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2013의 2일 차. 행사가 개최된 서울 코엑스 신관 내 강연장 중 가장 넓은 중앙 홀은 굉장히 혼잡했다. 바로 '캔디크러쉬사가' 로 온 세계를 휩쓴 개발사 'King.com'의 성공 비결이 펼쳐졌기 때문. 강연자는 인벤에서도 한 번 인터뷰를 진행했던 King.com 사업 성장팀의 Lars Jornow 부대표이었다. 그는 청중들에게 어떻게 King.com이 1억 명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 총 8개의 키워드를 통해 비결을 공개해 줄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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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Korea !!' 라며 분위기를 환기한 Jornow 부대표는 최근에 카카오로 런칭한 '캔디크러쉬사가' 를 언급했다. 영어 버전이 이미 서비스되고 있음에도 다른 언어의 클라이언트를 새로 서비스하는 건 한국이 최초라며, 카카오 스티커도 발매됐으니 많은 이용 부탁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 위의 8개 키워드를 기억한다면 1억 명 유저 확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강연은 굉장히 독특하게도 연상퀴즈를 통해 총 8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각각의 키워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주는 방식이었다. 정답을 맞힌 청중들에게는 손수 '캔디크러쉬사가' 양말을 선사하는 등, 강연자와 청중 간의 교류가 인상적인 강연이었다.

처음에 제시한 키워드는 바로 '캔디' 였다. Jornow 부대표는 캔디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바로 캔디가 주는 이미지였다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 속에 '캔디' 란 맛있고 달콤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보편적으로 박혀있기에 개발사 King.com은 훨씬 더 친숙한 게임을 위해 '캔디' 의 컨셉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제시된 키워드는 'Freemium'. 북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20위권 중, 무려 17개가 F2P(Free-to-Play, 프리투플레이 : 무료 다운로드)라고 한다. Jornow 부대표는 F2P 형식이야말로 모바일 게임계의 혁명이라 정의했다. 일단 무료 다운로드이기에 요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 유료 다운로드 방식일 때보다도 많은 유저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캔디크러쉬사가' 역시 'Free' 이기에 지금처럼 1억 명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유저들이 좀 더 쉬운 진행을 위해 선택적으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끔 In-App결제를 마련하는 것이 유저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지도 않으면서 매출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실제로 King의 유저 통계에 따르면 '캔디크러쉬사가' 의 전체 유저 중 70%가 과금 없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나머지 30%의 일부 유저에게서 엄청난 매출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30%에서 나오는 막대한 이익. 이는 유저의 성향에 맞춘 유료 아이템 설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캔디크러쉬사가' 내 유료 아이템의 종류를 보면 이 사실을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대기 시간을 지루해하는 유저들을 위해 '하트' 를, 게임친구가 많이 없거나 굳이 타인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는 유저들의 성향에 맞춰 '스테이지 오픈 티켓'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스테이지 정복 욕구와 경쟁심이 강한 유저를 위해 '추가 턴'이라던가 '부스터'를 판매하고 있다.

Jornow 부대표는 실제로 King.com에서 천 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과금 여부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게임 내 유료 아이템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드시 돈을 써야 하지도 않을뿐더러, 정말 필요할 때만 원하는 만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편의성이 보장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 북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 20위권 게임 중 Freemium이 17개!


성공 게임의 비결을 묻는 말에 꼭 빠지지 않는 답인 '접근성'이 세 번째 키워드였다. 접근성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로는 언제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는 것. 다른 하나는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는 나중에 제시된 '크로스플랫폼' 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PC 웹브라우저나 모바일 기기의 SNS에서, 혹은 커뮤니티나 구매 후기를 통해 상당수의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걸 파악하게 되면 그만큼 호기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하게 되면 일상의 습관처럼 게임을 실행시키기 때문에 유저의 플레이를 오랜 시간 유지시킬 수도 있다.

Jornow 부대표는 북미의 페이스북이나 한국의 카카오 등 SNS를 통해 신규 유저가 유입되는 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SNS를 통해 '내 친구들이 이 게임을 많이 하는구나'를 알게 되면 흥미가 생기고, 이 흥미가 바로 신규 유저들을 끌어오는 원동력이 된다.

대신 이를 위해서는 게임의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 결국, 게임을 접하기 쉽도록 하라는 것은 결국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하라는 의미다. Jornow 부대표는 게임 런칭 직전에 한 번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권했다. 어떤 사람이건 10~30초 내외에 게임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는 '캔디크러쉬사가' 역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연령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온 사람들이 두루두루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앞서 말한 '크로스플랫폼' 이 네 번째 키워드로 제시됐다. Lars 부대표는 '크로스 플랫폼' 은 다른 플랫폼 유저와 실시간으로 게임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크로스플랫폼' 은 PC, 태블릿, 모바일 등을 넘나들며 언제 어디서라도 기존에 플레이했던 상태 그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플랫폼과 관계없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등 소셜을 즐길 수 있다.

▲ 크로스플랫폼 지원은 접근성도 높이고 유저의 흥미도 유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5번째 키워드는 '깊이' 다. '캔디크러쉬사가'의 스테이지는 400개 이상. 순탄한 공략으로도 약 100시간 정도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컨텐츠다. King.com은 여기에 200여 개의 스테이지를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레벨을 디자인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캔디' 와 '퍼즐'이 가진 다양한 변화 가능성 때문이다.

'캔디크러쉬사가'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블록이 되는 캔디의 종류와 역할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온다. 이는 캔디와 퍼즐 조합을 각각의 툴로 만들어놓아 무한하게 컨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컨텐츠는 지속적인 인기를 끌어갈 수 있고, 더 나아가 매출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

Jornow 부대표가 언급한 6번째 키워드는 바로 '소셜' 이다. '소셜'과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혼동하지 말라는 당부도 곁들여졌다. 그가 말하는 '소셜' 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같이 즐기면 추가적인 즐거움이 있다는 뜻으로, 경쟁심보다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하트를 교환하며 도와주는 '협동' 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 경쟁보다는 협력! '함께하면 더 즐거운' 소셜에 주목하라


7번째 키워드 '유니버셜(Universal)'. 이는 보편적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어떤 국가에서든 환상적인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게임이어야 성공한다는 뜻. Jornow 부대표는 "게임이 훌륭하다면 어떤 국가에서도 인정받는다" 며, 특정 국가의 문화에 맞춘 게임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상록수' 라는 뜻의 '에버그린(Evergreen)' 이었다. 체스나 바둑을 예로 든 Jornow 부대표는 시대를 불문하고 게임은 항상 존재했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정받는 재미는 바로 '확률과 기술이 적절히 혼합된 형태' 라고 정의했다. 그는 청중들에게 "깰 듯 말 듯한 약간의 난이도와 남녀노소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는 단순성을 배합한다면 유저의 지루함을 없애고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ornow 부대표는 "성공한 게임의 특성을 말하라면 100여 개도 넘게 말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8가지 키워드를 정리한 것" 이라며, 이 키워드는 어떤 게임이라도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으며 King.com이 1억 명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던 비결이니 꼭 기억하길 바란다며 강연을 정리했다.

▲ 알차고 재밌던 강연! King.com 사업 성장팀 Lars Jornow 부대표(Vice Presid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