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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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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찬칼럼]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특강③ - 스톡옵션(Stock Option), 약인가 독인가?

이병찬 변호사 기자 (gerrardgogo@gmail.com)
게임 관련 법률 전문가로 유명한 이병찬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정진 소속이며, 블로그 '함께 바꾸는 세상'을 통해 게임 규제와 관련된 다양한 글을 기재하고 있습니다. 금일(2일), 이병찬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게임회사 설립 노하우를 서술한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특강'이라는 칼럼을 인벤에 기고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게임회사 스타트업과 법률 관련 주제들을 갖고 칼럼을 연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이병찬 변호사 ]
이번 시간에는 많은 스타트업이 궁금해하는 스톡옵션(Stock Option)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A는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강좌 1, 2회를 보고 발 빠르게 “갑” 주식회사 설립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갑” 주식회사는 액면가 5천 원짜리 주식 4,000주를 발행하여 총 2천만 원의 자본금을 마련하기로 하였고, A, B, C는 각기 80%, 10%, 10%의 비율로 주식을 인수하기로 하였습니다.

A는 살고 있던 원룸의 보증금을 빼서 1,600만원을 마련했고,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B와 C도 각각 알뜰하게 모아둔 비상금 200만 원을 주금(株金, 주식에 대해 출자하는 돈)으로 납입했습니다. 또한, A가 가장 많은 주식을 인수하는 대신 투자를 받기 전까지 B, C는 150만 원, A는 70만 원의 월급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즉, A가 “갑”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보유하는 대신, 자본금도 많이 내고 월급도 적게 받기로 한 것입니다.

“갑” 주식회사는 이렇게 마련된 자본금을 갖고 수많은 부동산중개업자와 건물주로부터 “을” 취급을 당하면서 서울 변두리에 있는 쓰러져가는 건물에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그리고는 각자의 컴퓨터를 사무실로 가져와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업이 탄력을 받다 보니 A 혼자서는 더 이상 코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갑” 주식회사는 프로그래머 1명을 추가로 영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훌륭한 프로그래머를 추천해달라고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을 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구인공고를 냈습니다. 3명의 후보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중 능력이 가장 출중한 것은 X였습니다. X는 꽤 규모가 있는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대기업의 관료주의와 사내정치를 극도로 혐오하는 전형적인 '오덕후'였습니다.

A, B, C 모두 같은 '오덕후'인 X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X는 약 6개월 전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 한 집안의 가장이었습니다. “갑” 주식회사는 아직 법인등기부등본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신생회사인데다가 자본금도 고작 2,000만 원에 불과해서 X에게 많은 월급을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A는 꼭 X와 함께 일하고 싶었고, 그래서 X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스타트업이 능력있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스톡옵션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톡옵션(Stock Option)은 우리말로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 부릅니다.(앞으로는 편의상 ‘선택권’이라고 하겠습니다) 회사의 임원 또는 직원에게 장래 일정한 시기에 이르러 예정된 가격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또는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취득 또는 인수하거나 이를 포기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면, “갑” 주식회사가 X에게 2년 후부터 3년 이내에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액면가인 5천 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만약 2년 뒤에 “갑” 주식회사의 주식이 1만원으로 올랐다면, 갑은 이를 5천 원에 매수하여 5천 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의 가격이 오르려면, 영업실적이 좋아져야 하고, 영업실적이 좋아지려면 X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결국, X는 “갑” 주식회사의 영업실적을 향상시켜야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서 일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많은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회사가 잘만 성장하면 스톡옵션을 통해 본봉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시간에 선택권을 주제로 고른 이유는 선택권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에 덧붙여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하며, 선택권 부여와 관련된 제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투자유치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선택권은 아주 제한된 범위내에서, 엄격한 절차를 거친 경우에만 부여할 수 있습니다. 상법이 선택권 부여를 이렇게 엄격하게 통제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주식 가치의 희석화와 지배권 약화의 방지입니다.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주주는 원칙적으로 회사가 신주(新株)를 발행할 경우에 자신이 가진 주식 수에 비례하여 신주를 인수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주주의 신주인수권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갑” 주식회사가 신주 100주를 발행하면, 종래 주식보유 비율에 따라 A가 80주, B와 C가 각 10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신주인수권을 구 주주(舊 株主)에게 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액면가는 5천 원, 발행주식은 1만주인 회사의 순자산이 1억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주식 1주당 순자산가치는 순자산 1억원을 1만주로 나눈 1만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회사가 액면가로 주식을 1만주 더 발행한다면(통상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실권을 막기위해서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발행합니다), 발행후 회사의 순자산은 1억5천만원이 되고, 1주당 순자산가치는 7천5백원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신주를 제3자가 인수하게 되면, 구 주주는 주당 2천5백원의 손해를 입고, 신 주주는 주당 2천5백원의 이익을 보는데, 이를 주식 가치의 희석화라고 합니다. 또한, 위 예에서 종래 5천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주주는 1만주 중 5천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50%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신주 1만주가 발행되어 제3자가 이를 인수하면 2만주 중 5천주를 가지게 되어 25%의 의결권밖에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구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지배력의 희석화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신주를 제3자가 인수해가면 구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고 구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구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는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기 전부터 자금을 투자한 주주들이야말로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그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향유할 자격이 있다는 논리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선택권의 경우와 같이 제3자가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금지해버리면 돈없는 스타트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중요한 수단이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상법에서는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을 미리 규정해 두도록 강제하고, 반드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엄격한 절차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임직원에서 선택권을 부여하고 싶다면 회사 정관에 선택권이 규정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만약 관련조항이 없다면 정관부터 수정해야 하며, 주주총회에서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선택권을 부여할 것인지 결의해야만 합니다.

상법은 선택권 부여와 관련하여 절차적인 제한 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제한도 가하고 있습니다. 우선, 선택권은 부여된 때로부터 2년 이상이 경과하여야 행사가 가능합니다. 선택권은 유능한 임직원 채용을 위한 인센티브로 도입된 제도인 만큼, 만약 이러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시세차익만을 노린 선택권 행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행사시기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선택권 행사로 발행할 신주 또는 양도할 자기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다만,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100분의 15). 선택권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으면 구주주의 권리가 보호될 수 없으므로, 그 범위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P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P는 2년 뒤 “갑” 주식회사의 순자산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여 유상증자 방식으로 “갑” 주식회사에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P는 “갑” 주식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과 정관을 살펴보았는데, 확인결과 “갑” 주식회사는 X에게 2년후 3년내에 액면가인 5천 원으로 4백주를 살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해 둔 상태였습니다.

만약, “갑” 주식회사가 X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았다면 P는 주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A, B, C와 나누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X에게 선택권이 부여되어 있고, 2년 뒤 어느 시점에 X가 선택권을 행사하면, P는 주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A, B, C뿐만 아니라 X와도 나눠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주식 가치의 희석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임직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어 있다면 주가 상승이라는 과실을 나눠 가질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에게 선택권은 양날의 칼과도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재능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효율적인 수단이지만, 잠재적으로는 투자자의 주식 가치와 지배력을 희석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투자 유치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선택권의 이러한 양면적 성격을 잘 이해하신다면 선택권을 보다 적절하게 잘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유상증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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