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페스티벌에 가면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단연코 게임 부스인 것 같습니다. 2018 부산 VR 페스티벌에서도 눈에 띄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부스가 있었는데요, 1대1부터 최대 30대30까지 함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브이알 미디어의 VR 서바이벌 FPS 시뮬레이터 게임인 ‘그론(Grone)’이었습니다.

브이알 미디어는 VR/AR 실감 콘텐츠 제작 전문기업으로, 인터랙션 관련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4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노우보드 게임에서부터 VR 모델하우스, 증강현실 명함까지, AR 교육 콘텐츠, VR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수 있었던 VR게임 ‘그론’은 최대 60명의 유저들이 함께 플레이하는 VR FPS 시뮬레이터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최대한 적을 많이 처치하는 팀이 승리하게 되는 게임으로, FPS 시뮬레이터를 통해 좀 더 실감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지요.

이번 행사장에서는 60명이 함께 플레이해볼 수는 없었지만, 2대2로 진행되는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었습니다. 실감형 FPS 게임인 ‘그론’은 어떤 게임이었을까요?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2대2로 싸우는 VR FPS 시뮬레이터 서바이벌, '그론'
조이스틱을 움직이고, 발로 의자를 돌리면서 조종한다?


그론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화성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로봇들의 자원전쟁을 다룬 VR FPS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유인 로봇과 AI인 무인 로봇들이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맵은 한가지였는데, 외계 행성에 기지가 건설되어있고, 이 기지가 전장이 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네 가지로, 한국의 아티(Ati), 미국의 불칸(Vulcan), 중국의 홍랑(Hong Niang), 그리고 일본의 메이사(Meisa)가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궁극기를 가지고 있으며, 속도로 다양합니다. 무게는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정도에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 체감해보지는 못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조종 방식이었는데요, 조이스틱으로 기본적인 움직임을 조종하는 동시에 직접 다리를 움직여 의자를 돌리는 방식으로 시선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의자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의자를 돌려야 해요.

조이스틱의 한쪽 손으로는 움직임을, 반대쪽 손으로 시선을 조정하는 것이 익숙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옆만 보고 꽃게처럼 걷기도 했지요.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몸의 움직임과 함께 시선이 변화해서 그런지 VR 멀미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에임은 가운데에 조준 마크에 시선으로만 맞추면 되는 방식이라 정말 간편합니다. 움직임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VR 특성상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편해요. 개인적으로 에임 실력이 별로라서 걱정했는데, 고개만 돌려서 시선 처리로 에임할 수 있어서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연자분들이 많았는데, 모두 자연스럽게 조종법을 익히고 학살을 하러 오더라고요.



기본적인 에임과 조종, 플레이의 목적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만, 다양한 스킬을 숙지하고 플레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무기도 두 가지를 번갈아 플레이할 수 있고 그 외에 자기만의 스킬을 쓸 수 있는데 가짓수가 많아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저는 포탑을 설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출전했는데, 어떻게 설치하는 것인지 몰라서 아무데나 만들어두기도 했지요.

그 외에도 스코어 현황이 나와 있지 않아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같은 편과 소통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론'은 '브이알 미디어'에서 e스포츠화까지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만큼, 이런 부분에서 보완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번 시연에서는 30대 30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전장을 직접 체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확실히 VR 멀미 현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PC FPS게임도 멀미 때문에 오래 플레이하지 못하는데, 시선과 발이 함께 움직이니 어지러움이 전혀 없더라고요. 특히, 공중에 뜨거나 떨어지는 모션도 있고, 흔들리는 장면이 많았는데도 어지럽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간편한 조작으로 플레이가 가능해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이 쉽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 익숙한 10대, 20대 유저들부터 더 어린 유저들, 그리고 나이가 좀 더 있으신 분들까지 문제없이 플레이하시더라고요. 물론, 확실히 어린 분들이 더 능숙하시긴 했어요. '그론'을 통해 경험한 어지럽지 않고 몰입감 있는 플레이. 언젠가 정말로 VR e스포츠로 만나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0명이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보는 그날까지! '브이알 미디어'
"VR 멀미 해결, e스포츠까지 노리겠다"

체험을 마치고, '브이알 미디어'의 정우락 대표를 만나 '그론'에 대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Q. 먼저, 게임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론(Grone)’은 VR 시뮬레이터 FPS 게임이고요, 아마 FPS 게임으로 시뮬레이터가 만들어진 것은 저희가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론’은 60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VR 방 용, 그리고 인터넷 기반으로 한 PC방 용으로 나누어집니다. 시뮬레이터는 VR방 용으로, PC방에는 시뮬레이터 없이 회전의자만 갖추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PC방에는 게임을 설치하면 일반 회전의자에 바이브레이터를 장착하는 식으로 구성되는데요. 바이브레이터가 게임과 연동되어 의자를 쿵쿵 쳐줍니다. 물론, 시뮬레이터가 함께 있는 VR방 용보다는 재미가 덜할 수는 있지만요(웃음). 하지만 훨씬 저렴하게 게임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아하, PC방에서는 HMD를 쓰고 바이브레이터가 장착된 일반의자만으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60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PC방을 기준인가요?

아뇨, 최대 60개 기기를 들여놓는 VR 방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PC방은 인원의 제한이 없죠. 물론 무한대까지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지만요(웃음). ‘배틀그라운드’처럼 게임 방을 파서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플레이하면 됩니다. 물론, 100명이 채워져야 하는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그론’은 1대1부터 플레이를 원하면 바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두 명밖에 없다고 해도 레디, 스타트를 누르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죠.

최소 미니멈 플레이어 수는 2명으로, 1대1 대장전이 있습니다.


Q. 게임 캐릭터와 맵, 모드는 어느 정도까지 준비되어있는 상태인가요?

게임 캐릭터와 맵은 9개까지 준비할 예정입니다만, 현재 나와 있는 것은 5개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와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미완성인 대장전을 포함해 2.5개의 지도가 나와 있습니다. 게임 방식은 두 가지로, 사망하면 바로 종료되는 서든데스방식과 리스폰이 가능한, 스코어로 대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Q. 멀티플레이는 로컬 멀티플레이만 가능한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e스포츠를 언급한 만큼 온라인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VR 방은 로컬 멀티플레이를 기준으로 합니다. VR방은 HMD를 헬멧 모양으로 구성하는 등, 좀 더 멋있게 만들 예정입니다.


Q. 60개의 기기가 갖춰진 VR방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규모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어마어마 하겠죠. 그래서 먼저, 4인용으로 도입될 예정입니다. VR스타,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 VR방, 이천 롯데백화점, 그리고 PC방 몇 군데에 들어갈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60대가 한 번에 준비되어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4대만 해도 5천만 원이라, 아직까지는 기기 60대를 구축하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Q. 기본 플레이 방식은 쉽게 되어있지만, 스킬을 숙지하기에는 어렵더라고요.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구성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조작이 쉽지만, 알고 보면 조합스킬이 굉장히 많아요. 처음 플레이해보신 만큼 다 써보지도 못하셨을 겁니다. 하면 할수록 기술이 늘어나는 게임이죠. 따라서 게임 튜토리얼도 보완하고, 설명지도 만들 생각입니다. 사실 처음에 튜토리얼을 만들 때 콤비네이션 스킬에 대한 설명을 다 녹음하니까 5분이 넘더라고요. 이것을 다 포함할 수는 없는 만큼, 책자로 제작해 알아갈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Q. 하지만 그만큼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본적으로 총 쏘기는 쉬워요. 직접 플레이하셨을 때도 느끼셨을 겁니다. 이게 FPS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좀 더 게임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아지고, 콤비네이션 스킬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은 어렵죠. 중요한 것은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이들이 하기에도 무리가 없던 조작법

Q. 게임 조작이 특이했습니다. 특히 발로 움직이는 부분이 그랬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조작을 이렇게 구성하게 되신 건가요?

사실 저희는 시뮬레이터를 저가로 만들고 싶었어요. 시뮬레이터 기기가 4대에 5천만 원이면 싼 편이거든요. 단가를 줄이기 위해서 그렇게 구성하게 된 것이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또, 조이스틱으로 움직이더라도 발로 직접 움직이면 멀미가 안나요. 저희가 VR영상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미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고 이를 적용한 것이죠. 이러한 이유에서 조이스틱과 직접 발을 움직이는 식으로 조합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멀미를 대부분 체감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우리 회사 직원 중에도 멀미를 많이 느끼는 분이 있거든요. 그분을 기준으로 테스트하고 있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FPS 서바이벌 시뮬레이터는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널리 보급되어 PC방과 VR방 모두에 적용되기를 기대합니다. 아마 저렴한 PC방 버전이 먼저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VR방, VR 테마파크에 60대 기기가 전부 적용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