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입니다. 조금 놀랐어요.

많은 독자 여러분들이 "또 중국 게임이야?" 라는 생각을 자주 드러내곤 합니다. 게임 하는 사람들 느낌이 별반 다르지 않듯, 기자 역시 중국산 게임을 살펴볼 때는 어느 정도 기대치를 낮췄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외입니다. '또'가 아닙니다. '정말' 중국 게임이라고? 액션 연출이 국내에 거부감이 없을 수준이고, 캐릭터 디자인도 생각보다 깔끔한데? 심지어 게임 중 들려오는 말이 모두 우리말 더빙이라니? 게다가 이미 거진 완성된 게임을 들여와서는 사전 테스트에 이어 액션그룹 테스트까지. 이 사람들, 한 차원 높은 정성을 들이고 있는걸요.

그 주인공은 지난해 '차이나조이2012'에서 일약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논타겟팅 액션 MORPG '여명지광'의 국내 이름, '라프'입니다.

우월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색감에, MORPG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엔드 컨텐츠가 눈에 띄게 다양합니다. 테스트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찾아본 유저들의 글에서도 "여태껏 해본 중국 게임 중 최고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이 게임, 괜찮습니다.

29일부터 '라프'의 1차 CBT가 시작됩니다. 이 게임을 어떻게 발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지화에는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 해답을 얻기 위해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유니아나를 찾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유니아나 조남현 전략기획실 부장(왼쪽), 유동찬 서비스운영 파트장(오른쪽)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할게요.

조남현 : 유니아나 전략기획실 부장입니다. 퍼블리싱 전체를 맡았고, 퍼블리싱하는 웹게임과 '라프'를 포함해 사업 총괄을 맡았습니다. 고령층을 위한 기능성 게임 '젊어지는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유동찬 : 서비스운영팀 파트장입니다. 지금 맡고 있는 분야는 현지화 부분과 QA, 로컬 수정 등입니다. 전반적인 서비스 계열을 담당합니다.


'라프'라는 게임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조남현 : 액션성은 기존 게임 그대로 가져가면서, 기존 MORPG가 갖고 있지 못하거나 한계가 있었던 컨텐츠 부분에서 다양성을 갖고 있는 진화된 RPG 게임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원제목은 '여명지망'으로 알고 있는데요. '라프'라는 게임명의 의미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름붙이게 되었나요?

조남현 : 'Loya Attacking Forces'의 약자입니다. 직역한다면 '로야의 공격단' 정도 되겠네요. 로야(Loya)는 이 게임의 전체적인 배경이 되는 문명의 이름이고요. 이 로야 문명에서 네 가지 직업이 등장해서 풀어나가는 스토리가 뼈대입니다. 부드럽고 쉽고 중화적인 의미를 찾아 유저 공모전을 거쳐 채택한 이름이지요.

▲ '라프'의 중심 거점인 로야 왕성 전경


게임의 어떤 면이 매력적이이어서 국내 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건가요?

조남현 : 특별히 어떤 게임을 해야겠다 정해놓고 소싱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지금이 크게 보면 과도기적 단계였습니다. 다들 모바일로 넘어가거나 클라이언트 게임, 웹게임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였거든요. 우리는 그동안 웹게임을 많이 서비스했고 성공을 시켜보기도 했으니 클라이언트 게임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사실 MORPG 장르에서 마땅한 게임을 고르기 쉽지 않았습니다. 한창 '크리티카'와 '던전스트라이커'가 조명받았고, '테라'도 무료화로 다시 떠오를 시기였고요. 그러던 중 우연찮게 중국의 '여명지광'이라는 게임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회사도 컨택을 했던 게임이죠. 앞서 언급한 두 게임으로 MORPG 시장이 부흥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하반기에 승부 볼 수 있겠다 하는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요새 MORPG 신작들이 오픈 이후 기대에 비해 하향세에 접어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조남현 : 아마 PvP 등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면 다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MORPG가 고전하는 이유라면 유저들이 지루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반복작업에 대한 피로죠. 우리는 초반에 잘 되는 부분을 계속 끌어가기 위해서는 콘텐츠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라프'는 어느 정도 강점을 갖고 있고요. 유저들이 빨리 호응할 수 있는 장르적인 특징을 살리되 단점과 한계를 많이 커버한다면 승산이 있을 겁니다.


'라프'를 체험해본 결과 퀘스트의 스피디한 진행이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유동찬 : 퀘스트는 일반적인 MORPG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퀘스트가 진행되면서 초반 4레벨 이후부터 대쉬 기능이 생기는데, 이것을 통해서 다른 지역으로 아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초반 몰입 부분이 강화되어 있죠.

또 한 가지는 영상을 통한 몰입감이에요. 최초 마을에서 왕성까지 가는 길만 해도 퀘스트를 완료하면서 동영상이 계속 노출되지요. 화면이 파노라마식으로 펼쳐지면서 퀘스트 진행할 때 몰입이 잘 이루어집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때 펼쳐지는 스토리 영상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고요.

탈것도 초반부터 지급돼서 모든 이동이 빠르고, 순간이동과 자동이동 기능도 있어요. 이동하면서 피로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최소화됐습니다. 퀘스트로 포인트를 모아 무료로 제공되는 아바타를 착용할 수도 있고요. 던전 전투 이외에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많이 있습니다.

▲ 암흑소환사의 스킬 발동 모습


캐릭터와 NPC 음성이 전부 우리말로 나와서 놀랐는데요. 더빙에 특별히 공을 들인 이유가 있을까요?

조남현 : 현지화 과정에서 음성파일 녹음본을 따로 살펴봤어요. 사실, 그렇게 방대하거나 내세울 만한 양은 아니었습니다.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여건상 음성을 빼버리고 갈 수도 있었지만, 그랬더니 맛이 안 살더라고요. 중요한 포인트마다 계속 나오고 반복되는 음성들이니까요. 게임을 위해서 이건 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최대한 일정에 맞춰 녹음을 했습니다. 녹음 현장을 자주 보러 가기도 했는데 지금 완성되고 보니 잘 한 일이다 싶네요. 음성이 빠져도 큰 티는 안 나겠지만, 더빙이 캐릭터 선택부터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유동찬 : 작은 부분에도 신경 쓴 완성도가 유저들에게 많은 호응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했고, 실제 테스트에서도 우리말 더빙에 대해 호평이 정말 많았어요.

조남현 : 그래서 중국 게임인 줄 모르고 들어왔던 유저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듣고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었죠(웃음).


PvP 쪽에 많은 힘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라프'만의 특징이 있는지?

유동찬 : 다른 국내 서비스 게임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논캐시(Non-Cash) 유저와 캐시 유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죠. 모든 아이템이 적용되지 않는 통일된 상태에서 컨트롤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게끔 했어요. 다른 PvP 게임에 비해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죠.

일반적으로 1:1, 3:3에 더해 대규모 전장이 구현되고 있어요. MORPG에서 보기 힘든 케이스인데 새로 시스템이 도입된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니 유저들이 던전 전투보다 재미있어 하기도 해요. 진행 회수 제한이 아쉽다고 말할 정도지요.

'라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 하나 더 있거든요. 보스 전투에서 승리한 뒤 그 보스를 자신의 가디언(펫)으로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인데, 이 가디언 선택을 통해 전략적인 PvP를 즐길 수 있기도 해요. 거기에 공중낙법, 넘어진 상태 반격, 긴급 회피기, 슈퍼아머 사용 등 특수 스킬이 많아서 컨트롤로 승부를 가릴 수 있어요. 장비만 좋아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PvP라서 스릴이 있죠.

마지막으로 밸런스 역시 현지에서 4개 클래스를 오랜 기간 체크한 끝에 최적화가 된 상태라서요.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캐릭터를 꾸준히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PvP와 전장에서 이색 스테이지가 존재하던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동찬 : 미니게임 형식의 스테이지만 현재 11가지에 달해요.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파워사격'의 경우 '게임 안의 FTS' 수준으로 구현됐지요. 레드 팀과 블루 팀으로 나뉘어서 필드에 드랍되는 총기류로 상대를 타격해 포인트를 얻는 방식입니다. '고대비문 쟁탈전' 전장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아라시 분지 같은 거점 방어 방식이고요.

'블러드 크리스탈 쟁탈전'은 상대 진영의 크리스탈을 갈취해 자신의 진영까지 많이 가져와야 하는 깃발전 방식의 전략적 게임입니다. '악마의 습격' 전장은 술래잡기 장르인데, 모두 인간인 상태에서 무작위로 소수가 악마로 변신해요. 악마한테 물린 인간 역시 악마로 변하고, 시간 내에 모두가 악마가 되면 악마가 이기는 방식이죠. 드랍되는 총으로 좀비를 처치하는 모드, 디펜스 모드 등 게임 방식이 다양하게 준비됐습니다.

투기장 내에서 서바이벌 모드로 최후의 생존자 1인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진행하는 모드도 있지요. 원거리 캐릭터는 투기장 중앙에 노출되면 빨리 죽으니까 도망만 다닐 수도 있는데, 일정 시간 지나면 외곽 쪽에서부터 번개가 몰아쳐서 어쩔 수 없이 피튀기는 싸움을 진행하게 됩니다.

▲ 고양이 귀 같은 코스튬을 적용시킬 수 있다


캐릭터 아바타가 따로 존재하는 것도 여타 중국 게임에서 흔치 않은 부분이었는데요.

유동찬 : 소싱할 때 중국 게임 분위기가 나지 않았던 것 때문에 주목이 되었죠. 캐릭터 콘셉트부터 한-일-미국에서 인지도가 있는 애니메이션들 느낌의 개성이 있었어요. 국내 유저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수준이죠. 아바타 역시 그런 방향으로 개발되었어요. 암흑소환사 같은 경우 어린 소녀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거든요. 거기에 맞게 짧은 드레스나 토끼 귀, 망사 스타킹, 혹은 팬더 같은 걸 머리에 얹고 있다거나 하는 귀여운 아바타들이 많습니다.


뭔가 위험한 동시에 바람직한 부분이네요. 반면 현상금 사냥꾼은 정 반대 스타일이죠?

유동찬 : 현상금 사냥꾼은 섹시하고 강한 '차도녀' 스타일인데, 스킬이 전부 스타일리시하죠. 활을 쏘다가 권총으로 바꿔 합쳐 쏘는 등의 역동적인 액션을 가졌어요. 아바타도 섹시 콘셉트에 맞게 선정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많이 제작되고 있고, 후드 티에 컨버스처럼 캐주얼한 복장도 있고요. 가꾸고 싶다는 느낌에서 많이 어필이 될 듯합니다.

그리고 현지화를 맞이해서 우리가 따로 아바타를 제작하는 것도 있습니다. 간호사 콘셉트로 잡았어요. 상당히 괜찮은 수준으로 제작되고 있어서 공개되면 많은 사랑을 받는 아바타가 될 거예요.

조남현 : 추가하자면, 한국에서 직접 그린 원화로 기획해서 제작한 코스튬이 적용됩니다. 이건 정말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차가운 도시 여자 현상금 사냥꾼


1차 CBT를 앞두고 최근에 액션그룹 테스트가 있었는데, 어떤 점을 중심으로 살펴봤나요?

조남현 : 사전 체험단 테스트를 한 뒤로 버전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그때는 현지화가 덜 된 상태에서 알파 수준으로 돌려본 거고, 이번 액션 테스트는 어느 정도 버전이 완성된 상태였습니다. 29일 있을 클로즈베타 테스트의 전초전 단계죠. 버그 테스트 등을 최종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액션그룹이라는 테스트 이름은 우리가 액션 RPG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고요.


유저들이 특히 궁금할 부분 중 하나가 요금제일 텐데요. 특히 기존의 중국 게임을 생각했을 때 예민한 부분이거든요.

조남현 : 기본적으로 부분 유료화입니다. 게임은 무료로 할 수 있고 아이템도 무료로 구매하지요. 주 수익원은 코스튬 아바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스튬에 약간의 능력치가 삽입되어 있기도 하고 치장하는 재미도 추가할 것 같고 기능적인 아이템도 다른 게임과 비슷하게 갑니다.

다만, 하드코어한 강화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특정 부분은 현지화에서 싹 뺐습니다. 중국 게임은 특유의 VIP 시스템이 있는데 그것을 완전히 제거했지요. 이 부분에서 사실 마찰도 있었어요. 중국측에서는 이 시스템이 내년 주요 수익 모델이 될 거라 빼면 안된다고 했는데, 우리는 많은 유저가 캐쉬를 안 쓰더라도 즐겁게 게임할 수 있길 원했습니다.

물론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편의 부분에서 조금씩 캐쉬 아이템을 지급했지만, 강화 부분에서는 자신 있게 80퍼센트 이상 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료 구매해야 하는 전투 아이템들도 현지화 과정에서 필드에서 모두 드랍되도록 했어요. 돈을 쓸 때 아바타나 편의성, 꾸미기 정도에만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고요.

'착한 유료화'의 수준을 넘은 '호구 유료화'라고 자신합니다(웃음).


국내 서비스 과정에서 앞으로 어떤 것을 더 보완할 계획인지요?

조남현 : 지금 워낙 많이 보완을 했습니다. 크게 봐도 200가지는 넘을 것 같네요. 현지화 할 수 있는 부분을 거의 다 했다고 봅니다. 기존 중국게임이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되거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일을 절대 답습하지 않을 겁니다. 오픈 뒤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컨텐츠를 열 것이고, 오픈베타 할때 프로모션 공약으로 내세울 겁니다. 유저와의 약속이죠. 한국 일정과 한국 유저 입맛에 맞게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개발사와도 합의를 해낸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유저 여러분에게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유동찬 : 매일 새벽 다섯 시에 퇴근합니다. 한번 도와주세요. 일단 설치라도 해보세요!

조남현 : 기존 액션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와 재미를 느껴보세요. 호쾌한 액션의 세계로 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