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발전 본선 시드를 두고 경쟁하는 서킷 대회 '인벤컵: TFT 갤럭시(이하 인벤컵)'가 지난 21일 막을 내렸습니다. 단 두 장의 시드권은 결승전에서 활약한 우승자 '만재 송' 송민재 선수와 준우승자 '곰과제리' 박현우 선수에게 돌아갔죠.

'인벤컵: TFT 갤럭시(이하 인벤컵)'이 끝나고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뒤, 정자역 근처 한 카페에서 '만재 송' 선수와 '곰과제리' 선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TFT 유저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가 되어버린 두 선수는 솔로 랭크를 하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신기하다고 전했는데요.

'만재 송' 선수와 '곰과제리' 선수는 인벤컵 후일담과 TFT e스포츠가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오토배틀 장르의 최대 난제인 'TFT는 실력 게임인가'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실력 게임인 이유를 설득력 있게 풀어갔습니다. TFT 꿀팁과 최신 패치 맞춤 메타까지 담긴 두 선수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 왼쪽부터 '곰과제리' 박현우와 '만재 송' 송민재

Q. 반갑습니다!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아이디의 뜻도 함께요.

'만재 송' 송민재 : 안녕하세요. 인벤컵 운승자 '만재 송' 송민재라고 합니다. 별명이 만재라서 외국식으로 '만재 송'이라는 아이디를 지었어요.

'곰과제리' 박현우 : 저는 준우승한 '곰과제리' 박현우입니다. 아이디는, 제가 원래 곰이 들어간 아이디를 항상 쓰는데, 원래 아이디를 하려니깐 없더라고요. 톰과 제리가 문득 떠올라서 섞어서 '곰과제리'로 짓게 되었습니다.


Q. 인벤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달성하셨어요. 축하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만재 송' : 카카오톡을 이렇게 많이 받아본 게 처음이에요. 연락이 안되던 친구, 동생들까지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부모님한테도 말씀 드렸는데, 무덤덤하셨어요. 근데, 당일에 올라간 기사에 댓글을 달아주셨더라고요. 좀 찡했어요. 속으로는 기특하셨나봐요.

'곰과제리' : 저도 축하를 받긴 했는데, 그렇게 많이 받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 TFT를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그래도 랭크 게임을 돌리면 다들 알아보고, 축하한다고 해주셔요.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Q. '만재 송' 선수는 직장인이라고 알고 있어요. 대회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만재 송' : 잠을 좀 줄였어요.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아침에 출근해서 점심 시간에 밥 대충 먹고 자고. 대회 준비하면서는 계속 그런 패턴으로 살았어요. 대회가 끝나고 나서는 좀 괜찮아지긴 했죠. 회사는 자유로운 편인데, 일에 영향을 주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게 있어서 조심했던 것 같아요.


Q. 먼저, 성황리에 끝난 인벤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아무래도 결승전 4연속 성장기 은하가 화제였잖아요.

'만재 송' : 저는 버그인 줄 알았어요. 말도 안 되죠. 차라리 확률이 제일 높은 일반 은하가 네 번 나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성장기는 확률도 얼마 안 되는데... 7레벨에 리롤을 했는데 4코스트 기물 네 개가 나온 거랑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곰과제리' : 너무 싫었던 것 같아요. 성장기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한 판 한 판이 길어지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고요. 그래도 어쨌든 대회에서는 모든 은하를 잘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하면서 플레이했었어요.

'만재 송' : 네 번째 성장기 시작할 때 선수들이 다들 한숨을 쉬더라고요. 헤드셋을 뚫고 들릴 정도였어요.



Q. 유독 성장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곰과제리' : 게임이 길어져서 지루한 면도 있고... 근데,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걸 좋아해서 싫어하는데, 다른 사람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Q. 그래도 10.13 패치로 성장기 은하가 삭제됐잖아요.

'곰과제리' : 좋죠. 좋은데, 새로운 은하가 더 싫긴 해요.


Q. 두 개의 별 은하가 새로 나왔죠.

'곰과제리' : 제가 게임을 진짜 많이 했는데, 아직 한 판도 못 해보긴 했어요. 해보고는 싶어요. 근데, 다른 분 하는 걸 보니까 이 은하가 아이템을 두 개밖에 못 넣잖아요. 그래서 제약이 되는 게 많아요. 세 개의 아이템을 필수로 하는 그런 덱들은 힘들더라고요.

'만재 송' : 저도 아직 못 해봤어요. 게임을 많이 못해서 어제 겨우 본캐 마스터 티어를 찍었거든요. 근데, 게임마다 자꾸 저를 부르시거나, 이기면 '별거 없네' 그러시는 분들도 있었어요(웃음).

'곰과제리' : 국가대표 컷. 이 말도 진짜 자주 들어요.


Q. 이번 인벤컵으로 두 분 다 TFT 빅네임이 되셨네요. 그럼, 반대로 가장 좋아하는 은하는 뭔가요?

'만재 송' : 저는 보물창고요. 아이템을 그냥 나오는 대로 만들어줘도 나중에 아이템이 복구가 다 돼서 좋아요. 그러면 템포를 빨리 이어갈 수 있거든요. 또, 상자가 많이 나오면 재미있잖아요. 48 리롤이 유행할 때는 교환의 장을 제일 선호했는데, 이제는 사라져가지고 보물창고가 1순위에요.

'곰과제리' : 저는 템포 빠른 걸 좋아해서 꼬꼬마 은하를 제일 좋아해요. 유동적인 플레이를 잘 하는 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거랑 잘 맞는 은하 같아요. 조합을 예쁘게 안 맞춰도 세게 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좋아요. 또, 실수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저한테 유리한 은하라고 생각해요.


Q. 이어서 대회서 보여주신 전략들에 대해 좀 묻고 싶어요. 먼저, '곰과제리' 선수는 결승 2라운드서 일명 '밸류 덱'을 선보이셨어요.

'곰과제리' : 사실 우르곳이 빨리 안 나왔으면 시너지를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했을 것 같아요. 우르곳이 일찍 나와서 수호자 쪽으로 가려 했는데, 마침 빅토르랑 다른 고밸류 기물들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딜탱 밸런스만 잘 맞춰서 섞어쓰면 좋겠다 싶었어요. 다른 분들이 우르곳에 대처를 잘 못해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게 좋았던 것 같아요.



Q. 중간에 카시오페아를 팔고 빅토르에게 아이템을 몰아주는 선택을 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곰과제리' : 빅토르에게 아이템을 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룰루가 마침 나오기도 했고요. 룰루를 쓰면 신비술사도 계속 받을 수 있고, 천상 시너지까지 생기니까요. 우르곳이 궁 쓸 때마다 피가 쭉쭉 차요.


Q. 그러고보면, '곰과제리' 선수는 대회 동안 꾸준히 우르곳을 애용하셨어요. 우르곳이 그렇게 인기있는 기물은 아니었잖아요.

'곰과제리' : 저도 우르곳을 선호하지는 않았는데, 사람들이 잘 당하길래 기회되면 써야겠다 싶었죠. 패치된지도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준결승까지도 잘 통하더라고요. 근데, 또 안 당하는 사람들은 안 당해요.

'만재 송' : 저 엄청 당했어요. 3성 징크스가 우르곳한테 먹혀서... 우르곳을 구석에 배치하는 전략이 되게 좋더라고요. 직접 플레이도 해봤는데, 진짜 괜찮았요.

'곰과제리' : 우르곳을 쓰면 서풍처럼 위치를 유리하게 잡을 수 있다는 게 또 장점이기도 해요.


Q. '만재 송' 선수에게는 오픈 포트 전략에 대해 묻고 싶어요.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인상 깊게 봤었거든요.

'만재 송' : 준비해 온 전략이었어요. 이게 전제 조건이 좀 있어요. 카시오페아와 바드에 선봉대가 4개가 있고, 아이템은 블루만 딱 있으면 돼요. 근데, 저는 조건이 안됐어요. 선봉대도 4개를 못 채웠고, 여신의 눈물도 하나 밖에 없거든요. 바드도 공동선택에서 얻었는데, 그게 악수였던 것 같아요. 여신의 눈물 하나를 포기했거든요.

'곰과제리' : 저는 되게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바드를 빨리 쓸 수 있으면 성장을 빠르게 할 수 있잖아요. 피 관리를 좀 더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근데, 그때는 제 덱 보기도 바빠서 제대로 보지는 못 했어요.


Q. TFT 대회를 쭉 겪으면서 선수 입장에서 '이런 건 좀 보완했으면 좋겠다' 싶었던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곰과제리' : 규정이 대회마다 계속 바뀌잖아요. 아직은 최적의 룰을 찾기 위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까다로워요. 또, 이번 대회 같은 경우는 결승 전까지 계속 4등 안에만 들면 됐는데, 결승에서는 반드시 1등을 해야 돼서 전략이 달라져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고요. 통일성 있는 규정집이 필요한 것 같아요.

'만재 송' : 저는 개인적으로 인벤컵 규정이 좀 좋았어요. 아프리카TV에서 열린 첫 서킷 대회(ATS)는 예선에서 반드시 1등을 해야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어요. 사실 TFT에서 1등과 8등은 진짜 하기 어려운 순위예요. 운이 가미된다고 해야하나. 근데, 2~7등은 실력으로 할 수 있거든요.

반대로 ATS에서만 적용된 스위스 페어링은 또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인벤컵은 한 조가 네 라운드를 했다면, 스위스 페어링은 포인트가 높은 사람들끼리 매칭을 시켜서 계속 조가 바뀌는 방식이었어요. 이건 좀 흥미로웠어요. 또, 32강과 16강 포인트 누적제도 좋았어요. 인벤컵에선 32강 1~16등이 같은 조건으로 16강 준결승에 갔잖아요. ATS 룰은 32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유리하게 16강을 치를 수 있었죠.



Q. 또, 추가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곰과제리' : 너무 많은 인원으로 예선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사실 솔로 랭크 기준으로만 해도 어느 정도 실력자가 걸러지는데, 굳이 ATS처럼 512명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피로도도 심하고, 최상위권과 그 아래 구간은 플레이 방식이 달라서 적응하기 쉽지 않아요.

'만재 송' : 인벤컵처럼 128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Q. TFT는 벌써 시즌3.5가 진행 중이에요. 시즌1부터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해오셨을 텐데,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요.

'곰과제리' : 저는 TFT 개발자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시즌2가 흥행에 실패했잖아요. 근데, 시즌3에서 유저 피드백을 많이 연구하고 반영해서 흥행을 시키려고 게임을 만든 게 보여요. 또, 패치를 할 때마다 뭘 해야 하는지 아는 느낌이에요. 그런 전에서 되게 대단해요.

'만재 송' : 확실히 시즌1에 비하면 버그가 덜 하긴 해요. 시즌1 때는 진짜 심했거든요. 난리도 아니었어요. 이번에는 큰 버그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쯤 됐으면 클라이언트를 살짝 따로 빼보는 것도... 앞으로도 TFT는 계속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공식 대회도 더 많이 열리지 않을까요?


Q. TFT 같은 오토배틀러 장르에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있어요. 과연 실력 게임인가. 두 분은 당연히 실력 게임이라고 생각하실 텐데, 이유를 좀 듣고 싶어요.

'만재 송' : 저는 다이아몬드 구간과 마스터-챌린저 구간의 차이가 실력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이쯤되면 다들 시너지나 덱 조합은 다 알잖아요. 근데, 마스터-챌린저로 가려면 더 나아가 빌드 업과 배치가 중요해요. 실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요. 그래서 실력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곰과제리' : TFT에서 실력의 요소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보통 티어가 낮은 분들이 하는 걸 보면 이유과 목적이 없는 플레이를 해요. 왜 이 타이밍에 레벨을 올리는지, 리롤은 왜 하는지 그런 걸 잘 몰라요. 그냥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이유가 강하죠. 그런 게 실력을 가르는 것 같아요.

또, 시즌마다 필요한 실력의 요소가 바뀌는 걸 느꼈어요. 시즌2 같은 경우에는 기물을 선택하는 능력, 용병을 활용하고 덱을 갖추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시즌3는 조합보다는 배치에 더 큰 비중이 있었어요. 3.5는 좀 반반이랄까. 이제는 두루두루 잘 해야 하는 거죠.

이런 실력적인 요소들이 있으니까 연습을 할수록 유리하고, 실력이 향상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은하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고요. 개발자분들도 창의적인 덱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유동적으로 플레이하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사람이 점점 유리해질 것 같아요.



Q. 이제는 저도 한 명의 TFT 유저로서 가장 궁금한 것을 질문해볼게요. 티어 올리는 꿀팁 좀 전수해주세요.

'곰과제리' : 저는 안 겹치는 걸 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한 덱만 해서 숙련도를 올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게임을 자주 안 하는 분들은 숙련도가 쉽게 안 올라요. 그래서 그때그때 겹치지 않는 걸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만재 송' : 저는 반대로 한 덱만 파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1티어 덱 골라서 무조건 그것만 하는 거죠. 저도 싸움꾼-총잡이가 한창 좋을 때 그걸로만 1,200점까지 찍은 적이 있어요.


Q. 두 방법 다 써보고 맞는 걸 찾아봐야겠어요. 10.13 패치 버전에서 추천할만한 덱이 있다면요?

'곰과제리' : 6전투기계는 무조건 좋은 것 같고, 6암흑의 별이 좀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은 드는데 아직 해보지는 않았어요.

'만재 송' : 6암흑의 별 추천해요. 저도 도전은 안 해봤지만, 직감이 꿀덱이라고 외치네요.

'곰과제리' : 싸움꾼-총잡이도요. 어쩌면 지금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코그모가 빨리 뜨면 연승도 잘 되고. 지금 랭크 보면 다들 싸움꾼-총잡이 하더라고요.

'만재 송' : 싸움꾼-총잡이 배치는 좀 복잡한데 쉽게 보자면, 상대 딜러와 대각선 쪽으로 징크스를 옮기고 징크스 반대편에 바이를 놓으면 돼요. 그러면 징크스가 물렸을 때 바이가 달려오거든요.


Q. 혹시 첫 공동선택에서 아이템 잘 집는 방법도 있나요?

'곰과제리' : 게임 설정에 가보면 키보드로 전설이를 움직이는 단축키를 설정할 수 있어요. 그거를 해두고 마우스랑 키보드를 둘 다 쓰면서 먹으면 잘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최근에 알고 시작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만재 송' : 꼬마 전설이는 시즌 패스로 주는 우주비행사 두더지 광부가 좋아요.


Q. 이제 저도 티어 좀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기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국가 대표 선발전을 포함해 남은 TFT e스포츠 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목표 전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곰과제리' : 곧 열리는 세 번째 서킷 대회에 나가서 TFT가 실력 게임이라는 걸 한 번 증명하고 싶어요. 국가대표 선발전도 열심히 준비해서 꼭 세계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그게 가장 큰 목표예요.

'만재 송' : '진수도사'님이 중국에서 열린 오토체스 대회에서 우승을 하셨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저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진 만큼,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