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A 스탠리 피에르 루이스 대표 (사진 출처: Dice Summit)

미국 게임산업협회의 스탠리 피에르 루이스(Stanley Pierre-Louis) 대표가 인터랙티브 예술 과학 협회에서 개최한 D.I.C.E. 서밋에서 게임 장애(Gaming Disorder)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WHO가 게임에 대하여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게임 질병 코드화가 가져올 문제점과 간과돼서는 안될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먼저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게임은 미국의 어떤 산업과도 견줄 수 있을 만한 주류 산업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게이머는 1억 5천 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매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미국인은 전체 인구수의 60% 이상이며, 전 세계의 게이머 수는 26억 명에 달한다. 매출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2018년 한해만 보더라도 미국의 게임 산업 매출은 434억 달러로, 2008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배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미디어 콘텐츠가 우리 사회를 망친다,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주장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게임 질병화에 대한 논란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다른 미디어와 다르게 오직 게임만이,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될 시 정신병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꽤나 놀랍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의견은 '증거에 근거한 발견'이라고 주장하는 WHO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WHO의 의도를 의심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WHO가 공공보건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한 일들을 해온 것은 사실이나, 그 범위를 넓혀감에 따라 언제나 옳은 일만을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ADHD, PTSD와 같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던 항목들은 정정되어왔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정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특정 성적지향은 40년 넘게, 동성애는 60년 이상 정신병으로 분류된 바 있다. WHO가 잘못 판단한 사례가 있다면, 재고할 기관 역시 WHO이기 때문에 정정하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다시 게임 질병화에 대하여 설명했다. 2014년 WHO는 직접 선별한 전문가들을 모아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및 그 외 기기에 대한 공공보건 문제를 연구해왔다. 게임은 이 과정에서 이슈가 됐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여기서 게임이 왜 문제가 있는 요소로 언급되기 시작했는지, 비디오 게임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우리가 아는 것은 게임 질병화에 대한 의학적 합의가 없었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에 대하여 계속해서 연구해온 존스홉킨스 대학이나 옥스퍼드 대학의 전문가들은 게임의 질병화는 적합하지 않다고 계속해서 경고해왔다. 환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덧붙여 미국 심리학회, 미국 의학 협회, 그리고 미국 정신의학 협회는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는 빈도가 어떻든 '질병'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려는 말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비디오 게임에 의해 발생했다는 주장에는 의학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의학적 합의가 없이 진행되는 게임 질병화는 WHO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게임과 질병을 공식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게임에 접근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정신적이나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게임으로 도피했을 때, 더 중요한 문제는 간과되고 게임 장애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정치적으로 개입하라며,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했다. WHO와의 미팅에서 전문가들은 게임 장애의 ICD 등록에 대하여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아 반대했으며, 콘솔 게임기에는 부모가 직접 자녀의 게임 플레이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됐다.

피에르 루이스 대표는 "WHO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 재미있고, 교육적이고, 치료의 효과도 있다는 점이다"라며, 게임 질병화에 대하여 "잘못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비디오 게임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준 긍정적인 효과를 막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암 환자들이나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게임 프로그램과 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의 iCivics,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 등을 예시로 들며 "게임은 이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배우는지, 다른 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