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와우 인벤에 '대량 계정 블럭 그리고 중국인의 역습?'이라는 기사가 올라간 뒤, 댓글과 게시판을 통해 많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대부분 인벤가족들의 의견들이 눈으로 확인되지 않은 "자동 사냥 매크로" 프로그램 보다는 "한국"에서 플레이하는 "중국" 유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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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12시 버섯구름 봉우리의 소금평원에서 Vito기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퀘스트를 하는 중이었다. 공략지역에서 퀘스트 수행 몬스터를 찾아다녀 보았으나 보이는 것은 온통 즐비한 몬스터의 시체뿐, 좀처럼 퀘스트 몬스터를 찾을 수 없었다.


의문과 함께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원흉을 찾던 중 얼마지나지 않아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 펫과 함께 마치 기계와 같은 공격패턴으로 해당 지역을 순식간에 몬스터의 시체밭으로 만들어버리는 3명의 유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술사 캐릭터의 Vito기자는 늑대정령의 모습으로 변해 그들을 뒤쫓으며 동영상을 촬영했다. 거의 그들과 거리를 두지 않고 쫓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전혀 거리낌 없이 사냥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동영상에서는 마치 싱크로나이즈 선수가 아닐까 하고 의심할 수 있는 동일하고도 절제된 동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동하는 루트도 동일하고, 펫을 보내는 타이밍과 스킬을 사용하는 타이밍까지 완벽하게 일치한다. 심지어는 오크 종족의 종족 특성화 스킬까지. 일부러 위 장면을 연출하려고 연습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 펫을 데리고 다닌 사냥꾼의 활동 영역은 마치 프로그램을 돌리듯 지정된 지역으로 제한된다.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도 아이템을 위해 사냥을 하는 것도 아니다.(그들은 루팅도 하지 않는다.) 단순히 몬스터를 학살하고 또 학살한다.


특히, 소금 평원과 같이 사냥형 퀘스트가 집중되어 있는 지역의 경우, 일반 유저들은 사냥감 부족현상에 시달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플레이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NHN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한국형 MMORPG R2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다수의 궁수 캐릭터를 이용한 자동 사냥 프로그램를 사용, 일점사를 가하여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식으로 비단 몬스터 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 취재하는 기자까지도 공격을 서슴치 않는 공포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 [R2] 오토! 해도해도 너무한다.아이언오크 1.4 기사 링크 바로가기




[ R2의 오토 프로그램 일점사 장면 ]




만약 세명의 사냥꾼이 만레벨에 도달한 상태이며, 몬스터와 유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냥하였다면 어땠을까? 소금평원위에 쌓인 시체는 몬스터뿐만 아닌 아직 레벨업에 열중인 일반 유저들의 시체도 섞여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MMORPG는 불법 유저와 프로그램과의 끊임없는 전쟁을 치뤄왔다. 마치 그 모습이 막으면 뚫으려 애쓰고, 뚫리면 막으려 애쓰는 끊없는 모순(창과 방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재 WoW의 방패는 이미 날카로운 창에 부서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초보지역부터 고레벨 지역까지 차츰 차츰 일반 유저를 압박해가는 ? 군단. 어쩌면 가까운 다음 확장팩에서 우리는 아서스 대신에 "? 군단"을 가장 우선으로 처리해야할 레이드 목표로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 해당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신속한 조치를 개발사인 블리자드에게 촉구한다.



iNVEN Curry - 박정환 기자
(curry@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