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과 학원물, 원화 풍의 감성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독자적인 게임 영역과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틀리에 시리즈가 최신작과 함께 돌아왔다. 신작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시리즈에서 손꼽히는 초기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기분좋게 출발선을 끊었다.

지금까지 출시된 시리즈의 대부분이 연금술을 배웠거나 연금술과 관련이 있는 소녀가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거나 연금술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최고의 연금술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 그래픽부터 원화 감성을 추구하며 세계관과 게임의 흐름 역시 크게 모나지 않게 따뜻하고 유쾌한 흐름으로 끝맺는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아틀리에 시리즈의 최신작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출시되자마자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덕통사고. 교통사고에 빗대 덕질에 아주 강력하게 꽂히는 경우에 종종 사용하는데, 주인공인 라이자는 포스터가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과 세계관은 물론 전투와 미션까지 모두 감성 넘치는 게임이라 호불호가 좀 있지만 명불허전. 2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게임이니만큼 취향만 맞으면 구매할 재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역대급 캐릭터 '라이자'와 함께 목가적인 풍경의 시골 섬마을 활극으로 돌아온 라이자의 아틀리에가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자.


▲ 연금술 소녀와 함께 떠나는 모험

▲ 게임 내의 화면도 원화 느낌이 살아 있다.

▲ 공방 역할인 비밀의 은신처 콘셉트 원화.

▲ 이런 느낌의 게임이다.



■ 포스터 하나로 게임 구매각? 매력적인 주인공 "라이자"

아틀리에 시리즈는 조용한 게임이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홍보 빵빵 때리고 대세와 기대감을 조성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나오면 팬들은 꾸준히 사고 아니면 발매일도 잘 모른다. 모국인 일본에서도 대작 게임이라기보다는 평균 10만장, 최대 20만 장 정도를 목표로 출시되는 확고한 취향의 게임이다.

게임의 매력은 많다. 채집과 전투를 통한 재료 수집, 연금술로 다양한 아이템 만들기, 2D 원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화사한 그래픽, 아름다운 캐릭터, 동료와 함께 떠나는 모험, 심각한 고난없이 아기자기한 청춘 드라마 방식의 이야기들... 쉽게 말하면 아름다운 라이트 노벨같은 게임.

그런데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인 라이자는 캐릭터 디자인이 공개되자마자 니어:오토마타의 2B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첫번째 주인공인 마리를 필두로 지금까지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하늘하늘한 느낌의 미소녀였다면 라이자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골 소녀인데, 건강미가 넘치다보니 볼륨감이 따라왔고 덕분에 취향 꽂힌 여러 게이머들이 덕통사고를 경험했다.

포스터와 사전 영상만 나왔는데 게임 출시 전부터 온갖 2차 창작들이 인터넷을 점령하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오죽하면 개발자가 게임 시스템이 아니라 허벅지를 주제로 일본에서 인터뷰를 했을까. 제작진이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던데, 결과적으로는 게임에 매력을 더해줄 역대급 캐릭터가 탄생했으니 반가울 따름이다.


▲ 주인공인 라이잘린 스타우트.

▲ 클라우디아와 릴라


▲ 인기에 힘입어 최근 DLC로 출시된 수영복.



■ 실시간 턴 방식의 전투와 조합 방식의 연금술

아틀리에 시리즈는 크게 보면 '사건 발생 - 전투와 채집을 통해 필요한 재료 수급 - 연금술 제작을 통해 해결'이라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데 매 시리즈마다 전투와 연금술에 다양한 변화가 있어 왔다.

이번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리얼 타임 택틱스 배틀'이 특징인데, 쉽게 말해 실시간과 전략 전투가 혼합된 방식이다. 전투 중에 시간이 계속 흐르기 때문에 자신의 순서가 돌아오면 상황에 맞게 공격이나 스킬을 써줘야 해서 전작들보다 좀 더 속도감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평타로 AP를 계속 모으면서 택틱스 레벨을 올려 후반을 노리거나, 적의 차징(모으기) 공격을 빠르게 견제하는 등 전략적인 측면이 강화되었다. 물론 전투가 아주 어려운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만 내려주면 대부분 큰 고난없이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동료들이 등장하고 타격 효과나 효과음 등이 충실해서 전투를 보는 맛도 쏠쏠하다.

▲ 튜토리얼 전투. 몬스터도 귀여운 경우가 많다.


▲ 전투 영상


연금술은 확률이 아니라 좀 더 계획적인 형태로 변경되었다. 공식 명칭은 '링키지(Linkage) 조합'인데, 만들고 싶은 아이템을 선택하면 설계도가 등장하고 재료를 넣어 조합하면 품질에 따라 완성품을 얻을 수 있다. 재료를 자동으로 투입할 수 있으니 품질을 조절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으면 된다.

재료 채집은 여전히 다양하다. 아틀리에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으면 약간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인데, 같은 채집 대상이라도 낫, 도끼 등 채집 도구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재료가 전혀 달라지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게임을 좀 더 진행하면 채집지 조합도 등장해서 재료 수급의 불편함을 일부마나 해소해 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틀리에 시리즈 특유의 소소한 재미인 공방 꾸미기도 여전히 등장한다. 이번 라이자의 아틀리에 에서는 비밀의 은신처가 공방 역할을 하는데 벽과 지붕같은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인테리어와 가구 역시 변경할 수 있다. 후반에는 능력치를 올려주는 인테리어도 등장하니 취향에 따라 공방을 예쁘게 꾸며 보자.


▲ 퀘스트 화면. 연금술사답게 채집과 제작도 많다.

▲ 장비 창. 다양한 도구를 쓰면 전투가 쉬워진다.

▲ 채집은 조사와 스윙으로 구분되며, 도구에 따라서 얻는 재료가 다르다.

▲ 연금술 조합 화면. 자동 투입도 지원한다.



▲ 라이자의 아틀리에 연금술 영상



■ 역대 최고의 초기 판매량. 시리즈 흥행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하며...

내가 팬이지만, 아틀리에 시리즈는 솔직히 한국에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 게임은 아니다. 일단 뭔가 몽글몽글 하늘하늘한 원화 풍에 튜토리얼부터 엔딩까지 시종일관 아기자기한 게임이니 정말 취향을 많이 탄다. 그래서 주변에 특히 취향을 모르는 남자들에게는 참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반대로 게임에 입문하려는 여성에게 부담없이 선물하기 좋은 게임으로는 늘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은 화려하고 강렬한 전투, 치열한 경쟁과 PvP,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집어넣은 방대한 콘텐츠 등 불닭볶음면 수준의 매운 맛에 치중하는데, 아틀리에 시리즈는 사리곰탕면같은 순한 맛만 가득하다. 나름의 매력이 충분한 수작 게임이지만 사방이 온갖 자극적인 맛으로 넘쳐나니 선듯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시리즈에서 손꼽히는 판매량으로 출발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한정판도 프리미엄까지 따로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덕통사고 유발하는 라이자 때문이지만 시작이 참 좋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 일단 샀으면 해볼테고 그렇게 다들 덕ㅎ.. 어쨌든 잘된 일이다.

의외로 사람들은 자기의 취향을 잘 모른다. 리뷰만 보고 잘 모르겠으면 한번 사서 해보자. 자기도 모르던 숨겨진 취향에 눈을 뜰 수도 있으니까. 아틀리에 시리즈는 취향만 맞으면 매력적인 게임이다. 역대급 매력을 갖춘 외딴 섬 마을의 사고뭉치 소녀 '라이자'가 연금술사로 성장해 나가는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 필드 영상

▲ 제발 좀 그랬으면 좋겠다.


▲ 게임에서 안 보이면 서운한 폭탄.



▲ 20년 6월에 출시 예정인 굿스마일 라이자 피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