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WHO가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기까지 한국과 일본의 국제적인 공조가 있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2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국회에서 진행된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일본이 갖고 있는 인터넷 게임 중독 관련 데이터가 어디서 왔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학회장에 따르면 공조 중심이 되는 인물은 일본 구리하라의료센터 히구치 스스무(樋口 進) 교수와 한국 노 모 교수다. 위 교수는 노 모 교수가 2006년부터 2년간 일본 유학 생활을 할 때에 한국과 일본 정신의학계의 접점이 생겼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일본 구리하라의료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히구치 교수가 "한국의 인터넷 중독에 대한 대처는 세계적으로도 선구적이고, 일본보다는 10년 앞서 나가고 있다"며 "한국에서 유학 온 노 교수를 통해 한국의 인터넷 의존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라 밝히고 있다. 구리하라의료센터는 WHO의 연구 연수 협력센터이다.

이어 일본 NHK 방송에서 히구치 교수는 "ICD-11에 게임이용 장애가 등재된 것은 정말 감격할만한 일, 왜냐하면 우리 센터가 WHO에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협력을 계속해 온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전했다.

WHO에 강력하게 주장한 이유를 히구치 교수는 "2013년 3월 제네바에서 열린 WHO 회의에서 ICD-11 초고에 인터넷 의존이 들어가 있지 않을 걸 보고 어리둥절했다"며 "이번 ICD-11을 놓치면 다음 ICD-12까지 20년 이상 인터넷 중독이 병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게임이용 장애가 질병으로 인정된 이유에 대해 히구치 교수는 "인터넷 의존은 집합적인 개념으로 게임, SNS, 포르노, 인터넷 쇼핑 등 복합적이었다"며 "저희는 현시점에서 질병화를 지지하는 증거가 축적되는 건 게임의존뿐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게임이용 장애 질병화를 지지하는 증거의 축적이 한국에서 마련한 자료라는 게 위정현 학회장의 추측이다.

위 학회장은 "일본보다 게임중독 연구가 10년 앞서간 한국이 자료를 마련하고, 일본은 WHO와의 관계를 적극 활용해 게임이용 장애가 질병으로 인정되도록 했다고 의심이 든다"고 정리했다. 한국이 게임중독 관련 자료를 일본에 전하고, 일본은 WHO와의 강력한 관계를 이용해 게임이용 장애 질병화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다만, 연구 자료를 전하는 거 자체는 모두가 활용할 수 있기에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위정현 학회장은 "게임이용 장애 질병화 과정을 보면 마치 마녀사냥을 보는 거 같다"며 "이제는 게임사냥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