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4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7번째 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이하 격아)가 출시되었습니다.

매 확장팩이 출시될 때마다 새로 레벨업을 해야 하는 과정이나 적정한 수준의 파밍이 고역인 게 사실이지만, 이미 익숙할만큼 익숙해진 플레이어들은 다음 주 추가될 공격대 던전에 여유있게 도전할 만한 스펙을 벌써 갖추고 있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입니다.

이번 확장팩은 블리즈컨에서 첫 트레일러가 공개되었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고, 출시 첫날 전 세계적으로 340만 카피가 판매되며 역대 확장팩 중 가장 빨리 팔린 확장팩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격아가 앞으로도 계속 순항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출시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실바나스의 행보나 출시 이후 플레이 경험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커뮤니티에 남기는 분들도 많은 상황이고요.

그렇다면 이번 확장팩에 대해서 인벤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베타 테스트와 정식 출시를 거치며 이번 확장팩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본 기자들의 솔직한 생각과 이번 확장팩 초반에 대한 평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 다음 주부터 인조 고대 신 그훈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다.




※ 기자들의 토론은 익명 형태의 대화로 진행되며, 표현에 있어서 과도한 약물 성분이나 특정 직업/종족 편애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내의 스포일러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레벨링과 퀘스트
만렙 달성 자체는 쉬워졌지만...


크라그와 : 이번 확장팩은 생각보다 만렙을 찍는 게 어렵진 않았죠. 3개 지역 중에 한 개 정도가 동선이 지저분한 게 껴있다는 것만 빼면 말이죠. 사실 확장팩이 벌써 일곱 번째다 보니 와우를 해왔던 사람 입장에서 진행 자체가 어렵지 않은 것도 있었고...

레잔 : 베타 때보다 몰이 사냥도 쉽고 해서 레벨링은 안 어려웠지만 좀 지루하지 않았나요? 잔달라 섬의 줄다자르는 처음 볼 때는 웅장하고 멋지다고 느꼈지만 자주 보니 감흥도 없고, 이동하는데 너무 불편하단 생각만 들었어요. 얼라이언스로 할 때는 보랄러스의 주요 시설이 다 뭉쳐져 있어서 정말 편했는데 호드는 안 그렇더라고요. 아, 얼라도 스톰송 계곡 쪽의 동선은 좀 꼬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파쿠 : 얼라는 퀘스트도 대도시도 동선이 더럽다는 느낌은 못 받았네요. 전 3번째 지역 퀘스트를 중간쯤 하다 보니 만레벨을 찍었습니다. 퀘스트가 전반적으로 수집해오라거나 적을 몇마리 잡아라 하는 것의 반복이지만, 제이나가 쿨 티라스의 제독으로 우뚝 서는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뭔가 재미도 있고요.

레잔 : 얼라는 그래도 퀘스트 할 만하나 보네요. 호드는 볼둔은 귀여운 여우종족인 불페라 애들 나오는 것 말곤 기억도 안 나고... 나즈미르는 혈트롤이랑 그훈 같은 우중충한 이야기, 줄다자르는 로아 돕는 정도가 기억나네요. 생각보다 로아가 약한 느낌이었습니다.

크라그와 : 호드는 희생당한 거다.(피눈물)



▲ 호평을 받았던 프라우드무어 가문 관련 시나리오


토르가 : 초반은 베타에 비해 몬스터가 약해서 몰이 사냥을 쉽게 했지만, 전설 아이템 효과가 사라지는 116레벨부터는 장비 평균 레벨이 퀘스트 보상 수준이 되면서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잡기 버거운 상황이 나와서 당황스러웠습니다.

파쿠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확장팩 열리면 새로 스킬이나 특성이 열리거나 스킬이 강화되는 효과가 붙는데 아무것도 없이 레벨업을 하다 보니 정체되는 느낌은 받았네요.

토르가 : 맞아요. 아, 진짜 왜 10레벨이나 올리는데 특성 하나 추가도 없는지...

크라그와 : 그런 부분을 아제라이트 방어구로 때우라는 것 같은데, 솔직히 패시브 발동 효과가 엄청나게 체감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애매하군요.

파쿠 : 예전엔 레벨업 하면서 먹는 퀘스트 보상이 기존 장비보다 좋고, 스킬이나 특성 새로 배워서 "오, 내 캐릭터가 세졌는데?"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게 없죠. 지금은 처치, 수집, 상호작용 반복인데 몬스터는 내 레벨에 맞춰서 스케일링 되다보니 더 반복하는 느낌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퀘스트 진행 중의 컷신처럼 연출 측면은 신경 썼고, 진행 동선이 크게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느낌. 제이나의 시나리오는 호평을 주고 싶지만, 레벨업 과정 자체는 스킬이나 특성 습득이 없고 스케일링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적만 주구장창 상대하는 느낌이라 지루했습니다. 아제라이트 방어구도 실질적으로는 120레벨 이후부터 신경을 쓸만한 요소고...


▲ 아제라이트 방어구만으로는 성장을 통한 강함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아쿤다 : 전 반대로 스케일링 쪽은 만족하는 편입니다. 베타 시절의 스케일링이 엉망인 건지 모르겠는데, 부스팅 캐릭터로 군단 장비 없이 키웠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고, 적절한 수준의 몰이 사냥이 되기에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호드의 퀘스트 동선은 그리 매끄럽진 않더군요. 전개적으로는 나즈미르에서 혈트롤의 음모를 막고, 볼둔에서 자크라제트의 배신을 확인한 다음 줄다자르에서 줄이 배신하는 전개로 가야 매끄러울 텐데 줄다자르부터 진행하면 전후 관계가 뒤엉키는 느낌이 강하죠.

레잔 : 전 한마디로 얘기해서 처음은 흥미로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루했습니다. 그저 "빨리 만렙 달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퀘스트를 기계적으로 반복한 느낌이에요.

토르가 : 중반 이후 정말 지루함이 확 오죠. 우리가 프로즌쓰론의 아서스도 아니고... 왜 레벨업을 하면서 더 약해지나요?

크라그와 : 와우가 아무리 만렙부터 하는 게임이라지만... RPG의 재미 요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성장의 재미를 이번 확팩에선 유난히 못 받은 감이 큽니다.


■ 레벨업 과정에 대한 생각

- 레벨링 자체는 기존 확팩에 비해 오히려 쉽거나 빨라졌음
- 하지만 레벨업에 따른 보상이 미미하고, 도리어 캐릭터가 약해지는 느낌을 줌
- 세푸즈 같은 유물 장비가 힘을 잃는 중반 이후부터는 급격히 체감 난이도가 높아지는 편
- 만레벨 직전은 이런 요소가 극대화되어 "빨리 만렙 찍고 던전이나 돌자"는 생각에 퀘스트 스토리에 대한 집중도 떨어지는 편
- 서사가 흥미진진한 얼라이언스에 비해 전반적인 퀘스트 동선과 시나리오가 매력적이지 못한 호드의 퀘스트라인


스토리 텔링
격전의 아제로스인데 얼라 vs 호드 대립 구도는 어디로?


아쿤다 : 스토리 관련 얘기를 해볼까요?

크라그와 : 격전의 아제로스라고 처음 트레일러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거하게 한판 벌일 것 같더니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 진영과 접접이 거의 없는 건 도대체?

아쿤다 : 하... 그건 정말 할 말이 많네요. 100분 토론을 해도 될 정도로요.

크라그와 : 아직 확장팩의 서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얼라 대 호드의 대립 구도는 상대 진영 섬에 거점 세우는 과정에서의 약간 정도? 그나마도 대부분 3세력을 상대로 설득을 하거나 그곳을 밀어내고 거점을 세우는 거라서 적 진영과의 직접적인 충돌도 미미하네요.


▲ 시작부터 치고받을 줄 알았는데 각자의 섬에서 내실 다지기에 급급한 상황


토르가 : "별거 없지만 이제 막 시작한 거니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즈샤라나 추가적인 적대 세력이 등장할 거니 이후 전개를 기대해봐야죠.

파쿠 : 이름은 격전의 아제로스인데, 타이틀과 관련된 스토리나 퀘스트가 거의 없죠. 그나마 얼라는 제이나를 세탁하는 스토리 전개가 깔끔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군단 확장팩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레잔 : 대장정을 하다 보면 호드는 제이나의 오빠인 데렉 프라우드무어의 시체를 주워오기도 하고, 자기 진영의 해군을 규합하기도 하는 모습은 있었습니다. 기왕에 해군을 뭉쳐놨으니 거하게 한번 싸워주면 좋겠네요. 아즈샤라도 그렇고, 스톰윈드에 갇혀있는 사울팽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기대되는 부분이고요. 볼진이 과연 다시 등장할지, 브원삼디 관련 스토리라인도 빼놓을 수 없겠고요. 스랄은 다시 등장 할 수 있을지도...

크라그와 : 멧젠이 은퇴해서 그린지쟈스님은 재등장 가능성이...

레잔 : 크흡, 스랄님 그립읍니다.


▲ 트롤 수장들은 배를 찔리는 게 전통이 되는 건가?


아쿤다 : 전 아직 애피타이저도 다 못먹은 상황이지만 실망이 큰 스토리 전개같아요. 격전의 아제로스라는 타이틀이 단순히 호드와 얼라의 대립이 아니라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수단이랄까요? 상처받은 아제로스와 아제라이트를 노리는 세력 간 분쟁 가운데에서 고대 신의 위협으로부터 아제로스를 구하는 싸움이라는 강합니다.

크라그와 : 애초에 영문 명칭 자체가 아제로스를 위한 전투(Battle for Azeroth)다보니 얼라와 호드가 싸울 것처럼 각 잡다가 예전 확팩처럼 "고대 신이다. 함께 힘을 합쳐 쳐 죽이자!"가 되지 않을지..

아쿤다 : 덕분에 고향 잃은 나이트엘프나 말퓨리온과 티란데의 현 심경, 실바나스의 막장행보나 사울팽의 선택 같은 부분은 뒷전이 되어버렸죠. 각 진영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인조 고대 신 그훈과 아즈샤라,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느조스나 공허 군주에 관심이 더 가는 게 사실이거든요. 문제는 지난 확장팩에서는 나이트본 관련 이야기 전개를 위해 수라마르라는 큰 배경이 있었는데, 이번 확팩은 나즈자타 관련 지역이 없어서 아즈샤라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어요. 태양샘의 킬제덴처럼 상반신만 나오고 "다음 확팩에 계속..." 이러는 거 아닐까 걱정될 정도. 텔드랏실 불태울 때 참여한 드루이드들은 세나리온 의회에서 탈퇴해서 별도 세력으로 분리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고... 앞으로 블리자드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가 관건입니다.

크라그와 : 킬제덴은 그래도 군단에서 때려죽였으니 그나마 낫지만... 몇 년이나 걸렸더라...


▲ 사건 후 막상 확팩 시작하니 나타노스에게 다 맡기고 있는 대족장 실바나스


아쿤다 : 그래도 쿨 티라스에서 범죄자 취급이던 제이나가 어머니와 화해하고, 프라우드무어 가문 및 쿨 티라스 재건을 하는 과정과 시네마틱은 워크래프트 3의 댈린 프라우드무어 제독 사후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이거 하나만큼은 괜찮았어요.

크라그와 : 음, 하지만 호드는 왕이라는 작자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측근 두 명이 배신하고, 왕국을 되찾겠다고 딸내미까지 로아에게 팔아먹는 막장 전개군요. 호드 1패 적립 들어갑니다.

아쿤다 : 얼라는 내부 규합이 스토리인데 호드는 내부 분열이 스토리. 그나마도 대부분 울디르 공격대 관련 스토리 전개라서 잔달라만의 맛을 아직 못 내고 있어요. 얼라이언스는 이미 오래 묵힌 묵은지를 가지고 찌개를 끓여서 시원한 맛을 냈는데, 호드는 아직 김치 숙성도 안됐다고 해야 할까? 떡밥은 잔뜩 풀고 있는데 확팩 이전부터 워낙 고구마를 먹여 댄 터라 사이다가 필요한데 감자까지 먹이고 있으니...



▲ 나라를 되찾으려고 자신과 후손까지 브원삼디에게 저당 맡긴 라스타칸을 보면 답답할뿐...


크라그와 : 스토리 예언해드립니다. 브원삼디가 라스타칸을 부리면서 생명의 로아들을 제압하고, 호드에게 쿨하게 통수를 날리면서 "공허군주께서 모두를 지배할 것이다"라고 선언합니다. 그러면 얼라와 호드가 연합해 맞서는데 너무도 강력한 죽음과 공허의 힘에 짓눌려 무기력하게 밀리는 상황에서 실바나스가 새로운 아제로스의 로아로 거듭나 전장에 등장! 제이나 왈 "그녀가... 아제로스다"

토르가 : 으악... 누가 그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 냈단 말인가...

파쿠 : 멧젠이 메인이던 시절에는 타락 전개라고 다들 욕했는데, 막상 그가 빠지고 나니 세탁기 전개만 계속되는 건 기분 탓이 아니죠.


▲ 신분 세탁의 비판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Bad Ass의 면모를 유지했던 일리단


■ 스토리에 대한 생각

- 제이나의 귀환과 관련된 시나리오는 상당히 완성도 높은 편
- 향후 등장할 아즈샤라에 대한 기대감 역시 증폭되는 중
- 다만 세력 결집 중인 얼라에 비해 호드는 외양간을 고치는 상황
- "가, 짐, 어서"의 전개만 되지 않기를...



시스템의 변화
군도 탐험에서 느껴지는 그윽한 디아블로3의 향기


크라그와 : 시스템 관련 얘기도 해볼까요? 소격아부터 무조건 개인별 전리품 획득(개인룻)으로 바뀌었는데 체감이 좀 되나요?

파쿠 : 같은 방어구 계열끼리 파티하면 좋아요. 필요 없는 장비 나눔도 쉽고... 근데 무득이면 허탈하죠. 특히 무기랑 장신구는 정말 안 나와요. 아, 이건 원래도 그랬나?

아쿤다 : 무기 스트레스가 매우 크죠. 특히 하이브리드 직업군은 과장 좀 더해서 보조특성 하지 말아라 싶을 정도로 무기가 안 나옵니다. 징벌 기사 같은 경우는 한손 무기랑 방패가 나와야 뭐 탱킹을 하든지 말든지...

레잔 : 템렙 높은 무기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죠. 다른 특성을 하고 싶어도 무기가 없으면 아예 시도할 수 없으니...

아쿤다 : 개인룻으로 장비 맞추기가 어려우니 대체 가능한 아이템을 늘려줘야 하는데, 장신구 효과 같은 것만 봐도 답이 이미 정해진 문제라서 전반적인 장비 스탯이나 효과 디자인이 정상적이라고 보긴 어렵네요. 쐐기돌 보상으로 아제라이트 방어구가 안나오니 결국 레이드 가서 먹어야 하는데, 이래선 아제라이트 방어구가 기존 티어 방어구랑 뭐가 다른가 싶고요. "티어가 갖는 문제가 많아 티어를 삭제하겠습니다" 했는데 까보니 티어나 아제라이트나... 아니, 특성 바꾸면 알아서 옵션 바뀌는 티어보다 아제라이트 방어구는 특성별로 세팅하거나 돈 들여서 초기화 해야 하네요. 그나마 부위가 적어서 다행이지만.


▲ 유물 무기가 없어지면서 무기 파밍이 꽤나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레잔 : 군단 때랑 비교하면 성물 세팅이나 유물 아이템이 없어져서 다른 특성이나 부캐 키우기는 좀 더 쉬워졌나 싶으면서도, 무기 파밍이랑 아제라이트 방어구도 맞는 옵션 찾아야 하는 것 때문에 전혀 쉬워진 게 아니죠.

토르가 : 아제라이트 방어구도 속성 초기화가 되긴 하지만 왜 구시대의 유물인 특성 초기화 비용을 다시 들이밀었는지도 이해 못하겠고요.

크라그와 : 다들 파밍 스트레스가 상당한듯? 사실 아제라이트 방어구 옵션을 활성화하려면 유물력을 올려야 하는 것도 은근 스트레스 요소라서... 전역 퀘스트 돌고, 좀 더 성장해보겠다고 군도도 돌아야 하고...

아쿤다 : 군도 탐험...

파쿠 : 노잼 탐험...

크라그와 : 시간 많이 잡아먹고 반복 플레이인데 재미마저 없는... 안습.

아쿤다 : PvP가 스트레스라서 스타2의 협동전처럼 디자인한 것 같은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죠. "노잼"이란 거. 전역퀘 할 시간도 없는데 주간 보상 없으면 아예 하지도 않을 콘텐츠입니다. 차라리 인원수 스케일링이 되게 해서 40명 공대까지 참여 가능한 전장 같이 구현을 하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레잔 : 문제는 그 귀찮은 걸 하는데 꼭 메뉴 테이블까지 가야 한다는 거죠. 신청이라도 쉬우면 무작위 인던 신청처럼이라도 하겠는데...

아쿤다 : 그거 인정. 호드는 가뜩이나 항구까지 날아가야 하는데... 차라리 반복해서 모은 뱃사람의 금화로 알라르 급의 탈것을 살 수 있다면 지겨워도 하겠는데, 보상 상향이 절실합니다.


▲ 유물력 파밍 효율을 댓가로 재미를 달라란 하수도에 버린듯한 군도 탐험


크라그와 : 스타2 협동전처럼 적절한 밸런스와 전략성, 그리고 조합의 묘미로 다시 해도 재미가 있거나, 아니면 AOS 게임의 봇전처럼 내가 학살하는 쾌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잘 죽지도 않는 정예 몬스터 부여잡고 드잡이질하고 있으면 뒤에서 상대 진영 NPC가 시비 걸어서 짜증만 난다는 게 가장 문제가 아닐지...

아쿤다 : 귀찮은 수준이 아니라 역으로 썰리는 경우가 있으니 더 짜증나죠. PvP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봇전을 하는 이유가 상대적으로 양민학살을 하기 쉽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니...

크라그와 : 그나마 이번 확팩에서는 전쟁 모드가 추가 되서 적 진영에게 뒷치기 당할 걱정은 없지만, 그놈의 유물력 때문에 끌 수도 없다는 게 문제. PvP 특성 같은 건 특정 직업은 사냥 효율을 완전 사기로 만들어 주던데?

아쿤다 : 도적... 악사... 죽기...

크라그와 : 몇몇 직업은 군단 시절의 명예 특성보다 안 좋은 걸 받다 보니 필드에서 암살자 마크 뜬 직업 보면 죄다 도적이던... 그나마 진영별 주요 지역이 나뉘어 있어서 예전처럼 뒷치기가 심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군요.

토르가 : 전 만렙 달고 상대 지역 전역퀘 할 때 귀찮아질까봐 바로 껐습니다. 이득이라고 해도 미미하고...

아쿤다 : 보상을 좀 강화하는 게 좋지 않을까? 와우 인벤 유저 정보 게시판 같은 데에서는 암살자 되는 순간에 숨어있던 상대 진영 십만대군이 우르르 몰려온다던데...

크라그와 : 적어도 한국에서는 보상이 받쳐주지 않으면 필드 PvP가 도주기 좋은 직업들이 상대 직업 괴롭히는 요소라는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듯.


▲ 아직까진 전쟁 모드가 필드 PvP를 긍정적으로 활성하는 느낌이 부족하다.


■ 시스템 전반에 대한 생각

- 개인룻은 아직 레이드가 열리지 않아 직접적인 체감은 어려우나 무기나 장신구 등 코어 아이템 파밍이 어려운 편
- 군도 탐험은 현 단계에선 유물력 보상 외에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요소. 좀 더 나은 보상이나 반복 동기 부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임
- 군도 탐험의 영향으로 향후 나올 대규모 PvE 콘텐츠인 격전지: 스트롬가드 역시 기대감이 높진 않은 편
- 전쟁 모드의 도입으로 PvP에 대한 스트레스는 해결할 수 있지만 직업별 PvP 특성에서 효율 차이가 다소 심한 편



던전 및 PvE
조금 부족해진 독특함. 쐐기돌이 해결책이 될까?


파쿠 : 그리고 보니 이번 확장팩 던전은 보스보다 쫄 몹이 짜증나더군요. 숫자도 많은데 예전처럼 띄엄띄엄 있는 게 아니라 오밀조밀 뭉쳐 있어서 애드가 잘 나서 그런지.

크라그와 : 확실히 신던까지도 보스는 패턴만 잘 알면 어렵진 않은데 대부분 쫄 구간에서 급사가 나거나 하던데? 세스랄리스 사원에서 눈알 집어넣는 거나, 전기 함정 피하는 것처럼 은근히 시간 잡아먹는 기믹도 많고...

토르가 :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쐐기돌 열리면 어떤 지옥이 펼쳐질지... 시즌제로 바뀌면서 10단 이상은 추가 속성(감염)이 고정으로 추가될 거라 어떻게 깨야 할지 걱정되는 던전도 있네요. 일단 톨 다고르는 답답한 시야 좀 어떻게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쿤다 : 고단 쐐기에서 왕들의 안식처는 용맹의 전당 이상의 마라톤이 될 거라 예상함.


▲ 우두머리를 상대하는 것보다 긴 일반 구간과 좁은 시야가 답답함을 준다.


레잔 : 군단에서 쐐기돌을 굴려본 경험이 있으니 블리자드가 더 어려운 쐐기돌을 만들어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 왕들의 안식처에서 관에 갇혀 1번 연타하는 보스는 재밌더라고요. 처음 할 땐 웃기기도 하고...

아쿤다 : 확실히 왕들의 안식처는 역대 트롤 왕들의 무덤이라는 이름답게 잘 만든 던전인 거 같아요. 물론 이전 확팩의 아즈샤라의 눈이나 아귀에서 헬리아 상대할 때처럼 재미있는 전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지만요.

크라그와 : 지금은 대강대강 가지만, 쐐기돌 나오면 또 특정 직업 거르는 상황이 나오진 않을까 걱정인데...

토르가 : 암사 상향좀... 흑흑.

크라그와 : 노루 야캐요... 그나마 야드는 상향안이 나오긴 했는데 회드는 왜 이리 힐업이 힘든지 모르겠음. 치유의 손길은 왜 뺏어간 거야?

파쿠 : 이번 확장팩 힐러들이 유난히 빡셉니다.

토르가 : 법사나 도적은 여전히 던전에서 사랑받는 직업이고요.

레잔 : 도적은 쐐기돌에서 대체 불가능이죠. 장막으로 특정 구간 패스가 엄청나게 메리트가 되는 터라... 톨 다고르 같은데선 자물쇠 따기로 코스 단축도 쉽고요.

크라그와 : 하스스톤도 홀수 도적들이 명치를 후드려 패고 있고... 와우에서도 필드에서 암살자가 죄다 도적... 그리고 인던에서도 사랑받는 도적...

토르가 : 도닥붕 시절에는 천민 중의 천민이었는데...


▲ 쐐기돌에서 효율적인 도적의 기술, 은폐의 장막


레잔 : 힐러가 힘들다고 하는데 왜 그렇죠?

크라그와 : 일단 힐 효율이 기존 확팩보다 좀 떨어지는 느낌도 있고, 대부분의 스킬에 전역 대기 시간(글쿨)이 들어가면서 탱커들이 제때에 생존기를 켜지 못해서 1-2초 사이에 피해가 퍽퍽 박히는 상황이 많아서죠. 가장 큰 문제는 메즈를 하고 천천히 잡아야 하는 구간도 일단 돌진으로 전투를 시작하는 패턴이 기본이 되어서 파티 전체가 광역을 맞고 피가 출렁출렁하는 거지만...

토르가 : 덕분에 피해를 시간차로 흘릴 수 있는 양조 수도사가 이번 확장팩에서 확 뜬 느낌이죠.


■ 던전 및 PvE 관련 생각

- 예전 확장팩에 비해 보스의 참신함은 부족한 편
- 일반 몬스터 구간에서의 난이도는 기존 이상이라 쐐기돌에서의 지옥이 예상됨
- 탱커가 몬스터를 몰아서 광역으로 정리하는 패턴이 일상화되어서인지 까다로운 광역기를 쓰는 몬스터나 격노가 있는 몬스터 때문에 힐러 부담이 다소 큰 편



확장팩에 대한 총평
군단 시즌2가 되지 않도록 블리자드의 큰 그림을 보여주기를...


토르가 : 전역 퀘스트 지루한 반복은 군단이랑 똑같고, 특별히 새롭다 싶은 시스템이 없어요. 유물 무기 삭제되면서 일부가 특성으로 편입되긴 했지만 예전의 그 맛은 안나서 내가 강해졌다거나 게임이 편해졌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는 게 실망스럽습니다.

크라그와 : 군단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달까? 이번 확장팩에서도 용사들은 똥을 줍습니다. 아니, 내가 아제로스를 구한 게 몇 번인데!

파쿠 : 전 동맹 종족이요. 신규라고 추가되었지만, 막상 까보면 업적 다 채우고 평판 작업해야 하고 하다 보니 결국 동맹 종족에 끌려서 유입된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 입장에선 좀 황당하겠다 싶고요.


▲ 확팩 출시 전부터 꾸준히 논란되던 동맹 종족의 진입 장벽


아쿤다 : 이전 확팩도 그렇지만 캐릭터를 여럿 키우기 힘든 시스템? 유물력도 모아야 하는데 무기 파밍도 해야돼!

레잔 : 체감되는 변화가 적다는 게 가장 별로였습니다. 군단이랑 기본적인 것들이 너무 비슷하고, 군도 탐험은 지루하기 그지없었고요. 앞으로 나올 격전지도 이래서는 금방 질려버릴 것 같네요.

크라그와 : 그래도 향후 전개는 좀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지... 워크래프트 3때 나름 메인이던 제이나가 너무 중립 위주였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얼라의 선봉으로 나서는 거라... 물론 호드의 심장을 뛰게 해줄 스토리는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지만. 흑흑.

아쿤다 : 그나마 기대되는 건 스토리네요. 고대 신과 아즈샤라, 그리고 공허 군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요?

크라그와 : 아즈샤라와 느조스까지 써먹고 나면 기존의 네임드급은 다 써먹는 거라 공허 군주로 이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할지 감이 안 와서... 아무리 공허라는 거대한 악을 등장시키기 위해서라지만 그게 이번 확장팩이 부실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거든요.

토르가 : 전 잔달라 트롤 좀 빨리 해금해줬으면 합니다. 드루이드 고유 룩이 너무 기대되거든요.

레잔 : 전 울디르요. 스토리도 그렇고 군체 의식 퀘스트처럼 숨겨진 요소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도 기대가 되네요. 잔달라 트롤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 금쪽같은 시간을 "버"려낸 허리띠처럼 소소한 재미 요소도 많은 편이다.


크라그와 : 암튼 이번 확장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직은 군단 시즌 2. 공허로 연결해 롱런하는 WoW를 기대하지만 격아만의 색깔을 조금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아쿤다 : ..."잔달라 포에버". 아니, 이게 아니라 "제발 블리자드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를..."

파쿠 : "실바나스의 속마음과 그 뒤의 이야기를 빨리 보고 싶다"

토르가 : "바뀐건 내 캐릭터뿐인가? 숲을 보고 싶지만 나무도 보이지 않는다."

레잔 : "아직 실망은 이르다. 우리의 상상을 깨는 전개를 보여주길 바란다"


▲ 울디르를 시작으로 아즈샤라로 이어지는 블리자드의 큰 그림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