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4.11 업데이트에서 출시한 레이드 콘텐츠인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많은 모험가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모험가들은 약 20분간 이뤄지는 긴 전투를 수많은 시간 동안 도전하면서 '성취감'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 단계씩 이겨내고 있죠.

절 바하무트 토벌전은 복잡하게 구성된 기술뿐만 아니라 피해량 감소와 보호막을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배분하지 않으면 전멸할 우려가 높은 던전입니다. 사소한 실수가 전멸로 이어지기 때문에 DPS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적의 기술을 대처하는 습관이 중요하죠. 물론, 기본적인 DPS 요구량은 존재하므로 신경 써야 합니다.

해당 던전이 출시되기 전에 소속된 파티가 해체된 바람에 급하게 한 파티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처음 만나는 분들과 어색한 사이로 시작했지만, 109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웃고 울고 지낸 추억과 경험은 파이널판타지14를 즐기는 또 다른 매력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초고난도 던전으로 시작하는 것도 망설일 수 있지만, 도전하는 모험가들마다 서로 다른 재미와 고통(?) 그리고 파티원 간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절 바하무트 토벌전. 성공 전까지 일어난 많은 상황 중에 기억나는 일들을 짧게 공유해볼까요?







■ 트윈타니아: 너 진짜 그만 보고 싶다...

절 바하무트 토벌전에서 가장 먼저 상대해야 하는 몬스터입니다. 해당 던전 초반부터 후반까지 괴롭히는 '회오리'에 적응하는 구간이죠. 절 바하무트 토벌전이 출시되기 전에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 5'에서 지인과 함께 트윈타니아의 HP를 일정 수준만큼 맞춘 후 회오리만 40~50번 회피하고 시작하니까 회피 시기를 파악하기가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물론, 절 바하무트 토벌전의 회오리는 1초 단축된 2초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아두셔야 하죠. 진행 순서가 단순하고 수많은 도전이 진행되면서 자칫 지루하고 잠이 올 수 있는 구간입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해서 회오리를 밟거나 마력 방출 대처에 실패하는 것처럼 실수가 일어나는 사례도 많았어요.

해당 던전을 도전한 지 80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서는 계속 이어지는 도전으로 지쳐가는 파티원들이 조금이라도 기운을 낼 수 있도록 담소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만 보고 싶다...)


"쿵! 쿵!"

트윈타니아를 처치하면 한 곳에 모여 '천지붕괴'를 대처합니다. "쿵!" 소리와 함께 파티원이 밀려나는데, 갑자기 또 한 번의 "쿵!" 소리가 들립니다. 잘못 들었나? 라고 생각하고 이동하는데, 공대장이 다시 하자고 말합니다. (왜 그러지?)

사실 저는 트윈타니아는 아무 생각 없이 진행하다 보니 눈치채지 못했는데, 암흑기사가 졸다가 리미트 브레이크를 써버린 것이었어요. 7재해에서 필요한 3단계 리미트 브레이크가 충전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7재해가 아니야! 정신 차려! 우리 암흑기사 공대장에게 많이 혼났죠.)




■ 넬 데우스 다르누스: 긴장을 푸는 순간 정체되는 마성의 단계...

개인적으로 절 바하무트 토벌전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구간입니다. 글로벌 서버에서 적응한 덕분인지 한국 서버에서는 어렵지 않았지만, 당시 잘 하는 분들의 조언과 경험이 없었다면 제가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을 거예요.

넬 데우스 다르누스 구간을 빨리 적응하기 위해 절 바하무트 토벌전이 출시되기 4~5일 전에 파티원과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을 최저 조율로 연습하면서 기술 구조와 범위를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기술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번개사슬' 대상자가 서로 겹치거나 '화염뿔'을 함께 맞지 못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곤 했죠.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넬 데우스 다르누스가 일정 시간마다 외치는 대사에 따라 기술 순서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대사를 보고 대처하는 것이 좋지만, 마이크를 사용하는 모험가가 "산개!", "들어와!", "나가요!", "모여요!" 등으로 언급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죠.

인두질(카터라이즈)의 경우 글로벌 서버에서 지면 표식 찍는 것을 연습한 덕분에 3번째 대사 후에는 금방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트윈타니아 다음으로 많이 경험하는 구간이라 아무리 진행이 빠른 구간이라도 긴장이 풀어질 수 있는데요. 숙련된 상태에서도 실수가 1번 일어나면 계속 정체되는 바람에 천지붕괴가 떨어진 시점에서는 잡담을 금지했습니다.


"배고프면 밥을 먹어!"

이 구간에서는 죽음의 선고 대상자가 정해지면 구원의 날개 효과를 받아 생존하는 대처가 필요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구원의 날개를 뺏어가면 대상자는 죽게 되죠. 저희는 중앙으로 모일 때 너무 빨리 집합하는 바람에 대상자가 구원의 날개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근접 DPS가 측, 후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먹어버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동선을 완전히 반대로 조정해도 사고가 일어나서 오죽하면 공대장이 "측, 후방 금지한다!"라는 말도 나올 정도였죠. 이와 함께, 용기사가 점프를 사용할 때 구원의 날개 범위가 펼쳐져서 미처 피하지 못하는 상황도 가끔 볼 수 있었어요.




■ 바하무트 프라임: 시간과 공간의 방! 가동격벽...

DPS 요구량은 특별하게 높지 않지만, 파티원의 이동 경로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식의 동선이 중요한 구간입니다. 지금부터는 자칫 1명이라도 실수하면 전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높기 때문에 노하우가 부족하면 진도가 정체될 수 있죠.

해당 파티는 '진군의 3중주'에서 회오리를 대처한 후 어디로 가야 할 지 파악하는 것에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소요했습니다. 그래서 진군의 3중주에 적응이 끝난 후 '흑염의 3중주'부터는 다른 파티와 같이 '가동격벽'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죠. '흑염의 3중주'부터 '용들의 8중주'까지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 이곳에서 모의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바하무트 프라임 구간에서 가장 정체된 구간은 '천지의 3중주'였습니다. 방어 직업은 크게 상관없지만, DPS나 HPS 직업의 경우 천지붕괴와 너무 가깝거나 멀리 위치하면 죽게 되고 전멸로 이어지죠. 방어 직업의 3단계 리미트 브레이크를 사용하면 메가플레어 기둥을 1개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어서 적응 기간에는 자주 사용했습니다.

다음으로 사고가 잦았던 구간은 '용들의 8중주'였죠. 바하무트 프라임의 위치와 반대편에 따라 이동 방향이 정해지는데, 아무리 외워도 2~3번 진입하기 전에는 그것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일부 파티원은 반대로 달려가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민망...)

외곽을 달려서 바하무트 프라임 징표가 나타나면 중앙으로 이동합니다. (만약 죽은 파티원이 있을 경우 무작위 대상자에게 2번 나타나기 때문에 8명이 모두 살아서 달려야 안전해요.) 트윈타니아 다이브 대상자는 바하무트 프라임의 다이브에 죽을 수 있으므로 바하무트 프라임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다이브를 유도했죠. (바하무트 프라임이 반대 방향에 있으면 상관없어요.)

나머지 파티원은 메가플레어 기둥을 맡거나 메가플레어 표식 대상자끼리 모여야 합니다. 진행 순서는 '메가플레어 기둥 소환 → 메가플레어 표식 대상자 선정 → 트윈타니아 다이브 → 메가플레어 표식 폭발 → 회오리 + 메가플레어 기둥 폭발'인데, 다른 사람의 회오리를 밟거나 메가플레어 기둥이 폭발하기 전에 나와버리는 실수가 자주 일어났죠.

동선을 세밀하게 조정하면 큰 사고 없이 넘어갈 수 있는 구간이므로 파티원의 동선을 철저하게 조율한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쟤 어디가?"

용들의 8중주가 시작되면 파티원들은 중앙으로 모여 바하무트 프라임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다음 무작위 파티원의 머리 위에 표식이 나타나면 지정된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할 텐데요. 중앙에 모여서 대기하는데, 갑자기 '교묘한 점프'로 날아오르는 용기사... (처음 진입한 진도에 긴장됐는지 단축키를 잘못 눌렀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모두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바하무트 프라임 등장 후 "5시로 가세요!"라는 공대장의 말을 무시하고 7시 방향으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오더가 들리지 않은 상황이었던 거죠. 마지막 8중주를 본 것이 기뻐서 당시에는 용들에게 쓸려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 트윈타니아&넬 데우스 다르누스: 예상하지 못한 복병...

용들의 8중주가 끝나면 트윈타니아와 넬 데우스 다르누스를 동시에 상대해야 합니다. 넬 데우스 다르누스는 대사 트윈타니아에게 주시 대상을 지정하고 진행하면 조금 더 편해지죠. 이미 가동격벽에서 충분히 모의시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였고, 실제로 2번 만에 모든 기술을 대처하고 테라플레어를 맞았어요.

다만, 기분이 너무 들뜬 것일까요? 그렇게 처음 넘어간 후에는 다시 올 때마다 정말 많은 실수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달의 원동력 범위에 닿거나 마력 방출을 대처하는 DPS에 휩쓸려 죽고 다른 사람의 회오리를 밟고 방어 직업의 교대에서도 많은 실수가 나타났죠.

이 구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15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파티원이 금방 지치고 의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금방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던 이 구간에서 11시간(4일)을 소요한 바람에 "우리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가동격벽으로 들어가서 차분하게 모의시험을 했고, 사소한 안전 거리 확보, 회오리 산개 위치 등을 다시 조정했습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어서 쉬운 구간이라는 말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구간이었죠.


"억울해요!"

넬 데우스 다르누스의 대사 기술 중에 열전자 광선을 파티원과 함께 모여 맞는 패턴이 있습니다. 1번으로 모이기로 조율한 상태에서 일부 파티원이 늦게 모여 죽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죠. 어느 날에는 용기사와 암흑기사만 죽는 상황이 일어났는데요.

영상 판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티원이 모두 용기사에게 "빨리 좀 모여!"라고 말했습니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예민한 상태여서 조금 강하게 말한 감이 있었죠. 그 날 공략이 끝나고 진행 영상을 다시 살펴보니까 용기사는 가장 먼저 중앙에 도착한 상태였는데, 암흑기사가 늦었던 거예요.

다만, 불행하게도 암흑기사를 대상으로 발사한 열전자 광선을 용기사만 살짝 닿은 바람에 죽은 거였죠. 다들 힘들고 우울한 상태에서 끝난 날이었지만, 이 해프닝으로 파티원들은 다시 웃으면서 다음 도전을 기약할 수 있었습니다.




■ 광란의 바하무트 프라임: 절대적인 파티원 신뢰 요구!

이제 정말 마지막 구간인 광란의 바하무트 일명 "금바하" 구간에 처음 도달했습니다. 파티원들에게 트리니티 구간을 넘어도 웃거나 흥분하지 말고 어떻게 진행할 지 미리 당부한 덕분에 피닉스 연출이 진행됐을 때 조용하게 기다렸죠. 진정한 힘을 개방한 바하무트 프라임이 '몬 아파'를 사용... 13초만에 이어진 "죄송합니다..."

그렇게 파티원들에게 당부한 본인이 앙갚음 사용하는 것을 잊어버려서 시작하자마자 흔히 불리는 "입구 컷"을 당했습니다. (자괴감 300% 증가) 다시는 까먹지 않으려고 링크셸을 따로 개설한 후 사용할 기술을 따로 적어뒀죠.

해당 구간의 기술은 단순하게 '엑사플레어'와 '몬 아파' 그리고 '아크 몬'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1명이라도 죽거나 엑사플레어를 밟으면 성공 확률이 0%에 가까워서 정말 긴장되는 곳입니다. 더군다나 오랜 도전과 공략 시간을 소요해서 도달한 구간이라 그 긴장감은 말로 전부 표현할 수 없죠.

이와 동시에, 엑사플레어를 밟고 죽으면 파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파티원들에게 "우리는 금바하 15번 보기 전까지 성공 못하니까 자신감 있게 밟아!"라고 조언했습니다. "괜찮아, 죄송하다고 하지마!"

'엑사플레어 시작 위치를 늦게 봐서 밟고...', '제대로 피하고 움직여서 밟고...', '직선으로 피하려다 시선이 돌아가서 밟고...', '전투 지역 외곽으로 나가서 죽고...' 파티원마다 밟는 이유가 다양하죠. 그 와중에 학자는 한 번도 밟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1명을 제외한 모든 파티원이 죽지 않은 상황일 경우 죽은 1명의 부담감이 정말 높아질 우려가 있어서 적응이 빠른 사람이 마지막 엑사플레어를 밟아주는 센스도 보여줬어요. 누군가 도와줄 수 없는 개인의 몫이라 파티원 간의 격려와 응원으로 다독여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죠.

파티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배려와 서로에 대한 응원에 힘입어 12번째 도달하여 성공했습니다. 성공 후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 백마도사... 업무, 학업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이것에만 전념한 탓에 힘들었던 시간과 성공에 대한 기쁨이 교차한 순간이라 더욱 감회가 남달랐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만큼은 마음껏 울어도 돼"

사실 이 자리에서 밝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면... 3번째 엑사플레어를 모두 회피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마지막 아크 몬 시전 바가 보이기 전에 '경계'를 사용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충의의 방패'를 사용했고 겨우 견뎌냈죠. (HPS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사실 이때 충의의 검으로 교체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음 엑사플레어와 몬 아파 그리고 마지막 전멸하는 몬 아파가 나타나기 전까지 충의의 방패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DPS를 최대한 올려야 하는 구간인 만큼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었죠. (죄송합니다.)


"성공하기 싫으면 계속 정신 놓고 하세요!"

사실 마지막 구간에서는 3번 연속 엑사플레어를 밟는 용기사, 전투 지역 외곽에 닿아 죽은 나이트, 엑사플레어를 다 피하고도 DPS가 방어 직업과 비슷한 용기사, 리미트 브레이크 사용을 까먹은 닌자 등의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것은 본인이었습니다.

마지막 구간까지 도달한 탓인지 차분하자고 아무리 말해도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파티원의 기분은 들뜬 상태. 사실 공대장도 아니기에 파티원들을 질타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았지만, 트리니티 구간까지 계속 사소한 것에 실수를 반복하는 파티원의 모습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쓴소리를 했죠.

그런 말을 해도 당연히 괜찮고 죄송하다고 말하는 파티원에게 감사하기도 했지만, 성공의 길이 보이지 않아 서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본인도 못하는데 더욱 분위기를 가라앉힌 것은 사실이므로 이 기사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 본 기사는 던전 공략이 아닌 체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리뷰 기사임을 밝힙니다.
* 기사 작성을 허락한 김터틀, 검자루, 천수, 바쳬, 카일렌, 플립플랍, 막창곱창 유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