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는 현재 134종의 챔피언을 제공합니다. 챔피언들에게는 각각 기본적인 포지션과 역할군이 지정되어있죠. 유저들은 필요에 따라, 취향에 따라 챔피언을 선택하고, 그 챔피언이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합니다. 예를 들면, '노틸러스'로 체력과 방어력을 늘리는 아이템을 장비해 최전선에서 탱킹 역할을 수행한다던지 말입니다.

하지만 때론 유저들의 독창적인 챔피언 해석이 가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라이엇에서 설정한 역할군이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기어코 'BF 대검'을 구입하는 '반항아'들이 있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그들의 발상이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이엇이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AD 설계 챔피언에 높은 AP 계수가 적용되어 있거나 했으니 말이죠.

독특한 상상력으로부터 탄생한, '비틀어진' 재미를 선사하는 챔피언들! 리그오브레전드의 시대를 풍미했던, 독특한 녀석들을 만나봅시다.

▲ 유저들의 독특한 해석이 반영된 여러 챔피언들



적은 챔피언 수, 다양한 선택의 폭으로 보완한다?

지금이야 134종이나 되는 챔피언 풀을 자랑하는 게임이지만,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시작부터 넘치는 챔피언 수를 자랑했던 것은 아닙니다. 리그오브레전드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누누', '라이즈', '애쉬' 등의 챔피언이 포함된 17 종으로, 지금과 비교하자면 조촐한 챔피언 수를 제공했었죠.

그렇기 때문일까요, 한 챔피언이 전혀 동떨어진 듯한 역할군을 여럿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초창기에 많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메인 역할군으로 근접전사가 배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부 역할군으로 마법사를 수행할 수 있는 등, 적은 챔피언 풀을 유저들의 다양한 챔피언 활용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반항아들의 시초, AP 핵딜 사이온

그런 챔피언 중 대표 주자를 꼽자면 '사이온'을 빼놓을 수 없겠죠. 사이온은 누누, 라이즈, 애쉬 등의 리그오브레전드 출시와 함께 등장한 초기 17 챔피언 중 하나로 가장 오래된 챔피언 역사를 자랑하는 챔피언인데요. 생긴 모습부터 언데드라는 설정까지, 척 보기에도 '이녀석은 전사로군'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녀석이죠.

▲ 리워크 전 오리지널 사이온 스플래시 아트. 정말 상남자 그대로다.


초기에 사이온은 보이는 것 처럼 근접 전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체력을 소모해 피해를 높히는 '격분(E)' 스킬과, 해당 스킬의 '처치 시 체력 영구 증가' 효과와, 최대 공격속도 50%, 생명력 흡수 100% 상승량을 보여주는 궁극기 '피의 향연'을 활용하여 아이템을 갖춘 후반부에 승부를 보는 왕귀 스타일이 이상적으로 생각되었죠.

하지만 아이템을 완성하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하고, 또 막상 왕귀에 성공하더라도 고질적인 뚜벅이 설계 챔피언이기 때문에 적이 CC를 넣으며 카이팅으로 대처하면 생각보다 무력하게 무너지는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이에 색다른 형태의 사이온이 대두했는데요. 바로 AP 사이온이 그것이죠. '무시무시한 응시(Q)'와 '죽음의 포옹(W)' 스킬을 핵심으로 하는 AP 사이온은 E 스킬을 아에 찍지 않고 Q, W 스킬을 교차 선마하며 마법 피해로 승부를 보는 것입니다.

▲ 전혀 안 어울려보이지만, 보조 역할군은 '마법사' 였던 사이온


사실 AD 사이온을 플레이할 때에도 초반 딜 교환을 책임지는 스킬은 Q, W 스킬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생각 되기도 하는데요. '무시무시한 응시(Q)' 스킬은 짧은 사거리를 지녔지만 타겟팅 스킬로 확정 스턴을 먹일 수 있었고, '죽음의 포옹(W)'은 보호막+범위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딜교환과 라인 정리에 우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결정적으로, 두 스킬 모두 0.9라는 높은 AP 계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곧 AP '폭딜'을 구사하는 사이온이 널리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 이런 모습에 마법사 챔피언이라니? 좋은 효율을 보여준 AP 스킬들


하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점도 있었죠. 결국 AP 사이온의 딜 사이클은 높은 계수를 가진 Q-W 두 스킬에 의존해야만 했고, 다른 스킬들을 모두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마무리 능력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또,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다보니 높은 폭딜 외에는 금방 질려버릴수도 있는 플레이 스타일도 한계라면 한계였습니다.


■ 원거리 딜러라도 AP 폭딜을 넣고 싶어! AP 트리스타나

아직 챔피언 숫자가 많지 않은 리그오브레전드 초창기. 원거리 딜러, 혹은 흔히 AD Carry라고도 불리는 포지션의 챔피언도, 초창기에는 색다른 시도가 가능했습니다. 이 역시 챔피언 수가 적었던 초기였던 만큼, 의도적으로 선택의 폭을 넓게 준 것일까요? '사이온'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 초창기 17 챔피언 중 하나인 '트리스타나' 역시 AD 대신 AP 빌드로 활약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리워크 전 스킬에 붙어있던 높은 AP 계수 덕분인데요. 적에게 사용하면 지속적인 도트 피해와 '고통스러운 상처' 효과를 적용시켰던 '폭발 탄환(E)'은 1.0이라는 왠만한 마법사 챔피언들의 궁극기 이상가는 AP 계수를 가졌었죠.

거기에 궁극기 '대구경 탄환'은 높은 피해량과 함께 1.5라는 어마어마한 AP 계수를 가진 스킬이었고, 가장 낮은 AP 계수를 가진 '로켓 점프(W)'조차도 0.8로 높은 AP 계수를 가져, 트리스타나와 AP 아이템은 상당한 효율을 자랑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삭제된 '죽음불꽃 손아귀'와 함께, 순간 폭딜을 넣을 수 있는 AP 암살자로도 활용됐습니다.

▲ 과거 AP 트리스타나의 활약. 살았다 싶다가도 엄청난 도트 피해에 죽기 일쑤였다.


특히 '로켓 점프'로 미니언을 처치하면 '폭발 탄환'의 패시브 폭발 효과가 적용되던 시절에는 미니언과 겹쳐있는 챔피언에게 점프해 말도 못할 피해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기도 했었습니다. 특수한 픽을 선호하던 유저들에게는 아직도 간혹 떠오르는 짜릿함일 겁니다.

▲ 미니언으로 뛰어! '폭발 탄환'의 패시브 효과로 특수 폭딜도 가능했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카페 LoLKoR, 'ap 트리의 사기성' 영상 캡쳐)



더 이상 예능이 아니다! 대회에서도 유효했던 독특한 픽들

한편 라이엇의 초기 의도와는 다르게 유저가 사용했던 픽들이, 단순히 독특한 시도나 예능을 떠나서 실제 그 효용성을 인정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처음 설계 단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이템의 변화나 패치에 따라 바뀐점에 의해 부각되거나, 개발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해석이 대박을 터뜨린 경우죠.

하지만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결론을 내놓기 때문에, 보통 '트롤'이나 '예능' 딱지가 붙기 마련입니다. 이 인식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뚫고 대회에서도 활약했던 픽들이 있습니다.


■ 지팡이 든 암살자? 짧은 기간 시대를 풍미했던 AP 암살 렝가

때는 바야흐로 2012년. '렝가'라는 챔피언이 등장하고, 아직은 포지션과 역할이 자리 잡지 못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던 때. 당시 '나진 소드'에서 활동 하던 '막눈' 윤하운이 AP 렝가를 꺼내들면서 렝가에 대한 인식을 새로히 했습니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역시 높은 AP 계수였는데요. '전투의 포효(W)' 스킬은 1.0의 AP 계수를 갖고, 스킬 구조상 스킬 사용을 잘 맞춰내면 야성 강화한 스킬을 바로 사용 할 수 있어 1.0 + 1.0 총 2.0 AP 계수의 순간딜을 뽑아낼 수 있는 AP 렝가가 대회를 뒤흔들었습니다.

▲ '막눈'이 꺼내들어 유명해진 AP 렝가


단순히 딜 뿐만 아니라, 체력 회복 능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점이 있는 렝가는 곧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았는데요. 롤챔스 경기에서 갑작스럽게 밴률이 치솟으면서 그의 존재감이 드러났습니다. 거기에 다재다능한 스킬 구성 덕도 있어 렝가는 탑, 정글 등 다양한 포지션과 기존 AD 빌드도 함께 연구 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AP 성능은 주목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계수 등 핵심 사항이 너프 되었고, 렝가의 대회에서의 짧은 AP 전성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만하다는 평가도 있어, 한동안 AP 렝가를 활용하는 모습은 랭크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이와는 별개로, AD 암살자가 아닌 W 스킬의 회복 능력에 주목하고 탱킹형 챔피언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발견 되면서 각종 버그와 함께 다시 한 번 라이엇을 고민하게 만들기도 했죠.

▲ 시원한 맛이 있는 AP 렝가. 리워크 되기 전까지 나름 매니아 층도 있었다.


■ '님 콘샐이 하는 거 못 봄?' 인식을 뒤집어버린 AP 마스터 이!

라이엇의 의도와 다른 챔피언의 대표를 뽑으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챔피언이 있습니다. 바로 '마스터 이'인데요. 마스터 이는 어떻게 사용하더라도 승리를 위한 픽과는 저리가 멀다는 인식이 특히 강한 챔피언 중 하나였습니다. 그저 마스터 이를 픽했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이 시작하기도 전에 분열이 일어날 정도죠.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인식이 깔려있던 '마스터 이'를, 정석적인 사용법이 아닌 AP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영 탐탁치 않게 다가왔습니다. 기본 설계가 AD Carry인데 굳이 AP 빌드를 타겠다는 것 부터, 정글 챔피언이 미드를 서겠다는 것 까지 모든 부분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롤챔스 무대에서, 미드 AP 마이가 등장하고, 그뿐 아니라 게임을 캐리한다면? 예능 픽에 불과했던 AP 마이는 순식간에 잘 쓰면 좋은,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픽으로 바뀌었습니다.

▲ 더 이상 예능이 아니다! AP 마이에 면죄부를 뿌린 '콘샐러드'


기본적으로 AP 마이의 딜 구조는 '일격 필살(Q)'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0 이라는 높은 AP 계수를 가졌지만, 한 번 사용해 버리면 적과 근접해야하고, 긴 쿨타임동안 별다른 공격 수단이 없죠. 피해 감소와 총 AP 4.0이라는 대단한 회복 기술을 보유하긴 했지만 CC에 무력한 만큼 사용 타이밍을 잘 재야합니다.

따라서, 킬이나 어시를 기록하면 스킬 쿨을 초기화 할 수 있는 궁극기 '최후의 전사' 스킬을 통한 진입 타이밍을 재는 것이 AP 마스터 이를 플레이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이게 보기에 따라서는 아군 뒤에 숨어서 막타만 노리는 얌체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죠?

▲ 주력 스킬의 긴 쿨타임은 '최후의 전사' 효과로 보완해야만 했다.
(이미지 출처: 구버전 마스터 이, ddragon.leagueoflegends.com)


자신만의 색깔이 강했던 '마스터 이'. 결국 리워크를 통해 '일격 필살(Q)' 스킬 보정이 AD로 변경, '명상(W)'의 회복량과 계수가 조절되었을 뿐만아니라, 스킬 초기화가 가능했던 '최후의 전사'가 지속 시간 연장 및 쿨타임 감소로 변경됨에 따라 더 이상 AP 마스터 이를 볼수는 없게 됐습니다.



이제는 이 길이 정답! 포지션 변경에 완벽히 적응한 챔피언들

앞서 설명드린 독특한 사용법으로 라이엇의 개발 의도와 달리 사용되었던 챔피언들은 대체로 리워크 혹은 대규모 패치로 원래 기획 의도에 맞도록 재설계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AP 트린다미어'나 'AD 말자하' 등 언급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마찬가지로 유저들의 독특한 챔피언 해석이 가미된 친구들도 패치와 리워크를 통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변경되었죠.

하지만 모든 챔피언들이 그런 것은 아닌데요. 오히려 대규모 패치나 리워크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높은 마법 공격 비중, 이제는 명실상부 미드 챔피언된 코르키!

지난 5.22 원딜 6종의 리워크가 포함된 대규모 패치를 통해 '코르키'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물리+마법 피해 콘셉트가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특수 이벤트처럼 등장하는 폭탄 꾸러미를 획득하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추가 보너스와 스킬 강화 효과가 생기는 보너스도 얻었죠.

이러한 변화는 기존 챔피언 설게인 원거리 딜러보다 오히려 미드 라이너로서 어울리는 변화였습니다. 높아진 마법 공격의 비율은 자연스럽게 AP 미드 챔피언으로서 선택 될 수 있게 만들었고, 추가된 폭탄 꾸러미를 통한 스킬 강화 효과 역시 빠른 라인 복귀 보다는 미드 챔피언으로서 로밍을 다니기 편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덕분에 패치 다음, 새로운 롤챔스 시즌에서는 개막전에서부터 '페이커'가 미드 코르키를 활용하며 게임을 캐리했을 정도로 유용한 미드 챔피언으로 새롭게 각광 받았습니다.

▲ 2016 롤챔스 스프링 개막전부터 '페이커'가 사용한 미드 '코르키' (영상 출처: OGN)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스킬 피해량과 계수의 변화는 있었지만, 코르키의 변경 사항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죠. 이에 따라, 원거리 딜러에서 미드 챔피언으로 바뀐 포지션도 똑같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죠.

바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롤챔스에서 코르키는 최고의 미드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힐정도였는데요. 현재는 지나친 강력함에 궁극기 피해량이 너프되면서 평가는 엇갈리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변화한 코르키의 포지션은 여전히 미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 산탄 총 쏘는 그레이브즈, 원거리 딜러에서 가장 완벽한 정글러로!

한편, 코르키와 함께 5.22 패치로 리워크가 적용된 '그레이브즈'는 '코르키' 이상 가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산탄 총을 사용한다는 콘셉트를 게임 내에서 독특하게 구현해낸 그레이브즈는 종래의 공격과는 달리, 전방 물체에 공격이 가로막히거나, 거리에 따라 입히는 피해가 달라지는 등 재밌는 변경들이 눈길을 끌었었죠.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원딜에 딱 맞는 변화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습니다. 공격후 장전 시간이 필요했고, 딜을 넣기 위해 근접해야 한다는 특징도 부과되면서 카이팅이 중시 되는 원거리 딜러에겐 딱 맞는 변화는 아닌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 원딜에게 딱 맞는 스킬 구성이냐고 묻는다면... 글쌔?


5.22 패치 이후 한동안 탑, 원딜 등 여러 실험적 시도가 있었는데요. 공격으로 유닛을 밀어내는 효과를 기반으로, 무난한 정글링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 '정글 그레이브즈'도 새롭게 시도 되었습니다. 당시 정글 챔피언들에게는 하드 CC와 탱킹 능력이 중시 되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였었죠.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정글 그레이브즈'는 이후 롤챔스 등 각종 대회와 솔랭에서 '니달리', '킨드레드'와 함께 딜 넣는 정글러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며 최고의 정글러로 각광 받게 되었고, 새롭게 캐리형 정글의 시대를 여는데 성공했죠.

▲ 리워크 이후, 대회에서도 '정글' 챔피언으로 유용성을 인정 받은 그레이브즈


지금까지 라이엇의 의도와는 다르게 쓰이면서 유저들의 독창적인 해석이 가미된 챔피언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게임 초창기에는 부족한 챔피언 숫자를 뭔가 어긋난 듯한 계수 설정 등을 통해 바리에이션을 늘려보려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챔피언이 추가되고, 아이템 및 특성 등 게임의 다양성이 증가됨에 따라 이러한 복합적인 챔피언 구조는 PVP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중요점인 밸런스를 맞춰나가는데 있어 큰 부담 요소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또, 이미 유저들에게 충분한 다양성이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AP 트린다미어 등 기존의 설계 의도를 무너뜨리는 챔피언 형태를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성도 줄어들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대규모 정리 패치 및 리워크를 통해, 많은 챔피언들이 기존 설계와 특징에 충실한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AP 사이온은 이제 보이는 모습 그대로 든든한 탱커 겸 언데드 전사로 활약하고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펜타킬을 기록하고, 포탑 공격을 '명상'으로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AP 마스터 이의 모습이 그립기도 하네요. 그만큼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색다른 방식으로 챔피언을 이해하고 룬다는 것에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패치나 유저들의 연구의 성과로 기존의 틀과는 다른 챔피언 해석을 기반으로 한 챔피언들이 등장할 수 있을지, 한 사람의 유저로서 기대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