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렷~ 예쁜 짓!"

세상 어느 게임 발표회에서 이런 인사말을 들을 수 있을까. 아마 학생들이 아니라면 이런 발랄한 인사는 꿈도 못 꿀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의 졸업작품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청강 게임콘텐츠스쿨의 개발 공간인 게임 스튜디오는 실제 게임사의 개발공간과 완벽하게 흡사하다. 각종 철야 용품과 침대를 비롯한 모든 의식주를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다. 일반 대학교의 고시반과 비슷하다. 그만큼 이들은 철저한 실무 위주의 교육을 받으며 한 사람의 개발자로서 준비를 한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게임콘텐츠스쿨은 창의적 게임 콘텐츠 창작 역량을 강화하는 철저한 실무 중심의 시스템으로 기획자, 프로그래머, 그래픽디자이너, QA 전문가를 길러내는 교육 과정이다. 게임콘텐츠스쿨의 가장 큰 행사인 '청강 크로니클'은 재학 중인 3학년 학생들이 게임 스튜디오에서 1년간 제작한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로, 완성작은 지스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한참 성장하는, 어제 다르고 내일이 또 다를 학생들의 졸업작품 전시회 현장을 다녀왔다. 학예회 수준을 기대한다면 정말 오산이다.



■ 발표 작품 동영상

이 행사에는 교수, 재학생, 졸업생뿐만 아니라 현직 종사들도 찾아와 고교 대회를 찾은 스카우터들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낯익은 개발자들도 행사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졸업 작품을 발표하기도 전에 취직에 성공해 자리를 비운 학생들도 있었다.

'청강 크로니클'에 참여한 3학년 팀은 모두 13개 팀. 영상을 보면 면면이 다 재미있다. 기자 간담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시네마틱 영상은 없지만 발랄함과 유쾌함을 꽉꽉 눌러채웠다. 학생들이 1년 동안 온갖 우여 곡절을 겪으면 내놓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별바람스튜디오- 코드: 블랙(Code:Black)
나상민, 김지섭, 김건대, 이재규, 엄주희 그리고 응원단장 별바람 교수

e스포츠를 지향한 게임 설계를 염두에 둔 FPS 게임. 11월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행한 후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래픽은 현재 외주 작업 중으로 향후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김광삼 교수의 별바람 스튜디오 작품이다.


다른 학우들과 달리 상용 게임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에서 졸업 작품을 냈어요. 다른 팀들과 무슨 차이가 있나요?
별교수(김광삼 교수)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고 있는 별바람 스튜디오에서 상용화를 준비 중인 게임에 참여할 수 있어요. 재학생이고 졸업생이고 모두에게 도전할 기회가 열려있고요. 실제로 12월에 오픈하는 게임이라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실무에 나가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무에 나가면 무슨 게임을 만들고 싶나요?
FPS 프로게이머였는데 직접 1인칭 슈팅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FPS 밸런스 기획자가 되고 싶습니다.





정기정검- 시크리토(Secreto)
정기정, 민자영, 김수정, 김소연, 이현정, 이혜정, 이효정, 정종화, 최효정, 이주훈, 백철승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 소녀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3D 횡스크롤 플랫포머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를 막아서는 장애물들과 발판들을 뛰어넘어 숲 어딘 가에 있는 '악마의 석상'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 조작감이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PC 플랫폼으로 제작했다. 참 팀 이름은 오타가 아니다. 팀장 정기정의 이름을 딴 정기정검이다.


이제 사회로 나가야 될 텐데 기분이 어떠세요?
개발이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학교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현업에 나갈 생각을 하면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졸업 작품은 학우들이랑 했지만, 현업에서는 선배들이랑 해야 해서 조금 다를 텐데…. 두렵지 않아요?
지난 1년간 선배 역할을 해주던 분이 교수님들이라 많이 단련되어서 두려움은 없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그래도 팀원들이랑 함께 해서 견딜 수 있었어요! 팀원들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심전심- 청춘예찬
홍기주, 권재은, 최열음, 김형원, 박형지, 최선우, 최주용

취업 준비생 캐릭터를 성장시켜 취업을 시키는 것이 목표인 육성 시뮬레이션. "너는 언제 취직할 거니?"라는 질문에 "하면 되잖아!!" 소리를 지르며 만들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학원 수업, 인맥 형성 등을 미니게임 형식으로 풀었다. 취업을 하게 될지 올해도 백수로 남을지는 플레이어의 몫이다.


컨셉이 슬픈 게임이네요. 취업 했어요?
음... 아니요. 4학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 처럼 저를 성장 시키려고요.

요즘 취업 많이 힘들죠?
힘들죠. 취업도 취업이지만,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크로니클 준비하면서 새벽까지 작업하고 공부하는 게 체려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졸리다 보니 머리도 잘 안돌아가고. 그래도 함께 고생한 팀원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팀 이름처럼 서로 잘 알게 됐어요. 초반에 게임을 많이 갈아 엎었거든요. 그래서 사기도 많이 떨어지고 컨셉도 흔들렸어요. 우리가 취업 준비생이니까 컨셉 잡기는 편했는데 이를 표현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일격필살- 귀문살
고대영, 홍용기, 김보람, 박중훈, 서동완, 이규태, 김후연, 최승애, 이종헌, 남형주,
장현민, 장선희, 이호정, 김병준, 김영준(72), 김영준(71)

무려 16명에 달하는 거대(?)팀. 졸업 작품 출품작 중 유일하게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 이들의 작품 '귀문살'은 액션 MORPG로 귀신의 힘으로 마물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인 네트워크 협동플레이를 지원한다.


팀 규모가 매우 큰 데, 커서 힘들지는 않았나
아주 많았죠. 아무래도 인원이 많다 보니까 의사소통이…. 또 팀원 전체가 언리얼 엔진을 다 처음 쓰는 데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언리얼 엔진4가 특히 디자이너에게 특화된 거라 어려움이 많았어요. 액션 공부도 해야 했고요. 타격감이라든지 카메라 쉐이킹, 다단 히트, 피격시 모션, 데미지 플로터 등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아서 시간도 많이 들었고요. 2학년 때 유니티 엔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언리얼 엔진은 블루프린트를 활용해 디자이너가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어요.

학생이라서 시도해볼 수 있었던 게 있을까요? 상용 게임이면 절대로 못 했을거요.
고증 없는 동양풍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육학년- 노 원(NO ONE)
김단해, 백지아, 황수연, 김여주, 배선임, 김유진, 전다현

대학생활만은 6년을 하지 말자는 뜻으로 결성한 육학년은 VR 게임을 선보였다. 거울을 조작해 레이저를 목표 지점에 맞추는 퍼즐을 풀고 잃은 기억을 되찾는 것이 목적인 퍼즐게임.


유일하게 VR 콘텐츠를 졸업 작품으로 출품했어요. VR 게임을 만든 계기가 있나요?
사실 처음에는 PC 게임을 만들려고 하다가 VR이 없다고 해서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학교생활의 마지막인 3학년 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장비를 지원해주기도 했고요. 1년 동안 한 번 부딪혀보면서 배우고 느낀 게 있으니까 현업에 나가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VR 콘텐츠 개발자가 되겠다고 정한 친구도 있었고요.

빛을 반사하는 오브젝트를 배치하는 게 핵심인데, 기획서 단계에서 정확하게 배치하는 게 중요했을 것 같아요.
'레이저 메이즈'라는 보드게임의 컴포넌트를 이용해서 직접 거울을 배치하고 레이저를 쏴서 확인했어요. 배치해보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했죠.





랜덤박스- 캣 세라 세라(Cat Sera sera)
박유진, 박보람, 정금용, 김혜림, 김보미, 노현영, 이주은, 김하늘, 민호영

팀 랜덤박스의 '캣 세라 세라'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수레를 끌고 돈을 벌기 위해 수송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담은 게임이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물고기를 옮겨야 하며 수송 중 벽에 부딪히면 물고기가 떨어져 제값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제한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 플랫폼은 PC다.


졸업하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격투 게임요!

격투 게임요?
제가 격투 게임을 많이 좋아해서요! 격투 게임을 통해서 승부욕을 키우고 스포츠맨십도 키울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중심에서 벗어난 장르라 슬퍼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큰 대회도 하고 좋은데…. 그런데 취직하면 못 만들 거 같아서 더 슬퍼요. 저 혼자 만들거에욥...





오렌지빌- 에픽 돌즈(Epic Dolls)
한상범, 원희수, 김준호, 김동희, 정선경, 손수민, 김성은, 민지은, 최호영

이름 없는 인형이 자신이 만들어진 이유를 찾기 위해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 떠나는 2D 횡스크롤 플랫포머. 다리 건너기, 도주전 등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하며 상황을 판단하며 퍼즐을 해결해야 한다. 세이브 포인트를 제작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 장르 특유의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는 게 특징이라고 했는데, 일반적인 세이브와 뭐가 다른가요?
죽기 전에 시간을 돌리면 체력을 채울 수 있어요. 오브젝트에 문제가 생기면 돌아가서 다시 도전할 수도 있고요.

1년 동안 게임을 만들고 보니 어떤 게 제일 힘들었나요.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제일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까 의견 충돌도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하하호호- 로 알토(Lo Alto)
조한준, 김주근, 박기웅, 박재우, 한완상, 임성택, 김재근, 노우리, 류중훈, 임소영, 김한별, 양유진, 반새미, 김효진

지도 교수가 '스팀펑크'는 안된다고 조언을 해도 부득부득 우겨서 스팀펑크를 만든 하하호호의 작품. '로 알토'는 화려한 슈팅과 액션을 추구하는 2인 협동 TPS 액션 게임이다. 액션과 협동 플레이를 게임의 핵심 개념으로 잡았다. 점령당한 탑을 수복하기 위해 자신들을 방해하는 저항군의 공격을 무찔러야 한다.


교수님이 스팀펑크 컨셉을 반대했다고 들었는데, 굳이 밀어붙인 이유가 있나요?
컨셉보다는 맵 구조 아이디어가 먼저 나왔어요. 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재미있게 꾸밀까 하다가 생각난 게 스팀펑크였고요.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몇 년 전 예를 들면서 반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했어요. 그때부터 영화, 책, 검색을 통해서 관련 자료들을 많이 모았어요.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반대하셨지만, 부족한 실력을 많이 메꿔주셨고요. 교수님들의 많은 가르침과 갈굼 속에서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딱 다 만들고 나니까 실무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던가요.
제작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했어요. 실수하고 어디서 잘 못됐는지도 모르게 오류가 생길 때면 처음에 그렸던 그림이 바뀌는 걸 경험했거든요. 허탈감도 느끼고요. 그러던 중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에 나가서 운 좋게 장려상을 받게 됐어요. 교수님들이 해주지 않은 호평을 유저들이 해주니까 신기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아서 확실한 방향성으로 끝까지 만들 수 있었어요.





ID- 미슐랭 가이드(Mochelin Guide)
윤성혜, 이선우, 권현경, 김소정, 이다빈, 임진구

특이하게도 하나의 흐름으로 보드게임을 먼저 만들고 이를 앱 게임화 시켰다. 게임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레스토랑을 관리하고 요리를 만들어 손님들을 모으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보드게임의 경우 재료 토큰을 뽑아 요리를 완성하고, 그 요리를 원하는 손님 카드를 가져오면 점수를 획득한다. 앱 게임은 요리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 부스 담당자는 어디 갔어요?
어…. 잠깐 내려간 거 같아요. 좀 있다가 오시면 될 것 같아요.

여기…. 아직도 안 왔어요?
네….

▲ 앱 게임

▲ 보드게임



저쪽세계- 원더링(WANDERING)
황병천, 박지예, 전충헌, 유미현, 이가현, 김한별, 최예린, 장재희, 김해나, 박채연, 박현우

3인칭 자유 시점의 퍼즐 게임. 슬라이드 퍼즐, 페어 퍼즐, 룸 퍼즐로 구성돼있는 퍼즐을 풀며 여왕을 쫓는 게 목적인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독특한 느낌의 구성이 특징이다.


눈을 감고 지난 1년을 뒤돌아봅니다. 뭐가 보이세요?
밤샘 작업이 보입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이 보이네요. 서로 의견이 달라서 싸우는 모습도 보여요. 방향성이 달라 취합하는 과정이 펼쳐지고요. 긴 시간 동안 깊은 대화를 통해 방향성을 확립해 갔던 저희의 모습이 보이네요.

그런 식으로 실무와 같은 경험을 해보니까 도움이 좀 되던가요? 학교의 커리큘럼이?
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알파 드래곤-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안상혁, 변희연, 유호운, 김서연, 김진혁, 심형섭, 이태진, 서종석, 정선효, 조현우, 정현근

10대부터 30대를 겨냥한 액션 게임 '그라운드 제로'. 예사롭지 않은 팀명 '알파 드래곤'은 영상 콘텐츠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시를 습격하는 거대한 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게임을 만들었다. 육감적인 캐릭터를 조종하여 다양한 패턴을 가진 거대 적을 무찔러야 한다. 이 팀은 독특한 영상을 소개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액션 게임을 만든 이유가 뭐예요?
젊은 층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액션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영상 콘텐츠를 보면 거대한 적이 도시를 습격하는 게 인기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요. 저희가 해당 연령층이라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곧 졸업인데 취업은 했어요?
아…. 여기저기 찔러보고는 있어요. 학창시절이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죠. 뭐...





자체발광- 비린내 해적단
이제호, 이고은, 조수연, 유현아, 김태우, 박신동, 김용석

유니티 엔진과 프라우드넷 엔진을 사용한 횡 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게임. 보물을 탐하다 저주에 걸려 바다 생물로 변한 삼류 해적단의 자주 풀기 모험을 담았다. 확 깨는 연출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 웃음 코드를 게임 곳곳에 심어놓았다. 플레이 가능한 해적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적도 해산물 컨셉이다. 그야말로 '비린내'다.


비린내 나는 컨셉을 어떻게 하다가 떠올렸어요?
프로젝트 시작 후 두어 번 정도 엎어졌어요. 그래서 급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제가 통학하는 관계로 AD인 제가 모르게 많은 컨셉이 잡혔더라고요. 그중 하나가 해적, 크리쳐로 변한 해적이었어요. 아마 제가 수인이나 크리쳐를 좋아한다고 해서 기획자가 배려해준 것 같아요.

컨셉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어요?
어떻게 하면 해적을 수인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다가 생물과 관련한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아이스크림 죠스X와 간장게장에서 영감을 얻었고요. 새우튀김이나 타코야키가 모티프인 친구들도 있어요.





그리고 QA팀 CKQA
김은비, 조익준, 김은이나, 모은석, 박재환, 박지원, 강태현, 황보영, 허예지, 오승주

하나의 게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개발 인력만이 있다고 능사가 아니다. 사업적인 영역을 배제하자면 아마 QA팀의 역량이 개발팀만큼이나 중요할 것이다. QA팀은 개발팀의 산출물을 가지고 테스트 케이스와 버그 리포트를 작성해 개발 게임의 질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QA팀은 받은 빌드로 테스트케이스를 수정, 추가하고 테스트 케이스를 기반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테스트 결과 및 버그 리포트를 작성해 개발팀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게임 제작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QA 팀 역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 17th 청강 크로니클 풍경


▲ 시작 전 긴장이 전해진다.

▲ 게임 컨셉에 맞게 발랄한 진행이 웃음을 자아낸다.

▲ 발표하다 틀려도 박수가 터져 나온다.

▲ 육학년 팀은 팀 점퍼를 맞춰 입었다.



▲ 가면을 벗으니 예쁘고 멀쩡한 친구들이었다.

▲ 발표장 앞에 마련된 시연 장소.








▲ 앗! 어디서 많이 본 가방이다.






▲ 오지현 에반젤리스트

행사장을 돌아보다 학생들의 게임을 보고 있는 유니티의 오지현 에반젤리스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 에반젤리스트는 "대부분 학생이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었다"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줘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티 내부에서도 청강대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며 "MOU를 체결하고, 유니티 본사 인원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학교를 방문할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 둥지를 떠나는 새를 보는 어미새 정종필 교수

'충무공전', '임진록2', '천년의 신화', '군주 온라인', '아틀란티카', '삼국지를 품다'. 국내 게임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게임들이다. 이 게임에 참여했던 정종필 TA는 현재 청강문화산업대의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 정종필 교수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발표했어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굉장히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아깝다고 할까요. 딸자식 시집보내는 것같이 아까운 기분이 들어요. 그러는 한편 빨리 얘네들을 회사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상충이 되기도 하고요. '좀 더 많은 걸 가르쳐 줄걸'이라는 회한도 듭니다.

좀 더 쥐잡듯이 잡아서라도 더 가르칠 걸이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업계가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번 친구들만 보더라도 잘 된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어요. 제가 업계를 어떻게 뒤집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손 닿고 가는 애들은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고…. 암튼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밭입니다. 배우는 얘들이 커가는 곳이죠. 좋은 얘들이 있으니까 힘들어도 할만하구나…. 뭐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학생들이랑 대화하다 보니 교수님들에게 많이 혼났다, 무섭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 교육이죠. 뭐. 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발표하고 난 뒤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혹은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바로 '왜 그렇게 했나'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해서 'AD 나와서 왜 이렇게 했는지 이야기해봐.' 이러면 얘들은 그게 혼나는 건지 알아요. 그래서 제대로 대답을 못 해요.

제 뜻은 '네가 무슨 의도로 했는지 알아야 내가 어떤 부분을 도와줄 수 있어'라는 뜻인데 제 얼굴 때문인지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적어도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종의 압박입니다. 실무에서 자기 생각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벌벌 떠는 얘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예의 바르게, 조리 있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 부분을 많이 어려워해요. 기술도 기술이지만, 이걸 키워주고 싶거든요.


실무에서의 압박을 미리 가르쳐 주시는군요. 평소에도 실무에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면서요?

= 전 과제를 받을 때도 1분만 늦어도 점수의 반을 깎습니다. 시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는데 월급이 제시간에 안 들어왔다고 생각해봐요. 카드사에서 전화 오고 난리 나잖아요.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퀄리티가 맞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더 중요합니다. 시간을 못 지키면 프로가 될 자격도 없는 거예요. 사장이 월급을 늦게 주면 큰일이 나듯 작업물도 정해진 시간에 제출해야 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현업이랑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가르쳐 줘요. 현업이랑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야죠.


학교 커리큘럼도 그렇고 교수님들도 그렇고 유난히 '실무 교육'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 완전 실무형이에요. 회사랑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아이들을 거기에 밀어 넣는 거죠. 실제로 회사에 나가면 어차피 겪게 될 일들이니까요. 작년에 보셔서 알겠지만, 분위기나 모양이나 실제 게임 스튜디오와 같습니다. 그러니까 취직해서도 굉장히 자연스럽죠.

졸업생 중에 '교수님, 여기 학교랑 똑같은데 퇴근이라는 게 있어서 집에 가니까 이상해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졸업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면 실무와 똑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기획과 그래픽이 싸우는 것도 똑같고 중간에 팀원이 도망가는 것도 학교와 똑같고…. 모든 걸 짧은 시간 동안 경험하니까 당황하기도 하죠. 그런데 학교에서 다양한 사태를 경험하고 가면 회사에 가서 굉장히 능숙한 모습이 나와요. 경력직 같은 신입이라고 할까.

실무와 똑같은 환경에서 가르칩니다만, 실력만큼은 현업에 있는 사람보다 더 뛰어나게 해서 내보내는 게 제 목표입니다. 2D 도트 그래픽에서 부터 3D를 거쳐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VR 콘텐츠로 변화하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아주 많은 변화를 겪어온 거죠.

그래서 계속 공부해야 해요. 수시로 기술이 발전하고 엔진이 새롭게 나오는 등 변화하는 속도가 어마어마한데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일부 발전없는 현업인들 보다도 더 뛰어난 학생을 배출하고 싶습니다.


큰 행사를 겨우 마무리 지었는데 이제 또 내년 행사를 준비하셔야겠네요.

= 올해는 현업과 비슷한 퀄리티를 내는 게 목표였다면 내년에는 현업을 뛰어넘는 퀄리티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국내에서 벗어나 외국 개발자들과도 싸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있어요.

사실 올해는 '대작 스타일' 방식으로 교육을 해와서 기획이 독특한 게임은 별로 없었어요. 내년에는 참신한 기획으로 현업에서 못하는 수준까지 퀄리티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얘들이랑 있다 보면 이렇게 노는 게 참 재미있어요.


한 사람의 선배로서 혹은 교수로서 꿈꾸는 바가 있으신가요?

= 판교에 나가서 '청강대 모여서 치맥하자!'라고 하면 호프집하나는 빌릴 정도의 인원이 현업에서 뛰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GDC가 개최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모여서 파티를 하고 싶어요. 게 요리가 유명한 피어39에 가서 우리학교 출신 개발자들이랑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