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018에서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새로운 영웅이 공개됐다. 영웅의 이름은 오르피아. 기존 블리자드 세계관의 캐릭터가 아닌, ‘히어로즈’만의 독자적인 영웅이다. 오르피아는 ‘히어로즈’ 속 까마귀 군주의 딸로, 아버지의 어두운 계략을 저지하기 위해 전장에 나섰다. 블리즈컨에서 현장에는 오르피아를 해볼 수 있는 시연대가 마련되어 바로 체험할 수 있었다.

오르피아의 포지션은 원거리 암살자다. Q, W, E 스킬 모두 공격인 만큼 순간적인 타이밍에 휘몰아칠 수 있다. 세 스킬 중에서 백미는 Q, ‘어둠의 왈츠’다. 스킬 시전 후 적을 맞추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으며, 이 시간에 원하는 방향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만약 적을 맞췄을 경우 미리 지정해둔 방향으로 짧게 점멸을 한다. 특히 적을 맞췄을 경우 쿨 타이밍까지 줄어드는 점은 크게 활용된다. 적과 거리를 벌리면서 틈틈이 데미지를 줄 수 있고, 앞점멸을 통해 적을 추격하면서 공격할 수 있었다.

Q 스킬이 중심일 경우 기본적인 운영 방법은 순간이동 특성을 강화한 리밍과 비슷했다. 원거리 포킹으로 적에게 들어갈 각을 유심히 살피다, 기회가 오면 앞점멸과 쿨 타임 감소 능력으로 순간 데미지를 폭발시키는 형태다. 다만, 오르피아의 Q 스킬은 적을 맞췄더라도 짧은 쿨타임이 있어서 리밍보다는 폭발력이 약했다. 또한, Q 스킬이 빗나갈 경우 쿨타임이 그대로고 점멸 능력이 없어서 곧바로 위험에 노출됐다. 따라서 앞점멸은 상대방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시도하는 게 좋았다.

돌격병을 상대로도 오르피아는 높은 효율을 보였다. W 스킬인 ‘덥석’과 E 스킬인 ‘두려움’은 모두 방사형 스킬이어서 빠르게 돌격병을 정리할 수 있었다. 우선 원거리 스킬인 E로 돌격병의 피를 일부 깎은 뒤, 근접 기술인 W를 사용하면 모든 돌격병을 처리할 수 있었다. W 스킬은 특성을 통해 처치한 돌격병 수에 따라 데미지가 오르기도 했다. 피지컬이나 스킬 정확도가 떨어지는 유저일 경우 Q보다는 W와 E를 활용해 전문가처럼 운영하는 게 나아 보였다.

오르피아의 세 가지 스킬을 조합하면 굉장히 스타일리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E를 먼저 내보낸 뒤 Q로 적을 맞추고 앞점멸을 해서 W를 쓴다면, 중첩된 고유 능력으로 강한 일반 공격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이 연계는 경기에서 일반 스킬로만 한타를 터트릴 수 있는 강력한 콤보로 기대된다. 물론, 모든 스킬을 맞췄을 경우다.



어둠의 왈츠와 덥석, 두려움은 모두 발동 시간이 있는 논타겟팅 스킬이다. 모두 좋아 보이고 초보 유저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을 굉장히 타는 영웅이었다. 특별히 카운터 영웅을 꼽을 것 없이, 오르피아를 상대할 때 쉼 없이 움직이는 거 자체가 카운터였다. 이런 면에서 보면 트레이서를 오르피아의 대표적인 카운터 영웅으로 꼽을 수 있다. 움직임을 예상하고 스킬을 적중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 정도 수준의 플레이어라면 사실 모든 영웅이 좋다.

오르피아는 일리단이나 트레이서와 같이 스타일리시한 공격을 갖춘 마법사 캐릭터로 이해됐다. 기존 매지션인 캘타스, 제이나, 리밍과는 색다른 역할을 지녔다. 특히 적을 묶어줄 수 있는 아군과 함께면 오르피아는 최고의 효율을 발휘했다. 반대로 오르피아를 상대할 때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는 게 중요했다. 모든 스킬에 준비 동작이 있으므로 집중만 한다면 타이밍을 보고서 피할 수 있었다. 


대회로 확장하면, 필수 밴픽 영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컸다. 신규 영웅 중에서도 빠르게 대회에 첫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모든 스킬로 광역 데미지를 줄 수 있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물론, 언급했듯이 스킬을 못 맞출 경우 0인분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구멍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르피아는 OP인가?”라면, 보기와 다르게 선뜻 OP라고 답하기 힘들었다. 결국 정식 서버에 등장하고서 쓰여진 뒤에야 평가할 수 있는 영웅이다. 사기로 보이는 Q 스킬을 빗맞힌 순간, 오르피아는 0인분 캐릭터가 돼버린다. 그러나 Q를 제때 맞출 수만 있다면, 판도를 바꿀만한 영웅이 된다.

오르피아는 시공의 폭풍 세계관을 여는 캐릭터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고 누구에게나 매력적이다. 등장해야 할 영웅들을 뒤로한 채 뜬금없이 소녀 캐릭터가 나타났다. 그런 오르피아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그리고 시공의 폭풍 이야기를 어떻게 열어나갈지 기대됐다.


11월 3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즈컨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 및 한국에서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