대략적으로 한 시즌의 진행 시간을 4~5시간 정도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게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울프 나이츠'가 마치 폐인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는 게임이라는 거죠. 일단 저 스스로부터 '오, 이건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치 화분에 물을 주둣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MMORPG는 이전부터 생각해왔는데, '그라나도 에스파다'도 그렇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시도하는 거죠.


전투는 어때요? 요즘 논타겟팅에 액션성을 강조한 작품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울프 나이츠'는 5:5 정도의 소수 인원이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 몇십 대 몇십의 대규모 전투를 표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성을 강조하는 것은 조금 안맞는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전투보다는 전쟁의 느낌이 나는 게임을 만드는 게 저희 목적입니다. 일단 한 시즌에 참가하는 전체 인원 수는 100에서 200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요.


그러면 전투는 MMORPG지만, 시즌제 PvP에 특화된 게임이라고 정의하면 되나요?

그렇죠. 시즌제니까 이런게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키워 봤는데 어떻더라. 내일은 이렇게 한 번 키워봐야지' 같은 것 말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한다면 '울프 나이츠'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vP인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종족 대립을 기반으로 하잖아요. '울프 나이츠'도 그런가요?

그건 아닙니다. '울프 나이츠'에서 유저들은 수평적인 개념이에요. 종족이 나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일단 방에 들어가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NPC 및 몬스터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자연스럽게 팀이 갈리게 되며, 이후에 플레이어들끼리 무리가 생기는 그런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유저들에게 싸움의 동기부여를 어떻게 줄지는 지금도 고민중입니다. 지금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단계죠. 일단 PvP 게임이니 만큼, 뭔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치고박고 그런 모습이 연출되는게 좋은데, 그냥 허허벌판에 두 파벌을 툭 내놓고 '이제부터 싸우시죠' 하는 것도 뻘줌하니까요. 그렇다고 길드 가입한 뒤, 싸우라는 것도 안됩니다. 물론, 그 시스템이라면 동기부여는 되겠지만, 길드 가입 자체를 귀찮아하는 유저들도 있는데,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싸워야 하되, 부담없이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지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울프 나이츠'는 플레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목적 의식이 생기고, 저절로 전쟁이 벌어지는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몬스터나 NPC는 이러한 흐름의 촉매 역할이죠.


공개된 스크린샷을 보니, 보스처럼 보이는 몬스터도 있었습니다. 이 역시 위에서 말한, 유저들끼리 싸우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촉매인가요?

네. 유저들로 하여금 경쟁을 유도하는 장치로 만든 겁니다. 이 보스 몬스터들은 조건만 갖춰지면 잡기 쉬워요. 하지만, 시즌제 게임이니만큼, 바로바로 리젠되는 방식이 아니기에, 눈치 싸움이 필요합니다. 한 번 잡으면 잘 안나옵니다. 또, 고유 이름을 갖고 있는 레이드 몬스터도 있습니다.



팀 구성하는 시스템의 메카니즘이 꽤 복잡할 것 같습니다. 몇몇 유저들의 경우 강한 팀에만 들어가려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시즌제 MMORPG라는 방식이기에, 이 부분을 개발하는 데는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개발 방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일단 팀 밸런스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시스템을 채용할 겁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밸런스와 관계되어 있어 신중하게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울프 나이츠'는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CBT, OBT를 바로 가기보다는, 소규모 그룹 테스트를 많이 거칠 생각입니다. 운영을 통해 검증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피드백을 통해 수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우리 게임은 시즌제이다 보니 바로바로 테스트해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원이 적으면 수정도 빠르고 피드백을 받는 것도 빠르죠. 한마디로 지금 함께 개발되고 있는 '프로젝트 R1'이 CBT, OBT 착착 밟아가는 '왕도식 오픈'이라면, '울프 나이츠'는 '스트리트식 오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단, 몇 달 내로 소규모 테스트를 열 생각입니다. 지금도 그에 맞춰 계속 다듬고 있는 상태죠. 섬세하게 하나씩 하나씩 다듬은 뒤, '어, 이거 재미있네요!' 라는 이야기 들으면 그 부분에 살을 붙이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말한 게임의 세부적인 내용은 전부 가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대전에 주안점을 둔 시즌제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게임의 배경이나 캐릭터 디자인을 보니 딱 중세 느낌이 납니다. 상당히 사실적인 느낌입니다.

엔진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면서 사실적인 그래픽 쪽에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이걸 잘 표현하려면, 실제 존재하는 지형에 대한 자료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개발팀이 실제 스코틀랜드로 날아가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분위기의 자연 경관을 많이 찍고 왔어요. 또, 실제 성 느낌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프랑스에 있는 고성들도 보고 왔습니다.

[ ▲ 책상 위 레고 성도 게임 참고용으로 제작했다고 ]


'울프 나이츠'라는 제목은 어디서 연상한 건가요?

게임 세계관에서 착안했습니다. 이 게임이 '로디안 왕국'이라는 가상의 월드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 나라에 악마들이 쳐들어와요. 플레이어는 위기에 빠진 로디안 왕국을 지키기 위해 달려오는 구원군이라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로디안 왕국은 이미 회복 불능에 상태에 놓이고 말았죠. 그래서 새로운 패권을 손에 넣으려는 몇몇 야심가의 의지에 따라 외부인들끼리 세력이 뭉치게 되고, 결국 전쟁이 벌어지는 겁니다.

패권을 쥐려는 자들의 야심과 욕망, 이런 부분이 늑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고독하면서도 누군가와 무리지어 행동하는, 그런 이미지 말입니다.


현재 '울프 나이츠'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개발팀은 대략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30명 정도 됩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 예전에 신작 무협게임 만들던 개발팀이 그대로 '울프 나이츠'를 개발 중입니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많이 쌓인 사람들이에요. 아, 게임에 사용된 엔진도 저희가 개발한 자체 엔진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서비스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일단 정액제는 계획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 LOL과 같이 스킨이나 부스트 아이템을 파는 정도가 될 듯 합니다. 물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울프 나이츠'는 저희 IMC에서 자체 서비스를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울프 나이츠'가 성공하더라도 퍼블리셔 계약 체결 없이 자체로 서비스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 게임은 시즌제이기에 MMORPG의 불치병이라 할 수 있는 오토나 현거래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그 부분에 관련된 운영도 훨씬 빠르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기에 자체 서비스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IMC 게임즈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