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 사람들은 2017년 새롭게 멤버를 꾸린 kt 롤스터(이하 kt)를 가리켜 슈퍼팀이라고 불렀다. 2016 시즌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스멥' 송경호, kt의 기둥이자 중심 '스코어' 고동빈, 그리고 삼성 왕조의 주인공 '폰' 허원석-'데프트' 김혁규-'마타' 조세형. 이 내로라하는 다섯 선수들이 뭉친 이유는 단 하나,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함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몇 시즌째 왕좌를 지키고 있는 SKT T1(이하 SKT)를 끌어내려야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우승컵의 주인을 가리는 대망의 결승전에서 SKT와 마주한다.

정규 시즌 두 번의 매치에서 kt는 SKT의 강력함을 제대로 맛봤다. kt의 강점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라인전 능력은 SKT를 상대로도 빛을 발했지만, 팀워크가 중요한 중후반 한타 페이즈가 약하다는 게 치명적인 문제로 작용했다. 특히나 SKT는 글로벌 골드 차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뛰어난 한타 집중력을 보여주는 팀이기에 더욱 그랬다. SKT와의 2연전 패배의 여파로 이후 경기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kt는 3위라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으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고, 끝판왕 SKT를 제압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게 됐다.

하지만, 약 일주일의 재정비를 거쳐 포스트 시즌에 합류한 kt는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정규 시즌서 kt에게 2전 전패를 안겼던 MVP와의 준플레이오프, 많은 이들이 kt가 초반의 힘을 후반까지 이어가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냐를 주목했다. 그러나 kt는 보란 듯이 중후반 '한타'를 통해 기세를 가져왔고, 뒷심을 놓치지 않은 채 승리를 가져왔다. 초반의 불리함을 전투로 극복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선보이며 '우리는 더 이상 한타와 뒷심이 약한 팀이 아니야'라는 선전포고를 제대로 날렸다.

이어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본래 강점이었던 라인전 능력까지 완전히 되살아났다. 특히, SKT전 이후 폼이 흔들렸던 김혁규의 기량이 폭발해 라인전에서부터 엄청난 기세로 삼성의 봇 듀오를 찍어 눌렀고, 탑-정글 스스 듀오 역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큐베' 이성진을 꽁꽁 묶었다. '폰' 허원석도 최근 최상의 경기력으로 집중을 한 몸에 받고있던 '크라운' 이민호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한타에서는 더 큰 존재감을 뽐냈다. 포스트 시즌의 두 경기를 통해 kt는 자신들이 성장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고,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조세형의 마지막 합류로 팀이 완성된지 약 4개월 반이 흘렀다. '폰-데프트'를 제외하곤 각기 다른 팀에서 그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활동하던 다섯 선수가 완벽한 팀워크를 갖추기엔 충분하지만은 않은 기간이다. 팀원 전체가 바뀌는 것은 멤버 한두 명이 교체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의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과연 그 퍼즐의 완전체를 이번 스프링 시즌 결승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결승 일정

SKT T1 vs kt 롤스터 - 오후 5시(인천 삼산월드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