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계에 아주부에 이은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인벤은 14일(오늘) 새벽 한 유저로부터 장문의 제보를 받았다. 페이퍼컴퍼니 연루설에 휩싸인 아주부에 이어 또 다른 아주부 관련 회사가 국내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

[취재] 아주부와 김석기, 뉴스타파 조세피난처 취재로 관계 밝혀져

제보에서 언급된 회사는 클라우프(www.Clauf.com).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e스포츠 관련 솔루션 개발 및 서비스 기획, e스포츠 마케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 = 클라우프 홈페이지(www.clauf.com) ]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자사 회사 소개 내용에서 한국 서울에 위치한 클라우프(Clauf)의 아시아 지사가 e스포츠에 특화된 두 개의 커뮤니티 사이트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직접 홍보한다는 점이다.

홈페이지에 언급된 두 개의 커뮤니티 사이트는 바로 FPS코리아(www.fpskorea.com)와 플레이XP(www.playxp.com). FPS와 스타크래프트2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익히 들어봤을 법한 국내 사이트다.


[ = 클라우프 홈페이지에 당당히 표시되어 있는 두 사이트의 로고 ]



제보자는 클라우프라는 회사가 1) 콘텐츠 보다는 외형적인 모습에 치중한 홈페이지 구성을 갖춘 점 2) 표면적으로 본사가 독일 베를린에 있고 지부가 한국 서울에 있다는 점, 그리고 3) 클라우프의 핵심 임원진 모두가 현지 독일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점을 들며 페이퍼컴퍼니에 연루된 아주부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 설명을 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 명시된 클라우프 한국사무실 주소와 전화번호를 포탈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클라우프가 아닌 '아이두플럭스'라는 별도의 국내 회사가 새롭게 등장한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 = 우연의 일치일까? 클라우프 아시아 지사와 아이두플럭스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일치한다. ]




아이두플럭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e스포츠 관련 사업을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FPS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최근까지 크게 드러난 결과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보자가 지적한 대로 아주부와 게임북 코리아 간의 관계와 유사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참고로 드러난 경로로는 클라우프와 아이두플럭스 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지만 아이두플럭스의 대표이사로 표시된 김동혁이란 이름은 클라우프 독일 본사 COO의 이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기자가 추가로 확인한 바 독일에 본사를 둔 클라우프의 홈페이지(Clauf.com)는 한국에서 호스팅되고 있었으며 소유주는 클라우프의 이종환 대표이사로 나와있지만 주소는 아이두플럭스와 역시나 일치한다. 사이트도 작년 말에 최초 등록됐다.


[ = 클라우프의 도메인 등록 정보 ]



여기까지 밝혀진 정보를 종합해도 단지 의혹일 뿐 아주부와 형태가 유사하다고 해서 페이퍼컴퍼니와 관계가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보자를 비롯해 해외 유명 e스포츠 커뮤니티인 '팀 리퀴드'에서는 클라우프와 아주부가 직접적인 관계에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 해외 팬들도 아주부와 클라우프와의 관계를 추적 중이다. ]



독일 전체 회사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germancompanies.net이라는 사이트. 여기서 아주부(Azubu)를 검색하면 총 3개의 회사가 나온다.

회사가 설립된 순서로 언급하자면 첫 번째가 2012년 1월에 설립된 아주부 유럽 주식회사(Azubu Europe Ag), 국내에 아주부의 독일본사로 알려진 회사다. 뒤를 이어 작년 10월, 11월에 설립된 회사가 클라우프 유한회사 (Clauf Gmbh)와 아주부 인터랙티브 유한회사(Azubu Interactive Gmbh)다. 셋 다 독일, 베를린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 = 아주부를 검색하면 세 회사가 나란히 표시된다. ]




그 중 '클라우프'를 클릭해 자세한 회사 정보를 확인해보면 제보자가 거론한 클라우프(Clouf.com)와 대표의 이름(이종환), 회사 등록번호(HRB 145183 B )가 일치하는 동일한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클라우프 바로 뒤에 나오는 법인명이다.

Clauf GmbH, Berlin, c/o AZUBU Europe AG, Friedrichstraße 95, 10117 Berlin.




클라우프 유한회사와 아주부 유럽 주식회사. 여기서 c/o는 "care of". 일반적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회계, 행정 등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 대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주부 유럽 주식회사가 클라우프 유한회사의 주요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

최근 뉴스타파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보도하며 "c/o"의 의미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바로 여기서 해당 사이트에서 아주부를 검색하면 클라우프가 아주부와 함께 등장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다시 정리를 해보면,


1) 아주부 유럽 주식회사의 관리를 받고 있는 클라우프는 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고 그 회사는 아이두플럭스와 전화번호와 주소가 같고 임원진 이름을 공유한다.

2) 또한 아이두플럭스는 FPS코리아와 플레이XP를 소유하고 있으며 두 사이트는 독일에 위치한 클라우프를 사업적으로 지원하는 관계가 된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플레이XP가 매각됐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졌었으며 현재 플레이XP의 도메인 정보 검색을 해봐도 실 소유주는 아이두플럭스, 도메인 정보 갱신일은 작년 12월 경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 현재 플레이XP의 도메인 검색 정보, 소유주가 아이두플럭스.]




한편, 조세피난처 보도를 시작으로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아주부와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있는 e스포츠 팬들도 한국발 e스포츠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아주부와 클라우프는 물론 'FPS코리아'와 '플레이XP'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점점 커지고 있어 e스포츠를 강타한 '페이퍼컴퍼니' 연루설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취재] 2보) 아주부와 클라우프 주소까지 동일, 의혹관계 또 드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