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패치는 주기적으로 챔피언 밸런스를 변경합니다. 보통 이러한 밸런스 패치는 스킬 대미지나 쿨타임 수치의 소규모 조정에 그치지만, 때로는 챔피언의 특수 능력이나 기본 설계를 바꾸는 리워크급 변화가 적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패치가 적용되면 챔피언의 활용법은 물론, 포지션까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탐 켄치'가 이런 변화를 겪고 있죠.

▲ 진짜 '강의 폭군' 등장?


어떠한 위기 상황에도 아군을 꺼내올 수 있는 기막힌 세이브 능력. 적군은 물론 아군까지 집어삼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등장한 탐 켄치는 이 삼키는 능력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탱커형 서포터로 활약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탐 켄치는 서포터 보다는 탑 라인에서 주로 출몰하고 있습니다. 탐 켄치는 과거에도 종종 탑 라인을 플레이 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메인 포지션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역전된 지금, 탑 라인 탐 켄치가 새로운 대세 포지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최근 탐 켄치는 서포터보다 탑으로 쓰이는 추세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이렇게 탑 라인 탐 켄치, 일명 '탑 켄치'의 픽률이 증가하게 된 원인은 지난 9.9 패치의 영향이 컸습니다. 해당 패치에서 '집어삼키기(W)'의 기본 마나 소모량이 증가하고, 아군을 삼켰을 때에도 95%의 둔화가 적용 되도록 바뀌면서 탐 켄치는 서포터로서의 성능 하락이 예상되었습니다.

반대로 '혀 채찍(Q)'은 사거리와 둔화 효과, 지속 시간이 모두 상향되었습니다. '두꺼운 피부(E)' 역시 체력 회복량, 보호막 흡수량이 상향되었으며, 마나 소모도 없어지면서 탐 켄치의 라인 교전 능력은 강화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기존의 서포터보다는 탑 라인 활용이 잦아진 것이죠.

▲ 지원 능력은 다소 하향, 교전 능력은 상향된 9.9 패치


'탑 켄치'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강력한 라인전에 있습니다. 이전에도 '탑 켄치'의 라인전 능력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패치 이후에는 이점이 더욱 부각 되었습니다. 슬로우, 사거리 증가 등 주력 스킬들의 변경이 라인전에서 강하게 작용하였고, 실제로 '탑 켄치'는 대부분의 챔피언을 상대로 라인 킬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탐 켄치의 픽률도 상승했습니다. 3%대에 머물던 탐 켄치의 픽률은 9.1%까지 치솟았으며, 승률 또한 동반 상승했습니다. 다만 승률은 49.1%로 아직 평범한 편이며, 상위 티어로 갈수록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라인전 승률은 높지만, 중후반 이후 다소 낮아지는 기여도가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급격한 픽률 상승까지 고려한다면 탐 켄치의 승률은 앞으로도 더 살펴볼만한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 카운터 챔피언을 상대로도 라인 킬 확률은 높았다 (통계 출처: OP.GG)

▲ 이전보다 픽률과 승률이 크게 증가한 탐 켄치 (통계 출처: fow.kr)


최근 대세가 되고 있는 '탑 켄치'의 빌드는 서포터 때와는 다릅니다. 근접하여 지속 전투를 벌이는 '탑 켄치'는 결의의 '착취의 손아귀'를 핵심 룬으로 선택합니다. 딜 교환 과정에서 보호막을 생성하므로 '보호막 강타'도 궁합이 좋으며, 이외에는 '전설: 민첩함'과 공격 속도 능력치를 선택하여 평타 스택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아이템은 '거대한 히드라'와 '정당한 영광'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거대한 히드라'는 발동 효과로 평타 캔슬이 가능하여 탐 켄치의 평타 스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며, '정당한 영광'은 궁극기 외에 이동 수단이 부실한 탐 켄치의 단점을 메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는 '가시 갑옷', '정령의 형상' 등 방어적인 아이템을 선택하는 모습입니다.


▲ '탑 켄치'가 최근 랭크에서 가장 많이 선택한 빌드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탐 켄치의 변화는 아직 현재 진행형 입니다다. '탑 켄치'의 높은 라인전 승률을 게임 승리로 연결하는 것과 현재 주춤하고 있는 서포터로서의 재활용 가능성은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 지금은 탑 라인이 대세가 되었지만 처음부터 서포터로 설계된 챔피언인 만큼 이후 상황에 따라선 라이엇 게임즈의 후속 조치가 주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