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스트아크에서 추락한 강철의 심장 장신구, 소위 '안타 장신구'에 대해 논란이 커지는 중이다. 이는 최상위 레이드인 이그렉시온 매칭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상태다.

초점은 안타 장신구의 효용성과 필요성이다. 안타 장신구는 이그렉시온 장신구 이전까지 가장 높은 적응도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두 개의 세트 옵션을 지니고 있어 여타 장신구와의 차별화도 가능한 우수한 장신구다. 따라서 이후의 콘텐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장신구를 획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그렉시온에서의 몬스터 적응도 부족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다른 의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미스틱 2페이즈 등에서 큰 활약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그렉시온만 보면 반드시 필요한 장신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실제 효용은 어느 정도일까?


▲ 현재 최종 레이드 이그렉시온, 클리어를 위해서 안타 장신구가 필수일까?



■ 쟁점1. 몬스터 적응도가 대체 뭔데?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바로 몬스터 적응도, 줄여서 적응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다. 적응도는 몬스터에게 주는 대미지를 최대 40%까지 증가시켜주는 스탯으로 욘 등장과 함께 추가됐다. 다만 적에게 주는 대미지 이외의 부분과는 관련이 없다. 따라서 적응도가 낮다고 하여 더 큰 피해를 입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보너스 스탯이라고 볼 수 있지만, 증가하는 수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40%를 모두 받아야만 레이드를 안정적으로 클리어할 수 있게 된다. 과거 4티어 레이드 시절, 증폭 룬슬롯과 야수 추가 피해가 필수로 평가받았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적응도는 다수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적용 방식이 상당히 특이하다는 점이다. 먼저 모든 몬스터는 적응도의 최솟값과 최댓값을 함께 지닌다. 즉, 해당 몬스터의 최솟값보다 낮은 적응도라면 무조건 0%의 추가 대미지를 주게 된다. 반대로 최댓값보다 적응도가 높다고 해서 40% 이상의 대미지를 줄 수는 없다.


▲ 적 몬스터의 강함에 따라 최대 40%까지 피해량이 증가한다


또 하나는 레이드 및 어비스 레이드에서 필요한 적응도가 최솟값과 최댓값이 모두 공개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험을 통해 일부 레이드 몬스터의 적응도가 알려지기는 했으나, 모두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이며 게임 내에서는 알 방법도 없다. 이러다 보니 장신구의 교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험가가 있기도 하며,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투자하는 모험가도 있다. 매칭을 하다 보면 서로 간에 불화가 싹틀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제로 넘어가서 논란이 되는 이그렉시온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필요 적응도의 최솟값이 2,000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타 장신구의 적응도는 1,837이다. 이는 최솟값을 넘지 못하는 수치로, 0%의 추가 대미지를 입힌다.

결국 이그렉시온에서 장신구를 몇 개 획득하지 못하는 이상 어떤 방법을 써도 추가 대미지는 0%다. 극단적으로는 영웅 등급 장신구를 껴도 어차피 적응도에 따른 추가 대미지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 안타 장신구 풀세트를 껴도 이그렉시온에서의 추가 대미지는 0%다

▲ 이처럼 낮은 적응도여도 안타 장신구 풀세트와 주는 대미지는 같다



■ 쟁점2. 그래서 안타 장신구가 무쓸모라고?

그렇다고 해서 안타 장신구가 이그렉시온에서 쓸모가 없냐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다. 세트 옵션 때문이다. 안타 장신구는 시드 등급 이상 몬스터에게 주는 피해 10% 증가 및 치명타 피해 20% 증가 옵션을 지니고 있다. 본인의 치명타 적중률 및 재련 효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둘을 합칠 경우 대략 15% 내외의 대미지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안타 장신구 외에는 이정도의 강력한 세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여타 장신구의 세트 효과는 조건부 발동도 많은 데다가, 패시브 옵션 중 하나인 베르바인의 피 세트라고 해도 추가 피해 8%가 전부다. 세트 효과가 1개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다.

물론 욘을 진행하면서 획득하는 불타는 정열 세트를 함께 착용한다면 세트 효과 2개를 받을 수 있긴 하다. 어차피 적응도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지다. 이 경우 두 세트 효과를 합쳐 10% 이상의 대미지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불타는 정열 세트는 체력과 몬스터 적응도 외에 방어 관통이나 피해 감소 등의 추가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 안타 장신구의 강력한 세트 효과. 세트 효과가 2개인 것도 큰 장점이다

▲ 불타는 정열 세트는 민폐처럼 보이지만, 안타 장신구를 제외하면 최고의 세트다



■ 쟁점3. 체력 차이도 크다던데?

적응도와 세트 옵션을 제외하면 남은 것은 장신구 자체의 옵션 정도다. 장신구 획득 레벨에 따라 장신구 옵션이 조금씩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누트의 무덤 하드의 저주받은 괴수 장신구와 환영 나비 섬의 잠식된 성운 장신구를 조합할 경우 안타 장신구 세트보다 체력이 300가량 낮다. 직업 및 어빌리티 스톤에 따라 다르긴 해도 생명력으로 전환하면 약 3천 정도 수준이다. 마법 방어력을 포함해도 생존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이보다는 어빌리티 스톤의 종류와 세공 성공 여부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이외에 안타 장신구가 여타 장신구에 비해 마법 피해 감소, 모든 속성 피해 감소 수치가 높게 붙을 수 있다. 다만 범위 차이가 크지 않고 확률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타 장신구가 더 높게 붙을 수도 있다. 이외에 방어 관통이나 공격 속도, 이동 속도 등은 전설 등급 장신구라면 모두 동일한 범위를 지닌다.

즉, 체력 차이가 미미하게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외의 옵션에서 안타 장신구가 유리한 부분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여러 개를 구할 수 있는 여타 장신구 특성상, 실질적으로는 안타 장신구보다 더 좋은 옵션을 확보하기 쉽다.


▲ 안타 풀세트(좌)와 크누트+나비 세트(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 다수를 획득할 수 있는 장신구들이 오히려 좋은 옵션을 확보하기 쉽다



■ 결국 안타 장신구 사야 해? 말아야 해?

결론만 보면 이그렉시온 한정으로 안타 장신구 세트는 여타 전설 장신구 세트에 비해 5~10% 더 좋은 효율을 보인다. 하지만 이를 해석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중이다.

안타 장신구가 필수라고 주장하는 측은 이그렉시온에서 5~10%가 적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그렉시온은 게임이 길어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빠르게 처치해야만 클리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안타 장신구가 없다면 그만큼 게임이 조금 더 늘어지게 되며, 이에 따라 레이드를 실패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최소한의 준비성 및 여타 파티원에 대한 매너라는 주장도 있다. 골드와 시간을 다소 투자하면 스펙을 늘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을 따지면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공략 시간이 길어질수록 디버프가 쌓여 레이드를 실패할 가능성이 생긴다


필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측은 안타 장신구 획득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골드를 감안할 때 얻는 메리트가 너무 나쁘다는 점을 주로 든다. 5~10%가 작은 수치가 아니라는 점은 동의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충분히 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원한3 등의 각인이나 팔찌 옵션, 높은 수치의 재련 옵션, 더 높은 무기와 장갑 재련 수치 등 대미지를 올리기 위한 방법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저런 부분들이 덜 갖춰졌다고 하여 비난받는 경우는 없는데, 유독 안타 장신구에만 민감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부분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안타 장신구 이상의 대미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 장신구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파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난 받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논리라면 원한2를 사용하거나 제대로 된 팔찌가 없는 모험가들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다.

양쪽 의견 모두 틀린 의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입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논쟁이 끊이지 않고 계속 점화되는 중이다.


▲ 원한3 각인이나 좋은 팔찌 등 5~10%를 메꿀 방법은 매우 많다



■ 끝없는 논쟁, 해결법은 없을까?

현재 상황에서 양쪽의 주장을 완벽히 중재할 방법은 없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는 방법뿐이다. 이그렉시온에서 안타 장신구가 더 좋은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인지했음에도 맞추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파티원을 위해서라도 그 외 부분에서 노력을 해서 그만큼의 효율을 챙기는 것은 어떨까?

반대의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 장신구 하나만 보기보다는 해당 모험가가 레이드 클리어를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했는지 보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영웅 등급 장신구라 매도 당하기 쉽지만, 불타는 정열 장신구는 전설 등급보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는 장신구다. 각인이나 재련 효과 등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 포기 여부는 전투가 시작되고 시간이 더 지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추가적인 업데이트가 있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다. 안타 장신구의 적응도를 상승시켜 이그렉시온에서의 효율을 높이거나, 반대로 이그렉시온의 최소 적응도를 낮춘다면 논란은 줄어들 것이다. 이외에도 안타 장신구 획득을 보다 쉽게 하거나 매칭 시 아이템 레벨 외에 적응도 조건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레이드에 따른 적응도 최솟값과 최댓값을 표기하는 것은 급선무다. 굉장히 중요한 옵션임에도 불구하고 공개되어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 중요도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레이드별 적응도가 표기된다면 이그렉시온뿐 아니라 여타 레이드에서의 논란도 줄어들고 클리어 확률도 자연스레 상승할 것이다.


▲ 레이드 입장 화면에서 적응도와 관련된 문구 및 제한을 추가하면 어떨까?


※ 여러분이 생각하는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