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거칠었던 2019 MSI 후 느껴지는 다양한 감상에 대한 내용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변이 넘쳐났던 MSI도 막을 내렸습니다. 참 물고 물리는 다양한 드라마가 씌여졌죠. 수많은 팀들을 깨부수며 무난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LPL의 IG는 북미의 TL에게 완패했고, 다전제에서 기대를 모은 SKT는 변칙의 G2에게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꿈의 웨스턴 매치-북미 대 유럽은 예상보다 일방적으로 마무리되고 말았죠.

유럽이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LCK 팬들은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유럽이기에 많은 변화를 리그에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하기도 합니다. '북미잼'과는 다른 결의 '유럽잼'은 항상 독특한 밴픽과 운영, 짜릿한 백도어 등으로 상징되었죠. 정석과 안정성으로 흔히 알려지던 LCK에서는 흔하게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강자가 된 유럽이 새 트렌드를 만들고, 전반적인 리그가 재미있어진다면 꽤나 의미가 있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지요. 북미에겐 유감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G2가 한 번도 꺾지 못한 대상 중 한 팀이 약팀으로 평가받던 베트남의 퐁 부 버팔로인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팬들은 사실상 PVB가 최종 우승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하죠.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구도에 새 물결을 일으킨 PVB. 비록 4강 진출과는 멀리 떨어져 버렸지만, 강팀 지역들에겐 더 이상 약팀을 약팀으로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과, 약팀 지역들에게는 '우리도 상성의 한 가운데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습니다.

다양한 밴픽과 전략이 꽃피워지고, 새로운 스타들이 발굴된 이번 MSI. 여러모로 한국과 중국의 2강 구도로 점철됐던 그 동안의 국제대회를 지나, 이제는 다양한 지역들이 좁혀진 갭을 결과로서도 보여준 대회가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이제 섬머 시즌이 곧 시작됩니다. 부디 많은 팀들이 이번 MSI에서 받은 신선한 자극으로, 더 과감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정규 시즌과 다음 국제대회 준비를 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