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개막한 '2019 핫식스 PUBG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2'가 어느새 절반의 일정을 마쳤다. 총 6주간의 일정 중 반 바퀴를 돈 결과 24개 팀의 종합 순위는 페이즈1보다 한층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신흥 강팀들을 포함한 다수 팀에게 국제 무대 도전 기회가 주어진 지금, 마지막 순간에 웃을 팀은 어디가 될까.

2019 PKL 페이즈2에선 모든 팀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것 쉽게 느낄 수 있다. 리빌딩을 진행한 팀이 페이즈1보다 적었고 리그 안정화에 따른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커지며 각 팀의 운영과 사격 실력이 훨씬 날카로워졌다. 또한 대부분의 팀이 플레이 스타일을 교전 위주로 전환한 가운데, 각 팀이 맞붙었을 때 예측을 깨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난전 속에 매 경기 점수 편차가 페이즈1보다 확연히 줄어들었고, 각 페이즈의 중간 순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 2019 PKL 페이즈1 중간 순위

▲ 2019 PKL 페이즈2 중간 순위

페이즈2 역시 우승 팀을 포함한 상위 4개 팀이 국제 대회인 PUBG 클래식 : MET 아시아 시리즈에 진출한다. 페이즈1에선 중간 순위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던 디토네이터가 후반에 완전히 무너지고, OGN 엔투스 포스가 뒷심을 발휘하며 다른 팀들을 제치고 국제 무대로 향했다. 그리고, 이번 페이즈2는 페이즈1에 비해 상위권 팀들의 점수 편차가 훨씬 적다. 이에 남은 3주간의 경기에서 어떤 반전이 나올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 페이즈1 중하위권 3개 팀, 부정할 수 없는 강팀이 되다

현재 MET 아시아 시리즈 진출에 가장 가까운 세 팀은 기묘하게도 모두 페이즈1 중하위권 팀들이다. 종합 1위에는 젠지(192점)가 올라 있고, 신흥 강호 APK 프린스와 팀 쿼드로(177점)가 킬 포인트 차이로 2, 3위를 기록 중이다.


젠지는 전신이었던 KSV 노타이틀, 젠지 블랙, 골드 시절 막강한 포스를 자랑했지만, 2018년 8월 팀 단일화 후에는 줄곧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페이즈2를 앞두고 영입한 '피오' 차승훈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에스더' 고정완, '태민' 강태민 등 기존 선수들의 빼어난 사격 실력은 여러 번 증명된 바, 이들을 하나로 묶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피오'의 합류는 젠지의 활력소가 됐다. 젠지는 지금까지 치른 6경기 중 단 한 경기(15점)을 제외한 모든 경기서 30점 이상을 챙기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준비를 마쳤다.

APK 프린스와 팀 쿼드로는 모두 페이즈1 내내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페이즈2에선 완전히 달라졌다. 리빌딩 없이 페이즈2를 맞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진 APK 프린스는 개막전부터 화끈한 운영과 그를 뒷받침하는 공격력으로 데이 우승을 차지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경기에서도 APK 프린스는 본인들의 색깔을 여실히 드러내며 재미와 실리를 동시에 챙기고 있다.

팀 쿼드로는 킬과 운영의 조화를 제대로 보여준다. 전투를 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인원을 보존하고, 중후반에 킬을 쓸어 담는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인다. 개막 주에 팀 쿼드로는 대량 득점에 실패했으나 2주 3일 차에 53점, 3주 3일 차에 50점을 챙기며 당당히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한편, APK 프린스와 팀 쿼드로 모두 국제 대회 경험이 전무하기에, 그들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남은 모든 경기에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다.



■ 국제전 진출은 익숙하지! 기존 강팀들의 어김없는 활약


VSG와 OP 게이밍 레인저스, OGN 엔투스 포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 등 국제전에 다수 출전한 기존 강팀들은 페이즈2에서도 체면을 살리고 있다. 이견 없는 강팀 VSG는 3주 차 경기서 약간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172점으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국제 대회였던 펍지 클래식 :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에 진출해 6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한 아쉬움을 표했던 그들은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의 두 번째 국제전 우승을 목표로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 우승 후 '빠뽀' 최성철 대신 '기켄' 김태광이 합류한 OP 게이밍 레인저스는 첫 경기를 13점으로 마무리했다. 리빌딩에 대한 우려도 잠시, 머지않아 그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했다. 특유의 중장거리 교전 능력은 여전했고 전투 위주의 운영이 대세인 페이즈2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치킨을 챙기고 있다. 두 번째 경기서 40점을 챙기며 중상위권에 안착한 OP 게이밍 레인저스는 꾸준한 득점을 이어가며 최상위권 도약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PKL 최장수 팀이자 꾸준한 성적을 내는 OGN 엔투스 포스도 OP 게이밍 레인저스와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개막 주 두 경기서 단 21점을 획득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는데, 그들이 부활하는 데 긴 시간은 필요 없었다. 2주 차에 데이 우승을 포함해 75점, 3주 차에 68점을 몰아친 것. 페이즈1 반전의 주인공이었던 OGN 엔투스 포스이기에 페이즈2에서도 마지막까지 그들을 주목해야 한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은 페이즈2에서 운영을 통한 순위 방어보다 교전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준 모습이다. PKL에선 매번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이지만 현재는 기존 강팀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겐 언제든 고득점을 만들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위치를 기대해볼 만하다.

한편, 디토네이터는 페이즈2에 참가 중인 24개 팀 중 가장 간절하게 국제전 진출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페이즈1 중반까지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 진출을 확정 짓는 듯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6위를 기록 중인 그들의 문제는 최근 경기서 큰 기복을 보였다는 점이다. 3주 1일 차 경기선 무려 65점으로 1위를 하더니 3일 차 경기선 불과 6점으로 15위를 했다. 뼈아픈 두 번째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한 득점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 활짝 열린 기회, 페이즈2 반전의 주인공은?

이외 MET 아시아 시리즈가 가시권에 있는 팀이 상당수다. 페이즈1 중간 순위 10위였던 OGN 엔투스 포스는 1위 디토네이터와의 92점 차이를 극복하고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에 진출했는데, 각 팀의 점수 편차가 훨씬 적은 페이즈2에서는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리핀 블랙(전 KST)은 PKC 승격팀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올라 있어, 승격 후 곧바로 국제 무대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기존 PKL팀들을 상회하는 교전 능력을 뽐내는 그들은 교전을 피하지 않는 적극적인 운영을 펼친다. 다만 디토네이터와 비슷하게 기복이 상당히 크기에 최종 성적을 더욱 높이기 위해선 남은 경기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편, 매번 상위권을 차지하는 형제 팀에 의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OGN 엔투스 에이스와 아프리카 프릭스 아레스도 국제 무대 진출을 노린다. OGN 엔투스 에이스는 꾸준한 득점으로, 아프리카 프릭스 아레스는 A/B조 경기 데이 우승으로 기세가 올라온 상황. 좋은 흐름을 타고 최상위권까지 도약한다면 PGI 2018에 함께 진출했던 KSV 블랙-골드 이후로 오랜만에 국제전에 형제팀이 함께 진출하는 진풍경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외 DPG 다나와, 라베가 등 기존 중위권 팀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캐치' 송강현이 이끄는 DPG 다나와는 페이즈2를 앞두고 '각' 이일호, '이노닉스' 나희주가 팀 내 이동으로 새롭게 합류했는데, 페이즈1에서 별다른 특색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에 반해 최근 경기력과 분위기와 성적이 모두 좋다. 라베가의 경우 조용한 강팀으로 페이즈1을 9위로 마무리했고, 현재 12위를 기록 중이다. 만약 후반부에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페이즈2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