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을 어느정도 즐긴 유저라면 배마다 지니고 있는 기본 상성과 전체적인 아군과 적군의 조합을 살펴보는 눈을 기르게 된다.

특히 조합의 유무는 매우 중요한 편으로 극단적으로 상성을 타는 경우에는 게임 시작 전부터 승패를 직감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유저간의 편차가 워낙 큰 게임이니만큼 '절대적'이라고 할 정도로 조합 상성을 타진 않더라도 게임 시작 전에 조합에 따른 전략과 전술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면 그만큼 승률을 올릴 수 있다.

조합을 살펴보는 방법은 유저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주로 구축함간의 숫자와 조합, 연막을 지닌 함선의 숫자, 동종함간 티어 차이, 그리고 항모간의 상성이다.


▲ 승패의 갈림길은 언제나 조합에서부터 출발한다



조합 살피기 첫 번째 사례 - 구축함
상성도 나쁜데, 숫자마저 밀린다? 패배 플래그!

구축함에 따라 살펴볼 것은 우선 숫자다. 워쉽의 특이한(혹은 나쁜) 점으로 항모의 경우 무조건 아군과 적군의 숫자를 맞춰주지만 나머지 함종에 대해서는 숫자가 각기 차이가 날 때가 많다.

전함이나 순양함의 경우 숫자 하나 차이로 큰 차이가 나기 어렵지만 구축함의 경우 한 대 차이가 전략상의 큰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 구축 한 대 vs 두 대의 싸움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특히 '2 vs 3'보다 '1 vs 2', '0 vs 1' 등 수가 적을때의 차이는 더욱 큰데, 가장 최악인 상대팀에만 구축이 있고 아군은 없는 경우라면 눈뜨고 코베인다는 느낌을 게임에서 받을 수 있다.

2대와 3대인 경우에는 워쉽의 대부분 전투가 라인 2개정도로 축소되기 때문에 아군 구축이 조심스럽게 운영할 필요는 있으나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한 대가 터지면 그대로 해당 라인의 아군 시야가 사라지는 것이니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위의 조합에서도 아군 구축은 센터로 달리다가 바로 상대 항모의 시야에 걸려 터져나갔고, 조합에서 두 번째로 피탐지가 작은 기자의 리앤더가 전방을 봐줬으나, 영국 순양의 특성상 시야가 없으면 위력이 반감되기 때문에 라인을 밀고 오는 적을 막지 못하고 패배했다.


▲ 유일한 시야지만 전투기에 걸렸어도 꿋꿋이 센터로 달리다 터지는 아군 구축


▲ 시야가 없는 이상 영국 순양의 힘도 발휘되기 힘들다



두 번째는 구축함간의 상성이다. 보통 일구축함이 많을수록 진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10탑방에서의 이야기고 8티어로 한정한다면 일구축이 많다고 해서 그리 불리할 것은 없다.

오히려 중티어 방에서는 소구축이나 범아시아가 많을때 답답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는 저티어 특성상 구축함간의 화력 차이가 극적으로 차이나지 않고, 대부분의 캡 싸움이 연막을 펼치고 서로 어뢰로 견제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소구축과 범아시아의 경우 어뢰로 인한 캡 싸움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구축함 라인업을 보자마자 힘들다는 것을 직감하는 조합



위의 사례에서 에이글과 그네브니가 아군 구축함인데, 반면 상대는 숫자도 한 대 더 많을뿐더러 캡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일본과 독일 구축함이다. 맵도 점령전 맵이라면 점령지 하나는 공짜로 내주고 시작할 확률이 높아 게임이 피곤해졌다.

실전에서는 항모가 있기 때문에 변수가 있겠으나, 단순히 캡 싸움으로 간다고 가정한다면 그네브니는 상대 에이글조차도 잡기 어렵고, 반면 상대는 수적 우위를 내세워 손쉽게 점령전을 펼치거나 보다 긴 어뢰 사거리를 통해 라인 저지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조합적으로 우위를 가져간 샘이다.


▲ 시야를 밝히려 애쓰지만 상대의 어뢰 견제에 결국 퇴근하는 그네브니




■ 구축함 숫자 극복하기

다행히 구축함간의 숫자에서 밀리거나 상성이 불리할 경우라고 해도 좌절말고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위의 사례처럼 항모가 있다면 항모가 구축함 대신 시야를 봐줄 수 있기 때문에 수적 우위에 따른 시야 차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구축함의 입장이라면 상대 진형으로 파고 들어 무리하게 시야를 봐주기 보다는 아군 진형 근처에 붙어 상대 구축함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먼저 뛰어들어 상대 구축함을 잡으면 좋겠지만, 상대가 2대인 경우 꼼짝없이 역으로 잡힐 확률이 높으므로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자신이 죽으면 그대로 아군이 패배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야를 봐주면서 살아남는 것에 주력하자.

순양함은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영순양 같이 유사 구축함 역할이 가능한 배라면 아군 구축함이 없는 라인에서 보초를 서주는 것이 좋다. 그게 아니라면 보통 구축함이 접근하려는 경로에 있는 섬에서 잠복하거나 아군 구축함을 노리는 상대 순양함을 저지해주자.


▲ 그래도 항모가 있다면 최소한의 시야를 확보하여 승산은 있다



조합 살피기 두 번째 - 연막을 지닌 함선
라인 유지력과 직결되는 연막 함선

연막의 경우 과거에는 구축함만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 구축함이 매우 많은 방이 아닌 이상 결국 일정 시간 지나면 연막이 걷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라인을 밀 수 있었다. 하지만 순양함들이 연막을 달기 시작한 뒤로는 전황이 크게 바뀌었다.

상대 구축함이 설치하는 연막과 더불어 순양함들마저 연막을 설치하면서 라인을 밀기 매우 까다로워졌고, 용기 있는 전함이 자신을 희생하여 밀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그대로 불리한 채 퇴각하게 된다.

해당 문제는 고성능의 레이더쉽이 없다시피한 중티어 방에서 크게 부각되는데, 특히 8티어 이하라면 상대쪽에 연막 순양함들이 2~3대 있는데, 아군쪽에는 없거나 숫자가 적은데다 레이더쉽마저 보이지 않을 경우다.


▲ 그래도 이정도면 밸런스 있게 맞춰진 편이다.



그리고 여기서도 배간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영순양만 있다면 차라리 낫지만, 벨파스트와 쿠투조프, 황허나 퍼스가 껴 있다면 심각함이 배로 올라간다.

해당 함종은 고폭탄을 착용한 연막함으로 영순양이 저지하는 라인도 터프하게 뚫고 가는 전함마저 쉽사리 넘어갈 수 없는 통곡의 벽으로 만드는 주범들이다.

레이더나 소나를 단 배들이 있더라도 사거리 밖에서 쏘는게 일반적이므로 동일하게 연막을 치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면 소극적이긴하나 불리함을 가져갈 수 밖에 없다.


▲ 잘타는 벨파스트 유저가 버티고 있으면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 연막함 극복하기

연막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연막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 벨파스트나 쿠투조프 혹은 영순양을 몰다보면 느끼겠지만, 상대가 보인다고 무조건 연막을 피는 것은 아니다.

어느정도 숙련된 유저라면 연막을 치고 얼마나 딜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연막이 꺼졌을때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움직이는데, 맵 별로 이들이 버티기를 시도하는 장소가 몇 군데 존재한다.

이런 장소를 구축함이 앞서 나가 어뢰로 견제하거나 혹은 연막을 쳐도 큰 이득을 보기 힘든 곳에서 라인을 잡으면 의외로 쉽게 무력화 된다.

퍼스나 황허같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 벨파스트나 쿠투조프가 스스로 연막 밖으로 나와서 추격하는 일은 없는데다, 이들은 다시 연막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올때까지는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하여 라인 조절을 하도록 하자.

두 번째 대처법은 상대 시야를 빼았는 방법이다. 구축함 유저의 역량이 뛰어나야 하는데, 어쨌거나 상대도 연막 속에서 포를 쏘기 위해서는 다른 배가 시야를 봐줘야 한다. 구축함처럼 앞에서 봐주는 배가 없다면 연막을 깔아봤자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군 구축함이 상대 구축함을 먼저 잡아버리면 상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 이렇듯 시야를 제거하면 제아무리 벨파스트라 할지라도 나올 수 밖에 없다



조합 살피기 세 번째 - 티어 차이
전함간의 티어 차이는 극악이다!

세 번째는 조합이라기 보다는 티어간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게임을 하다보면 함종간 숫자도 그렇지만 가끔 티어마저 차이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구축함끼리의 싸움은 저티어가 피탐지가 작은 경우가 있어 오히려 티어간의 유불리가 역전되는 경우가 있고, 순양함은 1~2티어 차이가 나더라도 대미지는 서로 다 들어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전함끼리 티어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다. 보통 아군 순양함이나 구축함이 티어에서 전함 티어를 가져가는 경우로 다른 전함은 전부 자신보다 1티어 이상 높으면 게임을 하기전에도 전의를 잃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순양함이나 구축과 다르게 전함간의 싸움에서는 1티어 차이로 발생하는 장갑 및 화력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므로 자신은 탄이 박히지 않는데 상대 탄은 전부 시타델로 직격하는 큰 격차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순양함이나 구축함을 공격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실전에서는 대부분 상위 티어 전함의 일제사에 시타델이 터져나가 항구로 사출될 확률이 훨씬 높다.


▲ 콩고는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을까 번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전함 간 티어차이 극복하기

사실 전함간 티어 차이는 절대적이라 해도 될 수준이기 때문에 전면전에서는 답이 없다. 이런 경우 철갑탄으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노리기보다는 재빨리 고폭탄으로 탄종을 바꿔 불을 지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보통 티어가 낮으면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하여 상대 순양함만 잡아 먹는 방법도 좋고, 상대 전함의 위치와 포각을 항상 주의깊게 살펴 생존을 도모하자.

반대로 자신이 탑티어 전함이라면 빠르게 녹일 수 있는 저티어 전함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거나 탱킹을 해주는 쪽으로 운영하자. 옆구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어지간하면 피해를 받지 않으므로 티어 차이를 이용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 콩고와 전면전을 펼쳤지만 상대 구축에 의한 어뢰 피해를 뺀다면 거의 멀쩡하다



조합 살피기 네 번째 - 항모간의 상성
워쉽의 오래된 문제점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항모간의 상성 차이다. 사실 이 문제는 워쉽을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라면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 일항모 vs 미항모의 특성 차이인데, 기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편제의 수가 일항모가 많아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서 크게 벌어지는 문제다.

일항모는 수적 우위와 빠른 회전율을 통해 치고 빠지는데, 미항모는 상대 전투기에 휘둘리며 뇌격은 뇌격대로 상대의 남아도는 전투기에 터져나가는 등 상성을 크게 타는 편이다.

물론 미항모가 절대적으로 진다고는 볼 수 없으나, 동실력이라면 콘트롤 할 수 있는 편제가 많은 일항모 유저가 대부분 우위에 서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나마 단순히 일항모와 미항모의 차이는 아군이 대공 지원을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2 vs 2의 경우에는 오히려 미항모 쪽이 합을 맞춘 화력으로 우위에 설 때도 많다. 문제는 7티어다.


▲ 뭐야? 이겨버렸잖아? 말이 필요없는 절대적인 상성



7티어에서는 사이판이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는데, 여기에 7티어 최약체라는 레인저가 붙어버리면 게임 시작전에 이미 승리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이판은 7티어 프리미엄 항모로 편재별 함재기 수는 적지만 9티어 함재기를 끌고 온 변종이라 대다수의 항모에 우위에 설 수 있다.

거기다 전대로 애틀랜타나 심즈 등 대공 세팅으로 무장해 온 사이판 전대는 흔히 '주작'전대라 불리며 공방에서 원성을 듣고 있다.

8티어에서도 쇼카쿠와 에식스가 보인다면 그냥 손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지만 7티어에서의 차이는 특히 더 심하다는 것을 알아두자. 사이판 전대의 문제가 꽤 심각한 편이지만 현재 상대하는 입장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딱히 대처법이 없다.


▲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깡통이 되어 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레인저


▲ 주작전대의 압도적인 힘! 예상된 결말이라 씁쓸하다